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규모 공습을 퍼부었다. 이번 공격으로 최소 23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에는 네 명의 어린이도 포함돼 비통함을 더했다. 28일(현지 시각) 외신에 따르면, 특히 이번 공습은 주택가와 함께 유럽연합(EU) 대표부 건물과 영국문화원 등 외교 시설을 직접 타격해 유럽 지도자들의 분노를 샀다. 러시아는 협상 대신 무력을 택했다.
8월 28일 새벽, 러시아군은 드론과 미사일 600여 대를 동원해 키이우를 공격했다. 잠을 자던 민간인들은 공습 경보 사이렌 소리에 깨어났다. 일부는 대피소로 향했지만,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들은 참변을 당했다. 미사일은 5층짜리 주거용 건물을 통째로 파괴했다. 구조대원들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사망한 23명 중에는 두 살, 14살, 17살의 어린이가 포함돼 있다. 한 현장 관계자는 "모든 것이 파괴됐다"며, "키이우는 러시아 테러 국가의 대규모 공격을 받고 있다"고 분노했다. 알자지라의 기자는 현장에서 "이곳은 민간인 주택이었다"며 "여전히 실종된 사람들이 있고, 가족들은 서로를 위로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단순한 군사적 공격을 넘어, 외교적 도발의 성격을 띠고 있다. EU 대표단 건물은 미사일 폭격 지점에서 불과 5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0초 이내에 미사일 두 발이 명중했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가 고의적으로 외교 시설을 노렸음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EU와 같은 블록에 있는 영국문화원 사무실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영국문화원 관계자는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사무실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에 유럽 지도자들은 일제히 격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 대신 탄도학"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 유혈 사태는 끝나야 한다"고 외쳤다. 또한 그는 "러시아는 여전히 세계의 일부가 살해된 아이들을 눈감아 주고 푸틴을 위한 변명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새롭고 강력한 제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국제사회의 더 큰 압력을 촉구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공습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포에 떨게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는 "또 다른 암울한 상기"라고 말했다. 그녀는 EU가 러시아에 대한 19번째 제재 패키지를 준비 중이며, 러시아와 국경을 공유하는 EU 회원국들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영국 총리 키어 스타머는 "푸틴이 평화에 대한 희망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살인과 파괴는 중단되어야 한다"며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외무부로 소환했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도 이번 공격이 러시아의 "평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이탈리아 총리 조르지아 멜로니는 "이번 공격이 누가 평화의 편에 서고 누가 협상 경로를 믿을 생각이 없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독일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러시아가 "다시 진면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과 젤렌스키가 만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이사회 의장은 "EU는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의적인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이번 공습은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적 평화 공세 이후에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고, 전쟁 종식을 위한 정상회담을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 공격은 이러한 평화 노력이 러시아에 의해 조롱받았음을 보여준다.
미국 우크라이나 특사 키스 켈로그는 러시아의 "끔찍한 공격"이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던 평화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대변인 캐롤린 리빗은 이번 공격에 대해 "기뻐하지는 않지만 놀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다른 지도자들의 격앙된 반응과는 대비되는 다소 약한 반응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몇 주, 몇 달 동안 휴전과 진정한 외교를 요구해 온 모든 사람에 대한 명확한 대응"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에 러시아에 대한 더 큰 압력을 촉구했다. 하지만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러시아가 목표 달성을 위한 협상에 여전히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수 군사 작전은 계속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러시아 기반 시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격도 지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키이우의 시민들은 평화 회담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주민은 "우크라이나인들은 협상을 통한 해결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비웃는다"며, "그들은 마치 나쁜 농담의 펀치라인인 것처럼 그것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 우크라이나도 반격을 감행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드론을 동원해 러시아 정유소 두 곳을 공격했다. 로스토프 지역에서는 드론 잔해로 80명 이상이 대피해야 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남부 지역의 에너지 시설이 손상을 입어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또한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을 공격해 승무원 한 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공격이 어디서 일어났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이번 대규모 공습은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 현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협상의 가능성은 멀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군사적 압박을 계속하며, 서방의 평화 노력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인들은 힘과 압박만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미래의 공격을 막기 위한 안보 보장을 위해 유럽 동맹국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들은 평화 협정이 체결될 경우,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주 영국군 사령관 토니 라다킨 경과 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러시아는 지상에 유럽군이 주둔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들은 모스크바의 개입 없이 논의하는 것은 "아무데도 갈 수 없는 길"이라고 말했다.
전쟁의 상처는 깊어지고 있다. 민간인들의 희생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평화에 대한 희망은 점점 더 멀어지는 듯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이들의 죽음은 확실히 다른 어떤 것보다 훨씬 더 큰 감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국제사회의 연대와 행동만이 러시아의 잔혹한 침략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국가들의 미온적인 태도는 러시아에게 침략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