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1-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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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물리적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사이버 공간에서도 치열한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5년 6월을 역대 가장 공격적인 디지털 분쟁의 정점으로 꼽으며, 양국의 사이버 역량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충돌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스라엘 '라이징 라이언' 작전과 이란의 디지털 마비

6월 13일, 이스라엘 '라이징 라이언' 작전 개시와 동시에 사이버 전선은 불타올랐다. 이스라엘은 이란 디지털 인프라를 겨냥한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고, 이란 국영 언론은 이를 '대규모 사이버 전쟁'으로 묘사했다. 이란 사이버보안 사령부는 대부분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지만, 그 여파는 심각했다. 인터넷 접속은 크게 제한되었고, 국제 전화는 차단되었으며, 정부 관계자와 경호원은 스마트폰, 노트북 등 네트워크 기기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 이는 이스라엘 사이버 공격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조치였다.


특히 6월 17일, 친이스라엘 해킹 그룹 '프레데토리 스패로우(Predatory Sparrow)'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은행인 뱅크 세파(Bank Sepah)에 대한 대규모 사이버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이들은 은행의 "모든 데이터를 파기했다"고 발표하며, 장기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를 예고했다. 세파 은행은 이란 군사 작전의 핵심 금융 통로로, 이번 해킹으로 여러 지점이 일시적으로 폐쇄되고 고객들의 계좌 접근이 불가능해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코사르(Kosar)와 안사르(Ansar) 은행 등 이란 국방 부문과 관련된 다른 은행들 또한 비슷한 혼란을 겪었다.


프레데토리 스패로우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6월 18일, 이들은 이란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노비텍스(Nobitex)를 침해했다고 밝히며, 이란 정권이 국제 제재를 회피하는 데 사용된다고 주장하는 플랫폼에서 내부 소스 코드와 민감한 거래 데이터를 훔쳤다고 주장했다. 블록체인 탐정 ZachXBT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약 8170만 달러(약 1100억 원) 상당 암호화폐가 노비텍스 지갑에서 유출되었다. 노비텍스는 무단 접근을 인정하면서도 자산은 "안전하다"고 사용자들을 안심시키고, "모든 손실을 보상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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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반격과 민간인 피해

이란 역시 침묵하지 않았다. '라이징 라이언' 작전 이후 이스라엘 표적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무려 700%나 급증했다. 150개 이상의 핵티비스트 그룹이 대대적인 디지털 공격을 감행했으며, 이는 변조 및 DDoS 공격부터 중요 인프라에 대한 정교한 침입 시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특히 IRGC와 연계된 '사이버에이븐저스(CyberAv3ngers)'라는 그룹은 보복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이들은 과거 이스라엘 기반 시설을 표적으로 삼은 전력이 있으며, 최근에는 물과 에너지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헤데라, 팔마킴, 소렉, 아쉬켈론, 하이파의 수처리 시설이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였다. 이스라엘 당국은 장기적 영향을 축소하려 했지만, 민간인 생명선을 겨냥한 이번 공격의 상징성은 무시할 수 없었다.


한편, 이란 정부는 시민들에게 왓츠앱(WhatsApp)을 삭제할 것을 촉구하며, 메타 소유의 플랫폼이 이스라엘에 의해 이란 사용자들을 염탐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왓츠앱은 이를 강력히 부인했지만, 이러한 경고는 이란 내에서 두려움과 디지털 편집증의 물결을 일으켰다. 인권 단체들은 이러한 요구를 더 깊은 감시를 위한 구실이자 시민들을 국가 통제 메시징 앱으로 유도하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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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을 넘어선 사이버 전쟁의 파장

이스라엘-이란 사이버 분쟁은 국경을 넘어 확산될 가능성이 커서 더욱 위험하다. 양국 모두 정교한 사이버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사용할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이 점점 더 공격적이고 무차별적으로 변함에 따라 중립국과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부수적 피해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국제 사이버 보안 감시단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금융 기관, 에너지 회사, 공공 유틸리티는 방어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 의도적이든 우발적이든 전 세계적인 사이버 파급 효과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이 사이버 전쟁은 현대전이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국가들은 이제 경제를 파괴하고 인프라를 마비시킬 수 있는 사이버 군대에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은 전통적인 군사 작전에 비해 은밀하고, 부인하기 쉬우며,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에서 비대칭 분쟁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디지털 전쟁이 전개됨에 따라, 민간인 피해는 당분간 숨겨져 있을 수 있지만 매우 현실적이다. 테헤란의 잠긴 은행 계좌부터 텔아비브의 급수 시스템 위협에 이르기까지, 일반 시민들은 이 보이지 않는 전쟁의 총탄에 매일 휘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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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Z세대의 디지털 연대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이란의 젊은 세대, 특히 Z세대는 디지털 공간에서 새로운 피난처를 개척하고 있다. 기존 대피소가 부재하고 통신망이 삼엄한 감시를 받거나 완전히 차단된 상황에서, 디스코드(Discord), 왓츠앱(WhatsApp)과 같은 채팅 앱은 임시 대피소, 치료실, 조직 허브 역할을 하는 생명줄이 되었다.


이란 인구 약 15%에 해당하는 1400만 명의 Z세대 게이머들은 디스코드를 자주 사용하며, 공식적인 제한에도 불구하고 VPN과 암호화된 앱을 통해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폭격 중에도 함께 영화를 보거나 온라인에서 잠들기도 하며, 두려움과 일상의 어려움을 공유하며 연대감을 형성하고 있다. 한편, 임산부들로 이루어진 왓츠앱 그룹은 공황 발작 관리, 비상 요령 공유, 정전 중 음성 메시지를 통해 서로를 돕는 회복력의 허브가 되었다.


미사일과 멀웨어 모두 국경을 넘어 날아다니는 상황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전쟁의 미래가 미사일만큼이나 키보드에 달려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디지털 전선에서 민간인들은 보이지 않는 피해를 감수하며 각자의 방식으로 저항하고 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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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전쟁] 사이버로 확산.. '디지털 전선'은 누가 장악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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