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4-28 (월)
 
noname012.png▲ 미래사령부가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는 ‘Big Six’(6대 현대화 사업)의 2020-24년 예산 요구액 도표
 
500여명 인원과 1억불 예산으로 출범, 초대 사령관은 ROTC 출신인 '존 머레이' 대장

오스틴 텍사스 대학 안에 설립해 특유의 혁신적 사고와 창의적 에너지 수용

최우선 과제는 차세대 전투차량 및 장거리 정밀화력 개발 등  '6대 현대화 사업'

(시큐리티팩트=송승종 전문기자)

금년 8월 24일, 미 육군 미래사령부(Army Futures Command)가 텍사스 오스틴(Austin)에서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Fight tonight’에 초점을 맞추는 육군 교육사령부(TRADOC), 전력사령부(FORSCOM), 군수사령부(AMC) 등과 달리, 미래사령부의 임무는 ‘육군 현대화(modernizing the Army)’이다.

미래사령부는 1973년 전략사령부가 창설된 이래, 4성 장군이 지휘하는 고위급 사령부가 처음 신설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와 관련, 미 육군성은 미래사령부가 최근 수십 년 만에 가장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며, 향후 장병들이 전장에서 필요로 하는 무기와 장비의 요구에 부응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사령부 설립에 대한 논의는 작년 10월부터 본격화됐는데, 이는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이후부터 수행해 왔던 대반란 작전(counterinsurgency)을 마무리하고, 미래의 군사적 경쟁 대상으로 떠오른 중국과 러시아 같은 수정주의적 강대국과 “대규모 전면전쟁” 대비에 박차를 가할 것임을 예고한다.

마크 밀리(Mark Milley) 육군총장은 “지난 16년 간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능력을 획기적으로 증강시키는 동안 미 육군은 이라크, 시리아, 아프간 반란군들과의 전투에 매달려 이들의 위협을 소홀히 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미래사령부는 불과 500여명의 인원과 1억불의 예산으로 출범하며, 초대 사령관은 오하이오 대학을 졸업한 ROTC 출신의 존 머레이(John M. Murray) 대장이다.

미래사령부의 최우선 과제는 ‘Big Six’로 불리는 ‘6대 현대화 사업’으로, ① 장거리정밀화력(Long Range Precision Firepower: LRPF), ② 차세대전투차량(Next Generation Combat Vehicle: NGCV), ③ 미래수직리프트플랫폼(FVL), ④ 네트워크(Network), ⑤ 방공 및 미사일방어(AMD) 체계, ⑥ 병사 살상력(Soldier Lethality) 등이 그것이다. 아울러 미래사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총 300억불에 이르는 현대화 사업의 추진사항을 감독하는 것이다.

마크 에스퍼(Mark Esper) 미 육군성장관은 미래사령부에 소요되는 재원의 염출을 위해 800여개에 달하는 현대화 프로그램들에 대한 정밀 재검토 작업을 벌여,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들을 축소 또는 폐지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이러한 진통 끝에 나온 것이 앞서 언급한 ‘6대 현대화 사업’이다.

미래사령부의 출범과 동시에 ‘횡단기능팀(Cross-Functional Teams: CFT)’이 주목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CFT는 미래사령부가 미래의 전비태세 달성을 위해 육군의 요구에 부합되는 군수물자와 장비 및 능력을 제공하는데 가장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CFT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예컨대, 미 육군이 이미 상당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는 중국과 러시아의 초음속 무기체계 플랫폼에 마땅한 대응수단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향후 CFT는 △ 미래개념, △ 전투개발, △ 전투체계 등 3대 분야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미래개념에서는 즉각 실용화 및 실전 배치가 가능한 미래체계들을 발굴하고, 그 결과를 교육사(TRADOC)와 공유하여 교리, 교범 및 훈련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도록 방향을 제시해 준다.

전투개발의 핵심은 가용 기술과 예산의 균형을 고려, ‘실험(experiment)-시범(demonstrations)-시제품(prototype) 생산’의 반복을 통해 새로운 무기체계의 획득과정에 기여하는 것이다. 전투체계는 ‘실험-시범-시제품 생산’을 군수사령부(AMC)의 개발-생산-작전지속지원(sustainment) 프로그램으로 전환시키는 것을 말한다.

미래사령부 창설이 필요하게 된 또 다른 배경 중 하나는 종전에 시도했던 ‘미래전투체계(Future Combat System: FCS)’의 시행착오 경험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육군은 1995년~2009년까지 320억불을 들여 FCS(2003년~2006년) 같은 전력개발 프로그램들을 추진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전면 취소할 때까지 단 한 건의 '수확 가능한 콘텐츠(harvestable contents)', 즉 실용화 및 실전 배치에 적합한 산물을 얻어내지 못했다. 상기 경험을 바탕으로, 육군성장관은 앞으로 소요 정의(requirement definition)에 걸리는 시간을 현행 60개월에서 12개월로 대폭 줄이기 위한 '지휘의 통일'과 '목적의 통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 육군은 미래사령부의 위치 선정과 관련하여 學·軍 간의 흥미로운 모범적 협력사례를 남겼다. 작년 10월, 미래사령부 창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미 육군은 미국 내 주요도시들을 대상으로 미래사령부의 유치를 희망하는 후보지 응모를 공고했다. 공고에 총 15개 도시가 지원하고, 그 중에서 오스틴, 보스턴, 미니애폴리스, 필라델피아/롤리(Raleigh), 그리고 노스캐롤라이나 등 5개로 최종 후보지가 압축됐다.

이 가운데 텍사스에 위치한 오스틴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오스틴은 삶의 질이 우수하고, 치안상태가 양호하며, 생활비가 저렴한 것이 강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무엇보다 오스틴은 미국에서 잘 알려진 텍사스 오스틴 대학(University of Texas-Austin)의 소재지다. 텍사스대에 위치하게 될 미래사령부에 근무하는 500여명의 창설 요원들은 대부분 민간인들이다. 이들은 과학기술의 명문으로 알려진 텍사스대의 14개 캠퍼스에 분산되어 근무할 예정이다.

이로써 미래사령부는 출범 시점부터 대학이 보유한 양질의 첨단과학기술, 엔지니어링 노하우, 학문적 인프라 등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미 육군이 신설 사령부를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비밀스럽고 출입이 제한된 군사시설이 아니라, 유명대학의 한복판에 위치시켜, 대학 특유의 혁신적 사고와 창의적 에너지를 고스란히 수용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미래사령부가 들어갈 텍사스대 건물은 ’Capital Factory’라는 곳이다. 10년 전 문을 연 이 건물은 새로운 비스니스와 창업을 지원하는 곳이다. 즉 신규창업 지원센터인 셈이다. ‘Capital Factory’는 오스틴 전역에서 활동하는 1천여 명의 신흥 사업가(enterpreneurs)들이 혁신적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중심 센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요컨대, 미 육군이 미래사령부의 위치를 대학가 한복판으로 결정한 것은 향후 대학가 특유의 생태계 속에서 學·軍 협력을 통해 현상유지에 안주하지 않고 창의와 혁신의 정신을 끊임없이 자극함으로써, 개혁과 혁신을 위한 변화를 스스로 주도하려는 획기적인 사고의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약 1년가량의 준비 시간을 거쳐 가동될 미래사령부는 30년을 내다보는 미 육군 현대화의 산실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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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美 미주리 주립대 국제정치학 박사)
국가보훈처 자문위원
미래군사학회 부회장, 국제정치학회 이사
前 駐제네바 군축담당관 겸 국방무관: 국제군축회의 정부대표
前 駐이라크(바그다드) 다국적군사령부(MNF-I) 한국군 협조단장
前 駐유엔대표부 정무참사관 겸 군사담당관
前 국방부 정책실 미국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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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분석] 미 육군의 대변혁을 이끌 ‘미래사령부’는 오스틴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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