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UMEX 2026’ 전시장에 마련된 퀀텀에어로 부스 전경 모습/사진=퀀텀에어로 제공 (시큐리티팩트 안도남 기자) = 국내 방산 AI 스타트업 퀀텀에어로(QUANTUM AERO)가 중동 최대 규모의 무인 체계 전시회에서 차세대 자율비행 핵심 기술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퀀텀에어로는 지난 1월 20일부터 22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ADNEC)에서 열린 ‘UMEX 2026’에 참가해 자사 독자 기술인 AI 파일럿 ‘퀀토노미(Quantonomy™)’와 고성능 엣지 컴퓨터 ‘퀀텀코어(QuantumCore™)’를 선보였다고 23일 밝혔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UMEX 2026’은 역대 최대 규모인 40000㎡ 이상의 전시 면적에서 개최되었다. 전 세계 39개국 380여 개 기업이 참가해 전년 대비 참가 업체 수가 약 80% 이상 급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로봇, 무인화, 드론 및 AI 솔루션 등 미래 전장의 핵심 동력이 될 첨단 무인 체계들이 한자리에 모이며 글로벌 방산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번 전시에서 퀀텀에어로가 내세운 핵심 가치는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서의 AI 자율성(Autonomy)’이다. 주력 제품인 ‘퀀토노미’는 다양한 무인 플랫폼에 탑재되는 AI 자율 임무 수행 소프트웨어다. 실시간 전장 인식, 최적 경로 판단, 표적 식별 및 다수 기체 간 협동 교전 등 고난도 임무를 스스로 수행한다. 특히 위성항법시스템(GNSS) 신호가 단절된 환경에서도 시각 기반 항법을 통해 작전을 지속할 수 있어 현대전의 필수 역량으로 평가받는다. 함께 공개된 ‘퀀텀코어’는 이러한 퀀토노미 엔진을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고성능 엣지 컴퓨터’다. 기체 내부에 탑재되어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 클라우드 연결 없이도 초저지연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무인기의 심장’ 역할을 한다. 퀀텀에어로는 이번 전시에서 국내 드론 제조사들과 협력한 ‘이기종 군집 드론 자율제어’ 솔루션도 함께 제안했다. 고정익, 멀티콥터, 자폭 드론 등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기체들을 하나의 지상관제스테이션(GCS)에서 통합 관리하는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운용자가 임무를 입력하면 AI가 각 기체의 특성에 맞춰 행동 지침을 자동 변환한다. 예를 들어 정찰 드론이 표적을 탐지하면 타격 드론이 즉각 반응하는 ‘정찰-타격 연계 임무’를 단일 제어권 안에서 수행할 수 있다. 아울러 AI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모레(Moreh)와 협업을 통해 ‘피지컬 AI 검증 허브’ 전략도 공개했다. 엔비디아(NVIDIA) 의존도를 낮춘 고효율 AI 인프라를 통해 기존 대비 60~70% 수준의 비용으로 자율비행 기술을 학습·검증할 수 있는 경제성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전동근 퀀텀에어로 의장은 “이번 UMEX 2026 참가는 퀀텀에어로의 AI 파일럿 기술이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확인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중동 시장의 전략적 요구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무인 체계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시큐리티팩트=김효진 기자] 2026년 현재, 전 세계 방산 시장에서 가장 뜨겁게 회자되는 이름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Hanwha Aerospace)다. 과거 '가성비 좋은 대안' 정도로 치부되던 한국 무기는 이제 전 세계 지상전의 기준을 다시 쓰는 '프리미엄 솔루션'으로 격상됐다. 냉전 종식 이후 서구권이 잠시 멈춰 섰던 시간 동안, 한국은 쉼 없이 궤도를 굴리고 포신을 닦아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도약은 냉정한 숫자로 확인된다.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 2735억 원 규모다. 더 눈에 띄는 지표는 수주 잔고다. 2025년 9월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확보한 일감은 약 103조 원을 기록했다. 폴란드와의 2차 실행계약, 루마니아의 K-9 도입, 그리고 호주 레드백(Redback) 양산이 맞물리며 한화의 엔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속력으로 회전하고 있다. 전 세계 자주포 시장의 50%, 'K-9 썬더'의 독주 한화의 이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무기는 단연 K-9 자주포다. 전 세계 자주포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K-9은 이제 단순한 무기를 넘어 '지상전의 표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적의 반격이 시작되기 전 포탄을 쏟아붓고 즉각 이탈하는 '슛앤스쿠트(Shoot & Scoot)' 능력은 현대 포병전의 생존 법칙이다.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 나토(NATO) 회원국들이 잇따라 K-9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능은 독일의 PzH2000에 근접하면서도, 가격과 납기일에서는 확연한 우위를 점한다. 전쟁은 결국 숫자와 시간 싸움이라는 냉혹한 현실이 K-9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최근 공개된 K-9A2 모델은 완전 자동화 포탑을 적용해 승무원 수를 줄이고 사격 속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한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AI 기반 원격 사격과 자율 주행을 염두에 둔 K-9A3 개발도 병행 중이다. 미래는 이미 포탄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화는 더 이상 쇠를 깎아 포를 만드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전장의 데이터를 다루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격을 바꾸고 있다. 호주 숲을 뚫고 나온 '레드백', IFV 판도를 바꾸다 K-9이 한화의 어제와 오늘이라면, 레드백(Redback) 장갑차는 현재와 그 이후를 가리킨다. 호주 육군의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에서 독일 링스(Lynx)를 제치고 최종 승자가 된 장면은 방산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남겼다. 글로벌 방산업계의 거인을 정면에서 꺾었다. 호주에 서식하는 독거미 이름을 딴 레드백은 설계 초기부터 철저히 '사용자 중심'으로 접근했다. 복합소재 고무 궤도와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능동방어체계를 결합해 기동성과 생존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단순한 성능 비교를 넘어, 실제 전장에서 병사가 살아남을 확률을 기준으로 한 설계였다. 레드백의 승리는 한국 방산 산업의 위상을 분명히 보여준다. 라이선스 생산이나 개량형 개발에 머물지 않고, 독자 플랫폼으로 세계 최고 수준 경쟁자와 맞붙어 승리했다는 점에서다. 현재 레드백은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로부터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지상군의 발이 되는 장갑차 시장에서 한화는 점점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포와 전차에 유도미사일까지… '천무'가 완성한 삼각편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전 포트폴리오는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에서 끝나지 않는다. 여기에 다연장 유도무기 체계 '천무'가 더해지면서, 한화는 포병·기동·유도화력을 아우르는 완성형 지상전 솔루션을 구축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사거리 80㎞급 천무 유도미사일(CGR-080) 공급을 위한 3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총사업비는 5조 6000억 원 규모다. 2022년 기본 계약 체결 이후 약 3년간 차질 없는 납기 이행으로 쌓아온 신뢰가, 결국 대형 추가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현지 생산 체계' 구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폴란드 방산기업 WB일렉트로닉스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합작 법인 '한화-WB 어드밴스드 시스템(HWB)'을 통해, 폴란드 현지 전용 생산 공장에서 유도미사일을 생산해 폴란드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역내 무기 우선 구매를 장려하며 방산 블록화를 강화하는 흐름에, 현지 생산이라는 방식으로 선제 대응한 사례로 해석된다. 포병 화력의 K-9, 기동 플랫폼인 레드백, 그리고 장거리 정밀 타격 수단인 천무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개별 무기 체계를 넘어, 전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기업으로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 '거대 엔진의 선장' 김동관 부회장, 시선은 지구 밖으로 이 거대한 엔진의 조종석에는 김동관 부회장이 앉아 있다. 그는 흩어져 있던 한화그룹 방산 역량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라는 이름 아래로 묶었다. 지상, 해상, 항공을 아우르는 통합 방산 체계는 자연스럽게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무기를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결합한 '토털 솔루션' 전략은 상대국 국방부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그의 시선은 이제 지구 밖을 향한다.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한화는 발사체, 위성, 서비스로 이어지는 우주 밸류체인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의 구상에서, 하늘 위에도 또 다른 길이 놓여 있다. 지상을 장악한 기술력이 대기권을 넘어설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정체성은 다시 한 번 확장될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핵심, '현지화'의 미학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다른 글로벌 방산 기업들과 구분 짓는 핵심 키워드는 '현지화'다. 기술 이전에 소극적인 미국 기업들과 달리, 한화는 폴란드와 호주에 현지 공장을 세우고 인력을 양성하며 공급망을 함께 구축한다. 이는 단순한 무기 수출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보 파트너십을 전제로 한 선택이다. 2026년 현재, 폴란드에서 생산될 K-9PL과 호주에서 양산될 레드백은 한화의 전략이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화의 로고가 찍힌 궤도 차량이 현지 병력과 함께 움직이는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다. 지상전 표준, 이제 한화에어가 쓴다 전쟁 양상이 드론과 미사일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도, 결국 전쟁의 끝을 결정짓는 것은 지상군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 단순한 진실을 가장 집요하게 파고든 기업이다. 강철은 여전히 뜨겁고, 그 엔진은 아직 멈출 기미가 없다. 사브가 '강소국의 자존심'을 상징했다면, 한화는 신흥 강자의 패기와 이미 검증된 실력으로 방산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한국 방산 수출 성과를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특수성으로만 설명하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기회는 오지 않는다. 수십 년간 휴전선을 마주하며 축적한 기술과 경험은 이제 국경을 넘어 확장되고 있다. 2026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써 내려가는 이 기록은 한국만의 성공담에 머물지 않는다. 그 기록은, 전 세계 지상전 무기 체계가 향하고 있는 미래와 맞닿아 있다.
지난 12일 정비를 받기 위해 HJ중공업 영도조선소에 입항한 미 해군 군수지원함 '아멜리아 에어하트호'=HJ한진 제공 [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미 해군이 본토 밖 함정 정비 파트너로 한국 조선업계를 점찍은 가운데, HJ중공업이 대형 조선사들의 전유물이었던 미 해군 함정정비협약(MSRA) 자격을 획득하며 ‘K-MRO’ 삼각 편대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이로써 국내 조선업계는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에 이어 HJ중공업까지 미 해군 전투함 정비가 가능한 ‘입찰 풀(Pool)’을 완성하게 됐다. HJ중공업은 지난 19일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NAVSUP)와 향후 5년간 미 해군 지원함 및 전투함 MRO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했다. 이번 HJ중공업이 체결한 'MSRA(Master Ship Repair Agreement)'는 단순한 업무 협약이 아니다.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 역량을 공식적으로 검증받은 업체만이 가질 수 있는 ‘종합 정비 면허’에 가깝다. 미 해군은 이 협약을 맺기 위해 약 1년여간 해당 조선소의 ▲품질관리(QA) 시스템 ▲정비 숙련도 및 생산시설 ▲글로벌 공급망 관리 능력 ▲항만 보안 및 정보보호 체계 ▲안전관리 등 전 분야를 현미경 검증한다. 특히 MSRA가 없으면 군수지원함 등 비전투함의 일반 정비만 가능하다. 하지만 이 자격을 획득하면 구축함, 호위함 등 핵심 전투함급의 대규모 창정비와 성능 개량 사업 입찰에 모두 참여할 수 있다. HJ중공업 역시 지난해 3월 신청 이후 재무평가와 현장실사를 거쳐 지난 5일 최종 항만보안평가까지 통과하며 미 해군의 까다로운 문턱을 넘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미 해군과 MSRA 체결로 당사의 함정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공인을 받았으며, 동시에 미 해군의 주요 함정 MRO 시장에 본격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향후 MRO 사업 수행에 만전을 기해 우방이자 고객인 미국 해군과 지속적으로 상호 신뢰·협력 관계를 구축하여 K-방산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조선 3사의 미 해군 MRO 사업은 이제 막연한 기대감을 넘어 구체적인 ‘실전 성과’로 그 실효성을 증명하고 있다. 가장 먼저 물꼬를 튼 것은 한화오션이다.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MSRA를 획득한 한화오션은, 8월에 수주한 4만 톤급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T-AKE 1)’의 정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최근 미 해군 측에 인도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미 해군이 한화오션의 작업 품질에 만족을 표하면서, 후속으로 급양함인 ‘유콘호(T-AO 202)’의 정비 사업까지 추가로 따내는 등 ‘연쇄 수주’의 쾌거를 올리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역시 지난해 7월 MSRA 자격 획득 직후 발 빠르게 움직여 최근 미 해군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의 MRO 사업을 수주, 본격적인 실무 가동에 들어갔다. 특히 HD현대는 국내 사업장뿐만 아니라 필리핀 수빅 조선소 등 글로벌 거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동남아시아 지역 미 해군 수요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HJ중공업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HJ중공업은 정식 협약 체결이 완료되기도 전인 지난달, 이미 미 해군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아 군수지원함 ‘아멜리아 에어하트호(T-AKE 6)’의 MRO 계약을 따내는 저력을 보였다. 현재 영도조선소에서 진행 중인 이 프로젝트는 HJ중공업의 MSRA 획득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레퍼런스’가 되었다. 이번 협약 체결을 기점으로 향후 미 해군 함정 정비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서 활약할 수 있는 든든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현재 미 해군은 본토 정비 시설의 포화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조선 역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연간 약 20조 원 규모에 달하는 미 해군 MRO 시장은 단순 수익 창출을 넘어, 향후 미 해군 차기 함정 건조 사업(신조) 수주를 위한 결정적인 ‘신뢰 자산’이 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MSRA 체결은 미 해군이 해당 조선소를 자국의 국가 안보 자산을 맡길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의미”라며 “MRO 시장에서 쌓은 데이터와 신뢰는 향후 미 해군의 수조 원대 함정 건조 입찰에서 한국 조선소가 미국 현지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25년 3월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사무실에서 정기선 HD현대 회장과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사진제공=HD현대 [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사를 보유한 HD현대가 미국의 AI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Palantir Technologies)와 손잡고 ‘미래형 조선소’ 구축을 향한 대장정에 올랐다. 단순히 솔루션을 구매하는 수준을 넘어, 그룹 전반의 의사결정 체계를 AI 기반으로 재편하겠다는 정기선 회장의 ‘디지털 전환(DX)’ 의지가 반영된 행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현장에서 HD현대와 팔란티어가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특히 HD현대가 2021년 팔란티어의 소프트웨어를 처음 도입한 이후 선박 건조 속도를 약 30% 높이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번 다보스포럼 둘째 날, HD현대 정기선 회장은 팔란티어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알렉스 카프와 만나 전략적 파트너십을 그룹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HD현대 측도 밝혔다. 팔란티어는 방산과 안보 분야에서 빅데이터 시각화 소프트웨어로 명성을 쌓은 기업으로, 최근에는 가상증강현실(VR/AR)과 로보틱스를 결합한 ‘미래형 조선소(FOS)’ 프로젝트를 HD현대와 긴밀히 추진 중이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카프 CEO는 “한국 시장을 아주 낙관적으로 본다”며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흥미로우며 예술적인 지역 중 하나”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미국 내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해외 사업은 매우 선별적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글로벌 산업의 개척자인 HD현대와의 파트너십 확대는 혁신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D현대에게 이번 협약은 단순한 IT 기술 도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기존 조선·해양 중심의 협력을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로보틱스, HD현대마린솔루션 등 전 계열사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파편화된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팔란티어의 인공지능 플랫폼(AIP)으로 통합해 경영진부터 현장까지 실시간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정기선 회장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는 그룹 전반의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더 빠르고 정교한 의사결정으로 이어가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팔란티어의 세계적인 AI 분석 역량이 HD현대가 추진하는 디지털 전환에 강력한 실행력을 더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사는 향후 공동으로 ‘센터 오브 엑설런스(CoE)’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기술만 빌려 쓰는 단계에서 벗어나, HD현대 임직원들이 직접 고급 데이터 분석과 AI 활용 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인적 인프라 내재화 과정이다. 올해로 4년 연속 다보스포럼을 찾은 정기선 회장은 단순한 참관을 넘어 글로벌 현안에 대한 목소리도 높였다. 정 회장은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을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AI가 촉발할 산업 전환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인 접근성·회복탄력성 내 AI의 역할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전략적 대응 방안을 리더들과 심도 있게 논의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에너지 산업 협의체’ 회의에도 참석해 에너지 안보와 기술 혁신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방산업계 및 IT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전통적인 제조업의 틀을 깨고 AI 기반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정기선 회장의 의지가 담긴 행보라고 평가한다. 다보스 현장에서 들려온 이번 계약 소식은 글로벌 선박 시장의 초격차를 유지하려는 한국 조선업의 강력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방위산업 지도에서 스웨덴은 독특한 위치에 서 있다. 인구 1000만 명 남짓한 이 나라는 지난 수 세기 동안 중립을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삼으며,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인 방산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그리고 그 생태계의 정점에 사브(Saab)가 있다. 2024년 스웨덴의 나토(NATO) 가입은 이 기업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중립국의 방패였던 사브는 이제 나토 체제 안에서 가장 계산적인 칼날로 재정의되고 있다. 체급은 작지만, 전장이 요구하는 질문에는 누구보다 정확한 답을 내놓는 기업. 그것이 오늘날 사브의 얼굴이다. 사브의 위상은 숫자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사브의 2024년 매출은 약 640억 크로나(SEK)에 달한다. 환율을 1SEK=160원으로 적용하면 약 10조 원을 웃도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2025년 매출이 700억 크로나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방산 대기업들과 단순 비교하면 여전히 작은 수치다. 그러나 수주 구조는 전혀 다르다. 사브의 수주 잔고는 1500억 크로나를 훌쩍 넘긴 상태다. 우리 돈으로 약 24조 원 이상. 단기 계약보다 중·장기 플랫폼 중심 수주가 많다는 점에서, 이 숫자는 사브의 체력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보여준다. 나토 가입 이후 동유럽 국가들의 주문이 본격화되면서, 사브의 장부는 빠르게 두터워지고 있다. 생존성을 설계한 전투기, 그리펜 사브를 상징하는 플랫폼은 단연 'JAS 39 그리펜(Gripen)' 전투기다. 록히드마틴의 F-35가 스텔스와 네트워크 중심전에 모든 것을 건 반면, 사브는 다른 질문에서 출발했다. "전쟁 첫날, 공군기지가 파괴되면 어떻게 싸울 것인가." 그리펜은 그 질문에 대한 실용적인 해답이다. 고속도로와 임시 활주로에서의 이착륙, 소수 정비 인력으로 가능한 신속한 재출격. 그리펜은 분산 운용을 전제로 설계된 전투기다. 정비와 재보급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작전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현대전에서 가장 현실적인 생존 능력으로 평가받는다. 최신형 '그리펜 E/F'는 공식적으로는 4.5세대 전투기에 속한다. 다만 AESA 레이더, 고도화된 전자전 시스템, 센서 융합 능력은 4.5세대 플랫폼의 한계를 극단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사브가 선택한 전략은 '기술 이전'이다. 사브는 전투기 소프트웨어 소스코드 접근 권한을 구매국에 제공한다. 이는 미국 방산기업들이 좀처럼 허용하지 않는 영역이다. 브라질, 헝가리, 태국이 그리펜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니라, 하늘의 주권을 함께 넘겨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와 하늘을 동시에 읽는 기업 사브의 경쟁력은 공중 전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회사 코쿰스(Kockums)가 개발한 'A26급 잠수함'은 비원자력 잠수함 가운데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다.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정숙성은, 특히 연안과 협수로 환경에서 강점을 발휘한다. 발트해라는 좁고 복잡한 해역에서 단련된 사브의 잠수함 기술은, 오커스(AUKUS) 이후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잠수함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브를 '플랫폼 제조사'에서 '전장의 설계자'로 끌어올린 결정적 계기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글로벌아이(GlobalEye)'다. 비즈니스 제트기에 '에리아이(Erieye) AESA 레이더'를 결합한 이 기체는 하늘·바다·지상을 동시에 감시한다. UAE는 이미 글로벌아이를 실전 배치했고, 스웨덴과 폴란드는 차기 조기경보기로 이 플랫폼을 선택했다. 미국산 대형 플랫폼보다 비용 부담은 낮지만, 탐지 범위와 데이터 처리 능력에서는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사브는 전장을 지배하는 힘이 '보는 능력'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미카엘 요한슨의 선택, SW 중심 시스템 기업 사브를 이끄는 인물은 미카엘 요한슨(Micael Johansson) 회장이다. 그는 사브를 전통적인 방산 제조기업이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 시스템 기업으로 재정의했다. AI, 클라우드, 데이터 융합은 이제 사브 무기체계의 기본 언어가 됐다. 사브의 플랫폼들은 각각이 하나의 데이터 노드로 기능하며, 전장을 실시간으로 연결한다. 요한슨은 정치적으로도 분명한 선을 긋는다. 그는 "나토 표준은 따르되, 스웨덴 기술 자산은 포기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강조해왔다. 이 태도는 사브가 미국 방산 공급망에 흡수되지 않고, 독자적인 위치를 유지하게 하는 핵심 요인이다. 그의 시선은 이미 유·무인 복합 전력과 자율 무기 체계가 중심이 될 2040년대를 향하고 있다. 전쟁은 벌어지기 전에 설계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K-방산이 마주한 사브라는 거울 한국 방산 기업들에게 사브는 교과서이자 경쟁자다. 과거 사브와 LIG넥스원의 레이더 분야 협력은 한국 전자전 기술 발전의 중요한 발판이 됐다. 현재 진행 중인 한국의 차기 조기경보기 사업에서도 글로벌아이는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미국 독점을 견제하면서 기술 이전의 실익을 확보하려는 한국에게, 사브는 항상 전략적 선택지로 남아 있다. 동시에 사브는 이미 경쟁자이기도 하다.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 시장에서 K2 전차와 K9 자주포, 그리고 사브의 그리펜과 칼 구스타프 무반동총은 같은 전장에서 경쟁하며 공존한다. 이 경쟁은 K-방산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물량이 아니라, 핵심 기술과 플랫폼 유연성의 싸움이다. 미국과 중국 틈새, 기술로 지켜낸 주권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패권이 방산 질서를 재편하는 시대다. 그러나 사브는 다른 길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독자적인 기술과 명확한 전략이 있다면, 작은 국가도 스스로 안보를 설계할 수 있다. 그리펜의 날개와 잠수함의 정숙성은 단순한 무기 성능을 넘어선다. 그것은 외부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선택의 결과다. 2026년 현재, 세계 방산 지도는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이 거대한 재편 속에서 사브는 규모가 아니라 방향으로 살아남은 기업이다.
대한민국 항공우주 산업의 분기점으로 불리는 KF-21 '보라매'가 마침내 체계개발 비행시험을 마쳤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KF-21은 약 42개월 동안 1600회가 넘는 비행시험을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수행하며, 총 1만3000여 개에 달하는 시험 조건을 충족했다. 시제기 4호기까지 투입된 이 시험은 국산 전투기 개발 사상 가장 방대한 검증 과정이었다. KF-21 보라매 전투기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주도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내 다수 방산 기업(한화시스템, LIG넥스원, 모아소프트 등)이 협력하여 개발하는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이다. KAI의 생산 시설에서 제작되고 있다. 보라매는 '개발 중인 전투기'라는 수식어를 떼고 양산과 실전 배치의 문턱에 서 있다. 2024년 말부터 양산이 시작됐으며, 2026년 하반기부터 공군 인도가 예정돼 있다. 노후화된 F-4와 F-5를 대체하는 차원을 넘어, 한국 공군 전력 구조의 중심축이 바뀌는 순간이다. 전력화 일정이 가시화되자 해외의 시선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직 공식 수출 계약이 체결된 국가는 없지만, KF-21은 이미 '관심 기종'을 넘어 실제 도입 검토 대상에 오른 상태다. 세계 전투기 시장에서 보라매의 존재감이 분명해지고 있다. 동남아에서 동유럽까지, 선택지로 떠오른 KF-21 현재 KF-21에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지역은 동남아시아다. 필리핀은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의 후보 중 하나로 KF-21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해외 군사 매체는 필리핀이 2027~2029년 인도를 염두에 두고 한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KF-21이 유력 후보군에 포함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역시 보라매를 주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중·장기 전투기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한국은 잠재적 협력 파트너로 거론된다. 인도네시아는 KF-21 공동개발국으로서, 도입 물량과 조건을 조정하는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논의되는 방향은 기존 계획보다 축소된 수량이지만, 공대지 능력이 강화된 블록-II 사양을 중심으로 실전성을 중시하는 접근이다. 이외에도 FA-50 경공격기를 대규모로 도입한 폴란드, 그리고 방산 협력을 확대 중인 중동 국가들 역시 잠재적 고객군으로 분류된다. 아직은 '가능성'의 영역이지만, KF-21이 기존 서방 전투기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시장의 변화를 보여준다. KF-21은 어떤 전투기인가 KF-21은 일반적으로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다만 이 기체의 핵심은 세대 구분보다 '확장성'에 있다. 보라매는 초기부터 성능 개량을 전제로 설계된 플랫폼이다. 저피탐 설계와 단계적 진화 기체 형상은 레이더 반사 면적을 줄이기 위한 저피탐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 동체와 날개의 각도, 공기 흡입구 구조 등은 최신 전투기 설계 흐름을 반영했다. 현재 블록-I과 블록-II는 외부 무장 장착 방식을 사용하지만, 향후 개량을 염두에 둔 설계 여유가 확보돼 있다. 내부 무장창과 추가적인 저피탐 성능 강화는 공식 개발 로드맵에서 논의되는 단계적 발전 방향이다. 국산 AESA 레이더와 항전 장비 KF-21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국내 개발 AESA(능동형 위상배열) 레이더다. 1,000여 개의 송수신 모듈로 구성된 이 레이더는 다수의 표적을 동시에 탐지·추적할 수 있으며, 기계식 레이더보다 훨씬 빠른 정보 처리 능력을 제공한다. 여기에 적외선 탐색·추적 장비(IRST), 전자광학 타깃팅 포드, 전자전 통합 장비 등이 결합된다. 항전 장비 국산화 비율이 높다는 점은 수출 과정에서 제3국의 승인이나 제약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장 통합 능력 KF-21은 공대공과 공대지를 아우르는 다목적 전투기로 설계됐다.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를 비롯해 다양한 서방 무장과의 통합이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블록-II에서는 공대지 타격 능력이 강화될 예정이며, 이는 보라매의 작전 범위를 크게 넓히는 요소다.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 가격과 신뢰의 균형 KF-21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재 전투기 시장은 고가의 5세대 전투기와 노후화된 4세대 전투기로 양분돼 있다. F-35는 뛰어난 성능을 갖췄지만 획득 비용과 유지비 부담이 크고, 기존 4세대 전투기는 현대 공중전 환경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보라매는 이 사이를 파고든다. 4.5세대 전투기 중에서도 최신 항전 장비를 갖추면서, 획득 비용과 운용 비용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여기에 FA-50을 통해 축적한 한국 방산의 '납기 준수'와 '군수 지원 능력'은 신뢰 자산으로 작용한다. 한국은 단순히 전투기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지·보수·정비(MRO) 협력과 조종사 훈련, 후속 군수 지원까지 포함한 패키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중소 규모 공군을 보유한 국가들에게 특히 매력적인 조건이다. 이제 시작되는 보라매의 시간 KF-21은 개발 단계를 마치고 양산과 전력화라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독자적으로 전투기를 개발해 실전 배치까지 이어가는 국가는 세계적으로 손에 꼽힌다. 한국은 그 대열에 합류했다. 아직 수출 계약이라는 결실은 남아 있지만, 보라매는 이미 세계 시장의 레이더에 포착됐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로 이어지는 동남아 시장은 그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지속적인 성능 개량과 경쟁력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시험은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실제 운용과 시장의 평가다. KF-21 보라매가 한국 하늘을 넘어 세계의 하늘로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