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3-17(월)
 
폼페이오.png▲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세 번째 방북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 협상과 관련된 중대한 2가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달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시큐리티팩트=김철민 기자)

미국의 시사주간지 '더 네이션'이 4일(현지시간) “북미가 비핵화 실무협상 창구를 정보채널에서 외교채널로 전환” 보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협상 파트너가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에서 리용호 외무상으로 변경 예상

오는 5~7일 사흘 동안 세 번째 방북에 나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북한 비핵화협상과 관련해 중요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우선 비핵화의 목표 지점이 당초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 또는 Denuclearization)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로 변경됐다.  또 핵심대화파트너가 기존의 북한 정보 채널에서 외교 채널로 변경될 것으로 알려졌다. 즉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과 미국은 지난 3월 이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양자 대화를 이끌어온 정보기관 관리들을 곧 외교관들로 교체해 비핵화 협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미국의 시사주간지 '더 네이션'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미가 비핵화 실무 협상 창구를 정보채널에서 외교채널로 전환함에 따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북한 측 상대역도 기존의 김영철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에서 리용호 외무상으로 교체될 것이라고 이 매체는 한 "외교 해결사(diplomatic troubleshooter)"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더 네이션은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이 외교 해결사에 대해 "한반도(Korea)에 오랜 연줄"이 있고 "서울에서 미국과 한반도 관리들을 정기적으로 만나는" 인물로만 설명하고 "그의 신분의 민감성"을 이유로 익명 인용했다.이 매체는 이 외교해결사의 말을 빌려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의 이행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겐 (북한 뿐 아니라) 남한과 남한 내 많은 미군 기지를 포함하는 검증체제를 뜻한다"고 보도했다.

외교해결사는 "비무장지대(DMZ) 양쪽에 있는 핵물질을 다 같이 다루는 합의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합의를 지킬) 의무란 게 없다"며 미국이 지난 1991년 남한에서 전술 핵무기를 철수했으나 "북한 입장에선 이를 검증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그는 또 북한이 동북아지역 미국의 핵무장 군함과 군용기를 포함한 남한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문제에 관한 합의도 만들자고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을 때 북미관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겠다는 미국의 생각을 강조한 데 대해 김 위원장도 호응했다고 '외교해결사'는 말하고 "북한 측이 새로운 안보보장에 기반한 완전히 새로운 관계(arrangement)에 관해 말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 지금까지 50차례 이상 북한을 방문한 영국의 글린 포드 전 유럽의회 의원은 지난달 말 제주포럼에서 "솔직히, 김 위원장은 핵무기와 핵억지력을 포기하고 싶지 않지만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안전을 보장하는 거래를 추구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일시적이 아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안전보장(CVIS. 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security guarantees)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을 비핵화의 길을 가도록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이 더 이상 가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북한에 확신시키는 일부 "선행 조치들"을 취하는 것이라고 포드 전 의원은 말했다.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과 활동에 대한 검증을 할 경우 "매우 유용한" 수단으로 "핵 냄새를 맡는" 대기분석 특수정찰기 WC-135 등을 통한 계측·기호정보(MASINT. 매신트) 수집이 예상된다고 더 네이션은 말했다.

국방정보국(DIA)과 공군기술응용센터(AFTAC)가 수집하는 매신트는 적외선열화상, 음향신호, 지진자료 등의 정보를 공중과 지상에서 감지 장치들을 이용해 입수하는 것으로, 비밀 무기 시험과 핵폭발 시험 등의 '냄새'를 맡는 방법이다. 지난해 9월 북한의 제6차 핵시험 때 미국은 WC-135W를 처음으로 동해상에 투입했었다.미국은 WC-135가 너무 노후하고 2대 뿐인 점을 고려해 C-130 허큘리스 수송기에 대당 500만 달러(56억 원)짜리 대기중 방사성 물질 등을 포집하는 장비를 설치해 보강 운용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12일 디펜스 뉴스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북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라는 김 위원장의 약속을 공개하면서 그 시험장은 미국이 "열 감지를 통해" 이미 파악하고 있는 곳이라고 밝힌 것은 대북 검증에 사용될 미국의 최고비밀급 정보 역량을 누설한 셈이었다고 더 네이션은 지적했다.

이 매체는 최근 미국 정보기관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과 활동에 관한 정보와 평가를 언론에 유출하고 이를 토대로 언론과 전문가들이 북한의 기만 의도, 비핵화 의지 결여 등을 비판하고 나선 데 대해 "이라크 침공을 앞뒀을 때 언론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 비판했다.진보 성향의 이 매체는 "아직 북한의 핵신고 단계까지도 이르지 못한 이 시점에선 위반할 구체적인 합의도 없는 상황"이라는 '외교해결사'의 말을 전하면서 북미 협상 탈선 등을 위해 "북미간 대화의 실제 상황에 관해 의도적으로 여론을 기만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 국무부 지난 2일 폼페이오 장관의 비핵화 목표를 ‘FFVD’라고 처음 표현

폼페이오 장관, 미국 내의 북한 비핵화 ‘회의론’ 달래기 위해 새로운 조어 제시?

한편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세 번째 방북을 앞두고 'FFVD'라는 새로운 조어를 꺼내 들었다.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보도자료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5∼7일 평양을 방문하는 데 이어 7∼8일에는 일본 도쿄에서 한국·일본 지도부와 만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final, fully verified) 북한 비핵화(denuclearization) 합의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른바 'FFVD'로 요약할 수 있는 이 표현은 지난달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양측이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의 개념을 보다 명료하게 제시함으로써, 앞으로 협상에 임할 미 정부의 전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애초 미 정부가 견지해온 북한 비핵화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 또는 Denuclearization)였다.북핵 폐기의 방법과 목표를 함축하고 있는 CVID는 말 그대로 북한이 핵을 완전히 없애고, 미국이 가서 이를 검증하며, 다시는 북한이 핵 개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하게 핵을 폐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5월 2일 취임한 폼페이오 장관은 일성으로 '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Perman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를 제시, CVID에서 'complete'(완전한)를 'permanent'(영구적인)라는 표현으로 대체해 관심을 쏠렸다.북한이 핵을 영원히 없애야 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영구적'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면, 미국이 북핵·미사일 위협에서 영원히 벗어날 것이라는 의지를 부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5월 8일 두 번째 평양길에서부터 다시 CVID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고, 이후 미 정부는 줄곧 CVID를 강조해왔다.하지만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합의문에 CVID가 명시되지 않고 대신 '완전한 비핵화'라는 다소 포괄적 용어가 들어간 데 대해 비판이 일자, 폼페이오 장관은 "'완전한'이란 말은 '검증 가능'과 '불가역적'을 아우르는 것"이라고 적극 반박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FFVD'라는 새로운 용어를 꺼낸 것은 비핵화 '검증'(Verifiable)에 방점을 찍음으로써, 3차 방북을 앞두고 불거지는 북미정상회담과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특히 최근 미 정보기관들이 북한은 비핵화 의도가 없으며, 핵탄두 및 관련 장비·시설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는 이른바 '북한 핵 은폐설'에 대한 언론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미 북미가 합의한 비핵화를 이행하는 것은 물론 이를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는 의지를 강조, 북한과 후속 협의를 이끌어가고 미국 내 회의론을 달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 4일 기자간담회서 “FFVD는 CVID보다 강력한 표현” 평가

문 특보, “김정은은 폼페이오를 그냥 보내지 않을 것”으로 낙관

문.png▲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과 관련해 "핵문제에서도 진전이 있을 것이고, 미군 유해송환 문제도 쉽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오후 최근 대담집 '평화의 규칙' 발간을 맞아 서울 정동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멀리서 온 폼페이오를 그냥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는 책을 함께 쓴 민주당 홍익표 의원, 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이 참석했다.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협상이) 잘 되고 있다고 하고,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에) 가고, 이것만 봐도 나는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과거 북한 스타일을 보면 한번 판 벌이고 얻을 것 얻었다고 생각하면 문을 닫아버리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분석하면서, 미국도 "미국 사회 절대 다수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냉소적이고 부정적인 게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협상하는데 상당히 도움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봤다.그는 아울러 최근 미 국무부가 새롭게 언급한 '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개념에 대해 "파이널(final)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enuclearization,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보다 더 강화된 표현"이라며 "더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대북제재 해제 시점과 관련, "지금까지 보여준 풍계리 핵시험장 폐쇄 등으로는 제재 완화가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핵시설 등) 성실 신고하고, 사찰까지 허용하면 제재 완화가 가능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얼마나 협력적인 자세로 나오고, 미국이 얼마나 이를 진지하게 받아주느냐의 정도에 따라 유엔 안보리 제재의 완화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북한의 향후 경제개발 모델에 대해 "중국과 베트남의 경제 모델을 혼용할 수 있다"면서도 "북한이 독창적인 모델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그는 또 "한반도 운전자론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목표에서 우리가 운전대를 잡겠다는 것으로 전혀 이상하지 않다"며 "그 과정에서 미중 갈등, 일본의 배타적 성격이 있다. 이런 것을 극복하는 것은 운영의 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주한미군 성격을 둘러싼 한중 갈등에 대해서는 "(중국은) 주한미군 성격을 사드와 연계해서 보고 있는 것 같다"면서 "그 문제만 해결되면 중국이 주한미군을 반대할 것 같지 않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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