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1-23 (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jpg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돌연 대중 앞에서 자취를 감추고, 주요 국제회의에 불참하는 등 그의 거취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증폭되면서 중국 내부는 물론 국제사회까지 술렁이고 있다. 외신들은 시진핑의 갑작스러운 '실종'은 건강 이상설, 권력 투쟁설, 그리고 심지어는 '조용한 쿠데타'설까지 보도하고 있다. 과연 중국은 지금 어떤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일까?

BRICS 정상회의까지 불참.. 시진핑 '공석' 의혹 증폭

시진핑 주석은 지난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약 2주간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국영 언론 매체조차 그의 소식을 전하지 않았고, 이례적으로 외교 사절들이 베이징을 방문했음에도 시진핑 대신 리창 총리나 허리펑 부총리가 이들을 맞이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피곤하고 무관심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지만, 그의 건강 이상설은 더욱 확산되었다.


이러한 의혹은 7월 5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BRICS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이 직접 불참하고 리창 총리가 대신 참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증폭되었다. 시진핑이 대통령이 된 이후 BRICS 정상회의에 불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국제 무대에서의 부재는 단순한 건강 문제 이상으로, 중국 내부의 심각한 정치적 혼란을 시사하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장유샤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 사진=AFP 연합뉴스.jpg
장유샤 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 사진=AFP 연합뉴스

 

시진핑 개인 보안 축소.. 권력 재편 움직임

시진핑 '실종'과 맞물려 중국 내부에서는 더욱 의미심장한 변화의 조짐들이 포착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인민해방군(PLA) 내 고위 장성들의 연이은 숙청이다. 6월 31일에는 민주화 운동을 억압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옌스(鄭延石) 국가안보보좌관이 해임되었고, 앞서 6월 29일에는 먀오화(苗華) 장군과 허웨이동(何衛東) 부주석이 부패 혐의로 해임됐다. 이 외에도 리한쥔(李漢軍) 해군 참모총장, 류시펑(劉紅鳳) 원자력공사 부사령관, 왕하오빈(王海斌) 로켓군 사령관 등 다수 고위 인사가 해임되었으며,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다른 인물들도 다수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진핑에게 충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인물들이 대거 숙청되고, 이들 자리를 시진핑과 밀접하게 연계되지 않은 인물들이 채우고 있다는 점은 예사롭지 않다.


핵심적인 변화로는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원회 제1부주석의 부상이 꼽힌다. 한때 시진핑의 핵심 동맹이었으나 3연임 이후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진 장유샤는 이제 인민해방군의 실질적인 지도자로 부상하며 군 통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의 군내 입지 강화는 시진핑의 군부 장악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새로운 권력 구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실제로 그는 시진핑 부재 기간 동안 군사적 결정을 주도하고, 군 통제권을 유지하기 위해 비밀 회동을 가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또한 시진핑 개인 보안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소식과, 지난달 그의 작고한 아버지를 기리는 묘소가 '이름 없음'으로 밝혀진 사건 역시 시진핑의 권위 약화를 암시하는 상징적인 사건들로 해석된다.

 

 

왕양 중국 상무위원. 사진=EPA 연합뉴스.jpg
왕양 중국 상무위원. 사진=EPA 연합뉴스
 

권력 투쟁의 그림자.. 왕양(汪洋), 잠재적 후계자로 거론

시진핑 부재와 군부 변화는 중국 공산당 내부에서 심각한 권력 투쟁이 진행 중일 수 있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직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을 포함한 당 엘리트들이 주도하는 일종의 '슬로우 모션 쿠데타'가 진행 중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중국 공산당의 내정은 극도로 비밀리에 진행되기 때문에, 고위 관리들이 해임되기 전 사라지는 패턴이 과거에도 존재했다는 점이 이러한 추측에 힘을 싣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시진핑의 잠재적 후계자들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왕양(汪洋)이다. 그는 한때 덩샤오핑에 의해 승진하여 기술관료로 활동했으며, 자유시장 지지자이자 덜 대립적인 외교 접근 방식을 취하는 개혁가로 평가받는다. 장유샤 장군과 중국 공산당 고위 인사들이 왕양을 시진핑 후임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외에도 리커창(李克強) 현 총리, 자오러지(趙樂際) 정치국 상무위원회 고위 위원, 당 이데올로기의 설계자로 불리는 왕후닝(王滬寧), 그리고 시진핑의 최측근 보좌관이었던 딩쉐샹(丁薛祥) 등이 잠재적 후계자로 거론되며 베이징 권력 서클의 복잡한 역학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 각자가 가진 정치적 배경과 역량은 향후 중국의 리더십 향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의 의사결정 변화.. 집단 지도 체제로 전환 암시

최근 중국 공산당 정치국이 "주요 이니셔티브에 대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중앙집권적이고 통일된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중앙위원회 의사 결정 및 조정 기구"를 발표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 새로운 기구 역할과 시진핑 권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분석가들은 '조정'이라는 단어 사용이 더 이상 한 사람에 의해 결정될 수 없음을 의미하며,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 의견이 다를 경우 이 기구가 나서서 의견을 조정할 것이라고 해석한다. 이는 시진핑의 권력 독점이 약화되고 집단 지도 체제로의 전환을 암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또 다른 이들은 정치국 발표가 오히려 시진핑 권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진핑이 발표된 변화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사람들을 앉히고,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경영 대학의 헨리 가오 교수는 상황이 불분명하지만, 새로운 의사결정 기구가 시진핑의 지배력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제1부주석(앞줄 두번째)이 인민해방군을 만나고 있다. 사진=EPA 신화 연합뉴스.jpg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장유샤 중앙군사위원회 제1부주석(앞줄 두번째)이 인민해방군을 만나고 있다. 사진=EPA 신화 연합뉴스

 

중국 내부 불안 해소위해 '인도와 충돌' 등 시도 시각도

시진핑 '실종'과 중국 내부 권력 재편 움직임은 국제사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압박, 지속적인 경기 둔화, 그리고 부동산 시장 붕괴 등 심각한 경제적 난관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국내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시진핑 리더십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로 시선을 돌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갈완 계곡에서 인도군과 충돌이 발생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중국이 인도 국경을 따라 제한적인 행동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중국이 12개국과 국경 분쟁을 겪고 있지만, 최근 인도와의 관계 개선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어 당분간 큰 충돌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시진핑 '실종'은 중국 내부 복잡한 정치적 지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그의 부재가 단순한 건강 문제인지, 아니면 중대한 권력 재편의 전조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중국은 마오쩌둥 이후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평가받던 시진핑의 권력이 시험대에 오르며 중대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내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정치 및 경제 질서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태그

전체댓글 0

  • 15240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팩트체크: 시진핑 미스터리] 돌연 '실종'.. '조용한 쿠데타'설 확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