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8(목)
 
종.png▲ 일본 자위대가 올해 4대 군 개혁을 명분으로 내걸고 대대적인 군사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사진은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항모 이즈모(왼편)와 육상자위대 중앙음악대 모습
 

일본, 북핵 위협 및 중·일 간 영토 분쟁 명분 삼아 4대 군사개혁 추진

한국, 한·미·일 안보협력 틀 다지면서 ‘일본 침략의 역사적 교훈’ 되새겨야

(안보팩트=권태환 국방대 교수)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1950년 6.25전쟁이 계기가 되어 만든 경찰예비대와 해상보안대를 모체로 1954년 자위대를 창설했다. 자위대는 선제공격을 하지 않고, 일본 영토 내에서만 최소한의 군사행동을 하며 적의 근거지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전수방위’ 원칙을 명분으로 창설되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싼 한반도 안보지형이 급변하면서 주변국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자위대가 보통국가의 군대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2018년은 일본 안보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게 될 것 같다. 아베 총리는 2013년 처음 제시된 ‘국가안보전략’과 방위정책 및 전력목표를 설정하는 ‘방위계획대강’을 금년 내 개정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화생무기에 대해 GDP 1% 이내의 방위비에 국한하지 않고 위협 대응 체제를 구축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이로 인해 2019년부터 실시되는 5개년 중기방위력 정비계획에서 획기적인 방위비 증강이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북한 위협에 대비한 실질적 조치가 최우선 순위일 것으로 보이나,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지난해 12월 ‘국가안보전략’에서 제시한 ‘인도-태평양 전략’에 일본이 어떤 역할을 담당하느냐도 자위대의 변화 폭을 좌우하는 변수로 제기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육상자위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군사개혁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일본판 해병대인 ‘수륙기동단’을 창설하였다.

방위성은 지난 3월 27일부로 2,100명 규모의 ‘수륙기동단’을 창설하였다. 육상자위대는 2002년 서부방면대 예하에 ‘보통과 연대’를 창설하였는데, 이를 모체로 여단 규모의 일본판 해병대를 신설한 것이다. 창설의 직접적인 계기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조어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으로 알려졌고, 창설 기념식이 열린 4월 4일 시범 훈련을 통해 도서탈환작전 광경이 매스컴을 통해 방영되기도 하였다.

이와 관련, 수륙기동단이 전략기동부대로서 지금까지 일본이 금기시하고 있는 ‘전수방위’ 원칙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부 나오고 있다. 편제된 수륙양용차(AAV7, 52대)와 수직이착륙기인 옵스프레이(MV-22, 17대)는 도서작전 뿐 아니라 자위대의 전략기동력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둘째, 통합 작전의 효율성을 위해 ‘육상총대사령부’를 신설하였다.

육상자위대는 ‘수륙기동단’ 창설과 함께 군단급 제대인 ‘중앙즉응집단’을 모체로 육막 예하에 ‘육상총대사령부’를 신설했다. 이는 한국의 지상작전사령부에 해당하며, 지역 방어가 주 임무인 육상자위대 예하 5개 방면대를 포함하여 지상통합작전을 지휘하게 된다. 해상자위대의 ‘자위함대사령부’가 센카쿠 열도를 비롯한 해상통합작전을 지휘하고, 항공자위대의 ‘총대사령부’가 미사일 방어(MD)관련 통합작전을 지휘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칫 「屋上屋」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 등 이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있어, 향후 통합막료감부와의 임무 및 역할 분담이 이슈로 등장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번 ‘육상총대사령부’ 창설은 일본을 둘러싼 군사적 위협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실전적 태세를 갖춘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돼 의미가 깊다.

셋째, 교육훈련연구본부를 새롭게 편성하였다.

육상자위대는 이전 한국의 육군교육사령부와 비슷한 연구본부를 운용해 왔지만, 금년도부터는 간부학교(육군대학)를 통합하여 미국의 육군훈련교리사령부(United States Army Training and Doctrine Command; TRADOC)와 비슷하게 새로 편성하였다. PKO 부대를 포함한 전 제대의 현장 정보를 공유함과 동시에 피드백을 통해 교육과 교리연구, 이론과 현장의 일체화를 모색한다는 취지로서 향후 성과가 주목된다.

넷째, 자위대 모습을 일신하기 위해 제복을 개정하였다.

육상자위대는 수륙기동단, 육상총대사령부 등 부대 신설과 함께 모든 제복을 개정하였다. 많은 예산과 노력이 들지만 “강인성, 사명감, 품격”을 내세워 자위대의 새로운 위상을 제고하고자 추진한 것으로서, 현재 자민당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헌법 개정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1월, 일본 정부는 “자위대 방위문제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3년마다 동일 항목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데, 일본 국민들의 추이를 분석하는 데 유효하다. 조사 결과 중 “일본이 전쟁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다”가 85.5%로서, 그 이유는 국제적 긴장과 대립이라고 한다. 센카쿠를 둘러싼 안보불안이 있지만 최근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직접적 원인이 되고 있어 자위대의 최근 변화를 일본 내부 탓만으로  돌릴 수는 없을 듯하다.

이와 같이 일본의 군사력 증강은 지속되고 있고 향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친구는 바꿀 수 있어도 이웃은 바꿀 수 없다”는 말처럼, 그 자체를 비판만 하기 보다는 한반도 긴장완화의 계기로 삼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한일관계는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가는 것"이며,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군사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일본을 포함한 한·미·일 안보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본 자위대의 군사동향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노력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소중한 교훈이기 때문이다. 자위대가 향후 무엇을 위해 어떻게 변하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할 이유이다. 

권태환200.png
 
국방대 초빙교수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일본센터장
한일 군사문화학회 부회장
前 駐일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
前 일본 오카자키연구소/세종연구소 객원연구원
일본 육군대학 및 국방대학원 졸업
일본 다쿠쇼쿠대 안전보장학 박사과정 수료
 

권태환 국방대 교수 기자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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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2018’ 일본 자위대의 군사력 증강과 한국의 전략적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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