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영국과 미국의 10대 해커 그룹 '스캐터드 랩서스 헌터스(Scattered Lapsus$ Hunters)'가 영국 기업들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벌여 영국 경제가 2조 8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고 14일(현지 시각)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특히, 이들의 공격으로 인해 재규어 랜드로버(JLR)의 생산이 2주 넘게 중단되면서 그 피해 규모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JLR 공장의 생산 중단이 3주차에 접어들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JLR이 하루 1000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하루 7200만 파운드(약 1300억 원)의 판매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버밍엄 비즈니스 스쿨의 데이비드 베일리 교수는 "지난 2주 동안 약 10억 파운드(약 1조 7800억 원) 가치가 생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일리 교수는 JLR이 조속히 생산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손실된 생산량을 회복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해킹 사태는 JLR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JLR의 공급망에 있는 수백 개의 중소기업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JLR의 공급업체 2,500곳 중 절반이 영국 기업이다. 이로 인해 수억 파운드의 추가 재정적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수천 명의 근로자가 일시적으로 해고되거나 휴가를 받았다. 정부는 제조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어려움에 처한 공급업체들을 돕기 위한 구제 패키지를 마련할지 검토 중이다.
이번 JLR 해킹은 악명 높은 10대 해커 그룹 '스캐터드 랩서스 헌터스'의 소행으로 지목됐다. 이들은 마크스 앤 스펜서(M&S)와 코업(Co-op) 등 영국 주요 소매업체에 대한 해킹도 저지른 바 있다. 비영리 단체인 사이버 모니터링 센터는 이들의 공격으로 인해 두 소매업체가 입은 피해가 최대 4억 4000만 파운드(약 78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 그룹의 공격은 지난 8월 31일 JLR의 시스템을 마비시키며 시작됐다. JLR의 시스템이 멈추면서 공급망 전체에 연쇄적인 혼란이 발생했다. JLR과 관련된 영국 내 고용 인구는 20만 명에 달한다.
JLR은 사이버 사고 인지 후 "제3자 전문가와 함께 통제되고 안전한 방식으로 시스템을 복구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지속적인 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JLR이 영국 경제에 기여하는 가치는 약 180억 파운드(약 33조 8900억 원)로, 영국 GDP 160파운드당 1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