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구축함1.png▲ 충무공이순신함이 해군 장병과 가족들의 환송을 받으며 아덴만을 향해 출항하고 있다. (사진=국방일보 제공)
 
한국 해군 최초로 본격적인 스텔스 설계가 적용된 대양 함대용 전투함

세계 최초로 다단계 대공방어망 구성, 원해 작전 가능해 ‘청해부대’ 파병 

(시큐리티팩트=김한경 총괄 에디터)

1990년대 초 대한민국은 조선 산업의 규모에서 세계 1위를 달성했다. 해군 또한 주변국과의 분쟁 발생을 억제하고 해양자원을 보호하는 등 국익을 수호할 수 있는 구축함의 필요성을 일찍이 인식했고, 1980년대 초 울산급 호위함의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형 구축함을 건조하기로 결정했다.

1983년 11월 ‘84 율곡계획서’에 한국형 구축함(DDH)의 시제함 1척을 1990년 12월에 건조하는 사업을 반영시켰다. DDH는 1985년 9월 합동무기체계로 선정되어 그해 12월 국방부에서 국내 건조로 획득방법이 결정됐다. 영문 약호 DDH는 헬기를 탑재한 구축함을 의미하는데, 헬기 운용에 상당한 비중을 두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1986년 12월 한국형 구축함 사업단(KDX; Korean Destroyer Experimental)이 발족됐다. 건조업체로는 대우중공업(현 대우조선해양)이 선정됐지만, 사업은 원만히 진행되지 않고 계획보다 한참 지연됐다.

1995년 4월 해군참모총장으로 취임한 안병태 대장이 취임사에서 ‘대양 해군 건설 준비’를 최초로 주창하면서 “바다로, 세계로”라는 해군의 의지가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알려져 지지를 받게 되었다. 한국형 구축함 사업이 드디어 힘을 받게 되는 시기가 온 것이다.

해군의 한국형 구축함 사업은 총 3단계로 추진됐다. 1단계 사업은 경량 구축함 도입(KDX-Ⅰ)으로 대우중공업(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총 3척의 헬기 탑재용 구축함(DDH)을 건조했다. 1995년 6월부터 1번함인 광개토대왕함이 건조되기 시작해 96년 1월 진수되고 98년 7월에 취역했다. 이어 을지문덕함이 99년 8월에, 양만춘함이 2000년 6월에 취역했다.

광개토대왕급 구축함들은 길이 135m, 만재 배수량 3,800톤에 불과한 경량 구축함이다. 이후 건조된 구축함의 시험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한국 해군이 대양 해군으로 나아가는 선도함의 역할을 했다. Sea-Sparrow 대공유도탄과 Harpoon 함대함유도탄 등을 장착해 함정 자체방어를 위한 대공능력은 구비했고, 헬기를 탑재해 북한 잠수함에 대한 공격능력을 강화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최초로 광개토대왕급 구축함을 3척 건조해 운영했지만 림팩 훈련 등을 통해 운영해 본 결과, 대양 환경에서는 운영에 한계를 느끼게 됐다. 이로 인해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건조는 원래 6척 정도는 건조할 계획이 있었으나 축소되어 3척에 그치고 만다. 

해군은 한국형 구축함 2단계 사업(KDX-Ⅱ)을 통해 대양 해군의 주력 전투함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2001년부터 1번함인 충무공이순신함의 건조를 시작해 2002년 5월 진수됐다. 이후 6번함인 최영함이 2008년 진수되면서 2단계 사업은 종료됐다. 총 6척이 건조되었는데, 대우조선해양이 1·3·5번함을, 현대중공업이 2·4·6번함을 각각 건조해 실전 배치됐다.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은 광개토대왕급 구축함과 달리 한국 해군 최초로 본격적인 스텔스 설계가 적용된 대양 함대용 전투함이다. SM-2 Blocks ⅢA 중·장거리 대공미사일을 갖춘 첫 전투함이며, 세계 최초로 다단계 대공방어망을 구성한 함이다. 함대로 접근하는 미사일과 항공기를 중·장거리에서 차단하는 역할을 하며 이지스함과 합동교전을 통해 부분적인 광역 방공이 가능하다.

이 함정들은 길이 150m, 만재 배수량 5,500톤으로 300명이 탑승 가능하다. 또한 함정 선체에 스텔스 기법을 도입해 전자파 및 적외선, 소음 등으로부터 거의 노출되지 않고 적의 생화학 공격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 함정의 생존성을 더욱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127mm 주포 및 대잠헬기인 수퍼링스를 함정에 탑재해 운용함으로써 지상 작전의 지원과 함께 대잠전 등 전방위 전투수행 능력을 갖췄다. 특히 4번함인 왕건함부터는 한국형 수직발사기를 구비하고 대잠수함 유도무기인 ‘홍상어’를 운용한다. 그러나 무기체계를 포함한 함정 탑재장비를 볼 때, 주요 장비 36종 중 국내개발 품목은 11개로 국산화 수준은 30%에 불과하다.

하지만 본격적인 원해 작전이 가능한 구축함이어서 소말리아 해역에서 한국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하는 ‘청해부대’의 주력 전투함으로 장기간 파병되고 있다. 게다가 전투함 최초로 여군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기존 전투함에서 금기시돼왔던 여군들의 전투함 근무가 가능해짐으로써 국가의 여성인력 확대 정책에도 부응했다.

김한경200.png
 
시큐리티팩트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광운대 방위사업학과 외래교수 (공학박사)
광운대 방위사업연구소 초빙연구위원
한국안보협업연구소 사이버안보센터장
한국방위산업학회/사이버군협회 이사
前 美 조지타운대 비즈니스스쿨 객원연구원


김한경 총괄 에디터 겸 연구소장 기자 khopes58@securityfact.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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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기 디테일] ⑳ 대양 해군을 지향하는 대우조선해양 및 현대중공업의 한국형 구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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