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33.png▲ 사진제공(국방부)
(안보팩트=박주성 전문기자)
 
예비전력 정예화를 위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 이스라엘의 아랍전쟁 승리에서 예비군의 역할 커

선진국 가운데 강한 예비군을 자랑하는 나라 중 하나가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1948년∼1973년 4차례에 걸친 주변 아랍 국가들과의 전쟁에서 모두 승리하였다. 여기에는 예비군의 역할이 가장 컸다. 이스라엘 예비군은 신속한 동원능력으로도 유명한데, 지난 2006년 레바논 사태 때 동원된 이스라엘 예비군 6개 여단 중 3개 여단이 소집을 완료하는 데는 불과 20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세계 최고수준의 예비군을 갖게 된 것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예비전력 증강을 위한 각종 정책ㆍ제도가 뒷받침되고, 실전에서 즉각 작동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편, 우리의 적인 북한은 단시간에 비대칭 공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빠르게 변화되고 있으며, 우리 군은 국방개혁에 부응하여 상비 병력의 대규모 조정과 군 구조를 단기간에 개선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 국방개혁 계획에 따라 향후 5년에 걸쳐 전체 병력의 1/4수준을 감축해야 한다.

따라서 국방개혁과 연계해 예비전력 정예화와 동원전력으로 상비전력에 준한 전투력을 창출하여 현역 감축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려는 노력이 병행 되어야한다. 무엇보다 현역 감축에 따른 전력공백을 보완하고, 개전초기 안정적인 전투력 발휘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예비전력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예비전력 증강을 위한 정책ㆍ제도발전이 시급하다.


동원 예비군은 병영문화 혁신 대상이자 전우

훈련에 입소하는 예비군을 자세히 살펴보면, 불평불만과 함께 대충 시간만 때워야겠다는 의식이 강하다. 한편, 현역 또한 예비군을 불편한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비전력 정예화는 실전적인 예비군훈련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우리가 먼저 생각을 바꿔 예비군을 현역과 같이 병영문화 혁신 대상으로 인식해야한다. 그들이 감사와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세밀한 부분까지 정성으로 훈련준비에 임하고, 자원분석을 통해 맞춤식으로 훈련을 진행한다면 불평불만 없는 실전적이고 강한 훈련이 가능할 것이다.

각 동원사단이 매년 1만여 명의 동원 예비군을 대상으로 동원훈련, 동원 재입영훈련 등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예비군훈련 과정에서 지휘관으로서 가장 중점을 둬야할 것이 바로 동원 예비군에게도 현역과 마찬가지로 병영문화 혁신 실천과제를 적용하여 관리하는 것이다.

먼저 동원 예비군에 대한 장병들의 부정적인 인식부터 전환시켜야 한다. 동원 예비군이 2박 3일 훈련기간 동안 부대를 힘들게 하는 불편한 대상이 아니라 전시에 적과 맞서 함께 싸울 전우임을 교육해야한다. 그리고 교관과 조교들부터 단정한 용모와 복장을 갖추고, 오랜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부대원을 맞이하는 자세로 훈련에 참가한 동원 예비군을 인도 인접해야한다. 시종일관 존중과 배려의 용어와 호칭으로 그들을 대하는 것은 기본이 되어야한다.

동원 예비군이 사용할 생활관, 개인물자, 편의시설은 세밀한 부분까지 살펴 정성스럽게 준비해야한다. 땀냄새 등으로 동원 예비군들이 가장 찝찝하게 생각하던 방탄헬멧 턱끈은 매 훈련 입소 때마다 세척해 교체해 주고, 깨끗이 세탁한 침낭과 베갯잇에는 일회용 위생커버까지 부착해 위생적이고 쾌적한 잠자리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세면장에는 샴푸는 물론 바디워시, 폼클렌징 등을 비치하고, 화장실에는 핸드타올까지 설치하는 등 편의시설을 호텔 수준으로 준비하여 예비군들로 하여금 스스로 부대에 대한 감사와 감동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다. 필요한 비용은 지급되는 동원훈련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충분하다.

이러한 노력의 성과는 동원사단장 직책을 수행하면서 예비군을 대상으로 설문과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분석해 본 결과 “큰 부분에서부터 작은 부분에 이르기까지 부대에서 세심하게 신경 써 주었음을 느낄 수 있었고, 큰 감동을 받았다”는 등의 수많은 칭찬 글이 대부분이었다.

한편, 훈련은 군 기강을 확립한 가운데 ‘동원자원 분석형 맞춤식 교육계획’에 따라 과거 주입식에서 벗어나 훈련의 목적 및 중요성, 이유 등을 스토리텔링방식으로 설명한 후 토의와 실습위주로 진행하는 실질적인 훈련 방식을 적용하고, 훈련 참여와 실습 우수 예비군에게는 감미품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보상을 부여함으로써 훈련참여율을 향상시키고, 만족감을 동시에 높이는 노력이 있어야한다.

이렇듯 동원 예비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전환을 시작으로 세밀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은 정성어린 훈련준비는 감사와 감동을 유발하여 자발적인 군 기강과 질서를 확립시키고, 불평불만 없는 강한 훈련 시행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선순환은 결과적으로 동원 예비군에게 현역과 하나 되는 소속감과 전우애를 느끼게 함으로써 강한 전투력발휘가 가능한 동원전력이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예비군 체제 주특기 부합된 전투편성 어려워, 전시 즉각적인 임무수행이 가능한 병력동원 관리체계 요구돼

전시에 제대별(분대~대대)로 부여된 임무ㆍ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전투 편성이 되어있다. 그러나 현재는 예비군자원으로 직책과 주특기에 부합된 전투편성을 하기 힘든 실정이다.

전시 간부 편성은 예비군 지정자원이 턱없이 부족해 제한되며, 특히 부사관의 경우 지정자원이 소요대비 50% 미만으로 절대적으로 부족해 50∼60%를 병으로 대체 지정하여 임관 및 보직해야하는 실정이다. 이 문제는 국방개혁 완성시기로 목표한 2030년에도 완전해소가 불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가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구조적으로 해소될 수 없는 문제점이다. 대안 중 하나로 현역병 중 우수용사를 대상으로 부사관 임무수행 역량 평가 후 부사관 직위 임무수행 가능자원으로 선발하여 관리해나가는 방법이 있다. 시스템적으로는 국방인사정보체계상에 부사관 임무수행 가능 자원임을 표시할 수 있도록 항목을 반영하고, 이를 병무청 병무행정시스템과 연계시킨다면 우수용사를 전역 후 예비역 부사관 직위에 손쉽게 보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방법을 00사단에서 시범 적용을 준비 중에 있는데, 병사를 대상으로 자체설문을 진행해본 결과 80% 넘게 본 제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비현실적인 유사특기 지정기준도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병무청에서는 예비군 실무편람을 기준으로 자원이 부족한 특기는 유사특기로 지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지정된 유사특기에 비적소 수준의 특기가 다수 포함되어있다는 것이다. 1개 사단의 동원자원을 정밀분석 해본 결과 315개 특기(병과) 중 10.5%에 달하는 33개 특기(병과)가 임무수행이 제한되는 유사특기인 것으로 식별되었다. 최소한의 전시교육으로 임무수행이 가능한 주특기로 지정될 수 있도록 특기분류 기준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한편, 2017년 7월부터 병 5~6년차 예비군은 동원 예비군으로 지정되지 않고 향방예비군으로만 지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송ㆍ정비ㆍ통신ㆍ포병 등 기능부대의 우수한 전문주특기 요원이 소총을 들고 향방작전을 함으로써 우수자원이 낭비되고 있다. 이러한 전문주특기 자원은 별도로 관리하여 동원 병력으로 재지정한다면 20~30% 부족한 전문요원 상당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원 자원관리의 허브인 국방동원정보체계(DMOBIS) 개선은 큰 소요 없이 가능한 분야다. 현재 국방동원정보체계상 동원훈련 결과 입력은 단순히 이수ㆍ퇴소 여부만 가능하다. 이러한 데이터만으로는 각 동원사단에서 다음해 동원훈련 준비를 위한 자원분석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사단에서는 4년차까지 매년 훈련 세부결과를 입력하는데, 이때 개인별 훈련 직책이나 훈련수준, 적소여부 등을 추가로 입력할 수 있도록 체계 메뉴를 보완한다면 관리기관ㆍ부대 및 소집부대 모두에게 자원분석에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동원 지정 개인 차주의 79%는 임무 고지서 미수령하기도, 물자동원 준비태세 완비해야 초기 전투력 발휘 보장, 동원 지정

현재 육군의 순환치장주기 규정에 따라 전차, 포병화포, 공용화기 등 사단 주요장비의 기능 및 성능발휘를 확인하는 데는 무려 5년 이상(포병화포 경우 최대 9년)이 소요된다. 그러나 동원사단에서는 장관급 지휘관이 훈련과 연계하여 장비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격월단위로 전차포사격을 실시한다면 기존 5년 주기였던 전차 치장관리를 2년에 모든 치장된 전차의 기능ㆍ성능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할 수 있다.

이렇듯 순환치장주기는 기존 정비개념에서 나아가 기능ㆍ성능발휘가 항상 가능하도록 사격훈련과 연계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여 2년 이내로 단축함으로써 바로 전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인 전투력 발휘에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한다.

동원사단은 증편 후 전방군단 지원을 위한 신속한 부대이동이 임무수행에 있어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를 위한 수송동원 보장 또한 매우 중요하다. 00사단의 경우 수송동원 지정내용을 확인해 본 결과 업체가 약 40%, 개인이 약 60%이다. 이에 대해 사단에서 현장 방문식으로 실태를 확인해본 결과 여러 가지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업체로 지정된 차량 중 16%의 경우 주소는 사단 소재지역이나 실제로는 약 300km 이상 떨어진 경상도 등 타 지역에서 운행되고 있었고, 확인해본 차량 중 임무고지서를 수령 받은 차주(車主)는 60%정도뿐이었다. 이외에도 도산, 폐업 등으로 확인 자체가 안 되거나 톤수미달, 구조변경 등 부적격 차량도 다수 지정되어 있었다. 한편, 개인 지정차량은 79%가 임무고지서를 미 수령하여 전시 응소가 불가능한 실정이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실제 응소 가능한 동원 지정차량은 30%도 채 안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상적으로 응소하였다 하더라도 전시 지역ㆍ단계별 차량운행 제한 법령으로 인해 차주의 복귀대책이 마땅히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들과 관련하여 평상 시 부대에서 차주들과 소통을 하려해도 차량등록대장에 차주의 연락처가 없어 이조차도 어렵다.

전방지역 수송정비업체 지정에 수리부속업체가 미 포함되어 있어 주민철수 지역에 위치한 수리부속업체는 철수함으로 인해 정비보장이 안 되는 문제점도 있다. 그리고 모두 가능하리라 생각하는 차량 부분동원도 국토교통부에서 약 3천대로 한정하고 있고, 일부부대의 경우에는 단 1대도 반영되어 있지 않으며, 반영이 되어 있는 부대도 지자체에서 임무고지서 발송을 별도로 하고 있지 않아 응소가 불가한 실정이다. 위에서 지적한 수송동원 관련 문제점 대부분은 불명확한 법규와 지자체의 낮은 업무수행 우선순위와 방법의 소극적인 업무관리에서 비롯된 것으로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관련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전향적인 개선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문제점을 안고 있는 수송동원 분야 개선방안 몇 가지를 제시해 보자면 첫째, 임무고지서 발송은 일반우편이 아닌 법적 효력발휘가 가능한 등기우편 발송으로 전환하고, 둘째, 전시 교통수단 운행법령 보완으로 전시 동원차량 인계 후 차주의 복귀대책을 마련해 줘야겠으며, 셋째, 개인 지정차량 차주의 연락처는 지자체와 소집부대가 함께 공유함으로써 평상시 체계적인 자원관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넷째, 정비보장을 위해 정비업체-수리부속업체가 패키지화된 동원지정이 가능하도록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며, 다섯째, 부분동원 차량은 차량 대수의 통제가 아니라 부대의 임무에 맞게 국토교통부에서 가능한 차량만 부분동원 대상으로 지정하고, 부분동원령이 선포되면 지정된 시간 안에 응소하도록 임무고지서를 발송하여 차주가 이를 명확히 인지하도록 해야 한다.


북한군은 단시간 비대칭 공격 능력 보유, 우리 예비군도 환경ㆍ여건 변화에 따른 부대증편 활동 적극화해야

상급부대 정보 분석에 따르면 우리의 적인 북한은 단시간에 비대칭 공격이 가능한 수준으로 변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응하는 우리 군의 동원응소체계는 현재 일수제 만을 적용하고 있어 심야 또는 새벽에 동원령이 발령된다면 응소시간이 과다(동원령 발령시점에 따라 최소 15시간에서 최대 37시간 차이 발생)하게 소요되어 전쟁발발 이전에 정상동원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진다. 따라서 동원부대 특성 및 대상에 따른 동원응소체계 검토가 필요하다.

조기 소집되는 동원 예비군은 시간제 적용 시 17여만 명이고, 부분동원 적용 시에는 00여만 명으로 동원자원 관리 및 통제 면에 있어 큰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동원 즉시 운용되는 동원사단이나 전방군단의 경우는 시간제를 적용하여 교통체증이 상대적으로 덜한 심야시간 때를 활용한 조기 부대증편을 보장하고, 향토사단이나 동원지원단과 같이 차후 운용되는 부대는 일수제와 시간제를 융통성 있게 적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동원사단 대부분이 전시 주민이 철수하는 후방지역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교통체증으로 인해 차량 부분동원 및 상급부대 차량지원 제한 등으로 정상적인 부대증편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기본계획 외에 ‘교통체증으로 차량운행 불가’와 같이 전장 환경변화에 따른 다양한 우발상황에 대비한 부대증편 모델 발전이 요망된다.

날로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는 적 화생방전에 대비한 예비군 방독면 저시력자용 안경관리에도 관심이 필요하다. 00사단 분석에 따르면 대상자 중 90% 이상이 전역 때 방독면 안경을 미 휴대하여 나가고 있으며, 동원훈련 때도 대부분이 휴대하지 않는 실정이다. 전역자 개인별 동원 지정부대로 방독면 안경이 보급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일반안경을 쓰고도 착용이 가능한 신형방독면 개발을 서둘러 동원사단에 우선 보급되도록 하는 등의 현실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하겠다.

동원차량 검차 및 인수방법도 개편 동원사단 여건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00사단의 경우 기존에는 1개 증편지 내 집결지별로 각각 인수관, 검차관, 검차병, 안내병을 편성해 운영함으로써 다수의 병력이 동원차량 검차 및 인수에 매달렸던 것을 1개 증편지 기준으로 인수관, 검차관, 검차병, 안내반, 주차반을 통합 편성하는 것으로 개선하여 약 20여명을 절감할 수 있었고, 전문성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정상적인 급식지원 보장을 위해 전방지역에 한해서는 보상가가 높은 민간 취사시설도 동원이 가능하도록 관련규정을 보완하고, 부대 내 부족한 취사트레일러는 민간 푸드트럭 등을 동원할 수 있도록 산업동원(전시 생산 후 납품)에서 수송동원(민간 푸드트럭 동원)으로 변경이 필요하다. 또한, 토지 동원지정 기준은 장비를 보관할 수 있는 크기에 더해 장비 회차는 물론 전시교육 공간까지 소요에 포함시켜 현실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박주성 전문기자: 현 한국안보협업연굿고 전문연구위원, 예비역 육군 준장, 전 75 사단장, 전 교육사 교훈차장, 전 육군훈련소 참모장.


박주성 전문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전체댓글 0

  • 93782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전문가 분석]동원즉응전력의 안정적 관리는 전승의 요결(要訣)!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