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12-11(수)
 
정시.png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전격 회동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PVID라는 새로운 비핵화 기준을 제시한 상황에서 성사된 이번 회동을 통해 북중간의 전통적 동맹관계가 강화돠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8일 중국 다롄에서 시진핑과 전격 회동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기준 강화 흐름속  북중의 ‘전략적 대응’ 논의 주목

폼페이오와 볼턴 등 CVID 대신에 PVID강조하고 화학무기 등 다른 WMD도 폐지 대상 거론

트럼프 대통령은 핵개발 재개 여지 열어놓은 ‘이란 핵합의’ 탈퇴 가능성 시사

김정은, 시진핑 지원 받아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입장 관철 추진?

북미간 이견 불거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 역할 커질 듯

(안보팩트=김철민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8일 전격회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위원장이 지난 3월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북중정상회담을 가진 지 40일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이는 6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핵심인사들이 북한 비핵화 수위에 대한 강도 높은 발언을 거둡하고 있는 데  대해 ‘북중 동맹’이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로 있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8일 "조선 노동당위원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 주체107(2018)년 5월 7일부터 8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 대련시를 방문하시고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와 또다시 상봉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조중(북중) 두 당, 두 나라 사이의 친선의 역사에 특기할 새로운 전성기가 펼쳐지고 있는 속에 두 나라 최고영도자들의 의미 깊은 상봉과 회담이 중국 요녕성 대련시에 진행됐다"고 재차 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오전 전용기 편으로 평양을 출발해 대련에 도착했다. 하시였다"고 덧붙였다.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리수용·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김여정 당중앙위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은둔형 지도자였던 김 위원장이 두 달 사이에 두 차례나 시주석과 회동을 가진 것은 트럼프 주도의 대북경제제재에 중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함에 따라 소원해졌던 북중동맹의 재강화라는 의미를 갖는다.

북중 동맹의 재강화는 양측 모두에게 각별한 정치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을 앞두고 중국이라는 강력한 원군을 확보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구성하는 핵심인사들인 마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및 존 볼턴 백악관 외교안보보좌관은 지난 주말부터 잇따라 ‘영구적인 북한 비핵화’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면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를 북측에 기준으로 제시해왔다.

그런데 폼페이오와 볼턴이 이보다 높은 강도로 여겨지는  'PVID(영구적이며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라는 새 목표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또 백악관과 펜타곤 주변에서 북한정권이 폐기해야 할 대상으로 생화학무기를 포함하는 대량살상무기(WMD)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비핵화 과정에서 대북경제제재 해제는 물론이고 경제적 지원 및 남북교류 등을 얻어내려는 구상을 추진해왔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이 ‘선 비핵화-후 보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절충안’을 만들어줄 것을 지난 4.27남북정상회담에서 요청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PVID와 WMD폐기라는 강경 카드를 던짐에 따라 장밋빛 분위기 일색이었던 ‘북한 비핵화’ 협상 국면에 돌연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시점이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 탈퇴를 시사하고 있는 것도 북한에게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란 핵합의는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대신에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협정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일몰 조항’을 핵심 문제로 삼고 있다. 이란의 영구적인 비핵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란이 탄도 미사일 개발과 중동 패권 확대 시도로 핵합의 정신을 위배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협정 체결 15년 후인 2030년이 지나면 이란의 핵개발 제한이 도로 풀리는 일몰 조항이 독소 조항이라는 것이다.

이는 북한에게 PVID와 함께 화학무기 등 다른 WMD 폐지를 요구하는 것과 동일한 논리이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 손을 잡음으로써 트럼프 측의 ‘강공 카드’를 견제하는 ‘대항전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오후 2시(현지시간) 이란 핵합의 탈퇴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시 주석 입장에서도 북중동맹의 재강화는 북한 비핵화 국면에서 불거진 ‘차이나 패씽론’을 잠재우고 미국과의 정치.경제.군사적 패권 경쟁이 가열되는 와중에 북한과의 파트너십을 재확인한다는 계산서를 두드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중 회동이 이루어진 다롄은 김일성과 김정일이 덩샤오핑 등 중국 지도부와 비밀 회동했던 장소다. 다롄항 조선소에서 진수된 중국의 첫 국산 항공모함 001A함이 금명간 시험항해를 할 예정이다. 001A함은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력을 잠재적 적군으로 설정한 중국 전략자산이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주장해온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기준 상향 조정과 북중동맹의 재강화라는 새로운 변수의 출현을 효과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성공적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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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시진핑 다롄회동, 트럼프의 ‘PVID’ 대항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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