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2-2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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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 분석] 북핵협상 난기류 원인은 김정은⋅ 트럼프⋅ 문재인의 ‘소심한 화법’?
    ▲ (평양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오른쪽 두 번째)이 7일(현지시간) 북한 평양의 백화원 영빈관에서 이틀째 회담을 시작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시큐리티팩트=김철민 기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3차 방북 이후, ‘회의론’ 무성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3차 방북이 ‘빈손’으로 끝남에 따라 ‘북한 비핵화’에 대한 ‘회의론’이 무성해지고 있다. 지난 6~7일 방북했던 폼페이오 장관은 당초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몸에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조차 하지 못했다. 북한이 건네줄 최소한의 선물로 예상됐던 미군유해 송환과 관련된 그럴듯한 그림도 연출하지 못했다. 폼페이오로서는 이번 방북에 미국 기자 6명을 대동한 게 마냥 계면쩍게 생겼다. 더욱이 북한은 폼페이오가 7일 평양을 떠나기가 무섭게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일방적·강도(强盜)적 비핵화 요구만을 들고 나왔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폼페이오는 8일 “우리 요구가 강도 같다면 전 세계가 강도다”면서 “안보리 대북 제재안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맞받아쳤다. 문자 그대로 평행선을 달리는 광경이다. 북미협상 난기류에 대한 3가지 해석은 사태의 본질 파악 못해 이 같은 북미협상의 난기류에 대한 해석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 본격적인 실무협상을 앞둔 ‘힘겨루기’라는 관측이다. 이는 세칭 진보진영의 시각이다. 북한의 체제변화 의지를 긍정적으로 이해하려는 호의를 전제로 한 논리이다. 하지만 이는 근거가 없는 낙관론이다. 힘겨루기가 되려면 큰 틀에 대한 공감대가 전제돼야 하지만 현실 속의 북미 당국자는 입만 열면 딴소리를 하는 행태를 수개월째 되풀이하고 있다. 둘째, 모든 원인이 북한의 태도 돌변에 있고 전형적인 협상기술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이 역시 일방적으로 북한 쪽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했던 말과 전혀 다른 행동으로 일관함으로써 협상이 꼬여간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미국이 일관되게 요구해온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김 위원장이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수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는 해석이 전제돼 있다. 이 해석은 물론 ‘온건 보수’ 진영의 입장이다. 셋째, 김정은은 애당초 비핵화 의지가 없었던 ‘거짓말쟁이'라는 시각이다. 다소 황당하지만 ‘극단적 보수주의자’들이 이 시각에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것 같다.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과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은 공산주의자 손아귀에서 놀아난 한미정상의 굴욕적 사건으로 전락하게 된다. 하지만 이 시각은 치명적 결함을 안고 있다. 김 위원장이 구태여 문재인 대통령이나 트럼프 대통령을 열 받게 해서 얻을 게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오로지 북한 공산당 체제가 밉다는 분노를 극대화해주는 효과만 지녔을 뿐이다. 북미 실무협상의 진통은 ‘비핵화와 보상’의 방법론에 대한 핵심 이견 때문 ‘일괄타결’의 트럼프 대통령과 ‘단계적-동시적’ 방안의 김 위원장, 핵심 이견 조율 못한 듯 문 대통령, ‘단계적 해법’ 유도하면서 비핵화 이전 대북제재 찬성하는 모순 행보로 일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서 3국 정상이 핵심 이견 조율 못했다면 ‘부하’들의 만남은 무의미 이 같은 3가지 관점이 포착하지 못한 지점에 사태의 본질이 있다. 돌이켜보면, 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의 ‘모호한 화법’으로 인해 ‘본질적인 이견’이 직접적으로 논의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핵심 이견을 논의하고 조율하지 못한 정상회담은 정상회담이 아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을 화려한 정치적 수사로 포장하는 데 전력투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상들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주지 못한 이견을, 장관들이 만나서 해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회담이 불협화음만 드러낸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른다. 정상들이 만나서 단 하나의 핵심적 이견을 명백하게 조율하려는 노력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의 결과물들이 이제 드러나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조셉 윤 전 미국무부 대북정책 특별 대표는 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근본적인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미국은 여전히 우리가 중대 보상을 하기 전에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를 할 것으로 믿지만, 북한은 양측이 함께 움직이고 모두 양보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논평했다. 사실 정상회담장 테이블에 앉는 순간, 김 위원장은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및 보상을, 트럼프 대통령은 ‘일괄타결식 해법’ 즉 ‘선(先 )비핵화-후(後)보상’을 각각 원칙으로 삼고 있었다. 양측의 입장은 모순관계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화끈한 스타일’에 비춰 볼 때, 거두절미하고 핵심 이견에 대해 담판을 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후 ‘대성공’이라고 떠들었다. 마치 김 위원장이 미국 측 일괄타결 해법을 내면적으로 수용했다는 식의 뉘앙스를 풀풀 풍겼다. 하지만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장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했음이 이제 확인된 셈이다. 김 위원장도 ‘과대포장’됐던 느낌이다. 젊은 지도자이지만 노회한 트럼프 대통령을 맞상대로 삼아 전혀 꿀리지 않는 태도를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트럼프에게 ‘NO’라고 분명히 말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높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의 달변에 제동을 걸었다면, 적어도 트럼프가 ‘대성공’이라고 착각하는 사태는 막았을 것이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끝난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임해버렸다. 그 이례적인 행동이 ‘불만’의 표시였을 개연성도 이제 배제하기 어렵다. 북미간의 모순적 이견을 풀어내는 역할을 문 대통령이 수행중이라는 관측도 무성했으나, 헛된 기대였다. 문 대통령의 스탠스 자체가 모순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단계적-동시적’방안을 일부 수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문 대통령의 공식 입장은 언제나 북핵문제 해결 이전에는 대북경제제재를 유지한다는 미 행정부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대북 제재 행정명령 6건의 효력을 1년 연장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서도 우리 정부는 적극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이는 미 측의 일괄타결 방안에 대한 지지와 동일하다. 북측의 단계적 방안을 일부라도 반영하려면 대북경제제재는 단계적으로 해제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다. 문 대통령은 북미 간 이견을 절충하는 제스처를 보여 왔지만. 실질적으로 트럼프의 입장만 지원사격 해왔을 뿐이다.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어갈 주역인 3국의 정상들이 서로에게 할 말을 못하는 ‘소심한 화법’으로 인해 사태가 꼬이고 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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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 분석
    2018-07-09
  • [전문가 분석] 북한은 미사일 공장 확장하는데, 우리 軍은 최전방 포진지 신축공사 중단
    [시크리티팩트 = 김희철 안보전문기자/발행인]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는 중에도 핵심 미사일 제조 공장을 확장한 정황 포착,우리군은 최전방 K-9 진지 등 100여곳 신축 공사 사업을 보류
    • 외교안보정책
    • 전문가 분석
    2018-07-06
  • [전문가 분석]2차 남북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2개의 시각
    ▲ 5월 26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비공개로 열린 2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엇갈린 5.26남북정상회담 평가, 문재인 대통령의 '정직한 중재자' 역할 확인 VS. 북한에 대한 과도한 신뢰의 부작용 우려 '배신'을 거듭한 김정은에게 '협조'로 응수한 문재인 대통령, 게임이론에서 보면 상대방 '협조' 유도 전략 북한의 '벼랑끝 전술'은 미국에게 발각된 패, '패러다임 전환'을 통한 국제사회 합류가 유일한 해법 (안보팩트=송승종 대전대 교수) 한반도의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지각변동(tectonic shift)이 전광석화처럼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5월 22일, 미 동부시각)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각하(Your Excellency)”라는 깍듯한 존칭으로 시작되는 미·북 정상회담 취소 서한(5월 24일, 미 동부시각)을 보낸지 하루도 안 되어 김계관이 반성문 같은 담화를 발표(5월 25일)하고, 그 이튿날인 5월 26일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극비리에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두 번째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개로 요약된다. 하나는 문 대통령이 남북 관계의 진전과 함께 북한 핵문제 해결 및 미·북 관계 개선을 위해 ‘정직한 중재자’ 역할을 자임함으로써 남·북·미 3각 관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시각이다. 다른 하나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과 관련하여, 과도한 신뢰를 부여함으로써 초래될지 모르는 부작용을 경계하는 시각이다. 문 대통령은 5월 27일 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3가지의 고무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첫째, 지난 4월의 역사적 판문점 회담 못지않게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뤄진 이번 회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아직도 남북 간에 불신과 증오의 빙하가 켜켜이 남아 있는 한반도의 엄혹한 냉전적 상황 속에서, 문 대통령이 언급한 “오랜 친구들 간의 우정”은 한반도 탈냉전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음”을 확인해 주었다. 김정은과 트럼프가 ‘회담취소 불사’와 ‘회담취소 통보’로 기싸움을 벌인 이유는 서로가 정상회담을 제로섬 게임의 시각에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회담을 통하여 김정은-트럼프가 ‘win-win’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다. 셋째, 김정은이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음을 재확인해 주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천하는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경제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즉, 그에 의하면 북한 비핵화와 대북 경제지원은 한 묶음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처럼 문 대통령은 현안의 긴박성과 당사자들의 해결 의지를 정확히 파악하여 교착상태의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함으로써 정상외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면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4.27 판문점 선언과 6.12 미·북 정상회담 간 상충적 요인을 극복하고, 두 개 회담 간의 양립 가능성을 제고시키는 막후 외교력을 발휘한 것이다. 이와 관련, 2인 게임이론에 등장하는 ‘배신(defect)’과 ‘협조(cooperate)’라는 전략의 상호 작용은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시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문 대통령은 북한의 ‘배신’에 ‘협조’로 응수하는 햇볕정책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북한은 돌연 이미 양해한다고 밝혔던 한·미 공군훈련을 핑계로 남북 고위급 회담의 일방적 취소를 알리는 ‘배신’ 행위를 저질렀다. 뿐만 아니라, 김계관-최선희 라인을 앞세워 필요 이상의 미국 때리기로 문 대통령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내몰리는 또 한 차례의 ‘배신’ 전략을 구사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그 동안 남측의 ‘핫라인’ 통화 요청에 꿈쩍도 않던 김정은이 25일 오후 황급히 만나고 싶다는 SOS 메시지를 전했을 때, 그 요청을 ‘흔쾌히’ 수락하는 ‘협조’ 전략으로 응수했다. 일회적 게임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배신’에 ‘협조’로 대응하는 것은 가장 ‘멍청한’ 선택이다. 하지만 반복적 게임이론에서 보면 ‘배신’에 ‘협조’로 응수하는 것은 상대방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유효한 전략이다. 북한은 지난 70년간 번번이 벼랑끝 전술이라는 수법을 들고 나와, 반복되는 ‘배신’ 행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협조’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김계관-최선희 담화의 ‘헛발질’로 벼랑끝 전술이 마침내 바닥을 드러냈다. 트럼프라는 변칙적 고수의 돌발 행위에 그 동안 통했던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은 것이다. 북한이 트럼프의 ‘회담 취소’라는 초강수에 도발적 언사로 맞대응하지 못하고, 마치 ‘절에 간 새색씨’ 같은 얌전한 반응을 보인 것은 이들이 느꼈을 심각한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이러한 위기의식 때문에 북한이 먼저 남북 정상회담을 요청하게 된 것이다. 북한이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던 벼랑끝 전술의 한계를 절감했다면, 이제 남은 것은 ‘사고의 대전환’ 밖에 없을 것이다. 만일에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이 이뤄진다면, 비로소 북한이 ‘협조’에 ‘배신’이 아닌 ‘협조’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생각의 변화가 아니라, 남북 관계에서 근본적 변혁이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도 예고한다. 북한이 패러다임과 사고의 전환을 실천에 옮긴다는 전제 하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이제 2개의 시각 중에서 덜 낙관적인 측면을 살펴보기로 하자. 전격적인 2차 남북 정상회담은 바둑으로 치면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기막힌 ‘묘수’에 속한다. 그래서 일부 언론은 이번의 회담을 “파격의 돌파구”로 표현했다. 과연 이번 회담은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창의적이고 기발한 회심의 한 수였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에 미·북 정상회담 취소라는 날벼락을 맞고 “극도의 당혹감과 유감”으로 초췌하던 안색이 2차 판문점 회동을 계기로 다시금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다. 하지만 바둑에 “묘수를 세 번 두면 바둑을 진다”는 말이 있다. 대개 묘수는 불리한 난국을 모면하기 위한 변칙적인 수법이다. 이는 상대방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허를 찌르는 일종의 ‘기습’이다. 이런 묘수를 자꾸 두다보면 패가 읽히게 되어 있다. 그래서 묘수처럼 보이는 수법이 나중에는 자충수가 되기 쉽다. 묘수는 전체의 거시적 국면보다는 눈앞의 미시적 실익에 초점을 맞추기 십상이다. 거듭되는 묘수가 바둑의 패배를 가져오는 이유는 전투에서 승리하고도 전쟁에서 패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확실히 이번의 2차 남북 정상회담은 묘수에 가깝다. 그 묘수에서 불안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원초적인 근본 문제가 여전히 미결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근본 문제란 바로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한의 비핵화, 보다 정확히 말해서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 방식으로의 북핵 폐기’를 말한다. 문 대통령은 거듭되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CVID에 대해 속 시원한 답변을 주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몇 번씩이나 발표문과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지 “북핵 폐기”가 아니다. 양자가 서로 동문서답같이 양립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은 이미 분명해졌다. 미국이 거듭해서 북한을 겨냥하여 “트럼프 대통령을 갖고 놀 생각을 말라”고 경고한 이유는 북한이 북핵 폐기가 아니라 핵우산 제거,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폐기, 전략 자산의 한반도 반입 금지 같은 엉뚱한 주제들로 물타기하며 미국을 망신시킬 생각을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풍계리 ‘폭파쇼’를 벌이면서도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라고 딴청을 부렸다. 비록 볼품없는 헛발질로 끝났지만 김계관-최선희의 담화문 속에는 “핵보유국으로서의 자부심”이 하늘을 찌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러한 위험 부담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김정은의 진정한 의도라면서 북한 비핵화에 ‘빚보증’을 서는 것은 실로 대담하고 신선한 용단이 아닐 수 없다. 김정은도 마냥 ‘배신’이라는 속임수가 장기적인 이득의 극대화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점을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김계관-최선희 담화에서 보듯,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속담처럼 북한의 행태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북한의 입술이 움직일 때마다 그 입에서 나온 것은 오직 ‘거짓말’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밥 먹듯 거짓말을 일삼았던 고약한 공산주의자들을 여전히 말(word)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대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美 미주리 주립대 국제정치학 박사)국가보훈처 자문위원미래군사학회 부회장, 국제정치학회 이사前 駐제네바 군축담당관 겸 국방무관: 국제군축회의 정부대표前 駐이라크(바그다드) 다국적군사령부(MNF-I) 한국군 협조단장前 駐유엔대표부 정무참사관 겸 군사담당관前 국방부 정책실 미국정책과장
    • 외교안보정책
    • 전문가 분석
    2018-05-28
  • [전문가 분석] 왜 김정은은 또 다시 중국으로 달려갔을까?
    ▲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해변을 산책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불과 40일 만에 중·북 정상회담이 연거푸 열린 것, 전 세계 외교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이례적 사건 김정은, 대미 견제 및 혈맹관계 복원 외에도 북한 입장에서 유사시 회담 결렬에 대비한 보험의 성격 짙어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치열한 수 싸움 본격화, 트럼프는 전임 행정부보다 나을 것 없는 처지에 빠질지도 (안보팩트=송승종 대전대 교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5월 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또 다시 중국 다롄(大連)으로 달려갔다. 권력을 장악한 후 처음으로 금년 3월 말 베이징을 방문한지 불과 40일 만에 열차가 아닌 비행기로 다시 시진핑 주석을 만나러 간 것은 범상치 않은 일이다. 이처럼 초단기 간에 정상회담이 연거푸 열린 것은 전 세계적 외교사에서도 유사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이례적 사건이다. 그래서 그 배경이 더욱 궁금해진다. 김정은은 전용기 ‘참매 1호(IL-62)’를 타고 5월 7일 오전에 평양을 출발하여, 정오에 다롄공항에 도착했다. 오후에는 방추이(棒槌) 섬 영빈관으로 이동하여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만찬을 함께 하였다. 이튿날(8일), 오전에 방추이 섬에서 시주석과 해변가를 산책하고 차를 마시며 담소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후 시주석과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3시 20분 경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김정은이 다롄에 체류한 시간은 약 30시간 정도로 추정된다. 김정은이 묵었던 다롄의 방추이 섬은 ‘방망이 모양의 작은 섬’이란 뜻을 갖고 있다. 이곳은 1950년대와 1960년대 모택동, 등소평 같은 수뇌부들이 즐겨 찾았던 중국의 대표적인 휴양지 중의 하나로 꼽힌다. 동시에 중국과 북한의 지도자들이 비밀리에 회동했던 곳이기도 하다. 1983년 김일성은 이곳에서 등소평을 만났고, 2010년에도 김정일이 이곳을 찾은 적이 있다. 하필이면 시진핑-김정은이 만난 시점이 두 번째 항공모함이자, 중국이 자체 기술로 건조한 최초의 항공모함인 ‘OO1A’호를 진수하는 날이었다. 남중국해 일대에서 미·중 해상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 두 사람이 중국산 제1호 항모의 시험 운항을 관람했다는 사실은 중·북 간의 혈맹관계 복원 내지는 중·북 동맹관계의 과시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김정은이 중국에 또 다시 달려간 시점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던 미·북 정상회담의 준비 과정이 삐걱거리는 것과 정확히 일치했다. 워싱턴 조야에서 돌아가는 정황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감지된다. 우선, 백악관은 북한 핵폐기 방식을 ‘리비아’ 모델이 아닌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 모델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가안보보좌관인 존 볼튼은 리비아 모델을 선호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남아공 모델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리비아 모델은 북한이 수용하기 어려운 찜찜한 방식이다. 카다피는 2003년 핵 프로그램을 포기했지만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분출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와중에, 서방측 군사공격의 여파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미국이 주장하는 리비아 모델의 핵심은 ‘先 핵포기, 後 경제보상’이다. 한편, 이 모델에서 숨은 그림은 구질구질하게 시간을 끄는 ‘살라미’ 방식이 아니라,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원샷’ 방식이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금 들고 나온 남아공 방식은 리비아 방식과 핵 프로그램을 포기했다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차이를 보인다. 남아공은 6개의 핵폭탄을 포기했고, 핵포기 완료에 소요된 시간은 2년 6개월이다. 이 방식의 요체는 자발적 핵포기에 대한 보상이 ‘제로’였다는 점이다. 따라서 미국이 남아공 모델을 적용한다면 북한은 핵·미사일을 다 내놓고 아무 보상도 받지 못할 것임을 암시한다. 따라서 북한이 반발할 것은 불 보듯 뻔한 노릇이다. 게다가 미국은 원래 핵폐기만을 겨냥한 비핵화에서, 화학무기·생물학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전반, 중거리 탄도미사일, 인공위성 발사까지 폐기 대상에 포함시키는데 이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 방식을 PVID(항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 방식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등 시간이 갈수록 북한이 넘어야 할 장애물을 높이고 있다. 특히 CVID는 PVID와 글자는 비슷해 보이지만, 그 본질은 전혀 다르다. CVID는 과거와 현재의 핵무기 폐기에 초점을 맞춘 반면, PVID는 미래의 핵폐기도 겨냥한 한결 강화된 개념이다. 따라서 상기의 정황을 감안하면 김정은의 방중 타이밍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면밀하게 계산된 시점을 노린 것임을 알 수 있다. 다롄 회동에서 김정은은 시진핑에게 “조(朝, 북한)·중 사이의 마음 속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고 떼어놓을 수 없는 하나로 이어졌다”고 강조하며, 마치 제3자가 중국·북한의 관계를 억지로 ‘떼어놓으려’ 하는 상황을 연상시켰다. 그러자 시진핑은 기다리기라도 했듯이 “조·중 두 나라는 운명공동체, 변함없는 순치(脣齒)의 관계”라고 화답하였다. ‘일심동체’에 해당하는 ‘순치의 관계’는 김정일 시대에 시들해진 이래, 2000년대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던 골동품 장식 같은 단어였다. 그런데 시진핑은 김정은에게 ‘순치관계’를 언급한 것이다. 이는 마치 ‘악의 축(Axis of Evil)’이란 단어가 그러하였듯이, 수면 밑에서 벌어지는 드라마틱한 정책적 변화를 강력히 암시한다. 이는 일견 한동안 소원해 진 것처럼 보였던 중국-북한 관계의 회복, 또는 양국이 관계 정상화를 넘어 동맹관계, 나아가 혈맹관계의 수준으로 되돌아갔음을 대내외에 천명한 메시지이다. 이런 분위기는 시진핑과의 회담에서 “심각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조선반도 주변정세 추이”를 언급하며, “전략적 기회를 틀어쥐고 조·중 사이에 전술적 협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친밀하게 강화해나가기 위한 방도적인 문제들”에 관하여 대화를 나눴다고 전한 김정은의 발언에서 잘 드러난다. 아울러 제2차 김정은-시진핑 회담은 대미견제 및 혈맹관계 복원 외에도, 북한 입장에서 유사시 회담결렬에 대비한 보험의 성격이 짙다. 트럼프 행정부가 ‘PVID → 남아공 모델 → 화학무기와 생물학무기도 포함된 대량살상무기 전반을 폐기대상에 포함 → 인공위성 발사도 금지’ 등으로 북한에 대한 요구의 수위를 높여가자, 북한 외무성은 급기야 “우리의 평화 의지를 ‘나약성’으로 오판하지 말라”며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일각에서는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 또는 무산될 가능성도 점치는 분위기다. 그러다 보니, 이번 중·북 회담은 북한이 이런 상황에 대비하여 ‘중국 보험’을 들어 놓으려는 속셈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말하자면 북한은 무역 분쟁으로 사이가 벌어진 미·중 간의 갈등관계를 이용하여, 설령 비핵화 구도가 깨지더라도 미·중 관계의 틈을 파고들어 회복된 중·북 밀월관계를 앞세워 생존을 도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당사국과 주변국들 간의 치열한 수 싸움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며, 아마도 이런 드라마는 두 번 다시 연출되지 못할 것 같다. 왜냐하면 이번의 시도가 실패하면 모두가 두려워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도 왜 트럼프가 김정은이 교묘한 속임수를 들고 나올 가능성을 뻔히 알면서 정상회담 카드를 덥석 받았는지 의문이다. 미·북 정상회담에 관한 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은 틀렸다. “디테일이 곧 악마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갖고 있는 핵무기가 몇 개이고, 핵시설이 어디 있으며, 핵물질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완전한 검증’이 가능하겠는가? 오죽했으면 전문가들이 북핵 문제를 가리켜 미국 행정부들의 ‘공동묘지(graveyard)’라고 표현했겠는가? 입만 열면 ‘승리’를 자신하며 큰소리치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자신이 경멸해 마지않는 전임 행정부(특히 오바마)보다 별로 나을 것이 없는 처지에 빠질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런 처지에 빠진 것을 깨닫는 순간, 무슨 일이 벌어질지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모르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美 미주리 주립대 국제정치학 박사)국가보훈처 자문위원미래군사학회 부회장, 국제정치학회 이사前 駐제네바 군축담당관 겸 국방무관: 국제군축회의 정부대표前 駐이라크(바그다드) 다국적군사령부(MNF-I) 한국군 협조단장前 駐유엔대표부 정무참사관 겸 군사담당관前 국방부 정책실 미국정책과장
    • 외교안보정책
    • 전문가 분석
    2018-05-10
  • [전문가 분석] 駐한국대사로 임명된 해리스 제독은 어떤 인물인가?
    ▲ 지난해 8월 20일 국방부를 방문한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송영무 국방부장관과 역대 장관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해리스 사령관 주한대사 임명은 '힘의 외교' 구사하나 북한 문제 다뤄본 경험 없어 약점 북한은 명백한 위협이나 정권 교체는 신중, 정상회담 성과에 회의적이며 핵보유국 인정 경계해야 주장 대중 강경정책 주장하는 주한대사 부임에 중국 측 긴장, 미 의회에서 '중국과의 전쟁가능성 대비' 역설 (안보팩트=송승종 대전대 교수) 벌써부터 ‘세기의 회담’으로 불리는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현역 해군제독이자 이미 호주대사로 지명했던 해리스(Harry Harris) 태평양사령관을 주한대사로 ‘재지명’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대사 재지명’은 4월 24일 국무장관으로 인준된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가 주도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폼페이오는 주한대사 임명의 시급성을 감안하여 월터 샤프(Walter Sharp) 예비역 대장 등 역대 주한미군사령관 출신들을 기용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했으나, 이런 인사들이 부임하면 현역 주한미군사령관이 한참 후배가 되어 ‘직책 간 균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백악관은 아직 외교 관행상의 절차적 문제로 ‘대사 재지명’ 결정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으나, 4월 25일(수) 맬컴 턴불(Malcom Turnbull) 호주 총리는 이미 “해리스가 호주에 오지 않고, 대신 한국 대사로 부임하게 될 것”이라는 요지로 발언했다. 비슷한 시각에 줄리 비숍(Julie Bishop) 호주 외무장관도 존 설리번(John Sullivan) 미 국무장관 대행으로부터 “이러한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금년 2월에 호주대사로 지명된 해리스는 4월 24일 상원 외교위원회의 인준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외교위는 23일 밤 백악관으로부터 갑자기 청문회 취소를 요청받고 청문회를 무기한 연기시킨 상태이다. 미 해군준위인 부친과 일본인 모친 사이에서 태어난(1955년) 해리스 사령관은 해군사관학교를 1978년 졸업한 뒤, 해군 조종사로 복무했다. 2011년 미 합참의장 보좌관, 2013년 태평양함대 사령관을 거쳐, 2015년에 태평양사령부 사령관에 취임했다. 그는 사막의 방패작전과 사막의 폭풍작전, 아프간 침공, 이라크 침공 등 8개의 전쟁과 작전에 참여했으며, 하버드대 행정학 석사, 옥스퍼드대(영국) 국제정치학 석사, 조지타운대 안보학 석사 등 세계 일류대학에서 석사학위만 3개를 갖고 있는 학구파이기도 하다. 해리스가 부임하면,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은 볼턴(국가안보보좌관)-폼페이오(국무부 장관)-해리스(주한대사)로 이어지는 트리오의 손에서 좌우될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북 강경론자라는 것이다. 따라서 해리스의 주한대사 임명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16개월간 공백상태이던 대사 직위를 채우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미·북 관계에서 ‘힘의 외교’를 구사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인 셈이다. 해리스 사령관은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 B-52 전폭기를 즉각 발진시키면서 스테니스 항모단을 서태평양 지역으로 출동시키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영해’라고 주장하는 인공섬 주변의 공역에 해군 전함을 진입시켜 ‘통항자유 작전(Freedom of Navigation Operation: FONOP)’을 주도하는 등 한반도 주변과 남중국해 일대에서의 군사작전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 온 인물이다. 2017년 5월 14일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일본의 ‘사사카와 평화재단(Sasakawa Peace Foundation)’이 주관한 컨퍼런스에 참석(5월 17일)한 해리스 사령관은 북한을 가리켜 “명백하고 위험한 위협(a clear and dangerous threat)”으로 부르며, “북한의 위험한 행위는 단지 한반도에 대한 위협뿐 아니라 일본에 대한 위협이고, 중국에 대한 위협이며, 러시아에 대한 위협―다시 말하지만 이건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기도 하다―이고, 미국에 대한 위협이며, 전세계에 대한 위협(The dangerous behavior by North Korea is not just a threat to the Korean Peninsula, it’s a threat to Japan, it’s a threat to China, it’s a threat to Russia — let me say that again… it’s a threat to Russia — it’s a threat to the United States, it’s a threat to the entire world).”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대북 강경론자이지만 북한의 정권 교체에는 신중한 행보를 보였다. 그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어떻게 포기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나는 미국, 일본, 한국, 호주, 중국, 러시아, 그리고 국제안보의 책임 있는 기여자로 간주하는 모든 국가들은 공적 및 사적으로 김정은의 무릎을 꿇리는 것이 아니라, 그가 제 정신으로 돌아오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확신한다.(I firmly believe that the United States, Japan, South Korea, Australia, China, Russia and every nation who considers itself to be a responsible contributor to international security, must publicly and privately work together to bring Kim Jong-Un to his senses, not to his knees)” 해리스 사령관은 미·북 정상회담의 성과에 회의적 견해를 보였다. 그는 2018년 2월 중순 상원 군사위에 출석하여, 정상회담에 대한 낙관적 기대를 경계하면서, “두 눈을 부릅뜨고(eyes wide open)”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이 비핵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남북대화에 임하는 북한의 속셈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제 우린 핵보유국이다. 우린 핵무기를 없애지 않을 것이지만, 아주 좋은 이웃이 될 준비가 되어 있다.(Look we have nuclear weapons, we’re not going to get rid of nuclear weapons, but we are prepared to be very good neighbour)”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노리는 것은 마치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이 정상국가인 것처럼 보이게 하여,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인정받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즉, 그는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시나리오를 경계하는 속내를 내비쳤다. 아울러 그는 미 상원 군사위에서 만일 주한미군을 철수시키려는 움직임이 조금이라도 나타난다면, 김정은은 “승리의 댄스(victory dance)”를 추며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의 주한대사 임명으로 북한 못지않게 긴장하는 국가는 중국일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해리스 사령관은 “눈엣 가시”같은 존재였다. 해리스는 2015년 태평양 사령관에 임명된 후, 백악관과 펜타곤 내에서 대중(對中) 강경정책의 목소리를 높였다. 영토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남중국해 일대의 임자가 결정되지 않은 무인도에 암석과 암초를 마구잡이로 매립하여 비행장, 레이더 기지, 대공 포대 같은 군사시설을 속속 건설하는 중국의 국제법 위반행위를 “모래 만리장성(Great Wall of Sand)”이라는 유명한 신조어에 비유했다. 인공섬 일대 주변의 군사화를 통해 서태평양 일대에 대한 미 해군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야심이 “모래 만리장성”의 건설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호주대사로 지명된 이후인 금년 2월 15일 미 상원 정보위 증언을 통해, 해리스 사령관은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남중국해 지배에 대한 중국의 “명약관화한(crystal clear)” 의도를 무시하는 것은 미국을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하며, “중국의 지역적 행태로 판단하건대, 내가 보기에 중국은 인도-태평양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있다.(Judging by China’s regional behaviour I am concerned that China will now work to undermine the 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 not just in the Indo-Pacific but on a global scale)”고 평가했다. 즉, 중국이 기존의 국제질서에 도전하여 현상변경을 시도하는 수정주의 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만일 미국이 미래의 전장에서 인민해방군과 투쟁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면, 중국은 “군사력 현대화, 영향력 확대 작전 및 약탈적 경제전략을 동원하여 인접국들로 하여금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인도-태평양 질서의 재구축에 합류하도록 강요할 것(military modernization, influence operations and predatory economics to coerce neighbouring countries to reorder the Indo-Pacific to their advantage)”이라고 경고했다. 해리스는 현역 장성으로 주한 미국대사에 지명되는 최초의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하지만 그의 가장 큰 약점은 이를 데 없이 복잡다단한 북한문제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가 부임하면 평소의 지론대로 한·미·일 3국간의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긴밀해 지는 북·중·러 관계는 한·미·일 3국 협력과 더불어 한반도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전선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주변국들 간의 머리싸움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대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美 미주리 주립대 국제정치학 박사)국가보훈처 자문위원미래군사학회 부회장, 국제정치학회 이사前 駐제네바 군축담당관 겸 국방무관: 국제군축회의 정부대표前 駐이라크(바그다드) 다국적군사령부(MNF-I) 한국군 협조단장前 駐유엔대표부 정무참사관 겸 군사담당관前 국방부 정책실 미국정책과장
    • 외교안보정책
    • 전문가 분석
    2018-04-27
  • [전문가 분석] 북한 비핵화의 원동력은 '환호'가 아니라 한·미·일 공조와 원칙의 고수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북한이 비핵화 협상 이전에 핵보유국을 선언한 것"평가 27일 남북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초석이지만 '긴 여정'의 본격적인 시작 한미일의 굳건한 공조와 동맹체제, 군의 확고한 안보태세가 비핵화를 이루어낼 원동력 (안보팩트=권태환 국방대 교수) 지난 18일 일본 아베 총리는 미국을 방문하여 6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노데라 방위대신 또한 국회 회기로 인한 해외출장 반대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 20일 매티스 국방장관을 만났다.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매우 이례적인 방문이라면서,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Japan Passing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그러나 일본 내 북한 전문가들은 3월 25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실시하고, 4월 9일 리용호 외무상이 4년 만에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북-중-러 연계를 강화하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비록 중국과 러시아가 지금까지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모양새를 띠긴 했지만 소극적이었고, 때로는 유엔 결의에도 서슴없이 반대했던 모습을 국제사회는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5월 초 한·중·일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7년 만의 한일 정상회담도 조만간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로 한일 양국 간 현안은 물론 전략적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한 만큼, 한일 정상회담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하여 한·미·일 3국의 공조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 화살은 북한의 비핵화라는 과녁을 향해 이미 시위를 떠났다. 실제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前 CIA 국장)는 지난 3월 말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은을 만났으며, 북한은 지난 4월 21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영변 핵실험에 대한 폐쇄와 ICBM 발사 중지를 선언하였다. 이러한 움직임과 관련 일각에서는 한반도에 봄이 오고 있다는 낙관론도 있으나, 오랜 기간 대북협상을 지켜보았던 빅터 차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 이전에 핵보유국을 선언한 것이란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23일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할 경우 외교적으로 대응이 가능할지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무엇을 단념할지만 논의되고, 그 대가로 무엇을 줄 것인지는 관심이 없다”며 “전략 없는 회담은 위험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제관계 측면에서 보면 중국을 경쟁자로 규정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과 새로이 부상하는 중국 사이에서 미중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복잡한 셈법으로 인해 향후 미중 사이의 갈등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그 틈을 치밀하게 파고들어 국제공조 균열과 남남갈등을 조장하면서 협상의 유리한 국면을 조성해 나가려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 신문도 “북한의 비핵화가 국내 정치적 요인에 의해 포기되거나 타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추구해 온 “북한의 비핵화 이전에 대북 경제지원은 없다”는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에 무수히 실패했던 대북 협상의 교훈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미 대통령은 현재의 대화 국면이 지금까지 북한을 최대한 압박해 온 성과로 평가하면서 향후에도 그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금번 미일 정상회담 시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북한에 대한압박은 계속될 것이며, 회담을 하더라도 결실이 없으면 회담장을 정중히 떠날 것”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 則近道矣(大學)”, 모든 것은 핵심인 근본과 주변부인 말단이 있고, 일에는 끝과 시작이 있으며, 우선순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은 11년 만에 이루어진다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북한 비핵화를 향한 미북 정상회담의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다. 북한 비핵화의 긴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태세가 중요하며, 우리 군의 완벽한 대북 대응태세는 이를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원동력이 될 것이다. 위기와 기회는 항상 함께 하고 있다는 역사의 교훈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란 경구를 마음에 새기면서, 진정한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모두의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할 때다. 국방대 초빙교수(예비역 준장)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일본센터장한일 군사문화학회 부회장前 駐일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 前 일본 오카자키연구소/세종연구소 객원연구원일본 육군대학 및 국방대학원 졸업일본 다쿠쇼쿠대 안전보장학 박사과정 수료
    • 외교안보정책
    • 전문가 분석
    2018-04-23
  • [전문가 분석] 김정은의 ‘비핵화 쇼’와 트럼프의 '과대망상'?
    NYT, "김정은의 진정한 속셈은 핵보유국 지위 굳히기와 함께, 경제제재라는 목조르기의 회피" CNN, “미국의 단점은 대북정책의 일관성 결여, 트럼프는 깁정은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정권에 정당성(legitimacy) 부여" 트럼프의 '과대망상'이 북미정상회담의 가장 큰 내부의 적 (안보팩트=송승종 대전대 교수) 김정은이 세계 무대를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거대한 “비핵화 쇼”에 과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속아 넘어갈 것인가? 북한 ‘비핵화’는 대한민국의 생존을 좌우할 절체절명의 이슈이기 때문에, 상기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것처럼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초일류 강대국을 자처하는 미국이 인민들을 굶겨 죽이는 깡패국가 북한에게 속아온 지난 25년간의 과오를 앞으로도 똑같이 반복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김정은은 지난 20일 열린 당 중앙위 제7기 전원회의 자리에서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중지,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 경제건설 총력 집중”을 선언했다. 그 자리에서 비핵화의 ‘비’자도 언급되지 않았다. 도리어, “핵 위협이나 핵 도발이 없는 한 사용치 않을 것”이라거나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으로서 지위를 만방에 선포한 셈이다. 그 날 국내외 언론매체는 흥분에 들뜬 분위기였다. 중국과 러시아는 “김정은 위원장의 선언을 환영”하고, 이에 상응하는 한·미의 조치를 촉구했다. EU는 “긍정적이며 오래 기다려 온 조치”라고 반겼다. 트럼프 대통령도 즉각 “미국과 북한에게 좋은 소식”이라는 트위터를 날렸다. 다른 외신들도 “정치적 대사건” 또는 “놀라운 외교적 행보”라고 보도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자 이런 낙관론이 자취를 감추고, 신중론과 비관론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핵심 내용은 “김정은이 비핵화에 동의했다고 하나 실제 그렇지 않다”는 것과, “미북 정상회담이 초래할 후유증”그리고 “미북 정상회담의 실패 가능성” 등으로 요약된다. 그 중에서도 4.21일자 워싱턴포스트(WP)는 “또 다시 도널드 트럼프에게 사기 치려는 북한(North Korea Is Conning Donald Trump Yet Again)”이라는 기사에서 남북 지도자들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정상회담에 어수룩한 미국 대통령을 감언이설로 끌어 들여 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snookered the credulous American president into a high-profile summit that is likely to end in disaster one way or another)”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WP는 핵실험 중단 발표는 ① 북한 핵 프로그램 유지, ② 국제제재 완화, ③ 트럼프의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회피 등 1석3조의 효과를 노린다고 보았다. 반면에 미국이 얻을 수 있는 것은 고작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 3명의 석방 정도이다. WP는 김정은이 “주한미군 철수” 주장을 꺼내지 않은 것과 관련된 노림수도 언급했다.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란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종식을 뜻하는 “암호(a code word)”에 해당한다“며, ”핵실험 중단 같은 속임수로 미국의 대한(對韓) 안보 공약을 철회시키게 되면, 남한을 협박하고 심지어 집어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평화협정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중간 목표다. 즉, “북한과 평화가 달성되었다면 남한에 미군이 왜 필요하겠느냐?”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평화협정이 체결된 후에 제기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그 전에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면 미국이 경각심을 높여 산통을 깰 것이라는 치밀한 계산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WP는 트럼프의 과대망상증을 경계한다.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어리숙함(credulity)’을 노출시키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는 북한이 어떤 나라이고, 북한정권의 속성이 뭔지도 모르면서 무턱대고 “김정은과 한 방에 들여보내주면, 내 손으로 다 해결할 것”이라고 큰소리를 탕탕 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핵동결의 함정(a freeze trap)”을 경고했다.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했지만, 김정은은 핵무기 포기 요구에 응할 생각이 전혀 없다. 이런 선언은 상징적 의미만 있을 뿐, 실질적 의미는 전혀 없는 것으로, 김정은의 속셈은 이것을 ‘진정한 비핵화의 대용물’로 간주하겠다는 것이다. 불과 4개월 전만해도, “내 책상에 핵 버튼이 있다”고 떠벌이던 북한 독재자가 갑자기 ‘올리브 가지’를 내미는 것은 이런 노림수가 있기 때문이다. NYT에 의하면, 김정은의 진정한 속셈은 “핵보유국 지위 굳히기와 함께, 경제제재라는 목조르기의 회피(to cement his country’s status as a nuclear state while escaping the chokehold of economic sanctions)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지란 것은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를 유도하기 위한 미끼인 셈이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CNN은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끔찍한 후유증을 남길 것(Trump's meeting with Kim will lead to an awful hangover)”이라고 우려했다. CNN에 의하면, “만일 회담의 목표가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라면, 계획되어 있는 미북 정상회담은 시작하기도 전에 실패했다(If their goal is to eliminate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threat, the planned talks between Donald Trump and Kim Jong Un are doomed before they even begin)”고 혹평했다. CNN은 미북 정상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최대 약점을 가리켜 “대북정책의 일관성 결여”라고 지적했다. 그런 약점에도 “미국이 별다른 대가를 얻지 못하면서 북한이 수십 년간 꿈꿔오던 큼직한 선물을 안겨주는 과오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선물은 트럼프가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북한 정권에 정당성(legitimacy)을 부여해 주는 것을 말한다. 요컨대, CNN이 지적한 대로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갈팡질팡’으로 요약된다. 클린턴 행정부는 중유제공과 경수로 제공, 부시(子) 행정부는 협박과 경제원조, 그리고 오바마 행정부는 수수방관(‘전략적 인내’라는 미명 하에)으로 오락가락했다. 미국 대외정책의 치명적 결함은 또 “정교함의 결여”에 있다. 외교나 협상이 어려우면 마지막에는 힘(군사력)으로 밀어붙이면 된다는 안이한 사고가 그들의 DNA속에 흐르고 있다. 이런 안일함과 부주의가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면서도 북한 같은 3류 국가에게 번번이 당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인류 전쟁사에서 두 가지 교훈이 있다면 “아무리 강대국이라도 장기전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는 것과 “적을 가벼이 여기고 승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아마도 트럼프의 과도한 자신감과 과대망상이 우리에게 가장 큰 위협일지도 모른다. 대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美 미주리 주립대 국제정치학 박사)국가보훈처 자문위원미래군사학회 부회장, 국제정치학회 이사前 駐제네바 군축담당관 겸 국방무관: 국제군축회의 정부대표前 駐이라크(바그다드) 다국적군사령부(MNF-I) 한국군 협조단장前 駐유엔대표부 정무참사관 겸 군사담당관前 국방부 정책실 미국정책과장
    • 외교안보정책
    • 전문가 분석
    2018-04-23
  • [전문가 분석]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판의 메시지
    ▲ 존 볼튼 미 국가안보회의(NSC)보좌관(왼쪽)과 마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 볼튼, 중, 러보다 북한 등 불량국가 손에 있는 핵무기 위험성 강조..."북한 정권 끝장 내기가 유일한 해법"인식 볼튼-폼페이오, 미북 정상회담 실패 시 북핵 제거를 위한 군사적 옵션 공감...미본토 안전 보장 시 합의도출 가능성은 인정 폼페이오,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미본토의 위협 해결에만 관심 표명하고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안보는 도외시 (안보팩트=송승종 전문기자/대전대 교수) ‘초강경 매파’로 자타가 인정하는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4월 9일(이하 현지시각)부터 공식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이 4월 12일 상원 인준청문회(아직 인준통과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를 거침에 따라, 조만간 볼튼-폼페이오라는 외교·안보 콤비가 정식으로 선을 보이게 될 전망이다. 이들 커플은 향후 미·북 정상회담의 향배는 물론이고 한반도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이들 커플의 등장이 가져올 전략적 메시지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예일대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볼튼은 훗날 조지 H 부시(父) 대통령의 국무장관이 된 제임스 베이커와 인연을 맺어, 그가 백악관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시절 국무부에 입성하면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국무부 국제안보 및 군축담당 차관(2001~2005) 시절부터 레이건 행정부의 전략방위구상(Strategic Defense Initiative: SDI) 개념에 기초한 미사일방어(Missile Defense) 체계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는 소련의 해체와 냉전 종식으로, 상호확증파괴(MAD)에 기초한 전략적 억지이론은 무용지물이 되었다고 보았다. 이제는 북한, 이란, 시리아 같은 불량국가(rouge state)들의 핵 프로그램과 핵확산 위험이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볼튼은 1972년 구소련과 체결한 탄도탄요격미사일 제한협정(ABM Treaty)의 폐기에 앞장섰고, 지금도 러시아나 중국이 보유한 수백발의 핵탄두보다 ‘악의 축’으로 불리는 소수 불량국가들 손에 있는 핵무기가 훨씬 더 위험하다고 확신한다. 그는 'Surrender is not an Option'이라는 제목의 자서전(2007년)에서 9.11 테러사건을 북한과 연계시키면서 이렇게 표현했다.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반대하는 비판론자들은 9.11 테러를 가리키며, MD가 더 이상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알카에다가 핵 및 화학·생물학 무기 같은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북한이나 이란, 이라크 같은 불량국가들이 탄도미사일에 WMD를 탑재하여 발사했다면, 9.11 테러공격의 살상력과 파괴력은 훨씬 더 심각했을 것이다. 우리의 정보기관은 이처럼 파멸적인 테러공격이 준비되고 있는 낌새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또한 그는 자서전에서 6자 회담의 거듭된 실패를 개탄하면서, 관련국들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적 의지를 보이지 못한 운용상의 문제뿐 아니라, 북한의 핵무기만 초점을 맞추고 화학·생물학 무기의 위험성을 도외시하는 6자 회담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6자 회담이 마치 무엇인가가 진전되는 듯한 헛된 기대만을 주는 가림막 역할을 하고, 그 가림막의 배후에서 북한은 잠시도 쉬지 않고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고 비판한다. 결국, 6자 회담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돕는 액세서리 같은 존재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미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북핵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 부치지 않고, 6자회담 같이 쓸모없는 다자적 포럼에 해결방안 강구를 ‘아웃소싱’한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김대중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대가로 제공한 4억 달러를 ‘뇌물(bribe)’로 규정하고, 김대중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햇볕정책’을 가리켜, 영국 체임벌린이 독일 히틀러의 기만적 속임수에 넘어갔던 ‘유화 정책’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볼튼도 북한이 자신을 “인간쓰레기에다 흡혈귀”라고 비난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짐 매티스 국방장관 같이 점잖은 인사도 안보보좌관에 임명된 후 처음으로 펜타곤을 방문한 볼튼에게 “결국 만나게 되었네요, ‘악마의 화신(a devil incarnate)님’”이라고 첫인사를 건넬 정도이다. 그 정도로 볼튼의 까칠한 이미지는 정평이 나 있다. 그는 2005년 주유엔 미국대사에 지명된 후, 유엔에서 지금도 전설처럼 남아 있는 유명한 연설의 한 대목을 남겼다. “이 세상에 유엔처럼 쓸모없는 조직도 없을 것이다. 미국이 앞장서면 유엔은 따라와야 한다. 우리 이익에 맞으면 앞장서지만, 우리 이익에 맞지 않으면 앞장서지 않을 것이다.” 이 한마디로 세계 외교무대의 중심인 유엔에서 대사 역할을 맡게 될 사람이, 유엔을 향하여 “너는 무용지물에 불과한 존재이니, 잔말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할지어다”라고 일갈한 것이다. 이런 ‘명성’들이 쌓이다보니, 볼튼은 ‘초강경 매파’라는 범주에도 넣기 어려울 정도의 독특한 인물로 자리매김되어 있다. 하지만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볼튼을 총애한 조지 W 부시(子) 대통령 같은 사람은 그의 상관인 파월 국무장관이 극구 반대했음에도 그리고 상원 청문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편법을 써가면서까지 볼튼을 유엔 대사로 임명하기 위해 갖가지 어려움을 기꺼이 감수했다. (18개월 만에 낙마하긴 했지만) 뉴욕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마이클 굿윈(Michael Goodwin)은 볼튼의 안보보좌관 발탁을 이렇게 지지했다. “볼튼이 매파가 된 이유는 사실상 이 세상이 온갖 위험한 행위자와 일부 사악한 행위자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혜롭게도 이들에게 미국의 강점을 포기하고 굽실거리며 항복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판단한다. 이미 러시아나 중국이나 북한은 볼튼이 대통령의 귀를 독차지 하는 것에 불만의 목청을 높이고 있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현명한 선택을 했음이 입증되는 것이다.” 안보보좌관에 임명되고 나서도 그는 미북 정상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속셈에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핵·미사일 완성을 위한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마치 개과천선한 것처럼 돌변한 태도를 속임수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정상회담 같은 이벤트로 세인들의 관심을 엉뚱한 것으로 돌린 다음, 배후에서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 능력을 완벽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는 작년 9월 Fox News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북한에게 더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거나, 제재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그는 북한에게 핵무기를 늘리는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결과만을 보게 될 것이다. 북한 정권에게 남은 유일한 외교적 해법은 그 정권을 끝장내는 것뿐이다(Only diplomatic option left is to end the regime in North Korea).” 트럼프 대통령의 절친으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Lindsey Graham, 공화당) 상원의원은 3월 22일 볼튼이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되자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동맹국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미국의 적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볼튼이 미국의 적들에게 환영받지 못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임명이 과연 한국 같은 동맹국들에게도 “좋은 소식”일까? 한편, 폼페이오 CIA 국장은 다섯 시간에 걸친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그는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에 대해 어떤 “환상”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동시에 그는 역대 미국 행정부가 북핵 문제를 다루면서, 너무 성급하게 제재조치를 완화해 주는 과오를 범해 그때마다 북한이 실속만 챙기고 합의사항을 위반하는 그릇된 패턴이 반복되었다고 비판했다. 청문회에서 에드 마키(Ed Markey, 민주당) 상원의원은 단도직입적으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 제거를 위해 필요하다면, 북한에 대한 지상군 공격을 실시해야 한다는 존 볼튼의 견해에 동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if there is any circumstance under which he would concur with John Bolton that a ground invasion of North Korea could be necessary in order to rid the country of its nuclear weapons program.) 폼페이오는 그러한 공격이 “재앙적”이 될 것임을 전제하면서도 이렇게 답변했다. “네. 저는 미국이 외교행위를 넘어서는 대응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를 느끼는 순간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Yes, I can imagine times when America would need to take a response that moved past diplomacy).” 요컨대, 미·북 정상회담이 실패로 돌아가거나, 외교적 수단이 효과를 보이지 못하면, 볼튼-폼페이오는 북한 핵무기 제거를 위한 군사옵션을 불사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폼페이오 청문회에서 이상한 문제점이 발견된다. 외교수장인 국무장관이 의회 청문회에 나가면 거의 예외 없이 반복했던, 미 본토의 안보는 물론이고 사활적 이해관계를 갖는 NATO, 한국, 일본 같은 동맹국들의 안보, 이들과 체결한 안보 공약을 철저히 준수해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 등등의 내용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북한 핵문제와 관련하여 답변한 내용을 보면 오로지 “미국” 뿐이고, 북한 핵위협에 그대로 노출된 한국과 일본에 대한 우려나 관심은 거론되지도 않았다. 국내 언론은 부주의하게도 이런 대목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실로 중대한 함의를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하다. 미·북 정상회담의 목적과 관련하여 폼페이오는 미국의 목표는 북한 핵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핵 폐기(CVID)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목표가 달성하기 어려운 “난해한 주문(a tall order)”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견고한 외교(sound diplomacy)”를 통해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리 가드너(Cory Gardner, 공화당) 상원의원은 CVID 방식의 비핵화가 미국의 유일한 회담 목표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우리는 지역 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게 전략적 억지력의 지속적인 제공을 보장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We need to ensure that we continue to provide a strategic deterrence framework for our allies in the region: the South Koreans, the Japanese and others as well)”고 하면서도, “하지만 회담의 목적은 미국에 대한 위협을 해결하는 것이다(But the purpose of the meeting is to address the threat to the United States)”라고 선을 그었다. 이 답변은 평범한 것 같지만 심각한 함의를 담고 있다. 미국은 “미 본토에 대한 위협만 제거되면 그것으로 족하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폼페이오에게 그렇게 질문했더라면, 틀림없이 펄쩍 뛰면서 반론을 폈을 것이다. 하지만, 무심코 튀어 나온 답변에 본심이 담겨 있다면? 이처럼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가시화된 볼턴-폼페이오 콤비의 등판은 과연 우리에게 “좋은 소식”일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첫째, 우리는 벌써부터 남북 군사대결의 종식 같은 상징적이고 선언적 조치에 너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대북 제재조치의 완화 내지 해제로 넘어가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노력의 일환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변함없는 정책은 대화와 함께 최고 압박의 지속이다. 아울러, 미국의 입장은 “CVID 없는 대북 보상은 절대 불가”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둘째, 우리는 북한이 리비아식 해법, 즉 “선 핵폐기, 후 보상”이라는 방식이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특히 볼튼 같은 인사는 북한이 이와 다른 방식을 제시한다면 ‘시간을 벌기 위한 속임수“로 간주할 것이다. 셋째, 하나의 가정이지만 폼페이오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미사일이 제거될 경우, 그 수준에 만족하고 미북 간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것이 최선은 아니어도 미북 간에는 윈-윈의 해법일지 모른다. 어차피 미국은 북한이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알고 있다. 북한도 최근 들어서는 “핵”이란 글자를 떼 내고, 자신들을 “전략국가”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미 핵보유는 기정사실이니, 굳이 그 단어를 끄집어내어 평지풍파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계산이다. 이런 방식을 가리켜, 그들은 “새로운 병진노선”으로 부르고 있다. 그럼 우린 어떻게 되는 것인가? 말 그대로 북한에 의한 “남한 전체의 핵 인질화” 사태가 벌어질 것인데, 우리는 그런 상황을 감당할 수 있을까?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볼튼-폼페이오의 등판이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 아니라 “재앙”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할 것인가? 아마도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이 끝나면 그 질문의 해답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어찌 되었거나, 어느덧 북한이 드리우는 거대한 ‘핵 그림자’가 성큼 눈앞에 다가온 것처럼 보인다. 대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美 미주리 주립대 국제정치학 박사)국가보훈처 자문위원미래군사학회 부회장, 국제정치학회 이사前 駐제네바 군축담당관 겸 국방무관: 국제군축회의 정부대표前 駐이라크(바그다드) 다국적군사령부(MNF-I) 한국군 협조단장前 駐유엔대표부 정무참사관 겸 군사담당관前 국방부 정책실 미국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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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4-18
  • [전문가 분석]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미·북간 비밀접촉설의 의미와 쟁점
    ▲ 미북 간 비핵화를 위한 비밀 접촉설을 보도한 금년 4월 8일자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캡쳐 미국 CIA와 북한의 정찰총국, 5월 북미 정상회담 위한 비밀 접촉 중...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공식 확인'? 북측, 핵포기 댓가로 확실한 체제 안전과 경제적 보상 약속되면 '핵포기 스케줄' 대폭 단축 시사 북미 비밀 접촉,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일각의 '회의론' 잠재우고 일단 '한반도 평화시대' 기대감 상승 '장미빛 전망' 이면에 도사린 김정은의 '핵보유' 욕망에 대한 경계의 고삐 늦추지 말아야 (안보팩트=송승종 대전대 교수) 미국의 뉴욕타임스(NYT),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CNN과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오는 5월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북한 간에 막후 실무접촉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막후접촉은 미국 CIA와 북한의 정찰총국이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CNN은 트럼프 행정부 관료의 발언을 인용하며 “매우 기대되는(highly anticipated)” 회담을 위한 준비에 진척이 있다고 전했다. NYT와 로이터 통신도 김정은이 “한반도 비핵화(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음을 전하며, 이는 핵프로그램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과 진지한 회담을 하려는 김정은의 의도를 확인해 준 “최초의 발언”이라고 보도했다. 상기의 보도들이 정확하다면, 북한이 비핵화를 미·북 정상회담 테이블에 올리려는 의지가 확인됨에 따라 “트럼프-김정은 간의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clears the way for the summit meeting between Kim Jong-un and President Donald Trump)”는 신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한국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간접적으로 전해 듣고 정상회담을 수락했으나, 지금까지 북측으로부터 직접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보였으므로, 백악관이 가졌을 법한 일말의 의구심도 해소된 셈이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도는 북·중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시진핑에게 “미국이 우리 체제를 확실히 보증하고, 핵포기에 따르는 전면적 보상을 받는 게 가능하다면 핵을 완전히 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요미우리신문의 보도로 알려진 바 있다. 이 신문은 미국이 회담에 성실히 임한다면 “비핵화까지의 시간은 미국과 협의에서 얼마든지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울러 일부 국내 언론들도 워싱턴발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선보일 획기적 제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초단기”로 완료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북한측에 △ 경제원조, △ 자유경제특구 공동개발, △ 김정은의 미국 공식방문 초청 같은 획기적 제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거론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문재인 정부는 회담장에서 김정은으로부터 미국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비핵화 약속을 받아내는 ‘선제적 신뢰조치’를 마련하기 위한 중재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중재가 성사되면, 미·북 정상회담에서 “2020년까지”의 시간을 못 박은 완전한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20년은 1기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가 2021년 1월에 종료됨을 염두에 둔 것으로,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에 북한 비핵화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단 미·북간 실무급 막후 접촉에서는 정상회담 장소 선정을 활발히 논의 중이다. 북한이 평양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판문점은 미국이 ‘도끼만행 사건’의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이 걸림돌이다. 스위스나 스웨덴 같은 중립국이 거론되는 와중에,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가 후보지로 급부상하였다. 몽골은 스스로 중립을 표방하는 ‘제3국’이며, 몽골의 엘벡도르지 전 대통령은 2013년 10월 김정은이 집권한 후에, 가장 먼저 외국정상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엘벡도르지는 금년 3월 9일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리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반도에 오랫동안 기다렸던 돌파구가 마련되었다. 여기 우리의 제안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울란바토르에서 만나는 것이다. 몽골은 가장 편안하고 중립적인 국가다. 우리는 북한과 일본의 접촉 등 중요한 회담의 편의를 마련했다. 몽골은 ‘울란바토르 프로세스’라는 좋은 유산을 갖고 있다.” 상기의 언론 보도내용만 보면 미·북 정상회담이 ‘대성공’을 거두어, 북한 비핵화 문제에서 ‘기적적인 돌파구’가 열릴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하지만 장밋빛 기대를 갖기에는 여러 대목에 불안감이 남아 있다. “너무 좋아서 믿어지지 않기 때문(too good to be true)”이다. 첫째, 김정은은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했다. 하지만 북한이 지금까지 주장한 “한반도 비핵화”에는 한국에 대한 핵우산과 확장억제 공약의 철회, 주한미군 철수”가 예외 없이 포함되어 왔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만일 미국이 이런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우리에게 최악의 상황이 될 것이다. 둘째,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와 미국이 구상하는 ‘비핵화’의 정의(definition)가 다를 수 있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를 수용할 가능성은 별로 높아 보이지 않는다. 셋째, 비핵화를 회담 의제로 제시할 것이라는 북한의 의도는 향후 북핵문제 진전을 위한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다. 즉,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였다고 해서, 그것이 비핵화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넷째, 중국과 북한이 운을 뗀 ‘6자회담’이 문제다. 김정은은 시진핑과 만난 자리에서 2003년부터 시작하여 2009년까지 열렸던 6자회담에 ‘복귀’할 뜻이 있음을 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6자회담이 시작되면 회담의 주도권은 중국으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따라서 6자회담에서는 북핵문제가 절대로 “미국이 주도하는 방식으로”는 풀리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다섯째, 최근 북한을 다녀온 미국측 인사의 발언을 인용한 WSJ 보도에 의하면, 북한은 미국이 자신을 “완전한 전략국가(full fledged strategic state)”로 인정해 주기를 열망한다고 한다. 이는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말이다. 그런데도 과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까? 대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美 미주리 주립대 국제정치학 박사)국가보훈처 자문위원미래군사학회 부회장, 국제정치학회 이사前 駐제네바 군축담당관 겸 국방무관: 국제군축회의 정부대표前 駐이라크(바그다드) 다국적군사령부(MNF-I) 한국군 협조단장前 駐유엔대표부 정무참사관 겸 군사담당관前 국방부 정책실 미국정책과장
    • 외교안보정책
    • 전문가 분석
    2018-04-10
  • [전문가 분석] 김정은 중국 방문의 노림수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가운데)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오른쪽 가운데)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신화통신은 28일 김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공식 보도하면서 이 사진을 공개했다 김정은, 부인 이설주와 함께 시진핑 중국 주석 부부만나 '정상국가' 이미지 부각 남북, 북미정상회담 구도 속에서 '전통적 혈맹'이라는 '중국 카드' 다시 획득해 트럼프 예봉 견제 '중국도 무시 못하는 지도자' 이미지 각인시켜 북한 체제 내부 단속 효과도 기대 김정은의 '정상회담' 퍼포먼스에 현혹되지 말고 '한반도 비핵화' 관철에 집중해야 (안보팩트=송승종 대전대 교수) 김정은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3.25~28일)은 앞으로 열릴 예정인 남·북 정상회담(4월말)과 미·북 정상회담(5월)에 심대한 전략적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나아가 이번 시진핑-김정은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11월 김정일의 사망으로 3대째 세습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은이 권력기반을 다지는 과정에서 2013년 장성택을 사형시킨 사건을 계기로 북한-중국 관계는 최근까지 급전직하의 형국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작년 11월 시진핑 주석이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특사로 평양에 보냈지만, 김정은 만나주지도 않고 문전박대했다. 중국은 김정은이 특사자격으로 보낸 김여정의 청와대 방문으로 남·북 정상회담이 결정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정상회담 요청을 수락하자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난 3월 17일 당 대회에서 장기집권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성공한 시진핑은 미·북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이 북·중 정상회담보다 먼저 열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북·중관계의 화해 분위기는 시진핑에 보낸 김정은의 축전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3월 18일, 김정은은 당 대회에서 국가주석과 중앙군사위 주석에 재선출된 시진핑에게 축전을 보냈다. 단 3개의 문장으로 된 축전이지만, 그 속에는 양국관계가 “두 나라 인민들의 공동의 이익에 맞게 발전”되기를 바라는 희망이 담겨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간과했겠지만, 김정은의 축전에 대하여 중국은 의미심장한 제스처를 보였다. 중국의 관영매체 「차이나 데일리」는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하여 전 세계 정상들이 보낸 축전들 중에서 김정은의 축전을 맨 먼저 소개했다. 한국 언론은 부주의하게도 시진핑이 김정은에게 보낸 답신도 소개하지 않았다. 되레 김정은이 시진핑에게 보낸 축전이 과거보다 “대폭” 줄어든 3문장에 불과하다는 것만 부각시켰다. 시진핑은 답신에서 양측이 “양국의 당(공산당)과 국가 사이의 관계를 증진”시키고, “지역 평화와 안정 및 공동번영을 수호”하는데 함께 기여하자는 희망을 내비쳤다. 시진핑의 답신에 담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지역 평화와 안정”을 의미하는 북한 비핵화 이슈의 해결에 적극 참여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번 시진핑-김정은 회담은 북한이 답신에 담긴 암호를 제대로 해석했음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김정은이 이번의 북경 방문에서 얻으려 했던 노림수는 무엇인가? 첫째, 부부동반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북한이 깡패국가(rogue state)가 아니라 ‘정상국가’라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부인(리설주)은 남·북 정상회담은 물론, 미·북 정상회담에도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이번 기회를 통해 외교 경험이 일천한 김정은이 처음으로 외국의 정상과 만남으로써 국제무대에 데뷔한 의미도 있다. 둘째, 전통적인 북·중 동맹관계의 복원이다. 김정은은 “첫 외국 방문의 발걸음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가 된 것은 너무도 마땅한 것”이라며 이를 가리켜 “조·중 친선을 대를 이어 목숨처럼 귀중히 여기고 이어 나가야 할 숭고한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북한은 중국이 은근히 갖고 있던 ‘차이나 패싱’에 대한 불안을 불식시켜준 셈이다. 셋째, 중국 카드를 활용하여 트럼프의 예봉을 견제할 수 있게 되었다. 북한은 미국이 폼페오 CIA 국장과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발탁으로,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고강도 압박의 지속과 동시에, “비핵화냐? 아니면 전쟁이냐?”의 양자택일을 강요할 속셈인 것을 간파하고, 전가의 보도 같은 ‘중국 카드’를 빼든 것이다. 김정은의 배후에 병풍처럼 드리운 시진핑의 그림자는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에게 천군만마 이상의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다. 넷째, 국내 정권기반의 공고화다. 아무리 폐쇄적인 국가라지만 난데없이 한꺼번에 한국-미국 등과 김정은이 정상회담에 나서고, 주제도 ‘비핵화’라는 것이 인민들에게 알려지면 사회적 동요의 원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국제적 제재국면에서 인민들의 삶도 갈수록 고단해지고 있다. 자칫,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집안단속이 소홀하면 외부로 눈을 돌리기 어려운 형국이다. 이런 마당에 양발을 지긋이 벌린 김정은이 두 다리를 얌전히 모은 시진핑과 부부동반으로 찍은 한 장의 사진은 은연중에 “중국 주석도 무시하지 못할 우리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심어, 내부 단속을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거둘 것이다. 요컨대,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향후 남·북 및 미·북 정상회담에 긍정적 효과보다는 부정적 효과를 더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남·북·미 3국의 정상이 모인 자리에서 단 칼에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듯이 쾌도난마식으로 일거에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청와대의 그랜드 디자인에 차질이 발생할 공산이 크다. 미국이 이런 구상에 선뜻 응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처 계산에 넣어두지 않았던 중국 변수가 돌출하여 문재인 정부의 전략적 판단에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겨냥한 ‘최고의 압박’에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중국이 제재국면에 ‘뒷구멍’을 열어주는 순간 ‘최고의 압박’은 구호에 그치게 될 것이다. 김정은의 방중은 갈수록 대북 제재·압박이 어려워질 것임을 강력히 암시한다. 김정은은 시진핑에게 “한국과 미국이 선의로 우리 노력에 응해 평화 실현을 위한 단계적 조치를 취하면 비핵화는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비핵화가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이라는 판에 박힌 스토리도 반복했다. 이런 발언의 속내를 짚어보면, 한·미가 생각하는 CVID(완전하고, 불가역적이고, 검증가능하고 완전한 핵폐기) 식의 비핵화는 물 건너 간 것처럼 보인다. 한·미가 보여야 할 “선의”는 무엇을 말하고, 김정인이 언급한 “단계”는 무엇이며, 그동안 숱하게 반복한 “유훈”이란 것은 또 무엇을 말한다는 것인가? 한·미에게 내보이라고 하는 “선의”의 보따리 속에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 제재조치 완화 및 중단, 테러국가 지정 해제, 주한미군 철수 등등 온갖 선물들이 다 들어 있어야 할 것이다. 또 그 “단계”라는 것이 2개인지, 3개인지, 10개인지, 아니면 100개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하나의 단계가 지날 때마다 협상과 대화는 계속될 것이며,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군사적 옵션의 명분도 사라질 뿐 아니라, 제재 및 압박의 당위성도 갈수록 희석될 것이다. 아마도 김정은의 진정한 노림수는 다른 데 있는지도 모른다. 혹시 시간을 끌어 트럼프 행정부의 칼날을 피해보려는 건 아닐까? 이런 면에서 중국과 북한은 기막힌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당독재 국가에서 장기집권의 기반을 구축한 시진핑은 직업이 “지도자”인 김정은과 참으로 오랫동안 권좌에 눌러 앉을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예컨대, 앞으로도 까마득한 세월동안 집권할 수 있는 시진핑-김정은 듀오가 기껏해야 3년 남짓 남은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동안 “비핵화 협상” 어쩌고 하면서 세월을 보내기로 작정한다면? 그렇다면 시간은 단연코 트럼프 편이 아닐 것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변수가 또 하나 남아 있다. 거대한 체스판에 끼어들려고 안달이 난 아베 총리는 그렇다 해도 “스파이 독살”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푸틴의 행보가 궁금하다. 그도 역시 사이비 선거로 1인 독재와 장기집권의 채비를 마쳤다는 점에서 시진핑-김정은과 공통점을 갖고 있다. 상기의 전략적 계산에 의하면, 김정은-푸틴 간 정상회담이 남·북 또는 미·북 정상회담 전에 열릴 가능성이 남아 있다. 아마도 이것이 김정은 정권이 숨겨 놓은 깜짝 쇼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할지도 모를 일이다. 김정은의 정상회담 퍼포먼스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대한민국의 생존은 더욱 위험해 질 것이다. 우리는 끝까지 북한 비핵화라는 절체절명의 핵심적 주제에서 절대로 한눈을 팔지 말아야 할 것이다. 대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美 미주리 주립대 국제정치학 박사) 국가보훈처 자문위원 미래군사학회 부회장, 국제정치학회 이사 前 駐제네바 군축담당관 겸 국방무관: 국제군축회의 정부대표 前 駐이라크(바그다드) 다국적군사령부(MNF-I) 한국군 협조단장 前 駐유엔대표부 정무참사관 겸 군사담당관 前 국방부 정책실 미국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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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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