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트팩트=최미옥 기사] 미·이란 휴전이 발표된 8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방산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록히드마틴(-0.25%), 노스롭그루먼(-0.66%), 제너럴다이나믹스(-0.27%). 전쟁 종료 국면에선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그런데 한 종목만 달랐다. RTX가 2.09% 올랐다. 시장은 이 회사에 대해 다른 셈법을 적용하고 있었다. RTX 산하 레이시온(Raytheon)이 만드는 토마호크(Tomahawk) 순항미사일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선 RTX의 항공 엔진 사업 부문인 프랫앤휘트니의 회복 기대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쟁의 문을 여는 미사일 토마호크는 미군이 대규모 군사작전에 나설 때 가장 먼저 꺼내 드는 무기다. 2월 28일 이란 공습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미 해군 구축함과 잠수함에서 발사된 토마호크가 이란 핵·미사일 시설을 향해 날아가면서 '에픽 퓨리(Operation Epic Fury)' 작전의 막이 올랐다. 사거리는 1600킬로미터 이상이다. 시속 880킬로미터로 고도 30~50미터를 유지하며 지형을 따라 비행한다. GPS 유도 기반의 고정밀 타격이 가능해 목표물을 수 미터 오차 안에 제거한다. 전투기를 띄우지 않아도 수천 킬로미터 밖에서 적의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조종사를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아도 된다. 걸프전·코소보·이라크·시리아·예멘을 거쳐 이란까지, 미국이 치른 거의 모든 전쟁에 토마호크가 동원됐다. 850발, 역사상 최다 사용 이번 이란전에서 미군이 쏟아부은 토마호크는 850발 이상이다. 워싱턴포스트가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수치다. 이 가운데 핵심 작전에 투입된 물량은 535발로,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가 별도 분석한 수치다. 어느 쪽 기준으로 보더라도 미국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평가는 동일하다. 이번 작전이 역사상 토마호크가 가장 많이 사용된 군사작전이라는 것이다. 발당 단가가 200만~350만 달러(약 29억~51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토마호크에만 최소 17억 달러(약 2조 5000억 원)가 소요된 셈이다. 문제는 속도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토마호크의 연간 생산량은 100발 미만이다. 전쟁 개시 후 100시간 만에 수백 발이 소모됐고, 40일간 총 850발이 사용됐다. RUSI는 현재 생산 능력 기준으로 이번 전쟁 소모분을 재확보하는 데 최소 5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생산 라인 증설이 없다면 레이시온의 공장은 수년간 쉬지 못한다는 의미다. 재고 부족의 파장은 이미 동맹국으로 번지고 있다. 일본은 중국·북한을 겨냥한 장거리 타격 능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23억 5000만 달러(약 3조 4000억 원) 규모의 토마호크 400발을 주문한 상태다. 그러나 이란전 소모로 미국 재고가 급감하면서 2028년 3월로 예정된 납기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의 방어 태세와 맞닿은 문제다. 휴전이 오히려 호재인 구조 록히드마틴·노스롭그루먼 등 여타 방산 기업은 전쟁이 지속돼야 추가 계약이 나온다. 하지만 토마호크는 구조가 다르다. 소모된 재고를 채우는 '재보충 계약'이 전쟁 종료 직후부터 발동된다. 다른 방산 계약에 비해 확정성이 높은 수요가 발생하는 구조다. RTX의 실적은 이미 이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2025년 연간 매출은 886억 달러(약 131조 원)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레이시온 부문 4분기 매출만 76억 5000만 달러(약 11조 원)였다. 회사는 2026년 매출 가이던스로 920억~930억 달러(약 136조~137조 원)를 제시했다. CEO 크리스 칼리오는 실적 발표에서 "생산 능력 확대와 수주 잔고 이행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주 잔고는 이미 2680억 달러(약 396조 원)에 달한다. '소모품 경제학'이 된 미사일 방산 애널리스트들이 RTX를 달리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록히드마틴의 F-35는 한 번 팔면 오래 쓴다. 반면 토마호크는 쓰면 없어진다. 전쟁이 날 때마다 수백 발씩 소모되고, 끝나면 재보충 계약이 뒤따른다. 이른바 '소모품 경제학'이다. 전쟁도, 휴전도 RTX에게는 수익 이벤트가 된다. 이란전이 남긴 숫자는 냉정하다. 최대 850발, 현 생산 능력 기준 최소 5년의 재보충 기간, 2조 5000억 원 이상의 미사일 비용. 총성이 멈춘 날 시장이 RTX를 올린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시큐리티팩트=강지현 기자] 한화디펜스USA와 한화 필리조선소가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미 해군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함정 건조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한화 측은 현지 시각 30일 선박 설계 전문 기업인 바드 마린 US(Vard Marine US)의 하청업체(Subcontractor)로 선정되어 미 해군의 차세대 군수지원함(NGS)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에는 국내 또 다른 조선 강자인 HD현대중공업도 미국 헌팅턴잉걸스(HII)와 협력해 참여했으나 최종적으로 한화가 설계 파트너로 낙점되며 미 해군 시장 안착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미 해군 분산 해양 작전(DMO)의 핵심 전력 설계 주도 이번 계약에 따라 한화디펜스USA는 차세대 군수지원함의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콘셉트 디자인(Concept Design) 설계를 도맡게 된다. 특히 이번 NGS 프로그램은 거대 함정 위주가 아닌, 소규모 함대들이 넓은 해역에 흩어져 작전하는 미 해군의 새로운 전략인 ‘분산 해양 작전(DMO)’을 지원하기 위해 작고 빠른 군수함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화 측은 실제 제조 가능성 검토와 건조 비용 평가 등을 지원하며 기능 디자인 계획과 특별 연구에 대한 옵션 사항도 계약에 포함됐다. 톰 앤더슨(Tom Anderson) 한화디펜스USA 조선 부문 사장은 "한화는 미 해군의 차세대 군수함 디자인과 통합 영역에서 바드 마린과 파트너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이번 수주는 미 해군이 분쟁 해역에 파견된 장병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선박을 건조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가진 세계적인 수준의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번 수주 소식은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을 통해 비중 있게 보도됐다. 로이터(Reuters) 통신은 "한화디펜스USA가 설립되고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이래 미 해군과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성과가 한국 조선업의 미국 내 영향력 확대를 의미한다고 전했다. 디펜스 인더스트리 유럽(Defence Industry Europe)과 마리타임 이그제큐티브(The Maritime Executive), 그리고 USNI 뉴스는 이번 프로젝트가 미 해군의 분산 해양 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핵심 자산임을 강조하며 한화가 제조 가능성 및 비용 평가 단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외신들은 이번 수주가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실질적인 촉매제로 작용할 것인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 필리조선소 인수와 공격적 투자, 미 방산 시장 공략의 결실 한화의 미국 조선업 진출은 치밀한 전략하에 진행되어 왔다. 한화는 지난 2024년 12월 미국 동부의 대형 조선소인 필리조선소를 전격 인수하며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이후 한화는 필리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 6천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하고 생산 시설과 저장 부지 확장을 검토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이러한 노력은 미국 정계의 주목으로 이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황금함대(Golden Fleet)' 구축 구상을 밝히며 필리조선소를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위대한 장소"로 지칭하고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건조 후보지로 거론하기도 했다. 이번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 사업 참여는 단순한 수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미 해군 함정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을 뚫고 한국의 설계 역량과 제조 분석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콘셉트 디자인 설계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면 향후 이어질 실질적인 함정 건조 사업 입찰에서도 한화 필리조선소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이번 사업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미 해군의 전투함 건조 및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 참여를 기점으로 한화의 미국 내 방산 및 조선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큐리티팩트=최미옥 기자] 유럽 대륙의 산업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한때 평화와 번영의 상징이었던 자동차 공장들이 이제는 전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무기 생산 기지로 변모하고 있다. 독일의 폭스바겐 공장이 이스라엘 아이언 돔(Iron Dome) 방어 시스템 부품 제조를 논의하고, 슬로바키아의 유서 깊은 자동차 산업 단지가 탄약 생산의 주요 허브로 전환되는 것은 이러한 변화의 단적인 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의 고조되는 긴장으로 인해 촉발된 예외적인 안보 상황에 대한 유럽의 대응이며, 단순한 산업 전환을 넘어 유럽 경제의 근본적인 '전시 체질 전환'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전시 상황에서 민간 산업이 군수 산업으로 전환되었던 사례들을 떠올리게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대표적인 예다. 포드는 B-24 리버레이터 폭격기를 생산했으며, 크라이슬러는 탱크를, 제너럴 모터스는 항공기 엔진과 기관총을 만들었다. 장난감 기차를 만들던 라이오넬은 군함용 나침반을 생산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간 기업들이 국가 안보라는 대의 아래 생산 라인을 재편했던 역사는, 현재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가 결코 이례적인 사건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나타나는 경제 시스템의 본질적인 반응임을 시사한다. 전기차에 고전, 방산이 새 생존 전략 유럽 제조업의 핵심이었던 자동차 산업은 최근 몇 년간 둔화세를 겪고 있으며, 전기차 전환이라는 막대한 비용 부담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위 산업은 유럽 제조업에 새로운 생존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방위 산업은 정부가 보장하는 고정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시장을 형성하며, 기존 제조업 인프라를 군수 생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슬로바키아의 ZVS 홀딩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하는 기업이다. 과거 민간용품을 생산하던 이 기업은 CSG 방위 그룹의 지원을 받아 방위 생산에 복귀했으며, NATO의 주요 공급업체로 확장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포탄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동시에, 유럽 제조업이 '민간 경쟁'에서 '국가 수요 의존' 구조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유럽 제조업의 DNA가 평화 시기의 시장 경쟁에서 안보 위기 시대의 국가 전략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포탄은 한 번 쓰면 끝… 끝나지 않는 시장 우크라이나 전쟁은 현대전이 엄청난 양의 탄약을 소모하는 '포탄 소모전'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NATO 회원국들의 탄약 재고는 바닥을 드러냈고, 전문가들은 재고 복구에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방위 산업이 더 이상 일시적인 경기 산업이 아니라, '전쟁 지속형 산업'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고갈된 재고를 채우고, 미래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군비 증강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는 방위 산업에 대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요를 창출하며, 유럽 각국이 국방 예산을 증액하고 방위 산업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국방비 지출은 2024년 GDP 대비 1.9%로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2.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 vs 군비… 유럽 모델의 균열 오랫동안 유럽은 높은 수준의 사회 복지와 환경 보호를 중시하는 '복지국가 모델'을 지향해왔다. 그러나 안보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방비 지출이 급증하고, 이는 재정 압박으로 이어져 복지 축소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유럽투자은행(EIB)은 2024년 국방 및 안보 분야에 대한 자금 지원을 10억 유로로 두 배 늘렸으며, 2025년에는 추가로 두 배 증액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변화는 유럽의 정체성 자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평화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 '복지 국가'에서 안보와 군비를 우선시하는 '안보 국가'로의 전환은 유럽 사회 내에서 정치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시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되는 복지 예산과 국가 안보를 위한 군비 지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은 유럽 각국 정부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기업과 자본의 이동… 방산으로 쏠리는 투자 안보 위기 고조와 방위 산업의 성장세는 기업과 자본의 흐름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방위 산업 기업들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으며, 민간 기업들도 방위 산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투자 자금이 방위 산업으로 쏠리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다. 과거에는 방위 산업이 ESG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안보를 '사회적 선(social good)'으로 인식하며 방위 산업 투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전쟁이 단순히 비극적인 사건을 넘어 '수익 모델'로 자리 잡는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S&P 글로벌 레이팅스(S&P Global Ratings)는 국방 활동이 지속 가능하며 회복력, 안보 및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책임 있는 투자와 국방의 관계에 대한 인식이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일시적 대응? 새로운 경제 질서?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동차 공장의 무기화와 산업 구조의 변화는 단순한 일시적 대응을 넘어 새로운 경제 질서의 서막일 수 있다. 과거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전시 경제가 단기적인 위기 대응이었다면, 현재 유럽은 '상시 전쟁 대비 경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유럽의 경제 철학, 사회 구조, 그리고 국제적 위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평화와 번영을 추구했던 유럽이 안보와 군비를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우리는 '유럽의 시대가 바뀌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유럽은 지금, 평시 경제를 포기하고 새로운 안보 중심의 경제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큐리티팩트=강태임 기자] K9 자주포가 폴란드와 노르웨이를 넘어 서유럽의 핵심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스페인 시장에 상륙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스페인 최대 방산기업인 인드라(Indra) 그룹과 손잡고 K9 자주포의 현지 설계 및 생산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지시간 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체결된 이번 계약은 단순한 완제품 수출을 넘어선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Binding MOU)' 형태다. 양사는 스페인 군의 요구 사항에 최적화된 '스페인형 K9'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파격적인 기술 이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의 핵심 라이선스를 인드라에 제공한다. 이를 통해 인드라는 자국 내에서 독자적인 설계 권한(Design Authority)을 갖게 된다. 인드라는 스페인 히혼(Gijon) 시설 등에 약 1억 3천만 유로를 투자해 대규모 생산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K9의 차체를 직접 제조하고 인드라 고유의 전장관리시스템(BMS)과 360도 상황인식 솔루션 등을 통합한다. 스페인 정부 입장에서는 자국 방산 산업의 고도화와 수천 명의 고용 창출이라는 실익을 챙긴 셈이다. 6조 원대 대형 프로젝트... 서유럽 NATO 공략의 교두보 전체 사업 규모는 약 45억 5천만 유로(한화 약 6조 6천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도입 물량은 궤도형 자주포 128문을 포함해 탄약운반차 120대, 지휘통제차 11대 등 총 280대 규모의 통합 시스템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이 K방산의 영토 확장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유럽과 북유럽 중심이었던 K9의 수출 지형이 서유럽 본토로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까다로운 NATO 표준을 충족하면서도 현지 생산 방식을 택해 스페인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끌어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월 말 상세 계약 조건 공개" 스페인 현지 언론과 이를 인용한 국내 언론의 보도가 잇따르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5일 공시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화는 "스페인 자주포 현대화 사업 참여를 위한 양해각서(Binding MOU)를 체결했으며, 구체적인 사업 규모는 향후 협상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재공시는 약 한 달 뒤인 4월 24일경으로 예정되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공시 시점에는 확정된 도입 문수와 구체적인 인도 일정 등 상세한 계약 조건이 드러날 것"이라며 "이번 스페인 진출은 K9이 글로벌 자주포 시장의 '골드 스탠더드'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시큐리티팩트=최미옥 기자] 미국 방산업체 에어로바이론먼트(AeroVironment·AV)가 대규모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AI 기반 레이저 무기 시스템 '로커스트 X3(LOCUST X3)'를 공개했다. 25일(현지시각) 넥스트젠디펜스(NextgenDefense) 보도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발당 비용이 약 5달러 수준으로, 기존 미사일 요격체계 대비 획기적인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로커스트 X3는 20kW급에서 35kW 이상까지 확장 가능한 고에너지 레이저를 탑재해 임무 환경에 따라 출력을 조정할 수 있다. 여기에 빔 디렉터와 'AV 헤일로 핀포인트' 소프트웨어가 결합돼 탐지·추적·조준 과정을 자동화, 최소 인력으로 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플랫폼은 미 국방부의 '모듈러 오픈 시스템 아키텍처(MOSA)'를 기반으로 개발돼 다양한 장비와의 통합 및 업그레이드가 용이하다. 합동경전술차량이나 보병분대차량 등 전술 차량에 탑재할 수 있으며, 고정형 방어시설이나 해상 플랫폼으로도 확장이 가능하다. AV 측은 이 시스템이 그룹 1~3급 소형 드론, 이란 '샤헤드(Shahed)' 시리즈, 러시아 '올란-10(Orlan-10)' 등 저고도 단거리 드론 대응에 최적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운동에너지 방식과 달리 탄약 재장전이 필요 없어 연속 교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핵심 장점으로 강조했다. 와히드 나와비(Wahid Nawabi) AV 최고경영자는 "드론 포화 공격이 전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며 "로커스트 X3는 대규모 공중 위협을 신속히 무력화하고 핵심 인프라를 보호할 수 있는 확장형 솔루션"이라고 밝혔다. 레이저 무기 경쟁 본격화… 아이언빔과 '같은 전장’ 로커스트 X3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기보다, 이미 각국이 개발 중인 지향성 에너지 무기 경쟁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대표적으로 이스라엘의 '아이언 빔'은 아이언돔을 보완하는 레이저 요격체계로, 로켓과 드론을 저비용으로 요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 육군 역시 스트라이커 장갑차 기반 '지향성 에너지 기동형 단거리 방공체계' 레이저를 통해 드론과 로켓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 해군은 '헬리오스(HELIOS)' 등 함정 탑재형 레이저를 실전 배치 단계까지 끌어올렸다. 영국의 '드래곤파이어' 역시 고정밀 레이저 요격 능력을 강조하며 유사한 영역에서 경쟁하고 있다. 이들 시스템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값싼 드론·로켓을 더 저렴한 비용으로 무력화하는 '비용 역전' 전략이다. 무엇이 다른가… "AI·모듈형·대량생산"에 초점 로커스트 X3의 차별점은 단순한 레이저 출력보다 운용 개념과 확장성에 있다. 우선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를 통해 탐지부터 조준까지의 과정을 자동화해, 기존 레이저 무기 대비 운용 인력을 크게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20~35kW 이상으로 출력 조절이 가능한 구조를 채택해, 임무와 플랫폼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무엇보다 차량, 고정시설, 해상 플랫폼까지 하나의 구조로 확장 가능한 '모듈형 플랫폼'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상업용 부품을 적극 활용해 생산 속도와 유지 비용을 낮춘 것도 기존 시스템과의 차별 포인트로 꼽힌다. 즉, 기존 레이저 무기가 "특정 플랫폼에 탑재된 무기"였다면, 로커스트 X3는 다양한 전장 환경에 맞춰 확장되는 '레이저 생태계'에 가까운 접근이라는 평가다. "싸게 많이 쏘는 쪽이 이긴다“ 레이저 무기의 확산은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전쟁의 경제 구조 변화를 의미한다. 이란의 샤헤드 드론처럼 수만 달러 수준의 무기를 대량 투입하면, 이를 막기 위해 수십만~수백만 달러짜리 미사일을 사용하는 기존 방공 체계는 구조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레이저는 이 공식을 뒤집는다. 전력만 확보되면 사실상 탄약 제한 없이 발사가 가능하고, 발당 비용도 극단적으로 낮다. 결국 전장은 "많이 쏘는 쪽"이 아니라 "싸게 계속 쏠 수 있는 쪽"이 유리한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다만 기상 조건이나 고속 표적 대응 한계 등 기술적 제약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따라 향후 방공 체계는 레이저와 미사일이 결합된 다층 방어 구조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시큐리티팩트=최미옥 기자]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반응한 곳은 방위산업이었다. 유가보다 먼저 움직인 것은 방산주였고, 전쟁이 길어질수록 그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충돌을 두고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방산 슈퍼사이클의 시작"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번 전쟁의 특징은 명확하다.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소모'다. 미국은 록히드마틴의 정밀 유도무기와 RTX의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을 중심으로 대응하고 있고, 이란은 대량의 미사일과 자폭 드론으로 맞서고 있다. 여기에 노스럽그루먼의 미사일·방공 체계까지 투입되며 주요 방산 기업들의 제품이 동시에 소모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비용 구조는 방산 수요를 자극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한 발 가격이 약 400만 달러에 달하는 반면, 이란의 드론은 수만 달러 수준에 불과하다. 값싼 공격을 막기 위해 훨씬 비싼 방어 무기를 사용하는 '비대칭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는 산업으로 이어진다. 발사된 무기는 다시 생산해야 하고, 전쟁이 길어질수록 록히드마틴과 RTX, 노스럽그루먼으로 향하는 주문은 누적될 수밖에 없다. 주가는 이미 반응… 전통 방산 '확실한 수혜' 이 같은 구조 변화는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올해 들어 약 35% 상승했고, 노스럽그루먼도 29%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RTX 역시 12%대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방공 시스템 수요 증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보잉과 제너럴 다이내믹스 등 주요 방산 기업들도 군수 계약 확대 기대 속에 안정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방산 ETF인 ITA 등 주요 방산 지수는 최근 약 30% 이상 급등 흐름을 보이며 S&P500을 크게 앞질렀다. 단순한 전쟁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 수요 증가에 대한 시장의 선반영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다만 이번 전쟁에서 더 빠르게 움직인 축은 따로 있다. 전통 방산기업이 아닌 드론과 인공지능(AI) 기반 기업들이다. 소형 무인기와 자폭 드론을 공급하는 에어로바이런먼트(AeroVironment)는 전쟁 직후 급등세를 보였고, 무인 전투 시스템을 개발하는 크라토스(Kratos Defense) 역시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여기에 전장 데이터 분석 기업인 팔란티어까지 주목받으며, 전쟁 수혜의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드론·AI, 그리고 K-방산… 전쟁이 바꾼 돈의 방향 이 같은 흐름은 한국 방산업체로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LIG넥스원은 '천궁-II(M-SAM)' 등 지대공 요격 미사일을 앞세워 방공 수요 증가의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비용 효율성을 앞세운 한국형 방공 시스템이 중동 국가들 사이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추가 수주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탄약과 자주포 등 지상무기 대량 생산 능력을 기반으로 재평가되고 있으며, 한국항공우주(KAI)는 FA-50과 KF-21을 중심으로 공군 전력 수요 확대의 수혜가 기대된다. 결국 드론·AI 기업과 K-방산까지 포함한 새로운 방산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드론과 AI 중심 국방 예산 구조 재편 국방 정책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미국은 드론과 AI 중심으로 국방 예산 구조를 재편하고 있으며, 기존 방산 기업의 생산 확대와 함께 기술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록히드마틴의 시대에서 팔란티어의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물론 변수도 있다. 록히드마틴과 노스럽그루먼 등 주요 방산 기업 주가는 이미 지난 2년간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다. 일부 종목은 고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으며, 최근 들어 단기 차익 실현 움직임도 감지된다. 그럼에도 시장의 방향성은 분명하다. 전쟁은 끝날 수 있지만, 방산 수요는 구조적으로 남는다는 점이다. 결국 이번 미·이란 충돌이 남긴 변화는 단순한 지정학적 긴장을 넘어선다. 전통 방산에서 드론으로, 무기에서 데이터로, 그리고 미국 중심에서 글로벌 공급망으로. 전쟁은 산업을 바꾸고 있고, 자본은 이미 그 변화 위에 올라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