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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3) 채용시험 합격 후 입사준비는 어떻게?
    ▲ 육사 입교 후 생도들은 승마수업을 받는다. 오른쪽은 필자의 육사 1차합격 통지서 ⓒ육군사관학교/김희철 (시큐리티팩트=김희철 기자) 요즘 세태, 취업에 성공한 '화려한 백수'는 과로사(死)한다? 필자가 육군사관학교 합격 후 보냈던 한 달 정도의 준비기간은 지금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만큼 보람있는 시간을 보냈다. 요즘 젊은이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 그들이 원하던 기업의 공채시험 합격자 발표가 있은 뒤 입사하기 전까지 어떻게 보냈는지를 조사해보았다. 취준생 중에 취업이 확정된 화려한 “백수는 과로사 한다.”는 말이 꼭 맞았다. 주로 같이 취업 준비를 했던 친구들을 만나 축하와 위로주를 마셨다고 한다.혹, 이미 취업한 친구와는 점심시간에 만나 취업 후 노하우를 듣다가 저녁에는 시험에 탈락한 친구를 위로하기 위한 자리로 매일 계속이었다. 특히 점심미팅 후 저녁까지 짜투리 시간이 애매해 찜질방, 영화관 등으로 시간을 때운 후 저녁모임에 참석하고 다음날 아침에는 숙취가 남아 고생하였다가 점심미팅에 또 나가는 일정을 반복하다보니 화려한 백수의 과로사(死) 위기를 느꼈다고 한다.사관학교 합격자 발표는 조간신문에 게재되다.필자는 1977년 1월 6일(목요일) 조간신문에 합격자명단을 보았다. 하루 전날 TV에는 육사·공사 수석 합격자 발표는 있었지만 병무청에도 합격자 명단은 없었다. 밤새 잠을 설치면서 새벽5시, 6시 라디오 뉴스를 틀어도 명단은 발표되지 않았다.헌데, 아침밥을 먹으려고 준비하는 때 하숙집 주인 아주머니가 방문을 두드리며 부산말투로 말씀하셨다.“희철아, 니 합격했데이...”라며 한국일보를 들고 오셨다.신문을 펼쳐보니 주인 아저씨가 내 이름에 파란볼펜으로 네모를 그려 넣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부모님과 친지들의 기대서렸던 얼굴들이 스쳐갔다. 또 1차 필기시험 전날 학교 운동장 스탠드로 불러내어 큰 엿을 주면서 합격을 기원했던 고3짝꿍 친구 일성이 얼굴도 떠올랐다.그런데 걱정이 또 생겼다. 선생님과의 약속 때문이었다.약속을 못 지킨 학생이 '수제자' 되다담임선생님이 육사시험 응시를 허락하실 때 조건을 서울대학교 미술대 원서를 내고 응시하는 것이었다. 필자는 당연히 대학 입시원서를 들고 학교로 향했다. 교실에 모여 있던 동창들은 모두 축하를 해주었다. 하지만 대입시험의 지옥 속에 다시 들어가야 하는 선생님과의 약속보다는 합격한 육사에 들어가 그 “험난한 정의의 길”을 가고 싶었다.헌데 교실에 들어오신 담임선생님(故이경은)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당해년도 입시에서 가장 먼저 성과를 올린 필자에게 “오, 수제자 왔어!…” 하시면서 육사응시 전 약속했던 것을 잠깐 잊어버리시고 즐거워하시는 것이 아닌가?필자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학입시원서를 몰래 꾸겨서 쓰레기통에 넣어버렸다. 선생님과 약속을 어긴 학생이 졸지에 “수제자”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 필자는 육사합격 후 교회선생님의 조언으로 세브란스병원 재활원에서 지체부자유아동들이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병동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가장 보람 있고 유익한 입사 준비는 무엇인가?음주가무보다는 봉사활동과 사전지식 구축에 힘써야그해 1월 31일(월요일)이 육사에 입교하는 날이고 그때부터 4주 동안 기초군사훈련(신병교육)을 받는다는 통지가 왔다. 합격자 발표 후 입교까지는 25일간의 시간이 있었다.요즈음 기업에서도 채용발표 후 짧게는 3일에서 약 한달 가까이 입사준비기간이 있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입사 후 적응시간을 단축시키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저력을 키우며,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필자는 교회선생님께 조언을 구했다. 교회선생님은 사회공헌 봉사활동을 추천해 주셨고 세브란스병원 재활원까지 동행하여 수간호사를 소개시켜주셨다.그때부터 지체부자유아동들이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병동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전신마비가 되어 손발은 따로 놀아 걷지 못하고 굴러다니면서도 항상 다른 곳을 보고 웃는 이성우가 내가 도와줄 대상으로 지정되었다.물리치료 받을 때 보좌를 하며 책을 읽어주고, 식사시간에 밥을 먹여주고, 세수도 시켜주며 같이 놀아주는 것을 통해 그들이 위로를 받는 것보다는 오히려 내 자신에 안식과 보람이 차고 넘치며 엔돌핀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오줌을 싸고 옷에 똥을 지릴 때에는 직접 갈아입혀야 한다. 처음에는 속이 불편해 구역질을 느꼈으나 하루 이틀이 지나자 능숙해진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앞으로 사관학교에 입교하여 어떤 힘든 훈련을 받더라도 재활원 친구들을 생각하면 못할 것이 없을 것이라는 각오와 다짐을 하게 되었다. 사지가 멀쩡한 내 자신에 대해 신(神)께 감사드렸다.요즘 취준생이 합격이 되면 그 즐거움에 입사 전까지 화려한 박수로 과로사 직전까지 간다는 말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그 과로가 '음주가무'로 인한 것이 아니라 '사회공헌 봉사활동'과 입사할 회사의 정보를 미리 알고 '사전 지식'을 넓히는 기회로 삼을 때, 보람 있는 입사준비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즉 입사 준비 기간은 정신무장과 직무지식으로 사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다.먼저 이겨놓고 싸운다손자병법 군형(軍形) 편에 승병선승이후구전, 패병선전이후구승(勝兵先勝而後求戰, 敗兵先戰而後求勝)이라고 했다.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이겨놓고 싸움을 구하고, 패배하는 군대는 먼저 싸움을 시작해놓고 나서 승리를 구하려고 한다는 뜻이다.채용시험 합격 후 활용할 수 있는 입사준비기간은 그 회사원으로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다. 취준생으로 힘들게 버티다가 얻은 취업의 기회를 자신의 취약분야를 보완하기 위해 외국어공부, 체력단련, 혹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정신무장 등을 한다면 반드시 성공하는 직장인이 될 것이다.많은 취준생들에게 선승구전(先勝求戰)을 기대해본다. 끝. - 육군사관학교 졸업(1981년)- 동국대학원 외교국방(석사)- 한남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5군단사령부 작전참모- 3군사령부 감찰참모- 8군단사령부 참모장- 육군훈련소 참모장- 육군대학 교수부장- 육군본부 정책실장-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 (현)군인공제회 관리부문부이사장 - (현)안보팩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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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1-12
  • [직업군인 사용설명서](2)면접시험에는 ‘정답’이 없다
    ▲ 면접시험장 ⓒ뉴스투데이 (시큐리티팩트=김희철 기자/발행인)신입사원 채용 면접 시 명문대·자격증 등 스펙이 전부가 아니다현재의 모든 기업은 우수한 인재를 발굴 채용하는 것이 회사 미래와 성패를 결정짓는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요즈음 대학생들은 '인재의 객관적 조건'으로 생각되는 스펙을 쌓기 위해 졸업을 늦추어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해외연수를 택한다.필자가 소속된 군인공제회는 6년 전부터 매년 공채로 신입사원을 뽑기 시작했다. ‘15년 신입사원 공채 시에는 5명 선발에 523명이 지원하여 104.8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6년에도 6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채5기가 선발되었다.많은 지원자를 모두 면접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각 대학별로 1~5명씩 학교 성적 등을 참고로 컴퓨터로 돌려서 뽑았다. 이렇게 뽑힌 사람들을 다시 서류로 심사하여 5배수 정도로 압축시켰다. 이때까지는 스펙이 필요했다. 졸업성적도 B+ 이상이 되는 지원자들로 추렸다. 1차 면접은 본부장·팀장급이 심사위원이었다.면접에 나온 서류전형 합격자들은 공인회계사, 건축 및 토목 기사에 토익은 850점 이상 등과 같은 탁월한 스펙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게다가 각 학교에서 1명씩 뽑았으니 지방대 출신이라도 그 능력은 탁월했다.허나 면접을 하면서 우열이 가려졌다.명문대 출신의 교만은 패착, '절실함'이 면접위원 마음 사로잡아가장 중요한 것은 “절실한 사람”이었다.보통 다섯 번 이상 채용시험에 응시했던 지원자들이라 자기소개시간에 발표는 흠잡을 때가 없었다. 소위 명문대라고 하는 SKY 출신들의 자세에서는 우월의식과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으나, 여기 아니면 다른 곳에서도 자신을 채용할 것이라는 교만감은 패착이었다.모든 기업은 애사심(愛社心)을 갖고 회사를 위해 평생을 함께할 각오가 되어있는 사람을 선호한다.공채 1~3기는 주로 명문대 출신위주로 선발했으나, 결국 2~3년 경력을 쌓고는 다른 업체로 옮겨갔다. 그래서 “절실한 사람”이 훌륭한 스펙을 갖고 있는 것보다 더 필요한 것이다.2.5배수로 압축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2차 면접이 시작되었다.회사의 이사들과 기조실장이 심사위원이었다. 2차에서 놀라운 것은 1차 면접 시 우수한 지원자가 의외의 실망스런 성적이 된다는 것이다.요즈음 면접요령을 교육시키는 학원과정이 많이 생기다보니 1차 면접 시에는 연습한대로 능숙하게 하다가 2차 면접에는 교육받은 내용이 아닌 다른 것을 질문하니 당황하여 실수하는 지원자가 생겼다. 반면 오히려 2차 면접 시 소신있고 당당하게 대답하는 지원자를 발견할 수도 있었다.면접시험에는 정답이 없다.그동안 공부하고 평소 가진 소견을 솔직하게 대답하는 것이 오히려 진정성이 있고 신뢰를 받을 수가 있었다. ▲ 체력측정 시험장 ⓒ뉴스투데이 체력이 약했던 필자, 목표에 대한 절박감으로 육사 체력측정 시험 통과필자는 육사입학시험에서 체력이 가장 걱정이었다.여름방학 때 종로의 육사전담학원에서 공부한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해 10월 서울 청량리공고에서 필기시험을 볼 때 한 교실에 40명 씩 시험을 봤으나 최종합격자는 2명 뿐이었다.필기시험 하루 전날, 학교수업 휴식시간에 짝꿍이었던 이일성(현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교수)이 교실 밖으로 불러냈다. 나보고 뒤로 돌라고 했는데 부시럭 소리가 나더니 접시만한 엿을 주면서 비어먹으라고 했다. 소중한 짝꿍의 합격기원이었다.1차 필기시험을 치루고 필자는 체력보강을 위해 매일 새벽에 남산을 올랐다. “험난한 정의의 길을 가려면 체력이 우선이다”라는 생각을 되씹으며 남산계단을 뛰어올랐다.충정로 미동초교 옆에서 셋방살이를 했으니 남산까지의 왕복은 2시간이 족히 걸렸으나 육사합격이란 목표는 악과 깡을 배양시켜주었다.체력측정 시 월등한 체력은 아니었지만 간신히 통과할 수 있었고 드디어 면접시험을 보게 되었다.육사 골키퍼를 존경하는 인물로 꼽은 '소신 답변'도 면접 합격국가관과 인생관에 대한 건전한 사고와 심성을 갖고 있는지 성격에 결함은 없는지와 같은 질문이었고 별로 어려움도 없었다.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은 미리 준비하고 있어서 이순신과 나폴레옹이라고 거침없이 이야기 했다.훗날 육사에 합격한 동기생의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웃기도 했다.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그 동기생은 “제가 존경하는 사람은 현재 육사에 재학 중인 김봉환 생도입니다”라는 대답을 했는데 면접 채점관들이 폭소를 터뜨렸다고 한다.그 친구는 축구를 너무도 좋아했는데 삼사체육대회 시 육사 축구부의 골키퍼로서 육사우승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던 김봉환 생도를 지적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친구도 육사에 거뜬하게 합격했다.면접시험관들은 지원자의 사상적 결함이나 성격에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지만 소신과 자신감으로 똑바로 대답하는 자에게 신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면접시험을 대비해 학원을 다니는 것보다 자기생각을 정리해놓는 것이 더 중요하고 어떤 질문이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면접에는 정답이 없다.취준생을 위한 한 마디 조언, "주머니 속의 ‘송곳’은 튀어나온다"군인공제회는 회사 여건상 서류심사 후, 2번의 면접을 치루는 채용절차를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 등 대기업 대부분은 3번 이상의 면접을 통해 인재를 선발한다고 한다.따라서 직업군인을 포함한 취업준비생들에게 몇 가지 참고사항을 정리해 보았다.첫째, 회사는 훌륭한 스펙을 가진 사람보다는 회사에 오랫동안 기여할 사람을 선호한다. 따라서 서울에 있는 일류 명문대보다는 오히려 지방대출신의 우수한 자가 절실하게 입사를 희망할 때 유리할 수 있다.둘째, 말을 잘하는 달변가보다는 신뢰감을 느낄 수 있게 진실을 말하는 지원자가 유리하다. 소신과 자신감은 중요하지만 자칫 교만해보이고, 더 좋은 여건이 생기면 거침없이 전직할 사람으로 느껴져 신뢰감이 상실될 수 있다. 잘 모르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개인의 소견을 진실되게 이야기해야 한다.셋째, 기본을 갖추어야 한다. 평소부터 근면하게 공부하여 어느 정도 성적도 유지해야 하고, 독서량을 늘려 인문학쪽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면접관의 전혀 의도하지 않는 질문이 나오더라도 나름대로의 논리도 갖고 있어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고, 일단 서류심사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성적도 중요하다. 육사 2차 시험(면접, 체력측정)을 치루더라도 결국 필기시험과 예비고사(現수능) 성적의 우열이 당락을 결정짓기 때문이다.기타 자격증 등의 스펙은 없는 것보다는 더 유리한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사자성어는 주머니 속의 ‘송곳’이란 뜻이다. 어떤 회사던 인재선발에서는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능력과 인성을 인정해 줄 수 있는 직장을 끝까지 찾아야 한다.그래서 면접시험에는 정답이 없다. 오직 최선을 다할 뿐이다. 끝. - 육군사관학교 졸업(1981년)- 동국대학원 외교국방(석사)- 한남대학교 정책학 (박사과정)- 5군단사령부 작전참모- 3군사령부 감찰참모- 8군단사령부 참모장- 육군훈련소 참모장- 육군대학 교수부장- 육군본부 정책실장-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 (현)군인공제회 관리부문부이사장주요 저서 및 연구- ‘충북지역전사’, 우리문화사, 2000.2월(1500부 발간)- ‘동서독 통일과정에서의 군통합에 관한 연구’, 동국대, 1995.6월- ‘지고도 이긴 전쟁’, 합참지, 2002. 1월- ‘ATCIS는 이 시대 영관장교의 개인화기’, 육군지, 2010.9월- ‘소통과 창의는 전승의 지름길’, 국방저널, 2010.11월-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12월※편집자주 : 본 칼럼은 전문가의 특정 견해를 밝힌 내용으로 뉴스투데이의 편집방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전역군인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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