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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목 [방산 비리 대해부] ① 총론:‘방산 비리’의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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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비리 대해부] ① 총론:‘방산 비리’의 오해와 진실

기사작성 2018.01.09 14:22
최종수정 2018.01.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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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함.png▲ 한국 방위산업이 잘못된 '비리' 낙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비리 의혹에 휩쓸린 통영함의 진수식 광경
 

(안보팩트=김한경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고 박정희 대통령이 육성한 한국 방위산업, 40년 만에 세계적 수준 진입

역대 정권의 무리한 방위사업 비리 수사, 알짜 방산업체 흔드는 ‘자충수’ 둬

고(故) 박정희 대통령이 1970년대에 중화학공업을 경제발전의 모델로 삼은 것은 방위산업을 일으키기 위해서였다. 경공업으로는 방위산업을 육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중화학공업은 곧 방위산업이었고, 방위산업은 그동안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의 기반으로서 그 역할을 성공적으로 감당해 왔다.

그 결과 40여년이 지난 오늘 우리나라는 전차, 장갑차, 자주포, 미사일은 물론 함정, 잠수함, 고등 훈련기까지 생산하는 신흥 방산 강국이 되었다. 방산전문가들은 “방산 선진국들조차도 4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우리와 같은 방위산업 역량을 구비하지는 못했다.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 당시 “방위산업에서 리베이트만 없애도 국방예산의 20%가 절감된다.”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방위산업은 순식간에 비리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후 “방산비리를 뿌리 뽑는다”면서 감사원 감사와 검찰의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었고, 이로 인해 방산 수출을 경제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던 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는 구호에 그치고 말았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해군 함정(통영함)이 세월호 구조에 투입되지 못한 원인을 조사하면서 소나(sona) 구매사업 비리가 드러났고, 이어  국방기술품질원에서 241개 업체의 시험성적서 위·변조 사실을 적발하여 무더기로 징계한 내용과 부실장비 납품 및 결함사항 등이 언론에 빈번히 보도되었다.

그로 인해 “방산비리는 이적행위”라는 대통령의 질타와 함께 2014년 말 대규모의 ‘방위사업비리합동수사단’이 설치되었다.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되었고 거의 마녀사냥에 가까울 정도로 방위산업 종사자들을 코너로 몰아 설자리를 잃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수사를 받던 전 해군 소장, LIG넥스원 연구원 등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방위사업비리합동수사단은 장성급 인사만 10명을 재판에 넘겼고, 1조원 대의 비리를 밝혀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최윤희 전 합참의장, 정옥근 전 해군총장 등 핵심 피고인들은 하나같이 무죄 판결을 받고 석방됐고, 이들을 포함해 합동수사단이 구속 기소한 피고인 중 40% 가량이 1심 및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수사 성과에만 급급하여 무리한 잣대를 들이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현실에 직면한데다, 해외에 거점을 둔 무기중개상을 효율적으로 조사하지 못했다는 수사력의 한계도 드러냈다.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지난 6일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합동수사단은 상당히 잘못된 수사를 했고, 비리도 상당 부분 사실이 아니어서 과도하게 정치적인 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군 소령이던 2009년 ‘PD수첩’에 출연해 군 내부 비리를 폭로한 후 전역하여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으로 활동했고, 방산비리를 다룬 영화 ‘일급기밀’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해외 무기체계 도입 비리’를 ‘국내 방산업체 문제’로 오인한 ‘잘못된 프레임’이 지배

국내 방산업체의 개발 및 생산 과정 간 시행착오와 결함이 방산 비리로 부풀려져

무리한 검찰 수사로 국내 방산업체 수출액 2년 만에 30%이상 감소

당시 방산 비리로 언론에 보도된 것 중 상당수는 국내 방산업체의 비리가 아니라 해외 무기체계 도입 사업에서 외국계 방산업체의 국내 에이전트나 무역대리점에 의한 이른바 ‘무기중개상’의 문제였다.
또한 국내 방산업체와 관련된 비리는 도덕적인 비리보다는 개발 및 시험평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나 결함사항 등이 훨씬 더 많았다. 국방기술품질원이 적발했다는 시험성적서 위·변조 사항도 방산업체가 직접 개입된 부분은 별로 없고 대부분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다수의 한국 언론은 무기중개상이 관련된 해외 무기체계 도입 사업의 비리와 국산장비의 성능 미달 및 장비 결함까지도 마치 국내 방산업체의 비리인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방위사업(防衛事業)’과 ‘방위산업(防衛産業)’의 정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빚어지는 혼란에 기인한다. ‘방위산업 40년 끝없는 도전의 역사(2015)’를 집필한 서우덕 건국대 교수에 의하면, 방위사업은 국내 방산업체에서 무기체계를 개발 및 생산하는 사업과 해외로부터 무기체계를 구매하는 사업을 모두 포함하지만, 방위산업은 “방위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내 방산업체가 무기체계와 방산물자를 개발 및 생산하는 산업”을 의미하는 용어라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용어의 차이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대다수 국민들은 방위사업과 방위산업을 같은 의미로 생각하고 받아들인다. 그 결과 국내 방산업체가 모든 비리의 주범인 것처럼 잘못 이해되어 국민들 사이에 부정적 인식이 싹트게 되었고, 방산비리 수사로 인해 방산업체가 생산하는 명품 무기들의 해외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쳐 적신호가 켜지는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014년 36억 달러(3조 9100억 원)를 넘어섰던 방산 수출액은 2016년 25억 달러(2조 7200억 원)로 무려 3분의 1이나 줄었다. 또한 17조원 규모의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 선정을 앞두고 초기 수주전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최근 방산비리 의혹으로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방위산업이 “정치적 이슈화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탄식마저 나오는 이유이다.

게다가 역대 정권의 강도 높은 방산비리 수사의 여파로 방위사업청의 정책결정 과정은 법과 규정에 따른 기계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이로 인해 창의적인 업무 수행이 사라지고 무사안일주의, 책임이 따르는 결정의 회피 등 새로운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조금이라도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으면 누구도 관여하지 않으려는 자세는 결국 각종 사업의 진행을 매우 비효율적으로 만들어 사업이 지연되거나 성과가 미흡하더라도 결과에 대한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는 상황을 만든다. 이에 따른 피해는 오롯이 세금을 낸 국민과 안보를 책임질 군이 떠 앉을 수밖에 없다.

방산업체들은 해외 무기체계 도입 사업의 비리가 방산비리로 오해되거나 무기개발 및 생산 과정에서의 시행착오 및 결함들이 모두 비리로 인식되는데 대해서 상당히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방산업체와 관련된 사소한 비리들도 일부 있었기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말도 못하고 모진 세월을 견뎌왔다.

한국 방위산업의 ‘부당한 낙인’ 벗겨줘야 방산 선진국 진입 가능

이제 더 이상 ‘잘못된 프레임’이 무차별적인 잣대로 적용돼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높다. 2009년 이후 지금까지 정부는 방위사업 분야의 비리 근절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했고, 방위산업 종사자들도 충분히 겪을 만큼 겪었다는 것이다.

방위산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지난 8일 기자와 만나 “방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대하거나 이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은 국익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그동안 다수의 방위산업 종사자들은 부정적인 인식과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국가안보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꿋꿋하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사실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970년대 초 자주국방의 기치아래 우리 손으로 한국군이 사용할 무기를 만들어내겠다는 일념과 열정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며 “일부의 사소한 일탈을 전체의 비리인양 매도하기보다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굴하지 않고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방위산업 역군들의 값진 땀이 결실을 맺도록 응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방위산업이 ‘비리 온상’이라는 부당한 낙인에서 벗어날 때 세계 방산시장에서 한국산 무기가 명품으로 각광 받는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 점차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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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팩트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광운대 방위사업학과 외래교수 (공학박사)
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장
한국방위산업학회/사이버군협회 이사
美 조지타운대 비즈니스스쿨 객원연구원
김한경 총괄에디터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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