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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 [이슈분석] 분노한 트럼프의 거친 ‘승인’발언에 담긴 정치적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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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분노한 트럼프의 거친 ‘승인’발언에 담긴 정치적 퍼즐

기사작성 2018.10.11 20:50
최종수정 2018.10.1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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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pn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강경화 외교장관의 '5·24 제재' 해제 검토 발언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 장관의 5.24조치 해제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 발끈

트럼프는 폭탄발언으로 응수,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

(시큐리티팩트=김철민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추파를 던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한국을 겨냥해 비외교적이고도 폭력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나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과 관련된 질문에 "그들은 우리의 '승인(approval)'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리쳤다.

‘승인’이라는 단어를 두 차례나 언급했다. 강 장관의 발언 직후인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였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태에 대한 공식 사과가 없는 상태에서 튀어나온 강 장관의 '5·24조치' 해제 검토 발언이 경솔했다는 점은 국내에서도 이견이 없는 상태이다.

‘승인’ 발언은 명백한 주권 침해, 한미간 최대 외교 파문으로 번질 수도

하지만 5·24조치는 주권국가인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와 무관하게 취한 결정이다. 정치,경제,군사적으로 견고한 한미동맹관계를 감안해도 트럼프의 승인 발언은 명백한 ‘주권 침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한미외교사에서 최대 파문으로 번질 수도 있는 사안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강 장관의 발언 소식을 듣고 격분했을 가능성이 높다. 감정을 이기지 못한 트럼프가 외교적 수사학을 동원하지 못하고 한국 정부를 향해 거친 직구를 던진 것이다.

트럼프의 분노를 알아야 ‘퍼즐’ 풀려

트럼프, 문 대통령의 독자적 ‘남북경협 재개’ 의지로 파악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왜 격분했을까. 그 이유를 알아야 퍼즐이 풀린다.

강 장관의 돌출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을 반영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개 외무장관의 사견이나 해프닝이 아니라 문 대통령이 평양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만나 유사한 시나리오를 논의했을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문 대통령의 독자적인 남북경협 재개 의지를 읽어낸 셈이다.

그럴 경우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도권을 행사하기 어렵다. 미래 핵뿐만 아니라 현재 혹은 과거 핵까지 완전히 폐기하기 위해 현재의 대북 경제제재 국면을 십분 활용하려는 게 트럼프의 기본적인 포석이다.

만약에 한국 정부가 5.24조치를 해제해버린다면 트럼프의 대북 경제제재 상당 부분은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5.24 조치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에 따라 같은 해 5월 우리 정부가 내놓은 대북제재 조치다. 개성공단 등을 제외한 방북 불허, 북한 선박의 남측 해역 운항 전면불허, 남북교역 중단, 대북 신규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의 원칙적 보류 등을 골자로 한다. 5.24조치 해제는 최대의 후원자인 한국이 교역과 투자를 재개하는 길을 여는 행위인 것이다. 

트럼프의 ‘승인’ 발언은 한미 공조에 치명적인 균열 발생을 의미

한미관계 소식통, “트럼프는 5.24조치가 아니라 대북 경제제재 해제 발언으로 해석”

따라서 트럼프의 ‘승인’ 발언은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한미 공조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한미외교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1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정부의 결정인 5.24조치 해제를 승인받으라는 것은 외교적으로 큰 파문을 초래할 수도 있는 수사학이다”면서도 “하지만 현 국면에서 더 중요한 것은 트럼프가 거친 망발을 통해 ‘남북관계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는 점에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문 대통령이 북미관계 개선의 흐름 속에서 조급하게 남북경협 등을 재개하려고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 대통령이 서두를수록 한미 공조는 균열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5.24조치 해제는 다름 아닌 대북 경제제재의 해제를 의미하기 때문에 미국의 ‘승인’을 받으라고 강조한 것으로 이해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원하는 것, 장관들의 횡설수설이 아니라 문 대통령의 ‘속도 조절’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독자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는 한국의 제안은 자신이 허락할 때에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강 장관이 해제를 검토한 것이 ‘5.24 조치’가 아니라 ‘대북 경제제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통일부 조명균 장관은 11일 국회 국정감사 답변에서 “5.24조치 해제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거듭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한국 장관들의 횡설수설이 아니라 문 대통령의 ‘속도 조절’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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