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통영함.png▲ 부산 근해에서 항해 시연을 하고 있는 해군의 신형 구조함인 통영함 모습

2016년 9월 26일 야간에 한·미 연합 해상훈련 중이던 Lynx 헬기가 동해상에서 실종, 수심 1000미터 넘어 추락지점 수색작업 난항 

사고 현장 도착한 통영함, 수중무인탐사기(ROV)를 이용한 수중 탐색 통해 추락 헬기 동체 발견하고 승무원 3명 시신도 수습

통영함은 시험평가 과정에서 구조관련장비 성능 미흡으로 세월호 사고 당시 출동 못해  이후 '방산비리 대명사' 낙인 찍혀

해군은 통영함의 성공적 구조작업 홍보를 시도했으나 대부분 언론사들이 방산비리 연루 함정이라 '난색'표명하며 거절

통영함 활약상 전말은 시험평가 및 초기 운영 간 각종 결함들을 보완해 완성되는 '무기체계' 개발 과정을 명징하게 드러내 
 
(안보팩트=김한경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세월호 사고 발생 당시 출동하지 못해 비난받았던 해군 구조함인 통영함이 2년간의 보완 과정을 거쳐 구조능력을 완비한 해군의 핵심 함정으로 새롭게 태어나 활약했던 상세한 내용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동안 통영함이  Lynx 헬기 인양에 참여한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그 상세한 활약상은 전해진 바가 없었다.   

해군 함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15일 기자와 만나 “2016년 9월 통영함이 수심 1,000미터가 넘는 심해에서 가라앉은 Lynx 헬기의 동체 인양 및 조종사 3명의 시신 수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2016년 9월 26일 야간에 한·미 연합 해상훈련 중이던 Lynx 헬기가 동해상에서 실종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훈련 중이던 해군 7전단장은 곧바로 수상 탐색을 실시하여 통신 두절 후 49분 만에 부유 중인 헬기 잔해물을 회수하였고, 해군작전사령관은 통영함을 현장으로 출동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이 소식통은 “사고 해역은 수심이 1,000미터가 넘는 지역인데다 실종된 위치를 정확히 알기 어려웠지만 해군은 부유중인 헬기 잔해물의 회수 지점과 해류의 흐름을 고려하여 예상 추락위치를 추정하고 통영함이 현장에 도착하자 수중무인탐사기(ROV)를 이용한 수중 탐색을 실시하였다”면서, “ROV 탐색 결과, 다행히 예상 추락위치 인근에서 헬기의 동체가 발견되었고 승무원 3명의 시신도 모두 찾을 수 있었으며, 이후 ROV의 로봇 팔을 이용하여 시신을 훼손 없이 수습하였고 헬기 동체의 인양도 성공했다”고 전했다.

구조 전문가들은 “수심 1,042미터 해저에서 가라앉은 헬기 동체를 안전하게 인양하고 주변에 널려진 시신을 훼손 없이 수습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당시 해군은 1,000미터가 넘는 심해에서 구조 작업을 해본 경험이 없어 잔해물 탐색 및 회수작업을 먼저 실시하여 실전 경험을 쌓은 후 시신 수습과 동체 인양을 시도했고, 이 모든 과정을 5일 만에 완료했다고 한다.

통영함은 방산비리의 대명사로 떠올랐던 해군 구조함이다. 건조 후 시험평가 과정에서 수중무인탐사기(ROV) 및 선체고정음파탐지기(HMS) 등 핵심 구조관련 장비가 작전요구성능(ROC)을 충족하지 못해 한 때 해군이 인수를 거부했던 함정이기도 하다. 특히 실무자들이 서류를 조작해 2억 원짜리 구형 수중 음파탐지기(소나)를 41억 원짜리 HMS로 둔갑시켰고,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이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 시절 관련된 혐의가 있어 구속 기소되면서 유명세를 탔던 함정이다. 그 후 황 전총장의 혐의는 대법원에서 무죄로 판명되었지만, 국민들에게 통영함은 방산비리를 상징하는 함정처럼 여겨졌다.

당시 성공적인 구조작업을 수행한 해군이 이 사실을 홍보하려고 언론사들을 접촉했으나 통영함이 구조작업의 주인공인 것을 알고는 대부분 난색을 표명했다. 그 이유는 방산비리의 대표적 사례처럼 알려진 통영함이 문제가 되었던 장비들을 보완하여 구조임무를 탁월하게 수행했다는 사실을 다시 기사화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Lynx 헬기가 훈련 중 추락한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구조작업을 잘한 것이다 보니 해군을 칭찬만 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당시 대다수 언론의 보도가 통영함의 구조작업보다 Lynx 헬기 추락에 맞추어져 있음이 그것을 증명한다.

사실 통영함은 당시 시험평가 과정에서 이미 구조관련 장비들의 문제가 드러나 해군이 인수를 거부한 상태였고, 문제가 보완되면 다시 정확한 시험평가를 거쳐 이상이 없어야 최종 인수할 계획이었다. 따라서 세월호 사건만 없었더라면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인수되어 구조능력을 발휘할 함정이었다. 지금처럼 잘못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될 함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라도 통영함이 방산비리에서 벗어나 해군 구조함으로서 탁월한 구조작업 능력을 보유했다는 사실과, 실전에서 충분히 구조역량을 발휘한 사례가 있었음을 인지하였기에 늦은 감은 있지만 기사화하기로 결정했다. 그것이 국민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려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하는 언론의 의무이자 사명이기 때문이다.
김한경200.png
 
안보팩트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광운대 방위사업학과 외래교수 (공학박사)
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장
한국방위산업학회/사이버군협회 이사
前 美 조지타운대 비즈니스스쿨 객원연구원

김한경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기자 khopes58@securityfact.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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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방산비리 '멍에'진 통영함의 수심 1,000미터 속 '구조 활약상' 전말과 그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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