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전투’ 개념 도입된 최초의 IFV로 2007년 개발 당시 비용만 910억 소요
2009년 11월부터 3차례 양산하여 총 400여 대 생산, 기계화 사단 위주 배치
미국의 M2A3, 러시아의 BMP-3보다 성능이 우수하며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총괄 에디터)
K21은 보병수송용인 K200과는 달리 ‘탑승전투’의 전술개념을 도입한 보병전투장갑차(IFV : Infantry Fighting Vehicle)로서 국내에서 독자 개발한 명품무기다. 미국의 M2A3, 러시아의 BMP-3 장갑차와 비교하더라도 우수한 성능을 갖춘 최신예 장갑차로서 중량도 가볍고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육군은 K200 장갑차를 실전에 배치한 후, 장갑차 전력의 향상을 위해 두 가지 발전방향을 고민했다. 하나는 기존의 K200 장갑차 및 계열 장갑차의 성능을 개량해 운용성을 높이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미래전에 대비해 중구경 무장을 탑재한 새로운 개념의 보병전투장갑차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육군이 보병전투장갑차를 제안한 배경에는 2차 세계대전을 통해 전차와 동반하는 보병이 적의 강력한 저항에 대응하려면 탑승한 상태에서 전투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훈(戰訓)이 있었다. 이에 따라 ‘탑승전투’ 개념이 강조되면서 선진국은 보병전투장갑차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육군의 제안에 따라 국방과학연구소는 ‘중구경 화기 탑재 장갑차 개념형성 연구’를 수행했다. 1989년 7월부터 2년에 걸쳐 정립된 내용은 “K200 장갑차보다 기동성은 물론 화력과 생존성이 대폭 향상되고 나아가 미래 전장환경에서 주력 전차와 함께 입체고속기동전을 수행할 수 있는 기계화 보병전투장갑차의 국내 연구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지금 육군의 주력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K21 보병전투장갑차가 태어난 출발점이다. 이 때 도출한 전투장갑차의 특징은 화력 증대를 위해 30mm 이상의 중구경 화기와 2인승 포탑이 요구되고, 수상운행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투중량을 25톤으로 유지하며, 대전차 유도무기를 탑재한다. 또 30mm탄 방호능력을 확보하고, 주야간 전투임무가 가능한 사격통제장치를 구비하는 것이다.
육군은 ‘1994-2008 합동 중장기 무기체계 기획서’에 이와 같은 보병전투장갑차의 전력화 계획을 포함시켰다. 1991년 11월 소요를 제기하여 ‘1994-1998 국방중기계획서’에 1995년 1년 동안 탐색개발을 수행하는 계획도 반영됐다. 그런데 1993년 합참이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것을 지시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탐색 개발은 1999년에 가서야 시작됐다.
K21 보병전투장갑차는 작전운용성능 설정에도 적잖은 논란을 빚었다. 작전운용성능은 소요군이 제시하는 전술운용개념을 개발자가 최신과학기술을 접목시켜 얼마만큼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느냐에 따라 수준이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와 소요군의 입장이 다른 경우가 허다해 상호 협의를 거쳐 성능 조건을 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K21은 작전운용성능 설정을 위해 2000년 9월 육군교육사령부 토의를 시작으로 2002년 8월 합동참모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때까지 2년여 간 수십 회의 검토회의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총 21개 항목 중 14개는 공감을 이루었으나 7개는 의견이 상충해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25톤을 유지해야 한다는 전투중량이 문제였다. 소요군이 요구한대로 2인승 포탑에 30mm이상 중무장을 탑재하고 방호력도 충족하려면 27톤 정도가 된다. 이 무게로는 수상운행에 필요한 보조 장치를 다는 것도 불가능해 25톤에 맞추려면 다른 설계 요구사항을 최대한 양보해야 했다. 가장 이견이 많았던 30mm이상 중구경 화기는 40mm 단일포로 조정됐고, 수상속도도 10km/h에서 6km/h로 낮추어 드디어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1999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탐색개발에 착수하였고, 2002년에 작전운용성능이 확정되었으며, 2005년 초에 두산인프라코어(현 한화디펜스)를 중심으로 주요 방산업체가 참가하여 시제품 3대를 제작했다. 개발 비용은 1999년부터 2007년 개발 완료 때까지 총 910억이 투입되었고, 초도 양산을 통해 2009년 11월 말부터 군부대에 배치되었다.
K21은 초도 양산 제품에서 설계 결함이 발생해 도하훈련 중 탑승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 한 때 양산이 미뤄지는 곡절도 겪었지만, 무게중심 설계 오류 등 결함은 개선되었고 불충분한 야전검증이 원인으로 밝혀져 최대 2년까지 검증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원래 900여대 이상 양산할 계획이었으나, 2008년 양산 물량이 축소되어 양산 예산은 초도 양산 4,578억, 2차 양산 7,795억, 3차 양산 7,260억으로 대략 400∼500여대가 배치될 예정이었다. 실제로 초도 양산(2009.11~2011.7), 2차 양산(2011.12~2013.4)으로 240여대 이상을 양산했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차 사업으로 160여대를 양산했으며, 대당 가격은 40억 원이 넘는다.
2010년부터 제20기계화보병사단의 몇몇 여단 및 대대에 배치되어 각종 훈련 등을 통해 실전 테스트를 하다가 2012년 9월 20기계화사단은 K200과 완전히 세대교체가 되었다. 2014년 6월 수도기계화사단에 대한 실전 배치도 끝났고, 제11기계화보병사단에서도 운용하고 있다. 2016년 3차 양산을 끝으로 추가 양산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K21 보병전투장갑차는 차장, 사수 등 3명의 승무원과 9명의 보병 등 12명이 탑승하며, 입체고속기동전의 주력 부대인 기계화사단에 편제되어 전차와 협동작전을 수행한다.
K21은 전투중량 25톤에 750마력의 소형 고출력 동력장치를 탑재해 최고속도가 70km/h이고 야지에서도 40km/h의 속도를 낸다. 특히 암내장형 현수장치가 진동을 효과적으로 흡수해 야지에서도 적절한 승차감을 유지하고 정밀전자장비의 성능이 발휘되도록 안정성을 보장한다. 에어백식 수상부양장치를 장착해 6km/h의 속도로 하천을 직접 건널 수 있다.
40mm 중구경 기관포를 장착한 K21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동 다중 송탄장치를 갖춰 탄종을 필요에 따라 선택해 발사할 수 있다. 복합기능탄은 밀집된 보병부대를 무력화하고 저속으로 저공비행하는 적 항공기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발사 후 망각’ 방식의 3세대급 대전차 유도무기도 장착하여 적 전차와 장갑차를 파괴할 수 있다.
전기식 포 및 포탑구동장치를 갖춘 K21은 기동 중 사격이 가능하며 열영상 조준경, 레이저거리측정기, 디지털 탄도계산기 등을 구비해 주야간·전천후 기동하면서 표적 탐지와 사격 명중률을 높인다. 전차장 조준경은 사수 조준경과 독립적으로 360도 전 방향에 대해 관측이 가능하고, 적을 발견하면 전차장이 직접 사격하거나 사수가 사격하게 만드는 헌터-킬러 기능도 갖고 있다.
또 오인사격 방지를 위한 피아식별기와 적의 위협에 대비한 레이저경고장치도 장착했다. 이외에 GPS 및 INS를 이용한 항법체계와 차량 간 정보체계(IVIS) 및 지상전술 C4I 체계와 연동하는 기능을 통해 음성과 디지털 정보를 공유하여 다차원적인 협동 및 합동 전투가 가능하다. 화생방 공격을 받아도 집단보호가 가능하고, 훈련 시뮬레이터가 내장돼 조종술과 사격술 훈련을 할 수 있다.
시큐리티팩트 방산/사이버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광운대 방위사업학과 외래교수 (공학박사)
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장
한국방위산업학회/사이버군협회 이사
前 美 조지타운대 비즈니스스쿨 객원연구원
광운대 방위사업학과 외래교수 (공학박사)
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장
한국방위산업학회/사이버군협회 이사
前 美 조지타운대 비즈니스스쿨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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