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철상의 동서양 전사에서 배우는 교훈] ⑦나폴레옹 장군과 초병
법을 지키고 도덕이나 양심도 중요하지만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태도가 무엇보다도 소중
[시큐리티팩트=유철상 칼럼니스트] “의무를 훌륭하게 이행하지 않고서는 권리를 가질 가치가 없다.”
나폴레옹이 전투 중에 있던 어느 날 밤, 아군의 경계태세를 살피기 위해 적진 가까이에 있는 진지를 순찰하고 있었다.
“정지! 누구냐?”
으슥한 곳에서 보초가 명령했다. 나폴레옹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다.”
보초가 말했다.
“나가 누구냐?”
“나폴레옹이다! 너희들이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하고 있는가 살피기 위해서 나왔다. 어서 나를 통과시켜라!”
그러나 보초는 나폴레옹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움직이면 쏜다!”
“보초! 나는 나폴레옹이란 말이다. 어서 총을 내려!”
“그런 소리 말고 어서 돌아가십시오! 아무리 지휘관님이라 해도 저의 직속상관의 명령 없이는 통과시킬 수 없습니다.”
“정말 안 되겠나?”
“예, 절대로 안되겠습니다.”
“그렇다면 할 수 없군···.”
결국 나폴레옹은 그냥 자기 막사로 되돌아오고 말았다. 다음날 나폴레옹은 날이 밝기가 무섭게 고집불통이던 그 보초를 불렀다.
“부름 받고 왔습니다!”
“응, 좋아. 자네 간밤에 나를 통과시켜 주지 않은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하고 나폴레옹 장군은 물었다.
“프랑스를 위해서 싸우는 한 군인으로서 맡은 바 임무를 완수했다고 생각합니다. 간밤에 장군님을 통과시키지 않은 것이 죄라면 그에 대한 벌을 달게 받겠습니다.”라고 그 보초는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나폴레옹은 고집스럽고 용기 있는 그 병사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
“하하하··· 좋아! 자네야말로 훌륭한 군인일세. 내 당장 육군소위로 승진시켜주지···”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끝까지 밀고나가는 용기도 중요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이해하고 의무를 다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군인은 다른 어떤 조직과는 달리 명령에 의해서 움직이는 집단이니, 나폴레옹을 대하던 보초병에게 갈등이 왜 없었겠는가?
그러나 자신이 해야 할 의무를 고집스럽게 지켜나갈 수 있었던 것은 자기임무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도 하지만 지켜나갈 것은 지켜나가야 한다는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법을 지켜나가는 것과 도덕이나 양심도 중요하지만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태도가 무엇보다도 소중하다고 하겠다.
◀유철상 프로필▶ 現시큐리티팩트 칼럼니스트, 군인공제회 대외협력팀장, 육군 군수사령부·훈련소·소말리아·이라크파견부대·9군단 정훈공보참모, 한미연합사령부 공보실장 / 주요저서 : ‘향기로운 삶의 지혜’(2011년, 플래닛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