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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해군, HJ중공업 기술력에 만족…정비공사 확대 요청
    [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미 해군이 HJ중공업의 기술력에 대해 높이 평가하며 정비 범위 확대를 요청했다. HJ중공업은 지난 12일 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MSC) 소속 짐 굿하트 부국장 등 6명의 감독관이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점검을 위해 부산 영도조선소를 방문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현재 정비 공사가 진행 중인 자국 함정의 실태를 면밀히 점검했다. 미 해군 측은 현장에서 HJ중공업의 사업 수행력과 기술력을 극찬했다. 특히 기존 계약 범위를 넘어선 추가 정비까지 요청하면서 HJ중공업의 매출과 수익성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에 HJ중공업이 정비를 맡은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은 루이스 앤 클라크급 탄약 및 보급함이다. 전장 210m, 전폭 32.2m에 달하며 만재 배수량은 약 4만 1천 톤에 이르는 대형 군수지원함이다. 이 함정은 항진 중인 항공모함 강습단과 상륙전단에 탄약, 식량, 연료, 수리 부품 등을 보급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HJ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미 해군과 이 함정의 중간 정비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필수 유지·보수 및 개선 작업을 대부분 마친 상태다. 최종 인도 시점은 오는 3월이다. 미 해군 일행은 HJ중공업의 정비 품질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기존 계약 범위를 넘어 새롭게 추가된 정비 작업에 대해서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HJ중공업은 당초 계약에 없던 작업도 미 해군과 사전 협의를 거쳐 진행하며 두터운 신뢰를 쌓고 있다. 실제로 정비 과정에서 초기 계약에 포함되지 않았던 새로운 결함을 직접 찾아내 미 해군의 승인을 득한 뒤 추가 작업을 수행 중이다. 발주처가 미처 확인하지 못한 기능적 하자까지 선제적으로 파악해 정비에 반영하고 있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첫 MRO 사업인 만큼 미 해군의 높은 요구사항과 품질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업을 발판 삼아 미 해군과 신뢰를 쌓고, 고품질 함정을 적기에 인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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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3 13:34
  • 한화에어로-KAI, KF-21 탑재 핵심 항공 무장 공동개발 협력
    [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산 항공기용 핵심 항공 무장 국산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 양사는 국산 전투기에 장착할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등의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기술 개발은 물론 KF-21, FA-50 등 국산 항공기와 항공 무장의 수출 확대를 위한 공동 마케팅도 함께 추진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제3회 세계방산전시회(WDS)’를 계기로 KAI와 ‘항공무장 사업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한화 부스에서 열린 체결식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와 차재병 KAI 대표 등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KF-21 및 FA-50 항공기 플랫폼에 항공 무장을 체계 통합하기 위한 기술 협력에 합의했다. 체계통합(System Integration)은 항공기 기체와 무장 시스템이 완벽하게 연동되어 작동하도록 데이터와 물리적 구조를 결합하는 핵심 공정을 말한다. 또한 두 회사는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도하는 항공 무장 개발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덕티드 고체 램제트 엔진(Ducted Rocket, 공기 흡입구를 통해 들어온 산소와 고체 연료를 반응시켜 초음속에서 폭발적인 추진력을 얻는 차세대 미사일 엔진 기술) 기반의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연구를 수행해 왔다. 아울러 초음속 공대지 및 공대함 미사일 등 ADD 주관의 선행 연구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역량을 쌓아왔다. 차재병 KAI 대표는 “K-방산의 신뢰성이 높아지면서 해외 고객들이 항공기 기체는 물론 무장과 운영체계 전반을 한국산 패키지로 요구하는 추세”라며 “국내 방산업체들이 공동 마케팅을 통해 수출 확대에 힘을 합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당사의 다양한 미사일 개발 역량과 KAI의 전투기 체계 종합 역량의 시너지로 국산 항공 무장 개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산 항공 무장 개발로 대한민국 영공을 방위하고 K-방산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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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2.10 15:52
  • [세계의 방산기업⑰: 스페이스X] 우주 패권을 다시 쓰는 '파괴적 혁신자'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과거의 방위산업은 '중력'과의 싸움이었다. 얼마나 더 무거운 장갑을 두르고, 얼마나 더 강력한 화력을 지상과 해상에서 투사하느냐가 승패를 갈랐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전장의 패러다임은 '궤도' 위로 옮겨가고 있다. 그 중심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SpaceX)가 있다. 보잉과 록히드 마틴 같은 전통적 거인들이 수십 년간 구축해온 우주 발사 질서를, 스페이스X는 '재사용 로켓'이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재편했다. 우주는 더 이상 단순한 과학의 공간이 아니다. 전략 경쟁의 최전선이다. 이제 스페이스X는 단순히 나사(NASA)의 발사 파트너를 넘어, 미 국방부의 우주 기반 통신·정찰·발사 역량과 깊게 결합된 핵심 플레이어로 진화하고 있다. 우주 기업의 IPO, 조기 지수 편입을 겨냥하다 스페이스X의 체급은 이미 기존 우주산업의 상식을 벗어났다. 2026년 초 기준,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를 수천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수년간의 비공개 지분 거래와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 가치는 빠르게 상승해 왔으며,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상장 기업 중 하나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올해 말로 예상되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미 주요 주가지수 산출기관들과 접촉하며 조기 지수 편입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장 이후 통상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되는 나스닥100이나 S&P500 편입 절차를 앞당겨, 대규모 인덱스 펀드 자금을 조기에 유입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를 약 8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천조 원 이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등장하고 있다. 만약 이 같은 평가가 유지된 채 상장이 이뤄질 경우, 스페이스X는 단숨에 미국 증시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방산 기업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게 된다. 2025년 스페이스X의 연간 매출은 약 150억 달러(약 22조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미 정부와 국방·정보기관 관련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장부는 전략의 방향을 말해준다. 스페이스X가 만들어내는 '비가시적 무기 체계' 스페이스X는 전통적인 의미의 무기를 생산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이 구축한 인프라와 서비스는 현대전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형 전력'으로 기능한다. △ 스타쉽(Starship) – 전략 수송 개념의 전환 대형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도록 설계된 스타쉽은, 장차 지구 내 장거리 초고속 수송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가능하게 할 잠재력을 지닌다. 미 국방부는 이 개념에 주목하며, 분쟁 지역에 대한 신속 보급이나 재난·위기 대응 수단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아직 실전 배치 단계는 아니지만, 거리와 시간의 제약을 최소화하려는 군사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존재임은 분명하다. △ 스타쉴드(Starshield) – 군 전용 우주 네트워크 상업용 스타링크에서 파생된 스타쉴드는 정부·군 전용 위성 네트워크다. 보안이 강화된 통신, 정찰 및 감시 임무 지원을 목표로 하며, 미 우주군과 정보기관의 요구에 맞춰 설계되고 있다. 저궤도 위성 간의 고속 데이터 연결을 통해 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이 체계는, 우주 기반 지휘·통제 능력의 핵심 축으로 평가받는다. △ 팰컨 9(Falcon 9) – 표준이 된 발사 수단 반복 발사와 높은 신뢰도를 입증한 팰컨 9은 이미 미 국가안보 우주 발사의 중요한 축이다.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궤도로 위성을 신속히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은 현대전에서 정보 우위를 유지하는 전제 조건이 됐다. 머스크의 화성을 향한 집념, 지구 전장을 바꾸다 스페이스X의 기술적 진화는 일론 머스크의 '화성 이주'라는 장기 비전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은 먼저 지구의 군사 질서를 변화시키고 있다. 머스크는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지만, 미 국방 당국은 그의 로켓과 위성망에서 지속 가능한 전략적 우위를 본다. 그는 전통 방산업체의 느린 개발 주기를 비판하며, 실패를 전제로 한 반복적 설계를 강조해 왔다. 이러한 방식은 우주 산업뿐 아니라 국방 기술 개발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개인 기업가의 판단과 발언이 국가 안보와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워싱턴에서는 이른바 '머스크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그윈 숏웰, 비전을 체제로 바꾼 관리자 스페이스X가 국방 생태계에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사장 그윈 숏웰(Gwynne Shotwell)의 역할이 있다. 그녀는 머스크의 급진적 비전을 미 국방부와 우주군의 제도적 요구에 맞게 조율해온 인물이다. 숏웰의 실무 중심 경영 아래 스페이스X는 '혁신 기업'에서 '신뢰 가능한 국가 안보 파트너'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비전이 체제가 되는 과정에는 관리자가 필요하다. K-방산에게 스페이스X는 무엇인가 한국 방산에게 스페이스X는 기회이자 경고다. 한국의 군 정찰위성 사업 역시 스페이스X 발사체를 활용하며 시작됐다. 이는 효율성과 속도라는 측면에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발사와 궤도 접근을 외부 플랫폼에 의존하는 구조가 장기화될 경우, 우주 영역에서의 전략적 자율성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기술 의존은 곧 선택지의 축소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 방산 기업들이 재사용 발사체와 위성 체계 역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스페이스X와 협력하되, 장기적으로는 독자적 우주 접근 능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우주가 만든 새로운 전장의 규칙 방위산업의 시간표는 이제 '스페이스X 이전'과 '이후'로 나뉘고 있다. 기존 방산 기업들이 정교한 무기 체계를 발전시켜왔다면, 스페이스X는 그 무기들이 작동할 수 있는 우주 인프라 자체를 재정의했다. 판을 설계한 자가 흐름을 지배한다. 수천 기 위성이 촘촘히 연결된 하늘 아래에서, 전장은 점점 더 투명해지고 있다. 스페이스X가 쏘아 올린 것은 로켓만이 아니다. 그것은 21세기 군사 경쟁이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벌어질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우주는 더 이상 중립적 공간이 아니다. 지상의 평화를 둘러싼 경쟁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새로운 전략 공간이 되고 있다.
    • 방산기업
    2026.02.06 12:04
  • 한화에어로스페이스-KAI, 미래 핵심사업 협력 MOU 체결
    [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한국 방산 Big4 대표 기업 간 방산과 우주항공 분야 공략을 위한 협력 모델이 만들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방산 및 우주∙항공 분야의 미래 핵심사업 협력에 나선다. 양사는 5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K-방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핵심 사업 공동 협력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체결식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차재병 KAI 대표이사 등 양사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MOU를 통해 두 회사는 ▲무인기 공동개발 및 수출 추진 ▲국산엔진 탑재 항공기의 개발 및 공동마케팅 ▲글로벌 상업 우주시장 진출을 위한 공동 협력 등에 합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 분야에서, KAI는 전투기∙헬기 등 항공기체 개발 및 생산 분야에서 각각 40년 이상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가 주도 무인기 기체 및 탑재 엔진 개발을 함께 수행한 이력을 바탕으로, 독자 개발 전투기 KF-21의 후속 양산모델에 탑재될 첨단항공엔진 개발 및 체계통합을 위해 협력하고 수출을 위한 공동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동맹국과 기술협력을 통해 개발한 무인기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소재·부품·장비 관련 협력사의 참여를 높여 산업 생태계의 기술 자립도도 제고한다. 이를 위해 각 사의 협력사 공급망을 공유하고 공동 연구개발(R&D) 및 기술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주요 경영진이 참여하는 ‘미래 항공우주 전략위원회’를 정례화하여 창원∙거제∙사천 등 경남 지역 내 중소·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을 함께 발굴∙육성하기로 했다. 차재병 KAI 대표이사는 “이번 전략적 협력을 통해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지원하고 K-방산의 수출 영토를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이번 MOU는 방산∙우주항공 분야 전반에서 생태계 혁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출 및 동반성장의 모델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KAI와 협력해 상생의 성장∙협력 모델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방산기업
    2026.02.06 11:36
  • 한화, 사우디 ‘WDS 2026’서 AI 무기체계 첫 공개… 중동 공략 가속
    [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첨단 무기체계를 앞세워 중동 시장 확대에 나선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방 자립 계획인 ‘비전 2030’에 발맞춰 단순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산업화까지 지원하는 맞춤형 전략을 제시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은 오는 8일부터 12일까지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리는 ‘World Defense Show 2026(WDS·사우디 방산 전시회)’에 참가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한화는 역대 최대 규모인 677㎡의 통합 부스를 마련해 미래형 무기체계를 대거 선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 처음 공개되는 ‘배회형 정밀유도무기(L-PGW)’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보이는 L-PGW는 AI가 스스로 표적을 찾아내 식별하고 타격하는 차세대 무기다. 표적 상공을 비행하며 정찰하다가 타격 시에는 내장된 자폭 드론이 분리되어 발사되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한화시스템은 전장 패러다임을 바꿀 AI 기반 감시정찰 솔루션을 내놓는다. 드론 공격 등 저고도 대공 위협에 대응하는 ‘다목적 레이다(MMR, 여러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하는 장비)’를 최초 공개한다. 또한 스텔스 기능을 갖춘 ‘스마트 배틀십(스마트 전투함)’과 AESA(안테나가 고정된 상태에서 전자적으로 빔을 쏴 표적을 찾는 능동위상배열) 레이다 등 첨단 해상 전력도 전시한다. 사우디 지형에 최적화된 현지 맞춤형 장비도 출격한다. 1000마력급 국산 엔진을 장착한 사우디형 K9A1 자주포와 사막 지형 기동성이 뛰어난 차륜형(바퀴식) 장갑차 ‘타이곤’이 실물로 전시된다. 한화오션은 3000톤급 잠수함인 ‘장보고-III 배치-II’와 정비·교육을 일괄 구축하는 ‘잠수함 기지’ 솔루션을 제안하며 사우디의 방산 산업화 수요를 공략한다. 한화 관계자는 “정부와 원팀이 되어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고 협력사들과 세계 시장에 함께 나갈 것”이라며 “사우디의 국방 자립에 기여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화는 최근 수년간 중동 국가들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K-방산의 위상을 높여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집트와 약 2조 원 규모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UAE(아랍에미리트)에 다연장로켓 ‘천무’를 공급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UAE와 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천궁-II(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다기능 레이다 공급 계약을 맺어 중동 대공 방어망 구축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 방산기업
    2026.02.04 15:41
  • [세계의 방산기업⑯: 플래닛 랩스] 하늘에 촘촘한 '위성 그물망'… 전 지구 실시간 감시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역사적으로 정보는 은밀한 곳에서 소수에게만 허락된 계급의 상징이었다. 수조 원 세금을 투입해 띄운 거대 정찰위성이 특정 좌표를 찍어주기만을 숨죽여 기다려야 했던 시절, 우주 정보는 국가 권력 그 자체였다. 하지만 2026년 현재, 이 견고한 정보의 성벽을 허문 것은 펜타곤의 비밀 병기가 아닌,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통식빵 한 줄' 크기의 초소형 위성들이었다. 그 혁명의 선봉에 선 플래닛 랩스(Planet Labs)는 지구 저궤도에 촘촘한 '위성 그물망'을 펼쳐,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전 지구 실시간 감시 시대'를 열어젖혔다. 비밀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 적의 은밀한 기동은 장성들의 브리핑룸보다 먼저 상업용 위성 데이터베이스에서 포착되고 분석된다. 플래닛 랩스의 위상은 이제 '뉴 스페이스'의 총아를 넘어 미국 국방 우주 전략 핵심 파트너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2025 회계연도 기준, 연간 매출은 약 2억 7000만 달러(약 3900억 원) 수준이다. 놀랍고도 무서운 성장세다. 록히드 마틴이나 노스롭 그루먼 같은 거대 방산 거인들과 비교하면 외형은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매출의 질을 뜯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미 국가정찰국(NRO)과 대규모 상업용 광학 레이어(EOCL) 계약을 필두로, 전 세계 20여 개국 정부와 맺은 구독형 데이터 공급 계약은 이들을 사실상 '우주 정보 국방 전문 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들은 무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전장의 '안개'를 걷어내는 '해답'을 팔고 있다. 보잉이나 록히드 마틴이 거대한 '하드웨어'라면, 플래닛 랩스는 전장을 스트리밍하는 '플랫폼'이다. '도브(Dove)' 군단이 만든 촘촘한 그물망, 첩보의 민주화 플래닛 랩스의 기술적 실체는 200여 대가 넘는 초소형 위성 군단인 '도브(Dove)'와 '슈퍼도브(SuperDove)'에 있다. 위성 한 대의 규격은 가로·세로 각각 10cm에 높이 30cm, 무게는 4~5kg 남짓이다. 빵집 매대에 놓인 '통식빵 한 줄'의 부피와 무게를 떠올리면 거의 완벽하게 일치한다. 이들은 기존의 거대 위성처럼 특정 목표물만 들여다보는 '망원경'이 아니다. 지구 전역을 매일 한 번씩 훑고 지나가는 '라인 스캐너'에 가깝다. 이 시스템이 지닌 파괴적 위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해협의 긴장 속에서 적나라하게 증명됐다. 러시아군의 병력 집결과 보급로 이동, 심지어 참호 속 미세한 변화까지 플래닛 랩스 렌즈는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투명성이 곧 억제력이 된 셈이다. 과거라면 위성 한 대 궤도를 수정하는 데 며칠이 걸렸을 일을, 플래닛 랩스는 수백 대 위성망을 통해 '상시 모니터링'으로 해결했다. 국가 정보기관이 독점하던 군사 기밀이 상업용 데이터의 형식을 빌려 공유되면서, 플래닛 랩스는 전 세계에 '첩보의 민주화'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강요하고 있다. 펠리컨과 타나저, 정밀함과 스펙트럼의 한계를 넘다 2026년 현재 플래닛 랩스는 단순히 '자주 찍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이들은 이제 '얼마나 자세히, 무엇을 보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차세대 고해상도 위성인 '펠리컨(Pelican)' 시리즈는 30~40cm급 해상도를 제공하며 지상의 차량 기종과 장비의 특성을 정확히 식별해낸다. 여기에 하이퍼스펙트럴(초분광) 위성인 '타나저(Tanager)'가 가세하며 전장의 풍경은 더욱 입체적으로 변했다. 타나저 위성은 인간 눈에 보이지 않는 빛의 파장까지 읽어낸다. 이를 통해 위장막 뒤에 숨겨진 탱크의 금속 성분을 탐지하거나, 지대공 미사일 기지의 에너지 가동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전장을 눈이 아닌 과학으로 본다. 요한슨 사브 회장이 추구했던 '유연한 대응'이 우주 공간에서는 플래닛 랩스의 다층적 위성망을 통해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미 우주군(Space Force)이 지향하는 '탄력적 우주 아키텍처'의 핵심 퍼즐 조각으로 평가받는다. 사진 너머 가치, AI가 읽어내는 전장의 신경망 플래닛 랩스의 진짜 경쟁력은 우주에 떠 있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지상 서버에 있다. 매일 쏟아지는 테라바이트급 영상 데이터를 인간 분석관이 일일이 대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플래닛 랩스는 자체 개발한 AI 및 머신러닝 플랫폼을 통해 '변경 감지(Change Detection)' 알고리즘을 고도화했다. 데이터가 스스로 말을 거는 구조다. 이제 현장의 지휘관들은 사진을 보는 대신 AI가 도출한 통계 리포트를 받아본다. "특정 탄약고 부근 차량 이동 빈도가 지난 48시간 동안 30% 증가했다"는 식의 정밀한 정찰 정보가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이는 전장의 의사결정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여준다. 소프트웨어 역량이 곧 국가 안보의 척도라는 캐시 워든 노스롭 그루먼 회장의 통찰이 플래닛 랩스 알고리즘을 통해 가장 선명하게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전쟁은 '누가 더 많이 쏘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빨리 해석하는가'의 싸움으로 변모했다. 윌 마셜의 실용적 이상주의, "우주를 통한 평화"의 역설 플래닛 랩스를 이끄는 윌 마셜(Will Marshall) CEO는 NASA와 구글 출신 물리학자로, 당초 환경 보호와 재난 구호를 목적으로 위성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가 지닌 '지구 전체 매일 기록'이라는 이상은 국방이라는 냉혹한 현실과 만나 폭발적인 시너지를 냈다. 그는 "지구를 더 투명하게 만듦으로써 침략 비용을 높이고 전쟁을 억제한다"는 논리로 명분과 실익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그는 이제 단순한 데이터 공급자가 넘어, 미 국가안보국(NSA)과 우주군이 설계하는 '지능형 전장 네트워크'의 필수 신경세포가 되었다. 전통적인 방산 대기업들이 하드웨어 통합에 집중할 때, 마셜은 '우주 데이터의 대중화'를 통해 전 세계 안보 지형을 뒤흔드는 파괴자로 우뚝 섰다. 그의 시선은 이제 지구를 넘어 달과 화성, 그리고 우주 공간에서 실시간 자산 관리로 향하고 있다. K-방산과 뉴 스페이스, '하늘의 동맹'을 준비하라 대한민국 방산업계에게 플래닛 랩스는 가장 닮고 싶은 롤모델이자, 동시에 반드시 협력해야 할 파트너다. 우리 군이 독자적인 정찰 위성 체계를 구축하는 '425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한반도의 돌발적인 변화를 매일 촘촘하게 감시하기 위해서는 플래닛 랩스의 광역 감시 자산과의 연동이 필수적이다. 공조는 이제 생존 문제다. 한국항공우주(KAI)와 한화시스템 등 국내 우주 방산의 거두들은 플래닛 랩스의 초소형 위성 양산 체계와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벤치마킹하며 독자적인 우주 자산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6년 현재, 우리 군은 플래닛 랩스의 실시간 변화 탐지 데이터와 우리 군의 고해상도 자산을 융합해 북한의 도발 징후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통합 우주 감시 체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K-방산이 하드웨어 제조에서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면, 플래닛 랩스와의 협력은 그 하드웨어에 '우주적 통찰력'을 입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자가 승리를 지배한다 방위산업의 패러다임이 강철의 무게에서 비트(Bit)의 속도로, 지상에서 우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플래닛 랩스는 이 거대한 전환기에서 가장 날카로운 '눈'이자 '뇌'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비록 매출액이라는 외형적 지표는 전통적 거인들에 미치지 못할지라도, 이들이 전장의 안개를 걷어내는 속도와 범위는 그 누구보다 압도적이다. 침묵의 시대는 끝났다. 플래닛 랩스가 그리는 미래 전장은 어둠 속에 숨을 곳이 없는 투명한 전쟁터다.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치밀하고 치명적인 감시의 그물이 우리 머리 위를 흐르고 있다. 지난 19회에 걸쳐 살펴본 전 세계 방산 거인들의 기록 속에서 플래닛 랩스는 가장 작지만, 가장 파괴적인 변수로 기록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20회 대장정의 마지막 마침표를 향해 간다. 미래의 평화는 과연 누구의 손에 들려 있을 것인가. 그 해답을 찾기 위한 마지막 보고서가 기다리고 있다.
    • 방산기업
    2026.02.03 09:35
  • 한화에어로, 노르웨이서 1.3조 ‘천무’ 잭팟… K-방산 ‘원팀 외교’ 통했다
    [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노르웨이에 다연장로켓(MLRS) ‘천무’ 수출을 확정 지으며 2026년 K-방산의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미국과 유럽의 쟁쟁한 무기체계를 제치고 이뤄낸 이번 성과는 정부의 전략적 ‘방산외교’와 기업의 ‘현지 맞춤형 기술력’이 결합한 ‘원팀(One Team) 세일즈’의 승리로 평가받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국방물자청(NDMA)과 천무 16문, 유도미사일, 종합군수지원 등을 포함하는 총 9억 2200만 달러(약 1조 3천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 노르웨이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전략경제협력 특사),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 정부 고위 관계자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참석했다. 노르웨이 측에서도 마르테 게르하르센 국방차관과 라르스 레르비크 육군 사령관이 자리해 양국 간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이번 수주는 당초 미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와 유럽 KNDS의 ‘유로-풀스(EURO-PULS)’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난항이 예상됐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전방위적인 지원 사격이 흐름을 바꿨다. 이재명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해 10월 노르웨이를 방문해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고 고위급 회동을 이어갔다. 뒤이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국방장관 회담과 주노르웨이 대사관의 현지 네트워크 구축 지원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렸다. 강 실장은 지난 31일 귀국 후 “이번 계약은 북유럽 시장 진출의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라며 “노르웨이의 선택이 인근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로 확산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이번 수출에서 ‘커스터마이징(현지화)’도 한몫을 했다. 노르웨이에 공급되는 천무는 극저온의 북유럽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도록 개량된 제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노르웨이 명칭 VIDAR)의 노르웨이 수출 당시 쌓았던 운용 신뢰도와 현지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노르웨이군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충족시켰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K9 자주포를 통해 쌓은 신뢰와 정부의 적극적인 방산외교가 결합한 결실”이라며 “향후 천무 도입국 간 부품 수급과 운용 노하우를 공유하는 ‘천무 운용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으로 천무가 K9 자주포에 이어 또 하나의 ‘글로벌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고 보고 있다. 수출 지역이 중동과 폴란드를 넘어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 NATO(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최전선 국가들로 확대되면서 K-방산의 위상은 단순한 ‘가성비’ 제품을 넘어 ‘전략적 동반자’ 수준으로 격상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향후 장기 군수지원 및 현지 산업 협력을 강화해 유럽 MLRS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여갈 계획이다.
    • 방산기업
    2026.02.02 15:19
  • [심층 분석: 반도체] 미중 군비 경쟁의 ‘진짜 전선’… 전쟁은 공장에서 결정된다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전쟁은 더 이상 전장에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미사일을 얼마나 많이 보유했는지, 전투기를 몇 대 배치했는지는 전쟁의 일부일 뿐이다. 진짜 승부는 전쟁이 길어졌을 때 드러난다. 무기가 소모된 이후에도 그것을 다시 만들어낼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속도는 어느 쪽이 더 빠른가. 미·중 군비 경쟁의 진짜 전선은 국경선이 아니라 공장, 정확히는 반도체 제조라인이다. 전 세계가 반도체를 이야기하지만, 이를 대규모로,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국가는 손에 꼽힌다. 한국, 대만, 미국, 중국. 이 네 나라가 사실상 글로벌 반도체 제조 역량의 대부분을 쥐고 있다. 나머지 국가는 설계·장비·소재·후공정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을 뿐, 전쟁을 지속시키는 ‘양산 능력’의 주체는 아니다. 2일(현지 시각) 유로아시아뉴스는 최근 분석에서 이 변화를 ‘군비 경쟁의 성격 전환’으로 규정했다. 미·중 군비 경쟁은 무기 증강 경쟁이 아니라 반도체 제조 능력을 둘러싼 공급망 경쟁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해당 기사의 분석을 출발점으로, 반도체를 실제로 생산할 수 있는 국가들의 위치와 의미를 짚는다. ‘반도체 강국’과 ‘제조국’은 다르다 유럽연합(EU)은 반도체 장비와 연구에서 강점을 갖고 있고, 일본은 소재·부품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는 글로벌 군사·산업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대규모 파운드리 클러스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인도와 동남아 역시 후공정이나 조립 단계에서는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첨단·중간 공정을 안정적으로 양산하는 단계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반도체 산업에서 ‘설계’와 ‘제조’의 간극은 크다. 설계는 국경을 넘나들 수 있지만, 제조는 그렇지 않다. 수십조 원이 투입되는 공장, 장기간 축적된 숙련 인력,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금융·정책 환경이 동시에 필요하다. 이 조건을 충족한 국가는 결과적으로 네 곳만 남았다. 반도체 공장은 왜 늘어나지 않는가 첨단 반도체 공장 하나를 짓는 데 드는 비용은 대략 20조 원대 중후반에 달한다. 설비를 들여오고 수율을 안정화하기까지 최소 수년이 걸린다. 수율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손실은 수조 원 단위로 발생한다. 무엇보다 핵심은 사람이다. 공정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력을 길러내는 데는 최소 7~10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반도체 제조는 단순한 산업 정책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실패를 감내할 수 있는 국가 재정, 장기 전략, 정치적 인내가 필요하다. 이 진입 장벽이 반도체 제조국을 극단적으로 제한해왔다. 네 나라, 네 가지 전쟁 역할 이 네 제조국은 동일한 경쟁자가 아니다. 각자 전쟁에서 맡는 역할도 다르다. 대만은 초미세 공정 파운드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고성능 연산, 지휘통제 체계에 필수적인 최첨단 칩의 대부분이 대만에서 생산된다. 대만은 단순한 생산국이 아니라, 현대 전쟁의 ‘두뇌’를 공급하는 국가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와 중간 공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데이터 저장, 센서 운용, 네트워크 유지에 필요한 부품의 상당 부분이 한국에서 나온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메모리와 범용 반도체의 중요성은 커진다. 미국은 제조 비중은 줄었지만, 설계·장비·시스템 통합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전장 체계를 설계하고, 무기와 정보를 통합하는 능력은 여전히 미국의 강점이다. 중국은 최첨단 공정에서는 제약을 받고 있지만, 레거시 반도체 대량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대해왔다. 이는 소모전에서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중국의 전략은 ‘가장 앞선 기술’보다 ‘전쟁을 끝까지 버틸 수 있는 구조’에 가깝다. 군비 경쟁은 결국 소모전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 현실을 명확히 보여줬다. 전쟁이 장기화되자 가장 먼저 문제가 된 것은 무기 자체보다 이를 구성하는 전자부품과 생산 재개 속도였다. 미 국방부 역시 고강도 분쟁 시 재고량보다 생산 회복 능력이 전쟁 지속성을 좌우한다고 분석해왔다. 현대 무기는 반도체 소모품 위에 세워져 있다. 드론, 정밀유도탄, 레이더, 통신 장비, 지휘통제 시스템 모두 반도체 없이는 작동하지 않는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반도체는 전략 자산이 아니라 생존 자원이 된다. 대만이 전략의 중심이 된 이유 대만은 이 구조의 핵심에 있다. 세계에서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생산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침공은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다. 글로벌 군사 시스템과 산업 생태계를 동시에 흔드는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른바 ‘실리콘 실드’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물리적 현실에 가깝다. 대만의 반도체 생산이 멈출 경우, 그 여파는 미중을 넘어 전 세계 군사·경제 체계로 확산된다. 중국의 선택, 그리고 미국의 딜레마 중국은 제재 속에서 레거시 반도체와 자국 공급망 강화에 집중해왔다. 민군 융합 전략을 통해 평시 산업을 전시 군수 체제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는 기술 격차를 단기간에 좁히기보다는, 전쟁 지속 능력을 확보하려는 접근이다. 미국은 동맹국의 제조 역량에 의존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효율적이지만 동시에 취약하다. 공급망이 끊길 경우, 군사적 우위 역시 흔들릴 수 있다. 한국, 경쟁의 한가운데 서 있다 이 구조에서 한국은 대만 다음으로 중요한 제조국이다. 동시에 미중 모두에게 필수적인 존재다. 이는 기회이자 부담이다. 한국 반도체는 더 이상 단순한 수출 품목이 아니라, 지정학적 균형의 일부가 되었다. 한국은 관전자가 아니다. 이 경쟁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공장에서 결정되는 전쟁 미중 군비 경쟁의 승자는 가장 강한 무기를 가진 나라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전쟁이 길어졌을 때, 반도체를 끊기지 않고 만들어낼 수 있는 나라가 마지막에 남는다. 적어도 지금의 미·중 경쟁에서는, 전장의 바깥에서 승부가 갈리고 있다. 이 경쟁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문제는 어느 쪽이 더 오래 버티느냐다.
    • 방산기업
    2026.02.02 14:22
  • 한화에어로 '천무', 노르웨이 장거리 정밀화력 사업 선정… 공급액 1조원대
    [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다연장로켓(MLRS) ‘천무’가 노르웨이의 차세대 장거리 정밀화력 체계(LRPFS) 도입 사업을 거머쥐었다. 나토(NATO) 회원국인 노르웨이가 미국산 하이마스(HIMARS) 대신 국산 무기체계를 선택하며 K-방산의 경쟁력을 다시금 입증했다는 평가다. 3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국방부는 29일(현지시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LRPFS 사업의 최종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노르웨이 의회가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승인한 전체 예산은 약 190억 크로네(약 2조 8천억 원) 규모다. 다만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수주하는 천무 발사대와 탄약 등 직접 공급 규모는 1조 원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예산은 노르웨이군이 자체적으로 집행하는 전력화 인프라 구축과 후속 운용 비용 등에 배정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전은 나토 표준 호환성을 앞세운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와 독일·프랑스 합작사의 '유로 풀스'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한화의 빠른 납기 능력과 기술적 우위, 그리고 지난해 10월 대통령 특사 방문 등 정부 차원의 외교적 지원이 시너지를 내며 최종 낙점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이날 "노르웨이 정부의 사업자 선정 사실은 맞으나, 현재 수주 금액과 계약 조건 등 핵심 사항은 고객과 최종 협의 중"이라며 "세부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전체 사업 규모와 별개로 실제 공급액 기준 1조 원대의 수주는 그 자체로도 대형 계약"이라며 "유럽 방산 시장 내 천무의 입지가 한층 탄탄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 방산기업
    2026.01.30 11:12
  • [세계의 방산기업⑮: AVIC] '홍색 날개'의 역습… 美 공군 위협하는 中 항공 공룡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동북아시아와 태평양 상공에서 가장 거대한 날개를 펼치고 있는 기업은 중국 항공 방산의 핵심 축, AVIC(Aviation Industry Corporation of China, 중국항공공업집단)이다. 국제 방산 분석기관들이 집계하는 주요 랭킹에서 일관되게 세계 상위권 방산 기업군으로 분류되며, 항공 전력 분야에서는 아시아 최대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 방산 컨글로머레이트 중 하나로 평가된다. 과거 중국의 비행기는 '러시아제의 조잡한 복제품'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그러나 2026년 현재, AVIC은 그런 인식을 무색하게 만들며 미국과의 스텔스 경쟁 구도에서 실질적인 변수로 부상했다. 비웃음은 경계로, 경계는 불안으로 바뀌고 있다. AVIC의 성장은 단순한 기업 성장이라기보다, 시진핑 체제가 추진해온 '군사 굴기' 전략이 하늘 위에서 구현되는 과정에 가깝다. AVIC의 체급은 숫자로 읽는 순간 현실감이 흐려질 만큼 방대하다. 비상장 국유기업이라는 특성상 통합 재무제표는 공개되지 않지만, 서방 방산 분석기관들은 AVIC을 세계 최대 방산 기업군 가운데 하나로 분류해왔다. 항공기 제작을 중심으로 엔진, 항전 장비, 헬기, 무인기까지 수직 계열화된 구조는 단일 기업 차원에서는 보기 드문 규모다. 국가 주도의 장기 투자와 실패를 감수하는 개발 환경이 결합되며, AVIC은 기술 격차를 '시간과 물량'으로 압축해왔다. AVIC 기술력의 상징, J-20 '웨이룽'의 포효 AVIC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기체는 단연 5세대 스텔스 전투기 J-20 '웨이룽'이다. 서방 정보당국은 오랫동안 J-20의 엔진 성능과 스텔스 도료의 내구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산 엔진 WS-15가 실전 운용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되면서, J-20의 작전 지속 능력과 기동 성능 역시 재검토되고 있다.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일대에서 J-20이 미 공군의 F-22, F-35와 동일한 작전 공간에 투입되고 있다는 점은 상징적 수준을 넘어선다. 엔진 국산화는 선언이 아니라 운용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차세대 함재 스텔스기 J-35 역시 중국 해군 항공모함 전력과의 연계를 목표로 시험과 평가 단계에 접어들었다. 아직 완전한 전력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항공모함 '복건함'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해상 항공 전략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방산업계에서는 "카피캣도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부여받으면 독자 체계를 갖춘다"는 냉소적 평가가 나온다. AVIC은 서구 기술을 흡수한 뒤 이를 중국식 양산 체계로 재구성하며, 공중전의 계산법 자체를 바꾸고 있다. 전장의 뼈대, Y-20과 드론 군단 전투기가 전장의 얼굴이라면, 수송기와 무인기는 전쟁을 가능하게 만드는 뼈대다. 대형 전략 수송기 Y-20 '쿤펑'은 중국 공군의 이러한 변화를 상징한다. 과거 러시아제 IL-76에 의존하던 중국은 Y-20의 실전 배치를 통해 병력과 장비를 장거리로 이동시킬 수 있는 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보해왔다. 날개는 길어졌고, 작전 반경은 넓어졌다. 무인기 분야에서 AVIC의 존재감은 더욱 분명하다. '윙룽(Wing Loong)' 시리즈 드론은 중동과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미국의 MQ-9 리퍼와 직접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이 인권과 정치적 제약을 이유로 수출을 제한하는 사이, 중국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조건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했다. 윤리적 논쟁과 별개로, 실전 운용 데이터는 빠르게 축적되고 있다. 이는 향후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로 진화하는 6세대 전장에서 중국이 일정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군민융합(CMI) 명암, '카피'와 '혁신'의 경계 AVIC의 급성장 배경에는 중국 특유의 군민융합(Civil-Military Integration) 전략이 있다. 민간과 군수 기술의 경계를 낮추고, 해외 기술을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방식이다. 미국 안보 당국과 주요 싱크탱크들은 과거 F-35 관련 기술 정보가 사이버 해킹을 통해 유출됐으며, 이 과정이 중국 항공기 개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다만 이는 직접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의혹의 영역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물의 완성도와 개발 속도는 서방에 실질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단순한 '복제'로만 규정하는 것은 위험한 오판이다. AVIC은 최근 항공 소재 공학, 특히 탄소섬유 분야와 AI 기반 전장 네트워크에서 독자적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여러 군사 전문가는 중국 항공 기술이 이미 외부 기술 의존 단계를 넘어 자생적 발전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규제와 절차에 묶인 서구권과 달리, AVIC은 국가 권력을 등에 업고 빠른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하늘의 지형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K-방산과 격돌, 제3국 시장의 경쟁자 대한민국 방산 산업에게 AVIC은 가장 현실적인 경쟁자다. 동남아와 중동 시장에서 한국의 FA-50과 중국의 JF-17, J-10C는 이미 같은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 시장은 곧 전장이다. 중국은 공격적인 금융 지원과 외교적 연계를 결합해 K-방산의 수출 전선을 압박하고 있다. 기술과 운용 신뢰성에서는 한국이 강점을 갖지만, AVIC이 앞세우는 '규모의 경제'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변수다. KF-21 '보라매'가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을 두드리는 시점에서, J-31(J-35 계열 수출형)은 가장 강력한 잠재 경쟁자로 거론된다. 우리가 성능과 신뢰를 말할 때, 중국은 가격과 정치적 연대를 앞세운다. 이는 무기의 경쟁이자 전략의 충돌이다. 향후 10년, 6세대 전투기와 무인기 연동 체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아시아 하늘의 균형은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홍색 날개가 그리는 '팍스 시니카'의 야심 하늘을 지배하는 자가 전쟁을 지배한다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AVIC이 설계하고 생산하는 항공기들은 단순한 병기가 아니라, 중국이 구상하는 새로운 질서의 실질적 도구다. 날개는 멈추지 않고 진화한다. J-20의 실루엣이 대만 해협 상공을 오갈 때마다, 기존 안보 질서는 눈에 띄지 않는 균열을 겪는다. 미래는 여전히 하늘에서 결정된다. AVIC은 더 이상 복제품의 시대에 머물러 있지 않다. 누군가의 기술을 따라잡는 단계를 넘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려는 시도로 이동하고 있다. 2026년 현재, 이 거대한 항공 공룡은 펜타곤의 주요 변수로 부상했으며, 우리에게는 반드시 분석하고 대비해야 할 현실적 상대가 됐다. 홍색 날개의 비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계는 다시 한번 차가운 하늘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 방산기업
    2026.01.30 09:18
  • [심층진단]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독일 TKMS의 ‘보이지 않는 네 장의 카드’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 공식 명칭으로는 '캐나다 순찰 잠수함 프로젝트(Canadian Patrol Submarine Project, CPSP)'. 이 사업은 캐나다 해군의 노후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한 대규모 계획이다. 최대 12척의 새로운 디젤 잠수함 도입을 목표로 한다. 전체 사업 규모는 유지·보수·운용(MRO)까지 포함해 약 60조 원(약 270억 달러)으로 평가된다. 사업 수주를 위한 한국의 공세는 전방위적이다. 대통령실 특사단이 길을 닦고, K-조선의 두 거함이 엔진을 돌린다. 여기에 자동차, 에너지, 배터리를 망라한 범정부 '패키지 딜'은 캐나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해 보인다. 한국은 지금 이 사업을 단순한 무기 수주를 넘어, 양국 경제의 '운명 공동체'를 구축하는 전환점으로 정의했다. 그러나 전열의 반대편,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의 움직임은 기묘할 정도로 정중동(靜中動)이다. 한국이 가시적인 물량과 숫자로 승부한다면, 독일은 캐나다의 외교·안보 심장부에 '정치적 면죄부'와 '구조적 결속'이라는 보이지 않는 카드를 밀어 넣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배를 파는 게임이 아니다. 독일은 지금 캐나다에 어떤 세계 질서의 편에 설 것인가를 묻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사양보다 무서운, TKMS가 숨겨둔 네 가지 '이면의 전략'을 분해해 본다. 카드1, 거부할 수 없는 'NATO라는 표준' 독일 전략의 핵심은 기술적 우위가 아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관계'를 파는 것이다. 캐나다 연방정부에 있어 대규모 방산 조달은 항상 정치적 자살 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같다. 야당은 묻는다. "왜 이 나라이며, 왜 이 기업인가." 이 질문에 대한 캐나다 관료들의 가장 안전한 답변은 "우리와 같은 NATO(나토) 핵심 동맹의 표준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독일은 CPSP(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를 단순한 도입 사업이 아닌, 'NATO 해양 안보 체계의 동기화'로 규정한다. 이는 TKMS가 노르웨이, 독일 해군과 공동으로 추진 중인 'Type 212CD' 프로젝트와 궤를 같이한다. 명분은 힘이 세다. 한국이 "우리가 더 빠르고 싸게 잘 만든다"고 외칠 때, 독일은 "우리는 원래 한 팀이다"라고 속삭인다. 캐나다 보수·안보 진영에게 있어 독일은 선택 이후의 정무적 부담이 제로(0)에 수렴하는 파트너다.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이라는 명분은 때때로 가격표보다 강력한 무기가 된다. 카드2, '미국산 블랙박스'에 지친 프레임을 겨냥 방산 시장에서 기술 이전은 흔한 약속이다. 하지만 독일이 물밑에서 강조하는 소프트웨어 협력은 그 결이 다르다. 그들은 '기술 이전'이라는 용어 대신 '디지털 주권(Digital Sovereignty)'이라는 프레임을 꺼내 들었다. 캐나다는 오랫동안 미국산 무기 체계를 운용하며 고질적인 불만을 품어왔다.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도 핵심 데이터 접근권이 제한되거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때마다 워싱턴의 승인을 기다려야 하는 '블랙박스' 정비 체계에 지친 상태다. TKMS는 독일-노르웨이 합작사인 'knoat' 등을 통해 입증된 '개방형 체계 통합' 역량을 강조한다. 이는 캐나다가 독자적인 작전 데이터를 소유하고, 필요할 때 스스로 알고리즘을 수정할 수 있는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암묵적 제안이다. 데이터는 현대전의 피다. 독일은 하드웨어는 팔되, 그 속을 채우는 데이터의 통제권은 캐나다 현지에 남기겠다는 전략을 취한다. 이는 '미국산 솔루션의 종속'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캐나다 국방연구기관(DRDC)의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주는 카드다. 카드3, 캐나다의 북극 안보 인프라 구축과 연계 한국의 제안이 '조선 산업'의 효율성에 집중한다면, 독일의 제안은 '영토 관리'의 관점에 서 있다. 캐나다의 최대 안보 현안은 북극해다. 기후 변화로 북극 항로가 열리면서 러시아와 중국의 진출이 거세지자, 캐나다는 이 광활한 영역을 어떻게 감시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여기서 독일은 자국의 강점인 정밀 기계와 항공우주 역량을 잠수함과 결합하는 '다영역 작전(MDO)' 개념을 제시한다. 독일은 이미 유럽 우주국(ESA) 내에서의 강력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위성 감시 체계와 잠수함 네트워크의 연동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잠수함이 물속에서 홀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위성 정찰 데이터와 수중 센서가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통합 감시망의 일부로 작동하는 그림이다. 북극은 해저만의 문제가 아니다. 독일은 잠수함 도입을 단순한 조달이 아닌, 캐나다의 북극 안보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로 격상시킨다. 이는 국방부를 넘어 캐나다 안보 전반을 관장하는 핵심 결정권자들을 설득하는 논리가 된다. 카드4, 무기를 넘어서는 '진짜 거래'인 핵심 광물동맹 가장 파괴적이지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카드는 바로 '핵심 광물'과 연계된 경제 안보 패키지다. 실제로 2023년 독일과 캐나다는 '수소 및 핵심 광물 협력'에 관한 고위급 합의를 이룬 바 있다. 독일은 이 외교적 토대 위에서 CPSP를 논의한다. 독일은 유럽의 탈(脫)중국 공급망 구축을 위해 캐나다의 리튬, 니켈, 희토류가 절실하다. 반면 캐나다는 북부 지역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안정적 수요처가 필요하다. 잠수함은 계약의 입구일 뿐이다. 독일의 계산은 명확하다. 수조 원의 잠수함 대금을 지불하는 캐나다에, 그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지닌 '독일 산업계 전체의 장기 구매 확약'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발적인 공장 투자나 고용 창출보다 훨씬 더 구조적이고 단단한 결속이다. 방산 계약을 매개로 양국이 수십 년간 광물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전략적 에너지-안보 동맹'으로 진화하자는 제안이다. 냉정한 분석, 한국의 '속도' vs 독일의 '안정성' 한국과 독일의 대결은 결국 '실행력'과 '정치적 안전성'의 싸움으로 압축된다. 독일은 기다린다. 그들은 한국의 파상공세가 캐나다 관료 조직의 '검토 보고서' 앞에서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안다. 캐나다 정부가 누가 되더라도, NATO 동맹국인 독일과의 계약은 '실패한 선택'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다. 한국은 "우리가 당신들의 전력 공백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독일은 "우리를 고르는 것이 당신들의 안보 정체성을 완성한다"고 설파한다. 결국 CPSP의 향방은 캐나다가 무엇을 더 두려워하느냐에 달려 있다. 당장의 전력 공백과 일자리 부족을 두려워한다면 한국이 유리하다. 하지만 선택 이후의 정치적 책임과 미래의 기술 종속을 더 두려워한다면, 독일의 '보이지 않는 카드'는 치명적인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판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한국이 보여준 화력은 대단했지만, 독일이 파놓은 동맹의 참호는 생각보다 깊다. 이 싸움의 승자는 잠수함을 제일 잘 만드는 곳이 아니라, 캐나다의 정치적 불안감을 가장 완벽하게 제거해 주는 곳이 될 것이다. 잠수함은 물 밑에서 싸우지만, 수주전은 이토록 차가운 지상 위 정치의 영역에서 결정된다.
    • 방산기업
    2026.01.28 09:20
  • [세계의 방산기업⑭: 미쓰비시 중공업] 잠 깨는 열도, 일본의 ‘창’이 된 방산 본가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한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가공할 생산 속도를 앞세워 '지상전의 신흥 강자'로 세계 시장을 누비는 사이, 바다 건너 열도에서는 오랜 침묵을 깨고 묵직한 검을 다시 뽑아 드는 거인이 있다. 바로 일본 방위산업의 자존심, 미쓰비시 중공업(Mitsubishi Heavy Industries, 이하 MHI)이다. 일본 정부가 방위비를 대폭 증액하고 '반격 능력' 보유를 공식화한 이후, MHI는 이제 '방패'를 넘어 적을 직접 타격하는 '창'의 핵심 제작자로 변모하고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2025~2026년 연쇄 보도를 통해 "일본의 방위비 확대가 특정 기업을 중심으로 산업 재편을 가속하고 있으며, 그 정점에 MHI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단순한 기업 성장 서사를 넘어, 일본이라는 국가 전략이 물리적 실체로 구현되는 과정이라는 평가다. 미사일‧잠수함‧항공기 3대 핵심 전력에서 독점적 지위 MHI의 방위·우주(ADS) 부문 실적은 일본의 안보 의지를 가장 투영하는 거울이다. 2024 회계연도 기준 MHI의 전체 수주액은 7조 엔(약 66조 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 중 ADS 부문이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방위 부문 수주 잔고가 약 2조 6000 엔(약 24조 원) 규모에 달하며, 이것이 단발성이 아닌 다년 계약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방산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치에 대해 "미사일, 잠수함, 항공기 등 3대 핵심 전력에서 MHI가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굳혔다"고 진단한다. 다만, 폐쇄적인 내수 중심 구조로 인한 높은 단가와 부족한 해외 수출 실적은 여전한 아킬레스건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진정한 경쟁력을 확보하기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적의 심장을 겨누는 '창', 12식 유도탄의 사거리 혁명 MHI 방산 전략의 최전선에는 12식 지대함 유도탄(Type 12 SSM) 개량형이 서 있다. 일본 방위성은 2025년 10월, 함정 및 잠수함 발사형 Type 12 유도탄의 양산 계약을 MHI와 체결하며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이 미사일들은 2027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사거리다. 기존 200km 수준에 불과했던 사거리를 1,000km 내외로 확장하며 일본이 갈망하던 '스탠드오프(Standoff) 능력'의 실체를 확보했다. 특히 방위성이 이 개량형 유도탄을 구마모토 방면에 우선 배치하기로 한 결정은 중국과 러시아의 해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극초음속 유도탄 개발, 올해부터 양산 일본의 야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025년 8월 현지 보도에 따르면, 방위성은 2026 회계연도 예산에 극초음속 유도탄 개발비를 대규모 반영하고 당장 올해부터 양산 착수에 들어간다. 음속의 5배 이상으로 날아가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이 무기는 일본 억지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이는 기존 수동적인 방어 전략에서 탈피해, 위협 근원을 조기에 억제하겠다는 일본 안보 문법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물론 천문학적인 개발 비용과 실전 배치 일정의 촉박함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지만, MHI의 기술적 행보는 이미 멈출 수 없는 궤도에 진입했다. 영국‧이탈리아와 6세대 전투기 GCAP 개발 하늘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MHI의 승부수는 영국, 이탈리아와 공동 개발하는 6세대 전투기 GCAP(Global Combat Air Programme)이다. MHI는 이 거대 프로젝트의 일본 측 주계약자로서, 단순한 기체 제작을 넘어 유·무인기가 통합된 전투 네트워크 체계를 설계하고 있다. 해외 군사 전문지들은 "GCAP은 일본이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항공 기술 자립을 이루려는 가장 담대한 시도"라고 평한다. 이제 조종사는 단순히 비행기를 모는 것이 아니라, 드론과 위성을 지휘하는 '전장의 관리자'가 된다. 이 프로젝트의 성패는 일본 항공산업의 향후 50년을 결정지을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다. 침묵의 암살자, '타이게이급' 잠수함의 위협 해상 자위대의 밑바닥을 지키는 타이게이급(Taigei-class) 잠수함은 MHI 공학 기술의 정수다. 2024년 3월 3번함 '진게이(Jingei)'가 취역한 데 이어, 2025년 3월에는 4번함 '라이게이(Raigei)'가 정식으로 깃발을 올렸다. 이들은 리튬이온 배터리 기반의 추진 체계를 도입해 잠항 시간을 혁명적으로 늘렸고, 소음은 심해의 적막 수준으로 줄였다. 비록 원자력 잠수함이라는 체급의 한계는 명확하지만, 좁은 길목을 지키는 '매복자'로서 타이게이급은 주변국 해군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군림하고 있다. "방위와 산업은 한 몸"… 이즈미사 사장 기술 자립 강조 이 거대 제국을 지휘하는 이즈미사와 세이지 사장은 MHI를 '제조사'에서 '안보 체계 설계자'로 재정의한 리더다. 그는 공식 석상에서 "방위와 산업은 불가분의 관계"라며 기술 자립과 글로벌 공급망 확보를 줄기차게 강조해 왔다. 하지만 현장의 공기는 복잡하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의 정책 변화 속도가 산업의 체질 개선 속도를 앞서고 있다"며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낸다. MHI가 짊어진 전략적 무게가 실제 제조 현장의 생산성과 맞물릴 수 있을지가 이즈미사와 사장 앞에 놓인 가장 큰 숙제다. K-방산과 피할 수 없는 '숙명의 라이벌' 대한민국 방산과 MHI의 충돌은 이제 동남아시아와 호주 등 제3국 시장에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특히 2025년 일본이 호주와 약 100억 호주달러 규모의 프리깃함 관련 전략적 논의를 이어가며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K-방산에게도 작지 않은 경고음이다. 한국이 압도적인 '가성비'와 '납기'로 시장을 파고든다면, MHI는 수십 년간 다져온 원천 기술과 미·일 동맹이라는 강력한 외교적 자산을 앞세운다. 양국의 기술 경쟁은 동북아시아 방산 시장의 긴장감을 높이는 동시에, 기술 진화를 가속하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잠 깨는 사무라이, 다시 쓰는 안보 지도 평화는 말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압도하는 물리적 힘에 의해 담보된다. 미쓰비시 중공업이 설계하는 전력은 단순한 기계 덩어리가 아니라 일본 안보 전략의 구체적 형상이다. 검은 날카로워졌고, 창의 사거리는 길어졌다. 여전히 높은 단가와 해외 시장에서의 경험 부족이라는 변수가 남아있지만, MHI의 행보는 이미 일본의 안보 지도를 근본적으로 다시 그리고 있다. 잠에서 깨어난 사무라이의 발걸음은 이제 열도를 넘어 태평양의 깊은 파도를 가르고 있다.
    • 방산기업
    2026.01.27 09:36
  • 한화시스템, ‘AI 지휘관’ AKJCCS 성능개량 착수... 2029년 실전 배치
    왼쪽에서 다섯번째 방시우 방위사업청 합동지상지휘통제체계사업팀장, 왼쪽에서 여섯번째 장보섭 한화시스템 C5ISR센터장 [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한국군이 주도하는 한미 연합작전의 ‘두뇌’ 역할을 할 인공지능(AI) 기반 지휘통제체계 개발이 본격화된다. 방위사업청과 한화시스템은 지난 23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센터에서 ‘연합지휘통제체계(AKJCCS) 성능개량 체계개발 사업’ 착수회의를 개최했다고 26일 밝혔다. AKJCCS(Allied Korea Joint Command Control System)는 한반도 전역에서 한미 연합작전을 지휘·통제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약 937억 원 규모로 수주한 이 사업을 통해 기존 체계를 전면 재개발하며,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지휘관의 의사결정을 보좌하는 '스마트 지휘' 시대를 열 계획이다. 이번 성능개량 사업의 핵심은 국내 지휘통제체계 최초로 도입되는 ‘AI 기반 상황 분석 및 의사결정 지원’ 기능이다. 한화시스템이 구현할 이 기술은 전장의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분석하여 지휘관이 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디지털 참모’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우선 데이터 자동 분석을 통한 상황 인식의 최적화가 이뤄진다. 기존에는 참모진이 수동 분석하던 레이더·드론 정보를 AI가 실시간으로 처리해 위협 우선순위를 도출해 지휘부의 대응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 또한 다각적인 작전 방책을 과학적으로 보좌한다. AI가 지형, 기상, 아군 전력 현황을 복합 계산해 최적의 시나리오를 도출함으로써 불확실한 전장 환경에서 지휘관의 판단을 데이터로 뒷받침한다. 여기에 클라우드와 데스크톱 가상화(VDI) 기술을 접목, 지휘소가 피해를 입더라도 다른 장소에서 중단 없는 연합작전 지휘가 가능하도록 '지휘 연속성'을 보장한다. 이날 회의에는 방사청과 한화시스템을 비롯해 합참, 연합사,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등 군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해 세부 일정을 조율했다. 우리 군은 오는 2029년까지 AKJCCS의 성능개량을 마치고 실전 배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체계 구축이 완료되면 한미 간 정보 공유 최적화는 물론, AI의 보좌를 받는 첨단 연합작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해 온 방산 ICT 역량을 집결해 AI 의사결정 지원 기능을 성공적으로 구현함으로써, 한국군 주도의 미래 연합작전 수행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 방산기업
    2026.01.26 15:03
  • 퀀텀에어로, UAE ‘UMEX 2026’서 K-방산 AI 위력 과시… ‘퀀토노미·퀀텀코어’ 전격 공개
    UAE ‘UMEX 2026’ 전시장에 마련된 퀀텀에어로 부스 전경 모습/사진=퀀텀에어로 제공 (시큐리티팩트 안도남 기자) = 국내 방산 AI 스타트업 퀀텀에어로(QUANTUM AERO)가 중동 최대 규모의 무인 체계 전시회에서 차세대 자율비행 핵심 기술을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퀀텀에어로는 지난 1월 20일부터 22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ADNEC)에서 열린 ‘UMEX 2026’에 참가해 자사 독자 기술인 AI 파일럿 ‘퀀토노미(Quantonomy™)’와 고성능 엣지 컴퓨터 ‘퀀텀코어(QuantumCore™)’를 선보였다고 23일 밝혔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UMEX 2026’은 역대 최대 규모인 40000㎡ 이상의 전시 면적에서 개최되었다. 전 세계 39개국 380여 개 기업이 참가해 전년 대비 참가 업체 수가 약 80% 이상 급증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로봇, 무인화, 드론 및 AI 솔루션 등 미래 전장의 핵심 동력이 될 첨단 무인 체계들이 한자리에 모이며 글로벌 방산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번 전시에서 퀀텀에어로가 내세운 핵심 가치는 ‘미래 전장의 게임 체인저로서의 AI 자율성(Autonomy)’이다. 주력 제품인 ‘퀀토노미’는 다양한 무인 플랫폼에 탑재되는 AI 자율 임무 수행 소프트웨어다. 실시간 전장 인식, 최적 경로 판단, 표적 식별 및 다수 기체 간 협동 교전 등 고난도 임무를 스스로 수행한다. 특히 위성항법시스템(GNSS) 신호가 단절된 환경에서도 시각 기반 항법을 통해 작전을 지속할 수 있어 현대전의 필수 역량으로 평가받는다. 함께 공개된 ‘퀀텀코어’는 이러한 퀀토노미 엔진을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고성능 엣지 컴퓨터’다. 기체 내부에 탑재되어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 클라우드 연결 없이도 초저지연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무인기의 심장’ 역할을 한다. 퀀텀에어로는 이번 전시에서 국내 드론 제조사들과 협력한 ‘이기종 군집 드론 자율제어’ 솔루션도 함께 제안했다. 고정익, 멀티콥터, 자폭 드론 등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기체들을 하나의 지상관제스테이션(GCS)에서 통합 관리하는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운용자가 임무를 입력하면 AI가 각 기체의 특성에 맞춰 행동 지침을 자동 변환한다. 예를 들어 정찰 드론이 표적을 탐지하면 타격 드론이 즉각 반응하는 ‘정찰-타격 연계 임무’를 단일 제어권 안에서 수행할 수 있다. 아울러 AI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모레(Moreh)와 협업을 통해 ‘피지컬 AI 검증 허브’ 전략도 공개했다. 엔비디아(NVIDIA) 의존도를 낮춘 고효율 AI 인프라를 통해 기존 대비 60~70% 수준의 비용으로 자율비행 기술을 학습·검증할 수 있는 경제성을 증명했다는 평가다. 전동근 퀀텀에어로 의장은 “이번 UMEX 2026 참가는 퀀텀에어로의 AI 파일럿 기술이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확인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중동 시장의 전략적 요구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무인 체계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방산기업
    2026.01.23 13:45
  • [세계의 방산기업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레드백·천무 '지상전 삼각편대', 세계 전장을 흔들다
    [시큐리티팩트=김효진 기자] 2026년 현재, 전 세계 방산 시장에서 가장 뜨겁게 회자되는 이름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Hanwha Aerospace)다. 과거 '가성비 좋은 대안' 정도로 치부되던 한국 무기는 이제 전 세계 지상전의 기준을 다시 쓰는 '프리미엄 솔루션'으로 격상됐다. 냉전 종식 이후 서구권이 잠시 멈춰 섰던 시간 동안, 한국은 쉼 없이 궤도를 굴리고 포신을 닦아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도약은 냉정한 숫자로 확인된다.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 2735억 원 규모다. 더 눈에 띄는 지표는 수주 잔고다. 2025년 9월 말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확보한 일감은 약 103조 원을 기록했다. 폴란드와의 2차 실행계약, 루마니아의 K-9 도입, 그리고 호주 레드백(Redback) 양산이 맞물리며 한화의 엔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전속력으로 회전하고 있다. 전 세계 자주포 시장의 50%, 'K-9 썬더'의 독주 한화의 이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무기는 단연 K-9 자주포다. 전 세계 자주포 시장 점유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K-9은 이제 단순한 무기를 넘어 '지상전의 표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적의 반격이 시작되기 전 포탄을 쏟아붓고 즉각 이탈하는 '슛앤스쿠트(Shoot & Scoot)' 능력은 현대 포병전의 생존 법칙이다.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 나토(NATO) 회원국들이 잇따라 K-9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성능은 독일의 PzH2000에 근접하면서도, 가격과 납기일에서는 확연한 우위를 점한다. 전쟁은 결국 숫자와 시간 싸움이라는 냉혹한 현실이 K-9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최근 공개된 K-9A2 모델은 완전 자동화 포탑을 적용해 승무원 수를 줄이고 사격 속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한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AI 기반 원격 사격과 자율 주행을 염두에 둔 K-9A3 개발도 병행 중이다. 미래는 이미 포탄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한화는 더 이상 쇠를 깎아 포를 만드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전장의 데이터를 다루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성격을 바꾸고 있다. 호주 숲을 뚫고 나온 '레드백', IFV 판도를 바꾸다 K-9이 한화의 어제와 오늘이라면, 레드백(Redback) 장갑차는 현재와 그 이후를 가리킨다. 호주 육군의 차세대 보병전투장갑차(IFV) 사업에서 독일 링스(Lynx)를 제치고 최종 승자가 된 장면은 방산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남겼다. 글로벌 방산업계의 거인을 정면에서 꺾었다. 호주에 서식하는 독거미 이름을 딴 레드백은 설계 초기부터 철저히 '사용자 중심'으로 접근했다. 복합소재 고무 궤도와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능동방어체계를 결합해 기동성과 생존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단순한 성능 비교를 넘어, 실제 전장에서 병사가 살아남을 확률을 기준으로 한 설계였다. 레드백의 승리는 한국 방산 산업의 위상을 분명히 보여준다. 라이선스 생산이나 개량형 개발에 머물지 않고, 독자 플랫폼으로 세계 최고 수준 경쟁자와 맞붙어 승리했다는 점에서다. 현재 레드백은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로부터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지상군의 발이 되는 장갑차 시장에서 한화는 점점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포와 전차에 유도미사일까지… '천무'가 완성한 삼각편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전 포트폴리오는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에서 끝나지 않는다. 여기에 다연장 유도무기 체계 '천무'가 더해지면서, 한화는 포병·기동·유도화력을 아우르는 완성형 지상전 솔루션을 구축하게 됐다. 지난해 12월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군비청과 사거리 80㎞급 천무 유도미사일(CGR-080) 공급을 위한 3차 실행계약을 체결했다. 총사업비는 5조 6000억 원 규모다. 2022년 기본 계약 체결 이후 약 3년간 차질 없는 납기 이행으로 쌓아온 신뢰가, 결국 대형 추가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현지 생산 체계' 구축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폴란드 방산기업 WB일렉트로닉스와 공동 출자해 설립한 합작 법인 '한화-WB 어드밴스드 시스템(HWB)'을 통해, 폴란드 현지 전용 생산 공장에서 유도미사일을 생산해 폴란드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는 유럽연합(EU)이 역내 무기 우선 구매를 장려하며 방산 블록화를 강화하는 흐름에, 현지 생산이라는 방식으로 선제 대응한 사례로 해석된다. 포병 화력의 K-9, 기동 플랫폼인 레드백, 그리고 장거리 정밀 타격 수단인 천무까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개별 무기 체계를 넘어, 전장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기업으로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 '거대 엔진의 선장' 김동관 부회장, 시선은 지구 밖으로 이 거대한 엔진의 조종석에는 김동관 부회장이 앉아 있다. 그는 흩어져 있던 한화그룹 방산 역량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라는 이름 아래로 묶었다. 지상, 해상, 항공을 아우르는 통합 방산 체계는 자연스럽게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무기를 파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을 결합한 '토털 솔루션' 전략은 상대국 국방부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결정적 요인이 됐다. 그의 시선은 이제 지구 밖을 향한다. 누리호 발사 성공을 계기로 한화는 발사체, 위성, 서비스로 이어지는 우주 밸류체인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의 구상에서, 하늘 위에도 또 다른 길이 놓여 있다. 지상을 장악한 기술력이 대기권을 넘어설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정체성은 다시 한 번 확장될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 핵심, '현지화'의 미학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다른 글로벌 방산 기업들과 구분 짓는 핵심 키워드는 '현지화'다. 기술 이전에 소극적인 미국 기업들과 달리, 한화는 폴란드와 호주에 현지 공장을 세우고 인력을 양성하며 공급망을 함께 구축한다. 이는 단순한 무기 수출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보 파트너십을 전제로 한 선택이다. 2026년 현재, 폴란드에서 생산될 K-9PL과 호주에서 양산될 레드백은 한화의 전략이 현실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화의 로고가 찍힌 궤도 차량이 현지 병력과 함께 움직이는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다. 지상전 표준, 이제 한화에어가 쓴다 전쟁 양상이 드론과 미사일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도, 결국 전쟁의 끝을 결정짓는 것은 지상군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그 단순한 진실을 가장 집요하게 파고든 기업이다. 강철은 여전히 뜨겁고, 그 엔진은 아직 멈출 기미가 없다. 사브가 '강소국의 자존심'을 상징했다면, 한화는 신흥 강자의 패기와 이미 검증된 실력으로 방산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한국 방산 수출 성과를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특수성으로만 설명하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기회는 오지 않는다. 수십 년간 휴전선을 마주하며 축적한 기술과 경험은 이제 국경을 넘어 확장되고 있다. 2026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써 내려가는 이 기록은 한국만의 성공담에 머물지 않는다. 그 기록은, 전 세계 지상전 무기 체계가 향하고 있는 미래와 맞닿아 있다.
    • 방산기업
    2026.01.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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