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작업 완료,
WP, "분명한 것은 북한의 핵실험이 끝났다는 사실“ 평가
트럼프 미 대통령, 북한 비핵화 ‘첫 세리머니’ 성공 판단하고 다각적 북미 채널 가동 지시
이번 주말 싱가포르서 북미정상회담 의제 및 안전문제등 조율할 북미 실무접촉
트럼프, 북미 고위급 대화 별도 가동도 추진중
싱가포르서 남북미 정상회담 성사될 가능성도 주목
(안보팩트=김철민 기자)
북한의 핵실험장이 폐기되고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접촉은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서로 ‘회담 취소’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기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양측의 ‘실무적인 외교 행보’는 회담 성사를 위한 최종 조율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북한 비핵화를 위한 여정의 출발점이라고 판단, 다각적인 북미 채널 가동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작업을 완료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쯤부터 오후 4시17분까지 2~4번 갱도와 관측소 등 부대시설을 순차적으로 폭파했다.
오전 11시쯤 북쪽 갱도인 2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했다. 2번 갱도는 2차부터 6차까지 모두 5차례의 핵실험이 진행됐던 곳이다.
3·4번 갱도는 단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았던 장소이다. 그러나 2번 갱도를 시발점으로 삼아 오후 2시17분께는 서쪽 갱도인 4번 갱도와 단양장을 폭파했다. 곧이어 오후 2시45분께는 생활동 본부 등 5개 건물을 폭파했다.
그리고 오후 4시2분께 남쪽 갱도인 3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하고, 15분 뒤인 오후 4시17분께 군용으로 사용됐던 막사 2개 동을 폭파하는 것을 끝으로 폐기식을 마무리했다. 1차 핵실험 이후 붕괴돼 폐쇄된 것으로 알려진 1번 갱도(동쪽)의 경우 별도의 폭파 작업을 진행하지 않고 봉인하는 선에서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도 즉각 관련 소식을 긴박하게 보도했다. 폐기식에 초청을 받은 한국 공동취재단 외에 스카이뉴스와 APTN, CNN, 신화통신과 CCTV, 러시아투데이(RT)와 리아노보스티 등 미국과 영국, 중국, 러시아 언론은 ‘역사적은 북핵 실험 종료’를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안나 파이필드 기자는 핵실험장 폭파 소식을 전하면서 "출국 후 약 26시간 뒤에야 기자들이 폭파 소식을 전했지만 금요일(25일) 원산으로 귀환하기 전까지는 사진을 보낼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목요일(24일) 북한의 핵 실험이 끝났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WP는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위성사진 전문가인 프랭크 파비안이 "이것은 매우 상징적이고 외교적인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자체로는북한의 핵 능력을 아무것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첫 세리머니’가 종료됨에 따라 북한의 핵탄두 및 핵물질을 영국 폐기하거나 미국 본토에 이전하는 ‘본 게임’이 남아 있다는 해석인 것이다.
북미 고위 인사들이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싱가포르 접촉 재개하고 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미 CNN 방송 보도 등에 따르면 북한의 고위급 인사가 24일 베이징을 거쳐 싱가포르로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고위 인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수행하는 김창선 서기실장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미 양측은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정상회담 의제, 장소, 안전 문제등을 논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 행정부는 북측과 또 다른 채널의 고위급 대화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나는 회담이 성사되기를 원한다”면서 “모든 것은 절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에 달려있다”고 김 위원장의 결단을 압박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직전 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 회담에 문재인 대통령도 동참할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싱가포르 남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추가회담을 할지도 모른다”면서 “ 그 회담이 바로 우리와 함께 싱가포르에서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남북미 3자가 종전선언을 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4일 “남·북이 합의했던 종전선언을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