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4-16(화)
 
편지.pn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김정은 친서를 '거대한 편지(giant letter)'라고 명명했다. (사진=댄 스카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 지난 1일(현지시간) 김정은 ‘친서’ 받고 북핵 전략 '전면 수정' 가능성 대두

최대 압박 포기, 단계적 비핵화 등 연거푸 시사...이란 핵협정보다 약한 북핵협정 관측도

김정은, 친서에 자신과 트럼프의 정치적 이익 절충안 제시 가능성

워싱턴 정가내 북핵 협상 회의론 커졌지만 트럼프와 김정은의 돌파력이 사태 주도

(안보팩트=김철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급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일괄타결‘이라는 기존 원칙을 돌연 철회하고 북측의 ’단계적 비핵화‘에 동의하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북한에게 더 이상 ’최대 압박‘을 가하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대북경제제재도 조기 해제하고 북미수교도 급물살을 탈 것 같은 뉘앙스의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북한 핵협정은 이란 핵협정보다 ’약한 수위‘가 될 것이라는 미 CNN 보도도 나왔다. CNN은 지난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한계를 인정한 것으로 보이며 이란 핵협정보다 약한 협상을 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 모든 변화는 트럼프가 지난 1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나 김정은 친서를 받고 난 직후부터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과의 면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2일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첫 회담은 빅딜로 가는 과정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에서 한 차례 이상 김정은과 대좌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 핵협정을 ’실패작‘으로 규정하며 탈퇴했다. 만약에 트럼프가 염두에 둔 북핵 협정의 고삐가 이란 핵협정보다 느슨하다는 CNN보도가 사실이라면, 자가당착이다. 아니면 트럼프가 김정은이 친서에서 제시한 카드에 꽂힌 결과라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이 같은 정황증거 상, 친서가 북미정상회담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태풍의 눈임은 확실해 보인다. 

격변의 단초가 된 김정은 친서의 내용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서의 방향에 대해서는 두 가지 엇갈린 관측이 존재한다.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에 대한 원칙적인 확인을 담았을 것이라는 주장과, 김정은이 트럼프의 신뢰와 이익을 담보할만한 구체적 카드를 제시했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를 미루어 볼 때,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24일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면서 “김 위원장이 회담 재추진을 원한다면 나에게 편지를 보내라”고 요구했다.

이번 친서는 그 요구에 대한 적극적인 호응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정치적 돌파력을 발휘하고 있는 북한의 젊은 권력자 김 위원장이 자신의 ‘친서’를 의례적인 문서로 격하시키는 선택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

트럼프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절충시키는 비장의 카드를 시사했을 공산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3개월 이내에 완성된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미국으로 이관해 폐기하고, 미국은 그 대가로 대북경제제재를 푸는 보상을 취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합의점을 찾을 경우, 김 위원장은 조기 제재 해제를 통해 ‘정상국가’의 궤도에 신속하게 진입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이슈를 리드하는 데 필요한 최대 카드를 손에 쥐게 된다.

이와 관련해 미 민주당 뿐만 아니라 여당인 공화당 내 매파들도 급변신중인 트럼프를 두고 “북한 전략에 휘둘리고 있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와 앙숙관계인 뉴욕타임스는 물론이고 워싱턴포스트 등 대부분의 미 언론들이 북미협상에 대한 ‘회의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그러나 ‘냉철한 승부사’ 혹은 ‘이단아’ 기질을 공유한 트럼프와 김정은이 기존의 비핵화 프로세스를 뒤집는 ‘역발상’을 추진한다면 통상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북한문제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4일 안보팩트와의 통화에서 “ ‘핵동결-핵사찰-핵탄두 폐기 및 반출’이라는 통상적인 과정을 뒤집는 방안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것”이라면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의 제안을 받는 대신에 조기 제재 해제 및 경제적 보상 등을 요구했을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와 김정은은 시스템을 무시하고 권력을 휘두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면서 ”그 공통점이 주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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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눈 김정은 ‘친서’, 트럼프 돌연 CVID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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