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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 [직업군인 사용설명서] ③ 조직에서 만난 고교동창 에피소드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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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군인 사용설명서] ③ 조직에서 만난 고교동창 에피소드와 교훈

기사작성 2018.10.02 18:14
최종수정 2018.10.1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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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png▲  필자의 사관생도와 소대장 시절 자화상
 

직업군인으로서의 삶은 보람과 고난의 길입니다.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남성은 물론이고 여성들도 직업으로서의 군인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그 청춘들을 위해 '직업군인 사용설명서'를 작성합니다. 필자가 지난 1974년부터 썼던 17권의 일기장에 담았던 사적인 기록을 최대한 가감없이 전달합니다.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소장으로 전역하기까지 파란만장했던 필자의 경험을 통해 직업군인의 현실과 이상을 발견하길 기원합니다.  <편집자 주>


刮目相對(괄목상대)와 塞翁之馬(새옹지마)의 의미에 미소짓게 한 만남
 
(시큐리티팩트 = 김희철 안보전문기자)

삼국지의 불세출의 천하무적 관운장을 사로잡은 오나라 여몽은 원래 무예에는 능했지만 일자무식이라 손권이 “장차 큰일을 하려면 학문에 뜻을 두어야 한다”고 충고하자, 날마다 책을 읽고 지식을 넓혀왔다. 훗날 지식이 뛰어난 노숙이 친구 여몽을 만났을 때 예전과는 달리 똑똑해진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刮目相對(괄목상대)라고 한 것이 이 사자성어의 유래이다.

고교시절 친구들은 빼빼마른 몸에 왜소하고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필자를 장차 화가가 될 것이라 예상했었다. 하지만 고교선배(조정, 육사35기)가 육사 오리엔테이션을 왔을 때 매료되어 무작정 육사를 지원했고 간신히 입학하여 힘겹게 졸업한 것이 오늘의 이 글을 쓰기까지 되었다. 진짜로 인간사 塞翁之馬(새옹지마) 이다.

대성산기슭 2천평 하늘 밑 골짜기에서 소대장을 시작하기 전에, 전라도 광주의 보병학교 초등군사반 교육을 받고 있을 때 고교시절 미술부장이었던 동창생(이상엽, 現인천수채화협회장)을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보병학교 조교로 병 생활을 하던 그 친구는 상병이었다. 고교졸업 후 처음 만나게 된 반가운 마음에 주변에 다른 장교들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 친구는 소위 계급장을 달고 있던 내 어깨를 툭 치고는 “ 희철아 정말 오랜만이다 ”며 해후의 기쁨에 어쩔줄 모르고 좋아했다. 나도 너무 반가워 PX에서 빵과 음료수를 구매해서 한참동안 고교시절의 추억에 잠기는 해후의 시간을 가졌다. 

정신없이 추억과 만남에 빠져 이야기꽃을 피우다보니 시간이 흘러, 필자는 다음 일과 때문에 자리를 먼저 떠나야만 했다. 아쉽지만 교육 끝나기 전에 한번 더 보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훗날 다시 만났을 때, 우리가 헤어진 후 그 친구가 심한 고역을 치루었다는 것을 알았다.

PX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던 다른 장교들이 내가 떠나자 그 친구를 PX 뒤로 불러 “아무리 고교동창이지만 부대안에서 다른 장교들이 있는데 병사가 장교에게 반말을 하는 태도가 불량하다”며 엄청 얻어맞았다고 했다.
 

대신고  미술부1.png▲ 고교시절 故 조성국미술선생님과 미술부 친구/후배들, 좌측 두번째가 필자(사진=김희철)
 
 
 
사단의 전입신고시 만난 동창생의 엉거주춤한 모습에 또 미소가

정신없이 교육을 마치고 전방으로 이동해 승리부대 사단장에게 전입신고를 했던 날, 사단 사령부 참모부에서 고교시절 미술부 활동을 같이 하고 서울미대로 진학했던 동창을 만났다. 계급은 전역을 앞둔 병장이었고 그림을 잘 그려 사단본부에서 챠트병으로 근무를 하고 있었다.

난 반가워 이름을 부르며 악수를 청하자 그 친구는 멈칫하는 것이었다. 역시 병장이었다. 주변에 장교들이 많이 있어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난 그 친구의 손을 잡고 주변 조용한 곳으로 잠시 이동하여 반갑고 즐거운 해후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보병학교에서나 사단사령부에서도 그 친구들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지는 못했다. 그들이 전역을 하고 필자도 전방에서 보직을 옮기고 거의 10년이란 시간이 지나서야 다시 볼 수 있었다.

지금도 그때의 만남을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후배를 배려하는 '겸손한 대우'는 진정으로 존경하는 선배 대접을 낳아

易地思之(역지사지)라고 했다. 동기나 친구와의 관계는 물론 선후배 관계에 있어서도 상대를 배려한 대우와 언행은 꼭 필요하다. 간혹 예비역 선배가 부대를 방문할 때, 잘 알고지내던 후배라고 해서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반말을 하고 하대하는 모습은 예의가 아니다. 

청소년 교육을 마치고 직업 전선에 뛰어든 많은 젊은이들은 자기의 상관이 생소한 사람에게 하대 받는 모습을 볼 때 어떤 감정을 느낄까?

독자 당신이 진정 후배를 사랑한다면 당연히 후배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과거의 직책과 계급에 도취되어 현직을 수행하는 후배에게 부담을 주는 언행과 태도를 보이지 않았는지 한번쯤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易地思之이다. 진정어린 후배를 사랑하여 배려하는 겸손한 대우는 그 후배로부터 진정어린 존경심의 선배 대접을 받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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