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전승혁 기자] 대한민국 영공을 저고도에서 방어하는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마’가 핵심 부품의 완전 국산화라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주요 부품들을 국내 기술로 대체함에 따라, 부품 단종 리스크 해소는 물론 K-방산의 기술적 자립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이하 국기연)는 최근 핵심부품국산화 개발 사업으로 추진한 ‘천마 패키지 부품개발사업’ 대상 9개 품목에 대한 최종평가 결과, 전 품목에서 ‘성공’ 판정을 받았다고 3일 발표했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개별 부품 단위가 아닌, 체계 구성 부품 다수를 동시에 개발하는 패키지형 부품개발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다. 2021년부터 총 416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18개 중소기업이 참여해 천마 체계 주요 부품 8종과 훈련용 부품 1종을 성공적으로 일궈냈다. 국기연은 성능 검증을 위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2년에 걸쳐 서해안 공군사격장에서 실사격 시험을 수행했다. 육군 관련 부대의 통제하에 진행된 시험에서 국산 부품을 탑재한 천마 미사일은 표적기를 모두 명중·격추하며 개별 부품의 성능은 물론 실제 무기체계 적용 시의 체계 적합성(System Suitability)까지 완벽하게 입증했다. 9개 기업이 수행한 이번 사업은 체계종합업체와 중소기업이 부품 적용성 검토 및 체계 통합을 위해 긴밀히 협력한 상생형 국방 연구개발(R&D)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우선 코츠테크놀로지가 두뇌 역할을 하는 사격통제장치를 개발했으며, 이엠코리아는 터렛공기조절기를 담당했다. 덕산 넵코어스는 정밀 항법을 위한 항행세트를, 담스테크는 전파차단장치를 국산화했다. 또한 원진엠앤티가 구동제어장치 구성품을, 아이티 사이언스가 전기장치 3종을 개발 완료했다. 레이더 분야에서는 서림이 추적레이더 데이터처리기를, 설텍이 전력공급장치인 디젤발전기를 성공시켰으며, 바로텍 시너지는 교육용 훈련 교전모의기를 개발해 전력화 준비를 마쳤다. 이번 국산화를 통해 향후 약 1630억 원 규모의 국내 기업 매출 발생 효과가 예상된다고 국기연은 밝혔다. 특히 유지·보수 단계에서의 부품 수급 불확실성을 최소화해 가동률 향상에도 기여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부품 국산화의 대상인 천마(K-SAM)는 대한민국 최초의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체계다. 1980년대 중반 북한의 저고도 항공기 침투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이 시작되었으며, 1999년부터 실전 배치가 이루어졌다. 천마는 궤도 차량에 탐지 레이더, 추적 레이더, 그리고 8발의 유도탄을 모두 탑재한 자주형 대공 방어 체계다. 탐지 레이더는 약 20km 거리에서 적기를 포착할 수 있다. 추적 레이더는 약 16km 거리부터 정밀 추적을 시작한다. 유도탄의 유효 사거리는 약 9km이며, 고도 5km 이하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를 격추하는 데 특화되어 있다. 특히 천마에 탑재된 유도탄은 시선유도(CLOS, Command Line-of-Sight) 방식을 사용한다. 이는 레이더가 표적과 유도탄을 동시에 추적하면서 지상 통제소에서 유도 명령을 내려 명중시키는 방식이다. 최고 속도는 마하 2.6(음속의 2.6배)에 달한다. 근접 신관을 채택해 표적 인근에서 폭발함으로써 강력한 파편으로 적기를 무력화한다. 천마는 궤도 차량인 K200 장갑차 차체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기계화 부대와 함께 이동하며 야전에서 즉각적인 방공 우산을 제공할 수 있다. 도입 이후 수십 차례 진행된 실사격 시험에서 100%에 가까운 명중률을 기록하며 우리 군의 저고도 방어 핵심 자산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국기연이 주관하는 핵심부품국산화 사업은 해외 도입 부품의 단종이나 수출허가(EL, Export License) 제한 등 공급망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정부가 개발비의 최대 75%를 지원해 방산 중소·중견기업의 참여를 독려함으로써 국내 방산 생태계를 견고히 다지고 있다. 이번 천마 패키지 부품 국산화 성공은 단순한 수입 대체 효과를 넘어, 향후 K-방산의 해외 수출 시 제약 사항을 줄이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국산 규격화 절차를 거쳐 실제 체계에 적용될 이 부품들은 우리 군의 운영 유지비를 절감하고, 해외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과 정비 편의성을 높여줄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한국과 캐나다가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통해 양국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할 강력한 안보 이정표를 세웠다. 양국은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고 우주·사이버 등 신흥 안보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히기로 합의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5일 오후(현지시간) 캐나다 오타와에서 아니타 아난드(Anita Anand) 외교장관, 데이비드 맥귄티(David McGuinty) 국방장관과 만나 제2차 한-캐나다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 계기 열린 한-캐나다 정상회담에서 수립된 「한-캐나다 안보·국방 협력 파트너십」을 신속하게 이행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 방산 협력의 토대 닦다 이번 회의의 가장 구체적인 성과는 「한-캐나다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협정」의 서명이다. 이는 고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국방 기술 공유와 방산 수출을 위한 필수적인 법적 기반이다. 양측은 또한 국방협력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도 즉시 착수하기로 했다. 양국 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 간 상호 연계를 강화할 「한-캐나다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협정」에 서명하였다”며 “양국 간 상호운용성을 증진시키고 협력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법적 틀을 포함하는 국방협력협정에 관한 협상을 개시하기 위한 조치를 시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인도태평양(인태) 지역 연대… 우주·AI 안보까지 확장 양국은 지정학적 불안정성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인태) 지역과 북극해를 아우르는 전략적 공조를 약속했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와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북한이 “모든 도발을 중단하고 의미 있는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안보의 영역은 전통적인 국방을 넘어 우주와 AI로까지 넓어졌다. 양국은 「한-캐나다 우주안보대화」 출범에 합의하며 “위협적인 행위자들이 고도화된 대(對)우주 능력을 획득함에 따라 우주 영역에서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공통된 인식 하에 “안전하고, 믿을 수 있으며,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우주 영역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한, 내달 제1차 사이버정책협의회 개최를 확정하며 “해외로부터의 정보 조작 및 간섭, 하이브리드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60조 잠수함 사업, 실질적 결실로 이어질까 우리 측은 이번 회의에서 캐나다의 차기 잠수함 사업에 대한 한국 기업의 참여 의지를 적극적으로 전달했다. 한국 잠수함의 우수한 성능과 납기 준수 역량을 설명하며, 이것이 캐나다의 ‘신(新)방산전략’에 따른 현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캐나다가 그간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 온 것에 보답할 수 있는 호혜적인 국방·방산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잠수함 사업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2+2 회의를 통해 방산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견고해진 만큼, 업계에서는 6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에서 한국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양국이 인태 지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신뢰를 확인한 이번 회의가 향후 대규모 방산 수주라는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2월 24일(현지 시각) 진행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북한·한국·한반도는 사실상 언급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08분 동안 진행된 연설에서 북한은 물론 중국과 한국에 대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 백악관이 공개한 연설 원문에서도 'North Korea', 'South Korea', 'Korea'가 등장하지 않았다는 외신 분석이 있다. 이는 과거와 대조된다. 2018년 1월 첫 국정연설에서 트럼프는 "어떤 정권도 북한의 잔인한 독재보다 더 완전하고 잔인하게 자국 시민을 탄압하지 않았다", "북한의 무모한 핵무기 추구가 우리의 본토를 곧 위협할 수 있다"라며 북한의 핵 위협을 직접 언급했다. 당시 연설에는 탈북자 지성호 씨가 초대된 장면이 주목을 받았는데, 이는 국정연설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제기된 대표적 사례로 기록돼 있다. 이번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현안(경제 성장, 인플레이션, 국경 통제, 세금)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전개하면서 외교·안보 비중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략 문서·예산에서는 여전히 한반도 위협 연설과 달리, 미국 정부의 공식 전략 문서에서는 북한은 계속해서 안보 위협으로 규정돼 있다. 2022년 발표된 미 국방부의 국가방위전략(NDS)은 북한을 "지속적인 핵·미사일 위협(persistent nuclear and missile threat)"으로 명시했다. 미 의회 조사국(CRS) 보고서에서도 북한의 핵탄두 보유 가능성과 탄도미사일 시험이 안보 변수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2024 회계연도 미 국방예산에는 주한미군 약 2만8500명 유지와 한미 연합 대비태세 강화 방침이 포함돼 있다. 이는 연합 방어 역량 강화를 위한 병력 유지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전략 기조를 바꿨다. 2022년에는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했고, 2023년에는 핵보유국 지위를 헌법에 명문화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비핵화 협상 복귀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뒷받침한다. 또한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해왔다. 2023~2025년 사이 북·러 간 무기 거래 정황이 미국 정부와 외신을 통해 보도되면서 동북아 안보 환경이 복합화되고 있다.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과 확장억제 이번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납세자의 부담"과 "공정한 분담"을 강조했다는 보도가 있다.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은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한국이 일부 부담하는 체계로, 1991년부터 이어져 왔다. 11차 SMA(2020~2025)는 1.1833조원 수준에서 출발해 이후 몇 년간 증가분을 반영해 왔다. 2024~2025년에도 양국은 협상을 이어갔으며, 2026~2030년을 대상으로 하는 12차 SMA 협정이 1.5192조원 규모로 합의된 사실이 외신과 양국 발표로 확인된다. 현재 한미 확장억제 체계는 핵협의그룹(NCG) 등을 통해 제도화돼 있지만, 외교·안보 우선순위 변화가 있다면 비용·전력 분담 논의가 재조명될 가능성은 있다. '위기'보다 '비언급'이 주는 신호 의미 국정연설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대통령이 국민과 의회에 정책 우선순위를 드러내는 공식적 메시지다. 이번 연설에서 한반도 관련 언급이 빠졌다는 사실은, 북한이 전략 문서와 국방 예산에서는 여전히 위협으로 분류됨에도 공식 연설 메시지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우선순위로 처리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위기는 일반적으로 공개 메시지와 함께 등장한다. 반면 비언급은 전략적 관심도가 다른 의제 쪽으로 이동했음을 함축할 수 있다. 현재 한반도는 전면적 충돌 국면은 아니지만, 북한은 핵능력 고도화와 외교적 비가시화 추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공식 연설에서 한반도가 빠졌다는 사실은 단순한 언급 누락이 아니라, 전략적 초점의 변화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외교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위기 자체가 아니라, 위기가 없다고 가정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시큐리티팩트=강철군 기자] 미 국방부가 정지궤도에서 적대적 위성을 근거리에서 감시하고 정찰할 수 있는 저렴한 상업용 위성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Defense News)’는 18일(현지시간) 국방부 산하 국방혁신부대(DIU)가 궤도 내의 다른 위성들을 정밀 감시하고 근접 점검할 수 있는 저용량·고효율 상업용 위성 솔루션을 찾는 공고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정식 명칭은 ‘GHOST(Geostationary High-resolution Optical Space-based Tactical awareness · 정지궤도 고해상도 광학 우주 기반 전술 인식)’로, 미국의 기존 우주 감시 체계가 가진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설계됐다. 현재 국방부는 정지궤도(GEO · 지구의 자전 속도와 동일하게 회전하여 특정 지점 상공에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고도 약 3만6000km의 궤도) 내에서 아군과 적군의 위성을 모두 관리하고 고해상도 영상을 제공할 수 있는 자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펜타곤은 계약 체결 후 2년 이내에 발사할 수 있는 상업용 위성을 물색 중이다. 계획에 따르면 발사 후 3년 이내에 이 위성들은 정부 소유로 전환되어 운영된다. 또한 운영 첫해에는 매주 최소 한 번 이상의 드라이브바이(Drive-by · 특정 위성 근처를 스쳐 지나가며 관측하는 기동) 또는 경사 트랙 설계 참조 임무(DRM · 위성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표준화된 가상 임무 시나리오)를 수행해야 한다. DIU의 목표는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확장 가능한 설계를 갖춘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위성 본체인 위성 버스(Satellite Bus · 위성의 기본 구조물과 전력, 추진 시스템 등을 포함한 플랫폼)와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하는 탑재체(Payload · 위성이 임무 수행을 위해 싣고 있는 장비)가 포함된다. 공고문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기존 프로그램보다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RSO(Resident Space Object · 우주 궤도에 머무르는 인공 물체)에 대한 빈번하고 상세한 특성 분석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투 피해 평가(BDA · 공격 후 적의 피해 정도를 확인하는 작업), 긍정 식별(PID · 목표물이 공격 대상인지 확실히 확인하는 과정), 전투 식별(CID · 아군과 적군을 구별하는 절차)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DIU는 감시 대상인 타국 위성이 사진 촬영에 협조하지 않거나(미국 위성으로부터 멀어지는 기동 등) 추적되지 않는 상황도 가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여러 대의 위성을 동시에 투입해 비협조적 RSO(Uncooperative RSO · 관측을 피하려는 적대적 또는 통제 불능 상태의 우주 물체)를 탐지하고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참여 업체들은 해당 위성이 10년 동안 30일마다 다른 우주 물체를 재방문할 수 있는 설계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또한 위성의 회전 속도인 슬루 레이트(Slew rate · 위성이 목표물을 향해 몸체를 회전시키는 속도)와 광학 장비의 성능을 나타내는 변조 전달 함수(MTF · 렌즈나 센서가 영상의 세밀한 부분을 얼마나 정확하게 재현하는지를 나타내는 척도) 등 상세 기술 규격도 제출해야 한다. 최소 요건으로는 랑데부 및 근접 작전(RPO · 두 우주선이 궤도상에서 만나거나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기동하는 작전) 수행 능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NSS(National Security Space · 국가 안보 우주 발사) 기준의 중대형 발사체 통합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표준 통신 규격인 S-밴드 프로토콜(S-band protocol · 2~4G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통신 규약)을 사용해야 한다. DIU는 2년 내 배치를 목표로 하면서도 향후 위성의 수명을 연장하고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우주 공간에서 재연료 공급(Refueling · 궤도상에서 연료를 보충받는 기술)이 가능할 잠재력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제안서 마감일은 오는 3월 3일이다.
[시큐리티팩트 강철군 기자] 전 세계 스텔스 전투기 시장을 장악한 F-35를 두고 '탈옥(Jailbreak)'이라는 파격적인 단어가 등장했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네덜란드의 국방수장이 던진 이 한마디는 단순한 기술적 비유를 넘어 미국 중심의 방산 생태계에 대한 동맹국들의 억눌린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해외 국방 전문 매체 TWZ(The War Zone)는 15일(현지시간) 기스 투인만(Gijs Tuinman) 네덜란드 국방장관의 인터뷰를 인용해 F-35의 폐쇄적인 소프트웨어 체계가 동맹국들 사이에서 심각한 안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고 집중 보도했다. 투인만 장관은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F-35도 아이폰처럼 탈옥할 수 있다"며 미국의 소프트웨어 통제를 무력화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는 F-35의 '두뇌'인 ALIS(자율물류정보시스템)와 그 후속인 ODIN(운영데이터통합네트워크)이 사실상 미국의 '리모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정조준한 것이다. 현재 F-35 운용국들은 기체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나 임무 데이터 다운로드를 위해 반드시 미국의 서버에 접속해야 한다. 미국이 정치적 이유로 지원을 끊으면 수천억 원짜리 첨단 전투기가 순식간에 '비싼 고철'로 전락할 수 있는 구조다. TWZ는 이를 '벤더 잠금(Vendor Lock-in)'이라 명명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될수록 동맹국들의 주권 침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 국방전문매체 디펜스 뉴스(Defense News) 역시 "네덜란드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유럽 동맹국들이 느끼는 '버림받을 수 있다는 공포(Abandonment Anxiety)'가 투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만약 미국이 정치적 이유로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지원을 중단할 경우 초정밀 스텔스기라도 전술적 가치가 없는 '비싼 고철'로 전락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FortyFive(나인틴포티파이브) 또한 "최근 캐나다가 F-35 도입 계획을 재검토하고 스웨덴의 그리펜(Gripen)을 대안으로 고려하는 배경에는 '운영 주권'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F-35는 성능은 뛰어나지만 정비와 운영 데이터(MDF)를 미국에 100%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 민주주의 국가들에겐 거대한 족쇄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탈옥'은 실제로 가능한가? 기술적으로 시스템을 해킹해 독자 소프트웨어를 심는 행위 자체는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TWZ의 분석은 냉정하다. 소프트웨어를 해킹한다고 해서 전투기가 전술적 유효성을 유지하며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선 공급망의 한계다. 전투기 유지에 필수적인 예비 부품은 철저히 록히드 마틴의 공급망을 통한다. 탈옥하는 순간 부품 공급은 끊기고 기체는 지상에 묶이게 된다. 임무 데이터의 부재 역시 치명적이다. 적 방공망 정보를 담은 최신 임무 데이터 패키지는 미국만이 생성할 수 있으며 이 데이터가 없는 F-35는 '눈 가린 복서'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모델을 '유일한 예외'인 이스라엘이 제시하고 있다. TWZ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국산 소프트웨어를 심고 독자 정비 권한을 확보한 이스라엘(F-35I)의 사례를 조명했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이스라엘급의 외교적 지위나 기술력이 없는 나머지 동맹국들은 철저히 미국의 통제 아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최근 캐나다가 관계 악화를 이유로 F-35 도입 계획을 재검토하기 시작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결국 네덜란드 장관의 발언은 기술적 실현 가능성보다는 "미국이 우리를 계속 압박한다면 우리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권을 지킬 배수진을 치겠다"는 정치적 선언에 가깝다는 것이 외신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번 'F-35 탈옥 논란'은 대한민국에게도 많은 고민을 안긴다. 우리 공군 역시 40대(향후 20대 추가할 경우 60대)의 F-35A를 주력으로 운용 중이지만 여전히 소프트웨어와 핵심 정비 권한은 미국에 귀속되어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KF-21 보라매다. 최근 우리나라는 KF-21의 독자 소프트웨어 자립화와 무장 통합 능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F-35가 보여준 '방산 종속'의 위험성을 목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KF-21은 단순한 국산 전투기를 넘어 대한민국 국방의 '디지털 주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다. 네덜란드의 "F-35 탈옥" 발언은 미국에 종속된 방산 생태계에 대한 동맹국들의 절규이며 이는 우리에게 KF-21과 같은 독자 플랫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시큐리티팩트=강철군 기자] 아파치 헬기가 드론 사냥에 나섰다. 미국 애리조나 유마 시험장에서 이미 실사격 시험을 마쳤다. 이스라엘의 실전 경험에 더해 미 육군이 이를 공식화했다. AH-64 아파치 공격 헬리콥터가 최근 몇 년간 '대응 드론 플랫폼(Counter-UAS Platform)'으로 급격히 진화하고 있다고 미 군사 전문 매체 'The War Zone(TWZ)'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이스라엘 공군이 실전에서 아파치를 활용해 드론을 격추하며 이 분야를 선도해 왔다면, 이제 미 육군이 이를 공식화하며 가공할 만한 새로운 능력을 추가했다는 분석이다. TWZ의 편집장 타일러 로고웨이는 "아파치가 턱 부위에 장착된 M230 포에 '근접 신관 30mm 포탄'을 장착하면서 드론 격추 무기고를 획기적으로 보강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기존 대안들보다 훨씬 저렴하고 풍부한 교전 옵션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미 육군 발표에 따르면 아파치는 지난 12월 애리조나주 남부 유마 시험장(YPG)에서 30x113mm XM1225 항공근접폭발물(APEX) 탄약의 실사격 시험을 진행했다. 다양한 유형의 드론 표적을 상대로 이루어진 이번 시험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특수한 APEX 탄약은 물체 근처에 도달했을 때만 감지하여 폭발하며 그 직후 파편이 쏟아져 나와 표적을 무력화한다. 이는 작고 독립적으로 기동하는 드론을 잡는 데 결정적인 요소다. 아파치의 체인건은 사수의 머리 움직임을 따라가는 편리함을 갖췄지만 정밀도 면에서 '저격소총'급은 아니기에 근접 신관의 넓은 타격 반경이 이 간극을 메워주는 것이다. 노스럽 그루먼이 주계약자인 M230 기관포 시스템은 이미 지상형 대드론 차량인 기동 단거리 방공(M-SHORAD) 시스템 등에 탑재되어 그 효용성을 입증하고 있다. 이번 신형 XM1225(XM1225 · cartridge)의 가장 큰 강점은 범용성이다. 아파치의 기존 무기 체계나 사격 통제 시스템을 전혀 개조하지 않고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 앤 플레이' 성능을 제공한다. 또한 이미 배치된 M789 고폭 이중 목적 탄환(HEDP)과 탄도 특성이 매우 유사해 승무원들은 별도의 추가 교육 없이도 향상된 치명성과 작전 유연성을 누릴 수 있다. 경제성 측면에서도 압도적이다. 한 발당 수억 원을 호가하는 헬파이어 미사일(Hellfire missile)이나 수천만 원대의 레이저 유도 로켓(APKWS · II)과 비교할 때 30mm 탄약은 '푼돈' 수준의 저비용 옵션이다. 아파치는 무려 1200발의 탄약을 휴대할 수 있다. 이는 떼 지어 몰려오는 드론 스웜(Swarm) 위협을 처리하기에 가장 신뢰할 수 있고 경제적인 수단이 된다. 또한 근접 신관 탄약은 표적을 맞히지 못하더라도 공중에서 자폭하거나 폭발하여 지상에 있는 아군이나 민간인에게 끼칠 수 있는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한다. 이는 안전과 효율을 동시에 잡은 최적의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타일러 로고웨이는 "AH-64가 대드론 무기고에 새로운 화살을 추가하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아파치의 화려한 변신에 기대를 표했다. 이제 미사일 대신 저렴한 탄환으로 하늘을 지키는 아파치, '가성비'가 곧 전술이 되는 시대의 도래를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