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러시아의 연이은 유럽 영공 침범과 드론 공격 위협이 유럽 국방의 새로운 경종을 울리고 있다.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이 드론의 표적이 된 직후,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이 덴마크에 모여 유럽 국방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러한 일련의 위협은 러시아 하이브리드 공격(Hybrid Warfare) 전략의 일부로 분석된다. 이제 전쟁은 대규모 군사력 충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선에서 국가의 안정성을 뒤흔드는 '그림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1일(현지 시각) "유럽을 위협할 의향이 있는 나라는 오직 러시아뿐"이라며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도발은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 EU의 동부 측면 국가에서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덴마크 경찰은 드론 중단의 배후가 러시아라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를 러시아의 폴란드 드론 침공과 같은 다른 '하이브리드 공격 패턴'과 명시적으로 연관시켰다. 그녀는 이날 기자들에게 "그것은 유럽의 관점에서 보아야 하는 패턴의 일부"라고 단언했다.
하이브리드 공격은 군사적 수단과 비군사적 수단을 교묘하게 섞어 사용하는 전략이다. 이는 적국을 혼란에 빠뜨리고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통적 전쟁과 차이점은 재래식 무력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전쟁으로 간주되는 '특정 임계점' 이하에서 적국을 괴롭히고 소모시킨다. 이는 상대국이 '나토(NATO) 헌장 5조'와 같은 상호 방위 조항을 발동하기 어렵게 만든다.
하이브리드 공격의 핵심 무기는 사이버 공격 등 비군사적 수단이다. 전력망, 금융 시스템 등 국가 핵심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으로 마비시킨다. 허위 정보(가짜 뉴스)를 대량 유포하여 사회적 내부 분열을 조장하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심는다. 에너지 공급 등을 무기화하여 경제적 혼란을 야기한다.
여기에 덴마크 사태처럼 민간 인프라를 표적으로 한 드론 위협을 가하여 대규모 공포심 조성으로 '비대칭적 위협'을 한다.
하이브리드 공격의 궁극적인 목표는 상대국의 사회, 정치, 경제 시스템을 직접적으로 점령하지 않으면서 '내부에서부터 무력화'시키는 것이다.
러시아는 이 하이브리드 전략을 가장 활발하게 운용하는 국가로 꼽힌다.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로 이미 광범위하게 사용해왔다.
발트해 연안국 및 폴란드 침범이 대표적이다. 최근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하고, MiG-31 전투기가 에스토니아 영공에 진입한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덴마크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덴마크 드론 사태와 이러한 영공 침범을 하나의 일관된 하이브리드 공격 패턴으로 연결해 분석했다.
덴마크 경찰은 러시아가 드론 중단의 배후라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 증거 없는 공격의 위협, 이것이 바로 하이브리드 공격의 본질이다. 공식적인 전쟁 선포 없이 혼란만 가중시킨다.
덴마크 군의 전직 준장 올레 크바에르노는 "하이브리드 전쟁의 본질은 우리를 놀라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다음 공격 대상이 에너지 공급과 같은 중요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브리드 공격이 현대 안보의 핵심 이슈인 이유는 간단하다.
방어의 어려움이다. 공격이 다면적이고 비군사적 영역에 걸쳐 있어, 전통적인 군사 방어 체계로는 막기 어렵다. 유럽 국가들은 현재 이러한 비대칭적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적은 비용에 효율성은 크다. 공격자는 소규모 자원(예: 값싼 드론이나 악성 코드)을 투입하여 상대국에 막대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당하는 국가에는 큰 혼란을 준다. 공격 주체가 불분명하거나 명확한 전쟁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당하는 국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정치적 딜레마에 빠진다.
유럽연합 지도자들이 코펜하겐에 모여 '드론 벽' 구축과 유럽 방위 산업 강화를 논의하는 것은, 이러한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한 규모와 속도를 갖춘 강력한 억지력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더 이상 냉전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래 가장 어렵고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