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수리온.jpg▲ 미국 미시건주 마켓에서 체계결빙 입증시험 가운데 인공결빙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착륙한 수리온 헬기의 모습
 
개발 당시 명품 헬기로 언론 주목 받았으나 체계 결빙 등 비행 안전성 논란으로 ‘부실 헬기’란 오명 써

2차례 시험 만에 체계결빙 능력 입증하고, 감항성 심사에서도 합격점 받아 ‘명품 헬기’로 거듭나게 돼

(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체계결빙으로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던 ‘수리온’에 대해 최근 방위사업청은 “수리온의 체계결빙 운용능력 입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수리온(KUH-1)은 노후된 육군의 헬기(UH-1H, 500MD)를 대체하기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한국형 기동 헬기이다.
 
2006년 개발에 착수해 2012년 개발 완료까지 걸린 시간은 약 73개월이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짧은 기간에 만든 명품 헬기여서 한 때 언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체계 결빙을 비롯한 비행 안전성 논란으로 그동안 ‘부실 헬기’란 오명을 쓰고 있었다.

결국 지난해 11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수리온의 체계결빙 입증시험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체계결빙 입증시험은 저온 다습한 환경에서 발생되는 얼음 조각들이 항공기에 미치는 영향성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는 시험이다. 항공기의 결빙 조건은 Trace(소량), Light(약간), Moderate(중간), Severe(다량) 등 총 4단계로 분류되는데, 수리온의 목표는 Moderate, 즉 중 결빙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수리온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미국 미시건주 마켓에서 체계결빙 입증시험을 받았다. 시험은 얼음분사 장치를 장착한 헬기가 인공 구름을 만들어 그 곳에서 비행하는 인공결빙 시험과, 자연적으로 결빙 조건이 형성된 구름을 찾아서 비행하는 자연결빙 시험으로 구분된다. 

그 결과 수리온은 앞서 2015~2016년 수행했던 1차 체계결빙 입증시험에서 충족하지 못했던 29개 항목을 포함해, 개선된 사항까지 모든 비행시험을 통과했다.

우선 수리온 프로펠러에 형성된 얼음들이 효과적으로 제거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개선했고, 엔진공기 흡입구에 얼음이 생기지 않도록 열을 가해 결빙을 해소하는 히터 매트를 더욱 효과적으로 개선했다.  

또한 전선 절단기에 얼음이 형성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절단기 상부 전력량을 1,000W에서 2,000W로 증가시켰고, 높은 온도의 압축공기를 적용했다. 그리고 VHF/FM 안테나의 강도를  강화하기 위해 일체형 안테나로 교체했고, 영하 30℃의 결빙지역에서도 얼음이 기체에 달라붙으면 탐지할 수 있도록 착빙 탐지기를 개선했다.  

수리온은 체계결빙 입증시험을 통과한 후, 지난 4월 12일부터 5월 9일까지 항공기가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는지 정부가 인증하는 감항성 심사를 받았는데, 전체 12개 분야 98개 항목에서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수리온은 한국군이 현재 운용하는 헬기 중 결빙 운용능력이 가장 뛰어난 UH-60과 동급인 중 결빙 운용능력을 확보했다. 중 결빙은 대기 중 수증기량이 0.5 ~ 1.0g/m³인 환경에서 정상적 운용이 가능한 조건으로, 영하 30℃ 지역에서도 운용할 수 있음을 말한다.

AH-64 아파치나 CH-47 치누크는 약 결빙 운용능력만을 갖고 있고 AH-1S, 500MD, UH-1H 등은 결빙 능력이 전무하다. 또한 체계결빙 입증시험은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시험으로 단기간에 입증하기 어렵고 비행 안정성을 위해 양산 단계에서 진행된다.

1978년 개발된 UH-60은 1979~1981년 총 3차례, AH-64는 1982~1986년 총 5차례 시험을 통해 체계결빙 능력을 입증했다. 반면 수리온은 시행착오를 거치긴 했으나 2차례 시험 만에 체계결빙 능력을 입증했다.

그동안 국산 기술을 폄훼해 왔던 우리 스스로가 이 결과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으며, 수리온은 이제 부실 헬기라는 오명을 잠재우고 명품 헬기로 거듭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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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가 개발한 ‘수리온’, 부실 헬기 오명 벗고 명품 헬기로 거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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