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1-10-15(금)
 
2K22.png▲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된 세계 최고 성능의 K2 흑표 전차. (사진=현대로템 제공)
 
1995년 체계개념 연구로 시작, 탐색 개발과 체계 개발을 거쳐 2007년 시제품 완성

엔진과 변속기를 조합한 Power-pack의 국산 개발에 발목 잡혀 전력화 및 양산 미뤄져

국내 독자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진 전차 개발, 터키에 기술 수출 쾌거도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총괄 에디터)

1990년대 접어들면서 국내 기술력에 의해 K1을 K1A1으로 성능 개량한 한국군은 북한의 기갑전력에 대비함은 물론 미래의 전장 환경과 전력구조에 적합한 전차를 확보하기 위해서 당시 운용 중인 M48A3K와 M48A5K 전차를 대체할 새로운 전차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새로운 전차는 세계적인 발전 추세에 부합하고 해외 경쟁력을 가지면서 한국군의 운용개념에 맞아야 했다. 따라서 전차 개발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운용개념에 맞춰 전차 체계를 설계하는 일이다. 물론 구성품 개발 능력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구성품 개발 능력이 좋아도 독자적으로 전차 체계를 설계할 수 없다면 국산 전차를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방과학연구소는 1995년 7월부터 1997년 12월까지 체계개념 연구를 통해 어떤 기술과 성능으로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 전차를 개발할 것인지를 정립했다. 1998년 11월부터 2002년 12월까지는 이 전차를 구성하는 각 구성품의 개발 가능성을 기술적으로 검증하는 ‘탐색 개발’을 수행했다. 이어서 2003년 1월부터 본격적인 ‘체계 개발’에 돌입하여 4년여 만에 시제품을 만들어냈다. 

국산전차의 모델명은 K2로 정해졌고, 시제품인 XK2(전투용 사용 적합 판정을 받으면 X를 떼어내게 됨)는 성공적으로 ‘시험 평가’를 마쳤다. 이 때까지만 해도 2011년 전력화 목표는 문제없이 달성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엔진과 변속기를 조합한 동력장치인 Power-pack에 발목이 잡혀 전력화는 미뤄졌다.

국산 Power-pack 개발은 국방 핵심기술 사업 중 최초로 산·학·연이 주도한 연구개발로서 엔진은 두산인프라코어가, 변속기는 S&T 중공업이 맡았다. 그래서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시험 평가 과정에서 과열과 내구성 문제로 인해 체계에 적용할 수 있는 ‘합격’ 판정을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초도 생산되는 100대분의 K2 전차에는 시제품 시험 평가 때 사용된 독일 MTU사의 Power-pack이 장착되었다. 2014년 9월 Power-pack의 작전요구성능(ROC)이 완화되었고, 2015년 두산인프라코어가 엔진 개발에 성공했다. 이제 후속 물량부터는 국산 Power-pack을 장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S&T 중공업이 개발한 변속기가 평가 과정에서 계속 결함이 나타났다.

결국 방위사업청은 2차 양산 물량은 국산 엔진에 외국산 변속기를 장착해 생산하기로 2018년 초에 결정했다. 그런데 최근 S&T 중공업이 개발한 변속기가 전차의 수명주기인 9,600km까지 고장 없이 가동되어야 하는 내구도 평가 중 7,110km에서 볼트 한 개가 부러져 탈락한 사실이 밝혀졌다.

K2 전차 기술을 수입하여 자국산 전차를 만든 터키가 이 사실을 알고 “그 정도면 충분하니 한국산 변속기를 수입하겠다”고 요청한 사실도 드러났다. 방위사업청이 국내기술 개발에 너무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면서 국산 Power-pack 장착 여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비록 일부 잡음은 있지만, K2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가진 전차이다. 

K2는 세계 최신 전차들과 동일하게 1,500마력의 고출력 동력장치(엔진 및 변속기)를 기본으로 장착해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무게는 56톤이며, 우수한 성능의 현수장치를 갖춰 진동과 충격을 충분히 흡수한다. 따라서 기동 간 안정된 차체를 유지하고 전후, 좌우, 상하로 높이를 조절하는 자세 제어가 가능하다.

K2는 스노클을 이용해 포신까지 물에 잠긴 채 깊이 4.1m까지 하천을 도하할 수 있다. 위성항법장치(GPS)와 관성항법장치(INS)로 이뤄진 복합 항법장치는 원거리 이동시 최적의 경로를 찾아내고, 낯선 지역에서 방향성을 유지하며 효과적인 전투를 벌일 수 있다.

K2의 주포는 국내기술로 독자 개발한 국산품으로 120mm 55구경장 활강포이다. 또 탄약의 자동장전장치도 독자 개발에 성공하여 분당 발사속도가 10발로 향상되었고, 기동 간에도 자동 장전이 가능하다. 게다가 다목적 성형작약탄을 사용한 고각 사격이 가능해 헬기 공격에 대응하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전차장과 포수의 조준경, 포탑 구동장치, 사격통제장치, 피아식별장치 등을 통해 각종 전투정보를 실시간 자동 처리해 먼저 보고 정확히 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광학 장비들은 모두 국내기술로 독자 개발했다.
 
K2는 전면에 특수 장갑을 사용했고, 취약한 차체 상부는 반응 장갑을 부착하여 방호능력도 우수하다. 특히 원거리에서 날아오는 대전차미사일 등을 조기 탐지하고 연막 차장하여 교란시키거나 대응탄을 발사하여 요격하는 능동방호 시스템을 국내기술로 개발하여 구비했다. 또 화생방전에 대한 보호능력도 한층 향상되었다.  

한국군은 기존의 K1과 K1A1에 K2에 적용된 첨단 기술을 접목시켜 성능 개량을 추진하고 있다. K1을 성능 개량한 K1E1은 2014년 6월부터 육군에 인도되기 시작했다. K1E1의 ‘E’는 ‘강화된’이란 의미를 가진 ‘Enhanced’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또 2013년 말부터 K1A1 전량을 K1A2로 성능 개량하는 사업이 시작되었다. K1A1을 K1A2로 바꾸는 사업은 2022년까지, K1을 K1E1으로 바꾸는 사업은 2026년까지 계속된다.

이 두 전차의 성능 개량 사업은 21세기 전장에서 육군 전력의 핵심이 될 K2전차, K21보병전투장갑차 등 디지털 전장관리체계가 적용된 여타 무기체계와 기존의 K1, K1A1이 협동 전투를 할 수 있도록 전장관리체계, 피아식별장치, 전·후방 감시카메라 장치 등 디지털 장비를 대폭 추가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K1 전차의 경우 외국 설계로 국내에서 생산되어 진정한 기술 자립이 미흡했다. 또 국내기술로 성능을 개량한 K1A1도 기존 전력을 보완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으나 미래 전장 환경에 대비하기는 부족했다. 더욱이 외국 설계여서 수출에 제약이 많아 해외 방산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K2 전차는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말끔히 해결하고 터키에 기술을 수출하기도 했다. 터키는 이 기술로 자국산 알타이 전차를 개발해 수출까지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차를 국내기술로 개발한 것은 선진국의 기술 종속에서 벗어남을 의미하며, 35년간의 국방과학기술개발사에 한 획을 긋는 대단한 성과로서 ‘자주국방을 향한 의지의 산물’이다.

김한경200.png

시큐리티팩트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광운대 방위사업학과 외래교수 (공학박사)
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장
한국방위산업학회/사이버군협회 이사
前 美 조지타운대 비즈니스스쿨 객원연구원 

김한경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기자 khopes58@securityfact.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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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기 디테일] ⑫ 국내 국방과학기술이 총 결집된 현대 로템의 K2 흑표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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