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우주전의 오랜 꿈이자 성배(聖杯)는 '입자 빔' 무기였다. 입자 빔은 원자나 더 작은 아원자 입자를 거의 빛의 속도로 가속한 흐름이다. 이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고에너지 입자 빔을 적의 위성이나 미사일에 집중적으로 발사하는 것이다. 순수한 운동 및 열에너지를 통해 표적에 손상을 입히려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비전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수십 년간 불가능한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근본적인 공학적 딜레마가 기술 개발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입자 빔 무기는 작동을 위해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했다. 더불어 그 에너지가 전달되는 방식에 극도의 정밀도가 요구되었다.
위성에 탑재된 입자 가속기를 상상해 보자. 전자기장은 하전 입자가 다음 섹션을 통과할 때 정확한 순간에 입자를 밀어내야 한다. 이 에너지 펄스는 거의 완벽하게 동기화되어야 했다. 허용 오차는 마이크로초(백만 분의 1초)나 나노초(10억 분의 1초)를 넘지 않아야 했다. 만약 동기화가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빔의 초점이 흐트러지게 된다. 이는 무기 효율성이 떨어지거나 시스템 자체가 고장 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핵심 딜레마였다. 고출력과 높은 정밀도는 일반적으로 함께 가지 않는다. 메가와트급의 엄청난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은 보통 제어 속도가 느렸다. 반면 초정밀 시스템은 이러한 엄청난 에너지 폭발을 감당할 수 없었다. 엔지니어들은 원시적인 전력과 미세한 제어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중국 과학자들이 수십 년 된 이 난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11일 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위성 제조업체인 DFH Satellite의 수석 엔지니어 수전화(Su Zhenhua)가 이끈 팀이 놀라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들은 높은 출력과 정밀도를 모두 달성하는 전례 없는 우주 기반 전력 시스템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이 연구는 중국어 저널 Advanced Small Satellite Technology에 게재됐다.
이 장치는 지상 테스트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 2.6메가와트(MW)의 펄스 전력을 공급했다. 동시에 펄스 동기화 정확도는 0.63마이크로초에 불과했다. 기존 펄스 전원 장치는 보통 출력이 1MW 미만에 그쳤다. 동기화 제어 정확도도 1밀리초 미만 수준이었다. '펄스 전력(Pulsed Power)'이란 전기를 사용하는 방식 중 하나로, 매우 짧은 순간(단위: 마이크로초 또는 나노초) 동안 엄청나게 높은 전력을 방출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전자기 교란, 전쟁 시뮬레이터, 입자 빔 시스템 같은 장치는 매우 높은 순간 전력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메가와트 수준의 에너지를 마이크로초 또는 나노초 정밀도로 방출해야 하기 때문에 더 높은 성능이 시급히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단 하나의 '기적의 재료'에 의존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전체 전력 시스템 아키텍처를 재설계했다. 이는 계층화된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고효율 전압 부스팅, 고급 에너지 저장, 초정밀 방전 제어를 결합한 것이다.
시스템 작동은 세 단계로 이루어진다. 첫째, 위성의 태양광 패널은 상대적으로 낮은 전압의 전기를 제공한다. 특수 고효율 DC-DC 컨버터가 이 전압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둘째, 저장소는 커패시터 에너지 어레이이다. 순식간에 에너지를 방출할 수 있는 특수 에너지 저장 탱크(커패시터 뱅크)를 사용한다. 셋째, '발사' 명령 신호(트리거)가 나오면 저장된 에너지를 방전한다. 선형 펄스 정전류 소스를 통해 방전이 이루어진다. 이로써 출력 전류는 매우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유지된다. 전류 제어 정밀도는 0.79%에 도달했다.
특히 36개의 개별 전원 모듈을 동시에 동기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팀은 실시간 작업에 탁월한 칩인 중앙 FPGA 기반 컨트롤러를 사용했다. 모든 장치가 서로 630나노초 이내에 발사되도록 제어했다. 그 결과 총 2.59MW의 출력이 나왔다. 이는 입자 가속기, 레이저 및 기타 고급 우주 기반 시스템을 구동하는 데 이상적이다.
입자 빔 무기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군사적 영역이다. 하지만 이 전력 기술은 광범위한 비군사적 응용 분야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라이더 및 레이저 통신 분야가 포함된다. 위성 기동에 혁명을 일으킬 차세대 이온 추진기에도 적용된다. 고해상도 지구 관측 및 기상 모니터링을 위한 마이크로파 원격 감지에도 사용된다.
동시에 연구원들은 이 기술이 궤도에서 신호를 방해하거나 시뮬레이션하기 위한 우주 기반 레이더와 전자전을 통합할 수 있다고 밝힌다.
중국이 고출력 우주 전력 시스템에 진출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이 스타링크(Starlink)와 스타쉴드(Starshield) 같은 소형 위성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상황에서 이루어졌다. 전통적인 미사일은 우주 방어에 비효율적이다. 레이저 및 입자 빔 같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다.
유망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군사 전문가들은 여전히 신중하다. 위성은 이미 강렬한 우주 방사선에 노출된다. 생존을 위해 방사선 강화 부품으로 제작된다. 인공 입자 빔이나 레이저가 이러한 방어를 뚫을 수 있을지는 미해결 질문으로 남아 있다. 실험실 테스트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극한의 우주 환경은 과학자들이 극복해야 할 추가적인 도전 과제를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