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정부가 1.8조 원을 투입해 총 4대의 전자전기(電子戰機)를 구입하는 전자전기 사업자를 선정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23일 정부 관계자 및 방산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대한항공 컨소시엄이 KAI∙한화시스템 컨소시엄을 꺾고 사업자 지위를 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을 주관하는 방위사업청은 최근 두 컨소시엄에 각각 심의 결과를 통보했고, 평가점수에서 LIG넥스원 컨소시엄이 우위를 차지했다. 방사청은 앞으로 2∼3주간 양측을 상대로 이의 제기를 받을 예정이며 양측에서 별도의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면 이번 사업은 LIG넥스원 측이 담당한다.
하지만 KAI와 한화시스템이 이의를 제기한다면 재심사가 진행되며 최종 사업자 선정과 사업 추진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
방사청은 2034년까지 두대의 전자전기(Block-1)를 먼저 만들고 이후 AI(인공지능) 성능을 한층 강화한 두대의 Block-2 전자전기를 생산해 공군에 인도한다는 방침이다.
방사청이 추진하는 전자전기 사업은 캐나다 중형 민항기(봄바르디어 G6500기종)를 개조해 전자전기 임무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미국과 러시아 등 극히 일부 국가만이 보유하고 있는 전자전기 기술을 국내 기술로 개발하기 위해 정부가 1조7천775억원을 투자한다.
전자전기는 전자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각종 항공전자장비를 탑재한 특수 임무기로, 전자장비와 교란장치를 이용해 적의 통신망과 대공레이더를 무력화한다.
방사청이 추진하는 한국형 전자전기는 후방에서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강력한 전파를 발사해 적의 대공 레이더·통신 체계를 마비시키며 평소에는 북한 등 적성국에 대한 신호정보 수집과 통신장비 감청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레이더 정보도 수집한다. 그런 만큼 큰 안테나를 장착할 수밖에 없어 전투기나 공격기가 아닌 중형 항공기 기반을 선택했다.
이번 사업 관련해 47년 간의 전자전 관련 연구개발 및 사업 실적을 기반으로 전자전기 사업 추진 경험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LIG넥스원 측이 사업 수주에서 이점이 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LIG넥스원은 고정익 내장형 초광대역 배열 송수신 기술, 실시간 광대역 다중위협 신호환경 모의기술, 전자주사식 레이더대응 재밍기술 등 미래 전자기전 플랫폼 관련 핵심기술에서 강점이 있다. KF-21 통합전자전장비, 차세대 함정용전자전장비, 잠수함용전자전장비, 신형 백두정찰기에 탑재될 전자정보 임무장비 개발 등을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50여 년간 국내에서 군용 항공기 체계개발·양산·정비·성능개량을 수행하며 다양한 민항기 개조·제작 역량을 키웠다. P-3C 해상초계기 성능개량, 백두 1차 사업 등 유사한 사업도 수행했다.
물론 KAI 측도 사업 수주를 위해 지난 17일 국내 기술 기반의 원거리 전자전기(SOJ)를 공개하며 막바지까지 총력을 다했다. 당시 KAI 측은 SOJ는 단순한 항공기 형상을 넘어 대한민국 유일의 완제기 체계종합업체로서 지난 40여 년간 축적해 온 국산항공기 개발 역량과 기술력을 종합해 완성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방사청은 행정 절차를 거쳐 다음달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국이 미국, 러시아 등에 이어 자체 기술로 확보한 전자전기를 통해 국내 공중은 물론 주변 국가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