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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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지난 6월16일,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됐다. 이를 지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탈북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가 주도한 대북전단을 남한정부가 막지 못했다며 강한 어조로 비난하면서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 등 공동선언도 백지화 되었다고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맞선 것은 전군 구국동지 연합회이다. 이 단체 주관으로 열린 ‘6.25남침 70주년 자유대한수호 결의대회’는 “김일성 종북주의를 척결하고 자랑스러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자!”라고 맞받아쳤다. 김여정과 남한의 군인단체가 남북에서 각각 악역을 담당하며 치열한 대리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남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오히려 향후 대화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치열한 대리전에 담긴 '숨은 밑그림'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군사행동 보류, 문 대통령은 단호한 대응과 상생의 메시지 강조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17일 대변인 발표를 통해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등 군사행동계획을 밝혔으나,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5차 회의 예비회의를 주재, 이 계획들을 보류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결정적인 단계에서 군사 조치를 보류한 것, 그 행위 자체는 긍정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며 "향후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 상호 관심사들이 협의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면서 북한의 최근 입장 변화는 "긍정적인 신호의 출발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5일 저녁 서울공항에서 열린 미국에서 보내온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의 봉환식’과 함께 열린 ‘6·25전쟁 70주년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두 번 다시 단 한 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전방위적으로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을 강한 국방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도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여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확고한 태세를 갖추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을 반대한다. 이 땅에 두 번 다시 전쟁은 없어야 한다"며 "남북 간 체제 경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통일에 앞서 평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우리는 끊임없이 평화를 통해 남북 상생의 길을 찾아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는 반드시 이뤄야 할 책무이다. 8천만 겨레 모두의 숙원이다. 따라서 세계사에서 가장 슬픈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노력에 북한도 담대하게 나서주길 바란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도 촉구했다.

하형규 회장,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수호에 함께 동참하자!”

지난 25일 오후 4시에 교대역 부근 검찰청 앞에서 전군 구국동지 연합회 주관으로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 대령연합회, 자유대연합 등의 단체에서 500여명이 참여하여 ‘6.25남침 70주년 자유대한수호 결의대회’가 개최됐다. 

전군 구국동지연합회 및 육사 총구국동지회 하형규(예비역 대령, 육사30기)회장은 대회사에서 “70년이 지난 지금도 6‧25는 끝나지 않았으며 지금도 체제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김일성을 추종하는 소위 주사파 세력이 준동하여 현충일에 국군을 추모하기보다는 김일성과 함께 적화 통일을 획책했던 김원봉을 추모하는 기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백선엽 장군은 미군도 존경하는 전쟁 영웅임에도 불구하고 근래에 그분을 현충원에 안장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며 “지금 대한민국은, 70년 전 6‧25 당시처럼 낙동강 방어선까지 밀려왔다. ‘죽느냐, 사느냐’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목소리를 높히기도 했다.  
 
하 회장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우리 스스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지킬 수 없다면 공산주의 전체주의 독재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6‧25 남침을 맨주먹으로 말하는 막아낸 위대한 대한민국을 다시 건설하자! 우리 모두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데 다 함께 동참하자!”라며 대회사의 끝을 맺었다.

사실 1950년 6‧25 남침 이래 북괴의 도발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서해에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남북공동 연락사무소 폭파 등에서 나타나듯이 북한은 틈만 나면 발톱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에 대한 공갈·협박으로 일관하고 있다.
 
문 대통령, 확고한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대화의 고삐를 놓지 않아야
 
김여정 부부장과 구국동지연합회 하회장 및 박상학 대표 등이 악역을 담당하며 치열한 대리전을 치루는 가운데 우리는 한가지 역사적 진실을 상기해야 한다.
 
과거 일본 막부시대의 치열한 전투 중 오사카 성주였던 도요토미 히데요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거짓 화친을 받아들여 성을 튼튼하게 지켜주던 방어물인 해자를 메우고 비겁한 평화를 보장받으려다 결국 함락되어 자결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가장 무서워했던 군인인 김관진 전 국방부장관은 지난 25일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댓글 작성관련 항소심 법정에서 혐의 내용을 모두 부인하면서도 “국방 문제의 정점에 장관의 책임이 있다”며 부하들에게 책임을 미루지 않았다. 그는 “전쟁을 잊은 군대는 그 존재 가치가 없다. 평화는 강력한 힘에 의해 지켜진다. 훈련하고 또 훈련하여 적의 어떠한 도발 위협에도 당당하고 강력하게 대응하는 정예 강군이 되기를 기원한다”며 최후진술을 했다.
 
김관진 전 장관의 발언처럼 '정예 강군'은 한반도 분단상황에서 가장 절실한 평화유지수단이다. 이 같은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 고삐를 놓지 않는 것이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 밑그림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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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Cricis M] 김정은 군사행동 보류, 문 대통령은 단호한 대응과 상생의 남북한 '대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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