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1-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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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인공지능(AI) 혁명은 이제 세계 경제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2025년은 AI가 단순한 기술 테마를 넘어 시장을 집어삼킨 ‘황금광 시대’였다. 특히 OpenAI와 빅테크 기업들 간에 맺어진 수조 달러 규모의 ‘메가 딜(Mega Deal)’은 글로벌 증시에 불을 질렀다.


하지만 파티는 끝났다. 이제 계산서를 확인할 시간이다.


9일(현지 시각) 영국의 글로벌 금융 기술 기업 CMC Markets는 2026년이 이 광란의 투자가 실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지 판가름 나는 ‘심판의 해’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컴퓨팅 설비 투자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 공급은 여전히 목마르다. 투자자들에게 AI의 다음 챕터는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된다. 스스로 사고하는 ‘에이전트 AI(Agent AI)’의 부상, 그리고 ‘거대한 버블’이라는 공포다. 효율적인 AI 모델의 등장이 시장의 거품을 터뜨릴 방아쇠가 될 수도 있다.

2025년, ‘OpenAI’가 쏘아 올린 광풍의 시기

올해 OpenAI는 미다스의 손이었다. 챗GPT의 창조주가 손을 잡는 곳마다 주가가 폭등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 AMD, 브로드컴(AVGO) 등 미국 기술 기업들은 OpenAI와 수십억 달러짜리 계약을 맺으며 잭팟을 터뜨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0월 말, OpenAI에 2500억 달러(약 367조 원) 규모의 추가 클라우드 인프라 지원을 약속했다. 이 소식 직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은 4조 달러를 돌파했다. 단순한 지원이 아니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분 27%를 보유한 영리 법인 ‘OpenAI 그룹 PBC’의 청사진이 공개된 순간이었다.


오라클(ORCL)도 질세라 뛰어들었다. 미국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Stargate)’의 일환으로 5000억 달러(약 735조 원) 규모의 투자 생태계에 합류했다. 9월 10일, 3000억 달러(약 441조 원)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오라클 주가는 하루 만에 35%나 뛰었다. 미친 상승세였다.

 

 

오른쪽 두번째부터 래리 엘리슨 오라클 이사회 의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UPI 연합뉴스.jpg
오른쪽 두번째부터 래리 엘리슨 오라클 이사회 의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가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UPI 연합뉴스

 

칩 제조사들도 줄을 섰다. AMD와 브로드컴은 10월에 OpenAI와 각각 파트너십을 맺었다. 12월 1일 기준, AMD 주가는 연초 대비 82%, 브로드컴은 66% 올랐다. 절대강자 엔비디아(NVDA)의 상승률(30%)을 훌쩍 뛰어넘는 성적표다.


계약 내용은 구체적이다. OpenAI는 AMD에 지분을 투자하고, 향후 데이터 센터에 6GW(기가와트) 규모의 AMD GPU를 깔기로 했다. 브로드컴과는 10GW 용량의 맞춤형 AI 칩을 함께 개발한다. 물론 엔비디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OpenAI 데이터 센터에 최소 10GW의 GPU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모든 기대감은 10월 29일, 엔비디아가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5조 달러(약 7351조 원)를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죽어가던 공룡도 살아났다. 인텔(INTC)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89억 달러 지분 매입)을 등에 업고 올해 주가가 100% 가까이 반등했다. 시장은 인텔의 파운드리(위탁생산) 부활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 11월 말, 미 행정부가 서명한 ‘제네시스 미션(Genesis Mission)’은 이 불길에 기름을 부었다. AI를 통한 과학적 발견을 위해 ‘맨해튼 프로젝트’급으로 자원을 쏟아붓겠다는 선언이다. 인프라 기업엔 더할 나위 없는 호재다.

2026년, ‘생각하는 AI’가 컴퓨팅을 잡아먹는다

빅테크 기업들은 2025년에만 4천억 달러(약 588조 원) 가까이 썼다. 2026년에는 더 쓴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는 연 매출의 35%를 AI 투자에 쏟아부을 태세다. 돈이 마르고 있다.


대부분은 데이터 센터 짓는 데 들어간다. 컴퓨팅 파워가 턱없이 부족해서다. 이런 상황은 데이터 센터 운영자들에겐 축복이지만, 기업들엔 재앙에 가까운 비용 부담이다.


이 난세에 신흥 강자들이 떴다. 아이렌(IREN), 네비우스 그룹(Nebius Group), 사이퍼 마이닝(Cipher Mining) 같은 기업들이다. 이들은 비트코인 채굴에서 AI 인프라로 발 빠르게 태세를 전환해 하이퍼스케일러들과 수십억 달러 계약을 따냈다. 주가는 수백 퍼센트 폭등했다. 물론 변동성은 롤러코스터급이다.


클라우드 시장도 뜨거웠다. 2025년 9월 분기,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매출은 26%, 구글은 34% 성장했다. AWS는 17% 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마존을 제치고 연간 750억 달러(약 110조 원) 이상의 클라우드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부작용도 터졌다. 블룸버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데이터 센터가 물리적 공간과 서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요가 감당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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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진=AFP 연합뉴스

 

‘에이전트 AI’의 습격, 2026년의 변수

2026년, 전문가들이 꼽는 진짜 변수는 ‘에이전트 AI(Agent AI)’다. 질문하면 답만 하는 챗봇이 아니다. 스스로 추론하고, 계획을 짜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AI다.


문제는 연산량이다. 에이전트 AI는 단순 생성형 AI보다 “작업당 100배 더 많은 계산”을 요구한다. 컴퓨팅 대란이 예고된 이유다. 최근 메타, 아마존 등 기술 기업들이 17만 명을 해고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인력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아직 대부분 기업은 AI로 돈을 못 벌고 있다. 하지만 2026년은 다를 수 있다. 범용 AI가 아닌, 특정 산업에 특화된 AI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를 ‘AI 수직화(Verticalization)’라고 한다. 의료, 국방, 금융 등 전문 분야에 딱 맞는 AI다. 팔란티어(PLTR)가 국방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한 것이 대표적이다.

‘버블’의 공포, 닷컴 붕괴의 데자뷔인가

2026년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OpenAI의 상장(IPO) 여부다. 로이터는 OpenAI가 2026년 하반기, 기업가치 1조 달러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CFO는 부인했지만, 시장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적자투성이 기업의 천문학적 몸값. 수천억 달러의 인프라 지출.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다. 버블 경고등이 켜졌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아톤라는 “재무 상식과 동떨어진 지출”이라며 OpenAI를 저격했다. 5년간 서버와 클라우드 비용으로만 4,500억 달러를 쓰는데, 수익 모델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는 이미 한 차례 폭발했다. 2025년 1월, 중국의 저가형 AI 모델 ‘딥시크(DeepSeek)’가 등장하자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17% 곤두박질쳤다. 딥시크는 싼 칩으로도 놀라운 성능을 냈다. “비싼 GPU가 필요 없네?”라는 인식이 퍼지자 시장이 발작을 일으킨 것이다. 중국의 AI 혁신은 무섭다. 닛케이 아시아는 중국 업체들이 일본 경쟁사의 절반 가격에 실리콘 웨이퍼를 공급하며 가격 파괴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영란은행(BoE)은 대놓고 경고했다. 지금의 미국 AI 붐을 25년 전 '닷컴 버블'에 비유했다. 주가는 너무 비싸고, 수익률은 바닥이다. AI 도입이 예상보다 더디거나, 전력망이 마비되거나, 인프라 수요를 줄이는 신기술이 나오면 거품은 순식간에 꺼질 수 있다.


이미 전조는 있었다. 10월 30일, 메타(META)가 "내년에 돈을 훨씬 더 많이 쓸 것"이라고 발표하자 주가가 10%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이제 묻지마 투자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돈은 언제 버는데?"라는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가차 없이 등을 돌린다.


물론 낙관론자들은 "이번엔 다르다"고 외친다. 닷컴 때와 달리 지금의 빅테크들은 현금이 넘쳐나고, 탄탄한 본업이 있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 회사들은 진짜 이익을 내고 있다"며 닷컴 버블과는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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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기회이자 지뢰밭… 타이밍 싸움이 시작됐다

시장은 직선으로 가지 않는다. 열광은 이성보다 오래간다.


투자자에게 AI는 기회이자 지뢰밭이다. 역사는 혁신적인 기술이 항상 험난한 길을 걸었다고 말해준다. 거품도 그 과정의 일부일 수 있다. 투자의 대가 하워드 마크스의 말처럼, 버블은 숫자보다 믿음의 문제다. "이번엔 다르다"는 믿음이 굳어질 때가 가장 위험하다.


거품은 터지겠지만, 그 거품이 걷히고 나면 세상은 바뀌어 있을 것이다. 1996년 앨런 그린스펀이 "비이성적 과열"을 경고한 뒤에도 나스닥은 3년 넘게 두 배가 올랐다. 너무 빨리 내리면 기회를 놓치고, 너무 늦게 내리면 파국을 맞는다. 2026년, AI라는 거대한 파도 위에서 당신은 언제 뛰어내릴 것인가. 그 절묘한 타이밍을 잡는 자만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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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AI 대전망] ‘에이전트’가 몰고 올 컴퓨팅 위기와 버블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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