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MIT 공학자들이 1형 당뇨병 환자를 죽음으로 내몰 수 있는 저혈당증으로부터 보호할 획기적인 응급 임플란트를 개발했다고 10일(현지시각)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이 보도했다. 25센트 동전만 한 이 작은 장치는 피부 아래에 자리 잡아 혈당이 위험할 정도로 떨어지면 스스로 글루카곤을 분비한다. 이 기술은 특히 저혈당 징후를 알아차리기 어려운 어린이, 잠든 환자, 또는 제때 주사를 맞기 힘든 이들에게 치명적인 저혈당 쇼크를 막아줄 세계 최초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혈당증, 즉 혈당이 지나치게 낮은 상태는 1형 당뇨병 환자에게 늘 도사리는 그림자 같은 위협이다. 혈당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면 환자는 간에 저장된 당을 혈류로 내보내도록 신호를 보내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을 주사해야 한다. 하지만 잠들어 있거나 어리다면 제때 저혈당 징후를 알아차리지 못해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이번 연구 주역인 MIT 화학공학과 다니엘 앤더슨 교수는 "이것은 환자의 혈당이 너무 낮아질 경우 곧바로 작동할 준비가 된, 피부 아래에 심을 수 있는 소형 응급 장치"라고 설명하며, "우리의 목표는 저혈당으로부터 환자를 항상 안전하게 지켜줄 장치를 만드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새로운 장치는 경고 신호를 놓치거나 신속하게 글루카곤을 스스로 투여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면 중 저혈당 발생 시 든든한 보조 수단이 될 전망이다.
이 시스템은 3D 프린팅된 고분자로 만든 작은 약물 저장소와 열에 반응하는 형상 기억 합금으로 밀봉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니켈-티타늄 합금으로 만들어진 금속 부품은 온도가 40도에 이르면 휘어져 열리고, 그 안에 보관된 분말 형태의 약물을 방출한다. 연구팀은 액체 글루카곤이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분말 형태를 선택했다.
이 임플란트에는 특정 무선 주파수에 맞춰진 안테나가 있어 외부에서도 무선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 약한 전류가 금속 밀봉 부분을 가열하면 약물이 방출되는 방식이다. 이번 연구의 주 저자인 시다르트 크리슈난은 "이런 디지털 약물 전달 시스템의 핵심 특징 중 하나는 센서와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많은 환자들이 사용하는 연속 혈당 측정 기술과도 쉽게 연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당뇨병을 앓는 쥐에게 이 장치를 이식하고 혈당 수치가 떨어지자 장치를 작동시켰다.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쥐의 혈당 수치는 안정화되어 정상 범위를 유지했다. 또한 에피네프린 분말을 시험했을 때도 활성화 10분 후 약물이 혈류를 돌며 심박수를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심장마비나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에도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험 결과, 장치는 4주 동안 제자리에 잘 남아 있었고, 주변에 흉터 조직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연구자들은 이제 이 장치의 작동 지속 시간을 1년 이상으로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크리슈난은 "정확히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1년, 어쩌면 몇 년 정도 될 것"이라며, "하지만 그 이후에는 교체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추가적인 동물실험을 계획하고 있으며, 3년 이내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논문의 또 다른 저자인 로버트 랭거는 "우리 팀이 이뤄낸 성과를 보니 정말 감격스럽다"며, "언젠가는 당뇨병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응급 의료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