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러시아.png▲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승부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한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왼편)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러스트=연합뉴스 제공>
 
(시큐리티팩트=전승혁 기자)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 우려 급증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 선출하는 중간선거는 트럼프에 대한 중간 평가

미국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사이버 해킹을 통한 러시아의 선거개입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이처럼 미국과 러시아 정부간에 벌어지는 사이버 전쟁에서 미측 방어자로서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등과 같은 IT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1세기 사이버 전쟁에서는 록히드 마틴이나 보잉과 같은 전통적인 방산기업보다 IT기업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미 중간선거는 임기 2년인 하원의원 전원과 임기 6년인 상원의원의 3분의 1을 선출한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2년 간의 국정수행에 대한 평가의 성격을 갖는다.

이 같은 중간선거 결과가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으로 왜곡될 경우, 미국 정치는 심각한 신뢰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선과정에서 러시아 정보당국의 도움을 받았다는 ‘러시아 스캔들’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최대 악재가 발생하는 것이다.

MS, 러시아 해킹 집단 ‘스트론튬’의 가짜 사이트 84개 폐쇄하는 등 사이버 전쟁 수행 중

페이스북도 중간선거 개입 목적의 가짜 웹페이지 32개 삭제

이와 관련해 MS가 미 정치권에 대한 러시아 측의 해킹 시도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AP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MS가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해킹집단이 허드슨연구소와 국제공화주의연구소(IRI) 등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 두 곳의 도메인과 비슷한 가짜 인터넷 주소를 만든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 중 IRI는 미국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6명과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등이 이끌고 있다. 공격대상 중에는 미 상원의원들의 홈페이지 주소와 비슷한 가짜 도메인도 세 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이 제작한 가짜 웹사이트에서 클릭할 경우 컴퓨터가 뚫리고 자신도 모르게 감시당하거나 자료를 도둑맞을 수도 있다는 게 MS측의 설명이다. 다행스럽게도 수 주 전에도 러시아 해커들이 미주리주에 지역구를 둔 클레어 매캐스킬 상원의원의 컴퓨터에 대한 해킹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한다.

MS는 러시아 해킹집단을 '스트론튬'으로 지칭한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은 기소 당시 이들이 러시아의 정보기관인 군사정보국(GRU)과 관련이 있고,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민주·공화 양당 관련 사이트의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MS는 지난 2016년부터 스트론튬을 상대로 법적 싸움을 지속중이다. 현재까지 이들이 만든 84개 가짜 웹사이트들을 폐쇄 조치하기도 했다. 미군이나 정보당국이 아닌 MS가 러시아와의 사이버 전쟁을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페이스북도 지난달 중간선거에 개입해 허위정보와 악성 콘텐츠를 퍼트리려던 것으로 의심되는 가짜 계정과 온라인 페이지 32개를 삭제하기도 했다.

‘러시아 스캔들’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 중간선거 왜곡되면 ‘대의민주주의 위기’ 봉착

미 군사당국이 MS보다 사이버 전쟁에서 우월하다는 증거 없어

미국 정보당국자들은 “이러한 해킹 공격은 이미 2016년 대선에서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이기도록 돕기 위해서도 이뤄졌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미 중간선거 해킹 목적은 더 근본적인 파괴를 지향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브래드 스미스 미국 MS 사장은 “러시아의 최근 움직임은 특정 후보를 이기게 하려는 것을 넘어 민주주의를 방해하는 데 근본적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이 ‘약간의 성공’만 거둔다 해도, 투표를 통해 주권자인 국민의 대표를 뽑는 ‘대의민주주의(REPRESENTATIVE DEMOCRACY)'의 존립근거가 흔들린다는 주장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7일 정당별 경선에서부터 예비후보의 선거캠프 사이트가 해킹당한 데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9일 러시아와 중국, 이란, 북한 등 4개국의 선거개입 가능성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과 군사당국의 사이버 전쟁 실력이 MS나 페이스북보다 우월하다는 증거는 관찰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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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혁의 해외방산 NOW] (2) 미국 사이버 전쟁 주역은 록히드 마틴이 아니라 MS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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