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현대 전장에서 승패를 가르는 요소는 더 이상 전차의 장갑 두께나 전투기의 속도만이 아니다. 적보다 먼저 보고, 먼저 판단하며, 먼저 연결하는 능력—즉 데이터 우위가 전쟁 양상을 바꾸고 있다. 이스라엘 하이파에 본사를 둔 엘빗 시스템즈(Elbit Systems)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미사일이나 전투기를 직접 생산하는 기업이라기보다, 각종 무기 체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는 '전장의 운영체제'를 만드는 회사에 가깝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작전과 북부 레바논 국경 분쟁에서 보여준 정밀 타격 능력 뒤에는, 센서·전자전·지휘통제 체계를 통합하는 엘빗의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가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된다. 위기가 키운 센서·통신·전장 관리 등 '데이터 방산' 2025 회계연도 기준 엘빗 시스템즈의 매출은 약 60억 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하는 지표는 매출보다 수주 잔고다. 엘빗이 확보한 미집행 계약 규모는 약 2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향후 수년간 안정적인 생산과 연구개발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기반으로 평가된다.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자전(EW)과 무인체계 투자를 확대하면서, 단순 화력보다 센서·통신·전장 관리 능력을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결과다. 한 유럽 방산 분석가는 "냉전 시기 방산 경쟁이 플랫폼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데이터를 통제하는 기업이 전장을 설계한다"고 평가했다. 전장을 바꾼 엘빗의 3대 핵심 체계 △ 인지 전자전: 레이더보다 빠른 소프트웨어 엘빗의 자회사 엘리스라(Elisra)는 항공기 및 지상 플랫폼용 전자전 장비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단순 전파 교란을 넘어 적 레이더 신호 패턴을 실시간 분석하고 대응 방식을 자동 조정하는 '인지 전자전(Cognitive EW)' 개념을 적용한다.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와 각종 특수 임무기에서 운용되는 이러한 체계는 시리아 및 중동 지역 작전에서 반복적으로 실전 운용되며 성능이 검증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유럽 국가들이 동일 계열 전자전 장비 도입을 검토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헤르메스 900: 장기 체공 감시·정찰 플랫폼 엘빗의 대표 무인기 헤르메스(Hermes) 900은 감시·정찰(ISR) 임무에서 가장 널리 운용되는 'MALE급 UAV(중고도 장기체공 무인기)' 가운데 하나다. 이스라엘뿐 아니라 브라질, 스위스, 아제르바이잔 등 여러 국가에서 운용 중이며, 특히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과 중동 지역 작전에서 장시간 감시 능력이 입증됐다. 위성 통신 기반 운용을 통해 수백 km 떨어진 지휘부와 실시간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으며, 이는 현대 전장에서 타격 플랫폼과 정보 자산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 아이언 비전: '투명 전차'의 등장 엘빗의 아이언 비전(Iron Vision)은 전차 내부 승무원이 장갑 밖 상황을 360도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증강현실(AR) 헬멧 시스템이다. 이스라엘의 메르카바 전차에 적용된 이 기술은 도심전과 드론 위협 환경에서 특히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가자지구 작전에서 전차 승무원의 상황 인식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군 내부 평가도 공개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전차를 플랫폼에서 센서 노드로 변화시키는 기술"로 본다. △ 차세대 감시 플랫폼 '프론티어(Frontier)' 이 같은 전장 통합 개념은 엘빗이 공개한 차세대 감시 플랫폼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2025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 방산 전시회 DSEI 2025에서 인공지능 기반 국경 감시 체계 '프론티어(Frontier)'를 처음 공개했다. 프론티어는 육상·공중·해상 영역에 배치된 다양한 센서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통합해 실시간으로 위협을 탐지하고, 인공지능이 이를 자동으로 분류·평가하는 플랫폼이다. 단순 감시 장비를 넘어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작전 수행에 필요한 정보만을 선별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운영 인력의 판단 부담을 줄이고 대응 시간을 단축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엘빗은 이 시스템이 국경 침투, 무인기 접근, 해상 비대칭 위협 등 복합적인 현대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개별 센서를 운용하던 기존 감시 개념에서 벗어나, AI가 상황 인식을 주도하는 자동화된 경계 체계”로 평가하고 있다. K-방산 속에 들어온 '엘빗의 기술 생태계' 한국 방산업계 역시 엘빗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AS21 레드백(Redback) 보병전투차에는 엘빗 계열의 포탑 및 전자장비 기술이 적용됐으며, 이는 호주 LAND 400 사업 수주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평가됐다. 또한 일부 항공·지상 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이스라엘 기업들과의 센서 및 항전 장비 협력이 이뤄져 왔다. 다만 핵심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영역은 대부분 공급업체가 통제하는 구조여서, 기술 자립 문제는 여전히 한국 방산의 과제로 남아 있다. 하드웨어 이후, SW‧데이터 네크워크 전쟁 전차, 전투기, 미사일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현대 전장에서 그것들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네트워크다. 엘빗 시스템즈는 포탄의 위력을 키우기보다, 전장의 정보를 먼저 확보하고 연결하는 능력에 집중해 왔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각국 군대가 추구하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방위산업의 중심축이 플랫폼에서 알고리즘으로 이동하는 지금, 엘빗의 경쟁력은 특정 무기 하나가 아니라 전장을 하나의 디지털 체계로 통합하는 능력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틀 프루븐(Battle Proven, 실전에서 검증된)'이라는 문구는 더 이상 마케팅 구호가 아니라, 실제 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의 양을 의미하는 시대가 됐다.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유럽의 방위산업은 거대한 오케스트라와 같다. 프랑스의 화려함, 독일의 정밀함, 스페인의 실용성이 뒤섞여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2026년 현재, 이 복잡한 화음을 조율하며 유럽 안보의 '자립'을 이끄는 지휘자가 바로 에어버스 디펜스 앤 스페이스(Airbus Defence and Space)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이 맞이한 가장 큰 숙제는 "미국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가"였다. 에어버스는 이 질문에 대해 수송기 A400M의 날개와 A330 MRTT의 급유관, 그리고 저궤도 정찰 위성군으로 답하고 있다. 자립은 구호가 아니라 물류와 정보에서 시작된다. 에어버스는 단순한 항공기 제조사를 넘어, 유럽의 주권을 우주와 하늘에 새기는 '안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에어버스 체질 바꾼 '디지털 방산 전환' 에어버스 그룹 전체에서 방산과 우주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선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2025 회계연도 추정 실적에 따르면, 에어버스 디펜스 앤 스페이스의 연간 매출은 약 118억 유로(약 128억 달러, 한화 약 18조 4300억 원)를 기록했다. 2020년대 초반 공급망 혼란과 A400M 사업의 지연으로 겪었던 진통을 털어내고, 2026년 현재는 약 450억 유로(약 70조 2000억 원)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주 잔고를 확보하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마이클 숄혼(Michael Schöllhorn) CEO가 주도하는 '디지털 방산 전환'은 에어버스의 체질을 바꿨다. 그는 2026년 초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이상 하드웨어만 팔지 않는다. 전장의 모든 요소를 연결하는 '디지털 신경망'을 판다"고 선언했다. 이는 전통적인 항공기 판매 수익에 더해, 위성 데이터 구독 서비스와 유지보수(MRO) 사업을 수익의 핵심축으로 세웠음을 의미한다. A330 MRTT와 A400M, 전장의 혈관을 뚫다 에어버스가 미국 록히드 마틴이나 보잉과의 경쟁에서 확실하게 승기를 잡은 분야는 바로 '전략 물류'다. △ A330 MRTT (공중급유기) 시장의 절대 강자다. 보잉의 KC-46이 결함으로 주춤하는 사이, A330 MRTT는 전 세계 급유기 시장의 90% 이상을 석권했다. 2026년 현재, 이 기체는 단순한 '기름차'가 아니다. '스마트 MRTT'로 진화하며 하늘 위의 데이터 중계 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공중의 허브다. △ A400M 아틀라스 (수송기) C-130보다 크고 C-17보다 효율적인 이 기체는 유럽 군대의 신속 대응 능력을 결정짓는다. 비포장 활주로 착륙 능력과 압도적인 수송량은 우크라이나 지원 작전에서 그 가치를 입증했다. △ C295 (전술 수송기) 뛰어난 가성비를 보여준다. 신흥국 시장에서 C295는 '가장 믿음직한 일꾼'으로 통한다. 특수전 지원부터 해상 초계까지 변신이 자유로운 이 기체는 에어버스의 점유율을 지탱하는 효자 품목이다. 우주 주권 상징, '플레아데스 네오'와 보안 통신망 에어버스는 지상뿐만 아니라 우주에서도 유럽의 독자 노선을 설계한다. 이들이 운영하는 플레아데스 네오(Pléiades Neo) 위성군은 30cm급 해상도를 제공하며 유럽 정보기관에 '미국에 묻지 않아도 되는 정보'를 선사한다. 또한, 2026년 현재 에어버스가 주도하는 IRIS²(유럽 위성 통신망) 프로젝트는 머스크의 스타링크에 대항하는 유럽의 자존심이다. 군사 전용 암호화 통신을 제공하는 이 망을 통해 유럽은 유사시 미 민간 기업의 변덕에 휘둘리지 않는 '독자적 신경망'을 갖게 된다. 정보의 자립 없이 안보의 자립은 없다. 에어버스는 위성 제조부터 운용, 데이터 분석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며 우주 방산의 '올라운더'로 우뚝 섰다. 6세대 전투기 FCAS, 미래의 상징 프로젝트 에어버스의 미래를 상징하는 가장 큰 프로젝트는 6세대 전투기 체계인 FCAS(Future Combat Air System)다. 다쏘(Dassault)와 협력하여 추진 중인 이 사업은 단순한 전투기가 아니라, 무인기 군단과 위성을 묶는 '전투 클라우드'의 완성이다. 물론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프랑스와 독일의 주도권 싸움은 여전하지만, 2026년 현재 에어버스는 이를 기술력으로 돌파하고 있다. 기술이 정치를 이긴다. 에어버스는 FCAS의 핵심인 '시스템 오브 시스템즈(System of Systems)' 설계를 주도하며, 유럽 내 수많은 중소 방산 기업들을 하나의 생태계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것이 실패한다면 유럽은 영원히 미국의 F-35 체제 아래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에어버스를 채찍질하고 있다. K-방산의 최고 파트너이자 넘어야 할 산 대한민국 공군에게 에어버스는 이미 검증된 우군이다. 우리 공군의 주력 급유기인 KC-330 시그너스(MRTT)는 해외 교민 철수와 전략 물자 수송에서 그 위력을 발휘했다. 2026년 현재, 한국군은 추가 급유기 도입과 차세대 수송기 사업에서 에어버스와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도 치열하다. K-방산의 MC-X(한국형 수송기)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에어버스는 한국을 '시장'이 아닌 '기술 파트너'로 대우하기 시작했다. 협력은 대등할 때 일어난다. 한국항공우주(KAI)와 한화시스템 등 국내 기업들은 에어버스의 위성 제조 노하우와 수송기 설계 기술을 벤치마킹하며, 한편으로는 공동 개발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 진입하려 애쓰고 있다. 방위산업의 역사는 이제 '국가 간의 결합'이 얼마나 강력한지 시험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개별 국가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기술적 장벽을 '유럽'이라는 이름으로 뛰어넘고 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종속된다. 평화는 자급자족할 수 있는 힘에서 나온다. 2026년, 전 세계가 다시 진영 간의 대결로 치닫는 상황에서 에어버스가 구축한 날개와 네트워크는 유럽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이다. 그들이 쏘아 올린 위성과 하늘을 덮은 수송기들은 말한다. 주권은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날개로 지키는 것이라고.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급변하는 AI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 방위산업(K-방산)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뒷받침할 사이버보안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유용원 의원실이 주최하고 뉴스투데이, (사)국방혁신기술보안협회,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공동 주관하는 'K-방산 혁신 포럼(KDIF) 2026'이 오는 3월 11일(수) 오후 1시 40분부터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된다. 특히 이번 포럼은 시큐리티팩트(후원 언론사)를 비롯해 국방부, 방위사업청,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한국안보협업연구소 등 국방 및 보안 관련 핵심 기관들이 행사를 후원하며 K-방산 보안 경쟁력 강화에 힘을 보탠다. 이번 포럼은 'AI 시대 K-방산 지속발전을 위한 사이버보안 해법'을 주제로, 글로벌 보안 표준 변화에 따른 국내 방산 업계의 대응 방안과 구체적인 실증 사례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정책과 실증, 두 세션으로 나누어 전문적 해법 제시 포럼은 크게 정책과 실증, 두 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어 정책적 방향성과 기술적 적용 사례를 두루 살핀다. 제1세션 정책적 방향성에서는 김한경 뉴스투데이 편집장 사회로 ▲미 RMF(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 시장 동향 및 K-RMF 대응 전략(김성기 선문대 교수) ▲미 제로트러스트 최신 동향과 국내 국방/방산 적용 방향(박정수 강남대 교수) ▲국가망 보안체계(N2SF)의 방산 적용(류연승 명지대 교수) 등을 발표한다. 제2세션 기술적 적용 사례에서는 이재일 국방혁신기술보안협회 연구원장의 사회로 구체적인 기술 솔루션을 공유한다. ▲RBI 기반 국방망 내부 외부 접속 통제 적용 방법(강대원 소프트캠프 상무) ▲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으로 구현하는 국방 제로트러스트 구축 전략(권중술 굿모닝아이텍 상무) ▲K-Platform One: K-RMF&ZT의 DevSecOps 플랫폼(김익재 이글루코퍼레이션 전문위원) 등의 발표가 이어진다. 민·관 협력으로 K-방산 보안 경쟁력 강화 이번 행사는 국방 및 보안 관련 핵심 기관들이 후원하며,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사이버 보안'이 필수불가결한 요소임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포럼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국방 보안 기준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이번 포럼이 우리 방산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를 제시하고 실질적인 보안 해법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행사 개요 △ 행사명: K-방산 혁신 포럼 2026 (KDIF 2026) △ 일시: 2026년 3월 11일(수) 13:40 ~ 17:30 △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 주최: 유용원 의원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전쟁은 감정이 아니라 계산의 영역이다. 수조 원대 스텔스 전투기가 전략적 억제의 상징으로 존재하는 동안, 수십억 원대 군용 드론(무인기) 이 적 기갑 부대를 무력화한다면 군사력의 공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2026년 현재, 이 같은 무인기 중심 전장 변화의 상징이 바로 튀르키예의 바이카르(Baykar)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 기갑 전력에 타격을 입히며 세계적 주목을 받은 바이락타르(Bayraktar) TB2는 이제 단순한 전술 드론을 넘어, 중견·신흥국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 공중전력의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성능과 가격의 균형이라는 전략적 선택의 결과에 가깝다. 전세계 30개국에 수출, 우크라에 공장도 바이카르는 비상장 기업이어서 구체적 재무제표는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튀르키예 정부 발표와 현지 산업 통계를 종합하면, 2023~2024년 수출액은 약 18억~20억 달러(약 2조 5900억 원 ~ 2조 88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2025년에도 유사한 규모를 유지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수출 주도형 방산 기업이다. TB2를 도입한 국가는 30개국을 넘어섰으며, 중동·아프리카·동유럽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공개 자료 기준 수주 잔고 역시 수십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특히 우크라이나 내 생산 시설 설립을 추진하며 전시 상황에서도 현지화 전략을 선택한 점은 상징성이 크다. 완공 시점과 양산 규모는 유동적이지만, '전쟁 한복판에 생산 거점을 구축한다'는 결정 자체가 기업의 위험 감수 성향을 보여준다. 셀추크 바이락타르, 기술 자립을 밀어붙인 설계자 이 기업의 중심에는 셀추크 바이락타르(Selçuk Bayraktar) CTO가 있다. MIT에서 수학한 공학자이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초기부터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기술 자립 노선을 강조해 왔다. 서방의 부품 수출 통제 이후 핵심 장비 국산화를 가속화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바이카르는 항공 플랫폼 자체보다 소프트웨어, 데이터 링크, 임무 체계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이 접근법은 개발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운용 데이터 축적을 통해 제품을 빠르게 개량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그는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단순한 항공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율성을 가진 비행 시스템을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발언은 바이카르가 하드웨어 제조사이면서 동시에 소프트웨어 기업임을 드러낸다. TB2 이후, 고도화되는 무인 전력 바이카르는 전술급 무인기에서 멈추지 않고 상위 체계로 확장하고 있다. △ 바이락타르 아킨치(Bayraktar Akıncı) 고고도 장기체공(HALE)급 무인기로, TB2보다 대형화된 플랫폼이다. 정밀 유도무기와 일부 순항미사일 운용 능력을 갖추며 사실상 '중형 전략 타격 플랫폼'으로 분류된다. △ 바이락타르(Bayraktar) TB3 접이식 날개를 채택해 함상 운용을 전제로 설계됐다. 튀르키예의 강습상륙함 기반 해상 운용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 바이락타르 키질렐마(Bayraktar Kızılelma) 제트 엔진을 탑재한 무인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다. 스텔스 형상 설계를 적용했으며, 향후 초음속 영역 진입을 목표로 시험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완전한 작전배치 단계는 아니지만, 기존 전투기 개념을 보완하거나 일부 임무를 대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소모 가능한 고성능"이라는 접근 바이카르 전략의 핵심은 가격 대비 효율성이다. 예컨대 'F-35 Lightning II'는 대당 약 8천만~1억 달러(1150억~1440억 원) 수준으로, 단 한 대의 손실도 전략·정치적 부담이 크다. 반면 바이락타르 TB2는 공식 단가가 공개돼 있지는 않지만, 해외 수출 계약을 기반으로 한 시장 추정치에 따르면 기체 1대당 약 500만~1100만달러(약 70억~15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 비용은 통상적인 장비·지상국·훈련 지원 패키지를 포함하기 전 본체 가격을 기준으로 한 수치다. 이에 따라 TB2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에서 운용되며, 일정 수준의 손실을 감수하는 전술 운용이 가능하다. 이는 고가 소수 정예 체계 중심의 공군력과, 다수 운용 기반 무인 체계 간의 새로운 균형 문제를 제기한다. 최근 각국이 '드론 군집(Swarm) 전술'과 유·무인 복합 편대를 동시에 연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바이카르는 이 흐름에서 실전 데이터를 가장 많이 축적한 기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K-방산과의 접점, 경쟁과 협력 가능성 한국 방산업계에도 바이카르는 무시하기 어려운 변수다. 중고도 무인기와 중대형 공격 드론 시장에서 직접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중동과 동남아시아는 한국과 튀르키예가 동시에 공략하는 핵심 시장이다. 동시에 협력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의 엔진·센서·정밀유도 기술과 튀르키예의 무인기 통합·운용 경험이 결합될 경우 새로운 시장 모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국내 방산 기업들은 바이카르의 빠른 제품 개량 주기와 현지화 전략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가격이 바꾼 전장의 계산식 방위산업은 오랫동안 '최첨단'과 '고가'가 동의어처럼 인식돼 왔다. 그러나 무인 체계의 확산은 그 공식을 재정의하고 있다. 바이카르는 이 변화의 선두에서 비용 대비 효율이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전장의 판도는 단기간에 결정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고가 유인 전력 중심의 구조에 균열이 생겼고, 무인 체계는 이제 보조 전력이 아니라 핵심 전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시큐리티팩트 최석윤 기자] 미국 방산·국방 IT 시장의 중심에는 레이도스(Leidos Holdings, Inc.)가 있다. 전투기나 전차처럼 눈에 보이는 무기를 만드는 기업은 아니지만, 디지털 인프라와 네트워크 플랫폼을 통해 미 국방부의 일상적인 작전 환경을 떠받치는 역할을 해왔다. 2025 회계연도 기준 레이도스의 연간 매출은 171억 7000만 달러(약 24조 8000억 원)로 전년 대비 약 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새로 체결한 계약 규모(순주문)는 약 490억 달러(약 70조 9000억 원)에 달한다. 이 수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공식 보고서에 포함된 내용이다. 방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주 흐름이 단순 프로젝트 수주를 넘어, 장기 유지·운영 사업 중심으로 안정적인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70조 원이 넘는 잔고, 장부는 혁신의 엔진 레이도스의 수주 잔고(이미 계약했지만 아직 수행되지 않은 물량)는 약 490억 달러로 집계된다. 단기성 사업보다 장기간에 걸친 네트워크 통합·운영 사업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가운데 미 국방 정보시스템국(DISA, Defense Information Systems Agency)과의 협력은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 DISA는 미 국방부 전체 정보통신망을 관리하는 기관으로, 국방 네트워크 정책과 보안 체계를 총괄한다. 레이도스가 수행 중인 대표 사업은 '디펜스 엔클레이브 서비스(Defense Enclave Services, 이하 DES)'다. 미 국방부 내 분산돼 있던 네트워크 환경을 통합하고, 이를 장기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펜타곤의 디지털 인프라, 디펜스 엔클레이브 서비스 레이도스는 DISA와 10년 규모, 총 예상가치 115억 달러(약 16조 6000억 원)에 이르는 계약을 체결하고 국방부 통합 네트워크(DoDNet, Department of Defense Network) 환경 전환과 운영을 맡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단순 장비 구축이 아니라, 군과 기관별로 나뉘어 있던 네트워크 체계를 하나의 통합 환경으로 정비하는 데 있다. 이전에는 각 조직이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시스템이 많았고, 이로 인해 데이터 공유와 보안 정책 적용에 제약이 있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DES 체계 아래에서는 네트워크 보안 정책이 중앙에서 관리되고, 일상적인 운영·유지보수 역시 통합적으로 이뤄진다. 여기에 가상 데스크톱 기반 환경이 도입되면서, 사용자는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동일한 보안 수준 아래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2024년에는 레이도스가 DES 프로그램의 운영·유지 서비스를 담당하는 약 8억 2300만 달러(약 1조 1900억 원) 규모의 추가 과업을 수주했다. 이는 단순 구축 단계가 아니라, 장기 운용 역량까지 인정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국방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분리된 IT 환경은 보안 관리와 예산 측면에서 모두 비효율적이었다"며 "통합 네트워크 전환은 정책 적용 속도와 보안 대응력 측면에서 분명한 차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레이도스가 없다면… 네트워크는 사각지대에 남는다" 미 해군과 해병대 내부에서도 분산된 네트워크 구조의 한계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전술 데이터 공유 속도와 보안 통제 체계의 일관성 문제가 반복적으로 언급됐다. 통합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서, 함정·항공기·지상 전력 간 정보 연계가 보다 원활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격 의료 지원이나 분산 지휘통제 환경에서도 네트워크 안정성은 핵심 요소다. 워싱턴 방산 분석가는 "레이도스는 단순 장비 공급자가 아니라, 국방 네트워크 운영 체계를 실질적으로 떠받치는 사업자"라며 "디지털 기반이 흔들리면 전력 운용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역할이 크다"고 말했다. '씨 헌터'와 '씨 호크', 자율체계의 시험 무대 레이도스의 사업 영역은 네트워크에만 머물지 않는다. 해상 자율체계 분야에서도 꾸준히 기술을 축적해 왔다. 무인 수상함 '씨 헌터(Sea Hunter)'는 2010년대 중반부터 장거리 자율 항해 시험을 진행해 왔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함정은 캘리포니아주 산디에이고에서 하와이 진주만까지 사람의 직접 조종 없이 항해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장기간 자율 운항 기술의 안정성을 검증한 사례로 꼽힌다. 후속 모델인 '씨 호크(Sea Hawk)'는 현재 미 해군 제1수상함 개발 비행대(Surface Development Squadron One)에 배치돼 시험 운용 중이다. 이 부대는 신형 무인 수상함과 운용 개념을 실험하는 조직으로, 실전 배치 전 단계의 검증을 담당한다. 이들 함정에는 레이도스가 개발한 자율운항 소프트웨어 체계 'LAVA(Leidos Autonomous Vehicle Architecture)'가 적용된다. 이 체계는 선박이 스스로 항로를 판단하고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업계에서는 장거리 임무 수행 능력을 유지하면서도 인명 위험과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보고 있다. 해외로 확장되는 해상 자율 전략 레이도스는 최근 호주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레이도스 오스트레일리아는 소형 무인 수상함 '씨 아처(Sea Archer)' 개발 계획을 공개하고, 현지 생산 기반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호주·영국·미국 안보 동맹(AUKUS)이 추진하는 해양 자율작전 역량 강화 구상과 맞물려 있다. 장거리 정찰과 감시 임무 수행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 업계에서는 레이도스가 네트워크 통합 기업이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율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를 함께 설계·통합하는 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 전장 시대'를 이끌다 전차와 전투기 같은 물리적 전력은 여전히 군사력의 상징이다. 그러나 이를 연결하고 운용하는 디지털 인프라 역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레이도스는 네트워크 운영, 데이터 통합, 자율 임무 수행 체계라는 영역에서 미 국방부의 기반을 담당해왔다. 눈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현대 전장의 작동 방식을 떠받치는 요소다. 물리적 전력이 전장을 장악하는 시대에서, 디지털 기반이 그 전력을 조율하는 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레이도스의 행보는 그 변화를 보여주는 한 단면으로 평가된다.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현대전의 승패는 더 이상 가장 큰 포성을 울리는 쪽이 결정하지 않는다. 적보다 먼저 듣고, 적 통신을 먼저 가로막으며, 아군 정보를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연결하는 쪽이 전장의 주도권을 쥔다. 보잉 폭격기가 포효하고, 스페이스X 로켓이 대기권을 뚫을 때, 그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신경망을 설계하는 기업이 있다. 2019년 L3 테크놀로지스와 해리스 코퍼레이션 합병으로 출범한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다. 합병 당시만 해도 '전자장비 통합 업체'라는 평가가 뒤따랐지만, 2026년 현재 L3해리스는 통신·전자전·정보·감시·정찰(ISR)·우주 시스템을 아우르는 네트워크 중심 방산 기업으로 재편됐다. 전투기를 만들지는 않지만, 전투기가 싸울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기업에 가깝다. 합병으로 탄생한 고부가가치 방산 기업 L3해리스의 출발점은 명확했다. L3는 정보·감시·정찰(ISR) 장비와 전자광학 센서, 특수 임무 항공기 개조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었다. 해리스는 군용 통신, 전술 무전기, 위성 통신 분야의 대표 기업이었다. 두 회사 결합은 플랫폼 제조사가 아닌, 전자·네트워크 중심 고부가가치 방산 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했다. 이후 2023년, L3해리스는 미국 로켓 엔진 제조사인 에어로젯 로켓다인(Aerojet Rocketdyne)를 인수하며 추진체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이를 통해 미사일 추진체, 우주 발사체 엔진, 전략무기용 고체 모터까지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켰다. 현재 L3해리스는 약 4만 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연 매출은 200억 달러 안팎을 기록한다. 회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수주잔고는 300억 달러(약 43조 원) 중후반 수준으로, 중장기 수익 기반도 안정적인 편이다. 크리스토퍼 쿠바식(Christopher Kubasik) 회장은 실적 발표 자리에서 "우리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술 중심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월가에서는 이를 두고 "대형 플랫폼 제조사와 차별화된 전자·센서 중심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핵심은 통신…미 육·해·공군과 나토서 운용 L3해리스의 핵심은 통신이다. 이 회사의 팔콘(Falcon) 계열 소프트웨어 정의 무전기(SDR)는 미국 국방부를 포함한 다수 국가 군대에 공급되고 있다. SDR은 하드웨어 교체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새로운 주파수와 암호 체계를 적용할 수 있어, 변화하는 전장 환경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미 육·해·공군은 물론 나토(NATO) 회원국 군대가 해당 장비를 운용 중이며, 병사 개인 장비부터 전투기·지상 차량·함정까지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미 국방부가 추진 중인 전 영역 통합 지휘통제(JADC2·Joint All-Domain Command and Control) 구상에서도 L3해리스는 통신·데이터 링크·센서 통합 분야에서 핵심 협력사 중 하나로 거론된다. 저궤도 위성 기반 통신과 연동되는 전술 네트워크 기술은 최근 우주 기반 방위 체계 확대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보이지 않는 방패, 전자전 체계 '바이퍼 쉴드' 통신이 '혈관'이라면, 전자전은 '보이지 않는 방패'다. L3해리스가 개발 중인 F-16용 통합 전자전 체계 '바이퍼 쉴드(Viper Shield, AN/ALQ-254(V)1)'는 적 레이더 신호를 탐지·분석하고 자동 대응 전파를 방출하는 시스템이다. 이 장비는 미 공군 현대화 사업과 맞물려 있다. 또한 L3해리스는 미 해군과도 전자 스펙트럼 관련 사업에서 협력하고 있다. 항공기·함정 탑재 전자 방해 장비는 스텔스 플랫폼과 결합해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무인기와 인공지능(AI) 기반 무기 체계가 확대될수록 전자기 스펙트럼 통제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센서, 우주 분야서 돋보이는 존재감 L3해리스는 센서와 항공기 개조 분야에서도 오랜 경험을 갖고 있다. 전자광학·적외선 센서, 해상 감시 레이더, 특수 임무 항공기 개조 패키지 등은 미 특수전사령부와 다양한 정부 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민간 항공기를 정찰·감시 플랫폼으로 개조하는 사업 역시 이 회사의 강점 중 하나다. 이는 전통적 무기 제조사와 달리, 플랫폼 내부의 '두뇌와 감각'을 설계하는 영역이다. 우주 분야에서도 L3해리스의 존재감은 작지 않다. 회사는 군사용 위성 탑재체와 미사일 경보 센서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NASA 및 미국 우주군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에어로젯 로켓다인 인수 이후에는 전략무기 추진체와 우주 발사체 엔진 분야까지 포함되면서 사업 스펙트럼이 확대됐다. 이는 통신·센서 중심 기업에서 추진체까지 아우르는 구조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한국 항공통제기 사업자 선정 L3해리스는 한국 시장에서도 통신·항공전자 분야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2023년 9월 방위사업청이 추진한 항공통제기 2차 사업에서 글로벌6500 기반 기체가 최종 선정되면서, 한국 공군의 공중 감시·항공통제 역량 강화 사업에 본격 참여하게 됐다. 사업 규모는 약 3조 원대로 알려졌다. 공중 조기경보통제기(AEW&C)는 고성능 레이더를 탑재한 공중 지휘통제 자산으로, 탐지·식별·지휘 기능을 통합 수행한다. 회사 측은 “개방형 아키텍처 기반 임무 시스템을 통해 향후 업그레이드와 동맹 운용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플랫폼보다 데이터 통합 능력이 평가 요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무기의 '디지털 신경망' 구축하는 기업 L3해리스는 군사용 위성 탑재체와 미사일 경보 센서 사업에도 참여하며 미국 우주군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추진체 사업 편입 이후에는 전략무기와 우주 발사체 영역까지 범위를 넓히며 감시·통신·경보 체계를 항공에서 우주 기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록히드 마틴이 전투기와 미사일이라는 플랫폼을 상징한다면, L3해리스는 그 플랫폼을 연결하고 보호하는 디지털 구조에 가깝다. 통신, 전자전, 센서, 우주, 자율 군집 운용. 눈에 보이는 무기가 아니라, 무기가 작동하는 체계를 설계하는 기업. 현대전이 다영역·네트워크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L3해리스의 역할은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