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중동의 화약고가 마침내 터졌다. 2025년 6월 13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과 이에 대한 이란의 대규모 반격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두 숙적의 갈등을 전면전의 문턱까지 끌어올렸다. 지구촌은 숨을 죽이고 사상 최악의 전면전 시나리오를 지켜보는 중이다. 과연 이 충돌의 배경은 무엇이며, 세계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오랜 기간 끓어오르던 이스라엘과 이란의 긴장이 마침내 임계점을 넘었다. 이스라엘은 최근 이란 주요 핵시설, 특히 이스파한 핵시설의 우라늄 변환 및 연료판 제조 공장을 포함한 4개 핵심 건물을 정밀 공습했다. 단순히 핵시설뿐 아니라 테헤란 연료 저장고, 남부 부셰르 주 사우스 파르스의 가스전, 이란 서부 호라마바드의 지하 미사일 시설 등 핵심 에너지 및 군사 인프라까지 타격했다. 심지어 테헤란 외무부 건물과 주거 지역까지 공격 대상이 됐다는 이란 측 주장도 나왔다.
과거에도 이스라엘은 이란 핵 프로그램의 진전을 막기 위해 여러 차례 공작과 사이버 공격을 시도했지만, 직접적인 대규모 물리적 타격은 상황을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이스라엘은 핵시설 타격을 통해 이란 핵무기 개발 역량을 후퇴시키고, 서방과 협상 테이블에 앉게 하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정권의 모든 목표물을 타격할 것"이라며, 이번 공격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이 수년 뒤처졌고, 앞으로 더 강력한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대한 이란의 반격은 예상대로, 하지만 전례 없는 규모로 이뤄졌다. 이란은 수백 대 드론과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대규모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등 주요 도시에도 사이렌이 울리고 폭발음이 들렸으며, 하이파에서는 미사일 공격으로 주택이 파손되고 여성 한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란은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의 핵시설 공습에 대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하며, 더 이상의 도발 시에는 더욱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측 모두 심각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란 보건부는 이스라엘 공격으로 224명이 사망하고 1200명 이상이 부상당했으며, 이 중 90%가 민간인이라고 밝혔다. 특히 테헤란 주거 단지 공격으로 어린이 20명을 포함해 60명이 사망했다는 충격적인 보도도 있었다. 이스라엘 역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8명이 사망하고 13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정보국장인 모하메드 카제미를 비롯한 고위급 장성 3명과 군 관계자 다수도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국은 일촉즉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란은 "공격을 받는 동안에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이스라엘 역시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며 어떤 도발에도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중동 전체가 전면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와 시리아 내 친이란 민병대 등 역내 무장세력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아 확전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라크는 이스라엘 항공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미국에 요청했고, 요르단은 영공을 폐쇄하는 등 주변국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직접 공격한 배경에는 수십 년간 쌓여온 깊은 불신과 안보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핵심적인 이유는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 이스라엘은 이란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자국에 대한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한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이스라엘은 중동 내 유일한 핵보유국으로서의 전략적 우위를 잃을 뿐만 아니라, 이란의 위협으로부터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판단해왔다. 이스라엘은 외교적 해결책과 제재가 이란 핵 야망을 완전히 저지하지 못했다고 보며, 핵시설 공습이 마지막이자 유일한 선택이라고 여겼을 수 있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역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조하며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 역내 패권 경쟁과 이란의 대리 세력: 이란은 레바논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하마스, 예멘 후티 반군, 시리아와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등 중동 전역에 걸쳐 다양한 대리 세력을 지원하며 이스라엘을 포위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이란의 '초승달 벨트(Shiite Crescent)' 전략이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고 역내 불안정을 증폭시킨다고 본다. 이번 공격은 이란 핵심 역량을 무력화하여 대리 세력에 대한 지원 능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도 포함됐을 수 있다. 킬 대학의 안보 정책 연구소 사라 바주반디 연구원은 이번 분쟁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거의 50년 동안의 전략과 내러티브의 산물"이라고 분석했다.
▲ 위협 현실화 전, 선제공격 독트린: 이스라엘은 자국 안보에 대한 위협이 현실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독트린을 가지고 있다. 이란 핵 프로그램이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했거나, 이란이 특정 무기를 대리 세력에 전달하려 했다는 첩보를 입수했을 경우, 이스라엘은 주저 없이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실제 이번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인사가 사망한 것은 이스라엘의 정밀 타격 능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 이스라엘 내부 정치적 요인: 이스라엘 내부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나 특정 지도부의 강경파 성향 또한 대외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모든 목표물 타격'을 언급하며 강경한 메시지를 내는 것은 안보 위협에 강경하게 대응함으로써 국내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이지만, 이스라엘-이란 분쟁에 대한 개입 수위는 항상 미묘한 균형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곧 평화가 올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미국이 분쟁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발언은 미국의 중동 정책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트럼프의 이러한 강경 발언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배경을 가질 수 있다. 첫째,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재확인하여 동맹의 결속력을 다지려는 의도다. 둘째, 이란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 역내 긴장을 자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절하려 할 수 있다. 셋째, 국내 정치적 지지층 결집을 위한 목적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는 대외 정책에서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해 왔으며, 직접 개입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은 그의 강력한 리더십 이미지를 부각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도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끝나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히며, 국제적인 합의를 통한 영향력 행사 의지도 내비쳤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살해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에 거부권을 행사했다는 보도다.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 행동을 완전히 통제하지는 못하더라도, 일정 선을 넘는 확전을 막으려는 노력은 계속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군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되자마자 미국 내 모든 군사 시설의 보안을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의 직접 개입 가능성만으로도 국제 사회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유럽연합 (EU):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스라엘 자위권을 강조하며 "이란은 지역 불안정의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이란 핵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촉구했다.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한 우려도 함께 표명하며 휴전과 인질 석방을 요구했다.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G7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란이 독일에 있는 이스라엘이나 유대인 목표물을 공격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거나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데 회담의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이스라엘 자위권을 지지하는 한편, 갈등이 확대돼서는 안 되며 외교 여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란 대통령과 통화에서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한 최대한의 자제"와 "협상"을 촉구했다. 그는 이란 핵 농축 문제를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란이 신속하게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것을 요청했다. 또한 이란에 구금된 프랑스 시민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튀르키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발언을 환영하며 긴장 완화를 위한 "긴급 조치"를 촉구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를 중재하겠다고 제안하며 네타냐후 정부가 지역 안정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중국 외교부는 왕이 외교부장이 이스라엘과 이란 당국자들과 통화하며 이란 주권 수호와 합법적 권익 보호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스라엘의 행동이 "국제 관계를 지배하는 기본 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핵시설 공격이 "잠재적으로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위험한 선례"를 세웠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이스라엘 무력 사용을 규탄하고 중동 상황 완화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공격으로 사망한 이란인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국제기구 및 여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스파한 핵시설의 피해를 확인했으나 현장 밖 방사선 증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IAEA의 침묵을 비판하며 IAEA와 협력을 제한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워싱턴 연구소 싱크탱크 홀리 다그레스 연구원은 이스라엘-이란 갈등의 "한가운데에 갇힌" 이란 민간인들이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수만 명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며 네덜란드 정부의 대이스라엘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교황 레오 14세 역시 양국에 "책임과 이성"을 촉구하며 핵 위협 없는 세상 건설을 강조했다.
중동 지역은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석유 수송량의 약 3분의 1이 통과하는 핵심 요충지다. 이스라엘-이란 간 전면전은 국제 유가와 금융 시장에 즉각적이고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제 유가: 이란 주요 연료 저장고와 가스전이 공격받고, 이란이 새로운 미사일 공세를 시작하면서 국제 유가는 즉각 폭등했다.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역내 주요 석유 생산 시설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공급망 교란은 유가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글로벌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될 것이다.
▲금융 시장: 금융 시장은 불확실성과 위험 회피 심리로 요동칠 것이다. 주식 시장은 급락하고, 안전 자산(금, 달러, 일본 엔화 등)으로 자금이 쏠리는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투자 심리 위축은 기업 투자와 소비를 위축시켜 글로벌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도 큰 부담을 줄 것이다.
▲물류 및 무역: 중동 지역의 주요 해상 운송로가 위험에 처하면서 글로벌 물류 시스템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상품 생산 및 배송 지연, 운송 비용 증가로 이어져 전 세계 무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스라엘-이란 전쟁의 향방은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예측하기 어렵다.
▲이스라엘 추가 보복: 이란의 대규모 반격에 대해 이스라엘이 만족하지 않고, 이란 군사 시설이나 지도부를 겨냥한 추가적인 대규모 보복 공격을 감행할 경우, 전면전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을 밟을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강경 발언은 이러한 가능성을 높인다.
▲이란 대리 세력 총공세: 이란이 역내 대리 세력(헤즈볼라, 후티 등)을 동원하여 이스라엘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지시할 경우, 이스라엘은 여러 전선에서 전쟁을 수행해야 하며, 이는 중동 전체를 집어삼키는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직접 개입: 트럼프 대통령 발언처럼 미국이 직접 군사 개입에 나설 경우, 이는 가장 큰 확전 요인이 될 것이며, 국제 사회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이 국내 군사 시설 보안을 강화하는 것도 이러한 대비책의 일환이다.
▲국제 사회의 중재 노력: 유엔, EU, 독일, 프랑스, 튀르키예,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강대국 및 국제기구들은 전면전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외교적 중재에 나설 것이다. 중동 평화를 위한 긴급 회담, 휴전 협상 등이 추진될 수 있다. 오만이 중재하려던 이란-미국 간 핵 협상이 취소되었지만, 외교와 대화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메시지는 계속 나오고 있다.
▲내부적 요인: 양국 모두 전면전에 따른 막대한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므로, 내부적으로 전쟁 부담을 느끼고 긴장 완화를 모색할 수도 있다. 이란 민간인들이 "전쟁의 한복판에 갇혀" 고통받고 있다는 분석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란의 협상 재개 의지: 현재 이란은 "공격을 받는 동안에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진정되면 다시 대화의 장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전쟁은 중동 지역 기존 질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것이다. 새로운 동맹 관계가 형성되고, 일부 국가 영향력은 약화되거나 강화될 수 있다. 또한,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국제 사회 시각과 대응 방식도 근본적으로 재검토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핵확산 방지를 위한 새로운 국제 질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 AI 기술이 국방 분야에 급속히 도입되는 추세와 맞물려, 미래 전쟁 양상과 승패의 기준마저 바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스라엘-이란 전쟁은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닌, 전 세계 경제와 안보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인류는 지금 역사상 가장 예측 불가능한 갈등의 확산을 막기 위한 시험대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