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KT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반 B2B 보안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KT의 대표적인 기업 보안 서비스는 ‘클린존(Clean Zone)’과 ‘AI메일보안’이다. 이들은 추가 장비 설치나 IT 인프라 변경 없이 사이버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서비스형 보안(SECaaS)’ 상품이다. 클린존은 분산 서비스 거부(DDoS, 디도스) 공격이 발생하면 유해 트래픽은 차단하고 정상 트래픽만 기업의 서버로 전달해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운영하도록 지원한다. 만약 임계치 이상의 트래픽을 동반한 디도스 공격이 발생하면 기업, 공공기관 등을 위한 인터넷 서비스인 KT 코넷의 백본 라우터에서 고객사의 트래픽을 우회한다. 이후 클린존 차단시스템에서 비정상 트래픽을 차단하고 정상 트래픽만 기업에게 전송하는 방식이다. KT에 따르면 IT기업 A사는 최근 230Gbps에 달하는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수차례 받았으나 KT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신속하게 위협을 인지하고, 즉시 ‘클린존(Clean Zone)’으로 트래픽을 우회 시켜 공격을 차단했다. 현재 클린존은 KT가 보유한 530만건 이상 위협정보 DB와 높은 분석 정밀도를 바탕으로 국내외 대규모 공격을 실시간으로 차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AI가 지속적으로 기업별 트래픽 패턴을 학습해 보다 정밀한 탐지 성능을 제공한다. KT는 매년 증가하는 사이버 침해사고와 고도화된 해킹 공격 추세에 대비하기 위해 클린존의 방어 용량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증설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디도스 공격 탐지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고객 전용 모니터링 대시보드도 3분기 내에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KT의 ‘AI메일보안’은 이메일을 통한 스팸메일, 피싱, 랜섬웨어 등 다양한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기업의 중요 정보를 보호하고 안전한 디지털 비즈니스 환경 구축을 지원하는 보안 서비스다. 기업 임직원이 수신한 메일의 발신자, 첨부파일, 본문 내 URL 등을 AI를 기반으로 분석해 사이버 공격 여부를 실시간 판단하고 사이버 공격일 경우 차단하는 방식이다. AI메일보안은 KT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위협 탐지 및 차단이 이뤄진다. 하루 평균 60만건의 데이터 분석하며 실시간으로 새로운 위협 패턴도 학습하고 있다. KT는 자체 학습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지능형 지속 공격(APT) 등 기존 보안 솔루션이 탐지하지 못했던 1만 3천여건의 변종 지능형 악성 메일도 추가 차단하며 실효성을 입증했다. 실제 최근 해커가 식료품 기업 B사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비밀번호 탈취를 시도하는 메일을 발송했으나 B사는 KT의 AI메일보안으로 해당 메일을 차단했고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KT는 밝혔다. KT는 클린존과 마찬가지로 3분기 내에 AI메일보안에 AI LLM(Large Language Model)을 접목해 위협메일 차단 리포트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AI 어시스턴트에게 AI 탐지내용 요약 등을 물으면 AI가 탐지한 공격의 위험도, 중요도, 조치 필요사항 등이 포함된 상세 분석 결과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보안 전문인력이 부족한 기업도 위협분석과 대응 방안을 보다 손쉽게 수립할 수 있으며,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앞으로 별도 장비 설치 등 보안 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기업부터 공공기관까지 다양한 산업군을 대상으로 보안 서비스 적용을 지속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명제훈 KT 엔터프라이즈부문 서비스Product본부장(상무)은 “KT는 국내 기업고객의 안정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위해 보안 서비스를 끊임없이 고도화하고 있다”며 “AI 기반 정밀 분석과 대응 체계를 바탕으로 더욱 지능화되는 사이버 위협에도 기업들이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북한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위협 그룹 'TA406'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을 집중적으로 사이버 공격하여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의지와 능력 관련 정보를 은밀히 수집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13일(현지시각) 다크리딩이 보도했다. 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 '프루프포인트(Proofpoint)'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사이버 공격 캠페인은 북한이 러시아군과 함께 이미 우크라이나에 파병된 북한 인력의 안전을 평가하고, 향후 러시아가 북한에 추가적인 군사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행적 뒤엎는 '피벗(Pivot)' 공격.. 새로운 타깃 우크라이나 이번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을 향한 TA406의 공격은 과거 이들의 주요 표적이었던 러시아, 미국, 한국, 그리고 러시아의 정부 및 외교 기관을 대상으로 했던 이전의 전략적 정보 수집 작전과는 뚜렷한 '피벗(Pivot)'을 보여준다. 하지만 공격 방식 자체는 이전 캠페인에서 관찰되었던 전술, 기술 및 절차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며, 악성 소프트웨어 배포와 표적 네트워크로부터의 '자격 증명(Credential)', 즉 계정 정보 탈취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프루프포인트의 선임 위협 연구원 그렉 레스네비치는 "TA406의 이번 캠페인은 북한 정권의 핵심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전략적 정보 수집 활동을 보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TA406이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의지를 파악하고, 북한의 고위 관계자들이 모스크바의 추가적인 병력 지원 요청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정치적 정보를 수집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레스네비치 연구원은 현재까지 동일한 단체를 표적으로 삼거나 유사한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다른 북한 기반의 사이버 침입 그룹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짜 싱크탱크 연구원 사칭, 정교한 피싱 공격 프루프포인트가 우크라이나에서 관찰한 TA406의 공격 방식은 매우 정교했다. 공격자들은 '왕립 전략 연구소(Royal Institute of Strategic Studies)'라는 존재하지 않는 가짜 '싱크탱크(Think Tank)', 즉 연구 기관 소속의 가상 선임 연구원을 사칭하여 표적이 된 개인에게 '피싱 이메일(Phishing Email)'을 발송했다. 이 피싱 이메일에는 종종 'AnalyticalReport.rar'라는 이름의 압축 파일 다운로드 링크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해당 파일은 'MEGA(메가)'라는 파일 호스팅 서비스에 저장되어 있었고 암호로 보호되어 있었다. 만약 표적이 된 사용자가 이 RAR 압축 파일을 열게 되면, 내부에는 우크라이나 군 총사령관인 '발레리 잘루즈니(Valeriy Zaluzhnyi)'에 대한 허위 내용이 담긴 HTML 파일이 포함된 'CHM(Compiled HTML Help)' 파일이 압축 해제되었다. 의도된 피해자가 이 HTML 페이지 내의 링크를 클릭하면, 악성 웹사이트로 연결되는 'PowerShell(파워셸)' 스크립트가 실행되어 추가적인 악성 코드를 다운로드하고 실행하는 방식으로 공격이 진행되었다. 만약 표적이 즉시 반응하지 않으면, TA406은 메시지를 확인했는지 묻고 파일을 다운로드하도록 재촉하는 강압적인 후속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성 스크립트.. 정보 탈취, 시스템 장악 시도 프루프포인트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다음 단계의 'PowerShell(파워셸)' 스크립트는 TA406이 이번 우크라이나 캠페인에서 핵심적으로 사용한 악성 도구였다. 이 스크립트는 피해자의 컴퓨터에 대한 상세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다양한 명령어를 실행했다. 예를 들어, 'ipconfig /all' 명령어를 통해 네트워크 구성 정보를, 'systeminfo' 명령어를 통해 운영체제 및 하드웨어 정보를 빼냈다. 또한, 최근 사용된 파일 목록과 디스크 정보 등을 확인하는 명령어를 사용했으며, 'WMI(Windows Management Instrumentation)'라는 윈도우 시스템 관리 인터페이스를 이용하여 설치된 백신 소프트웨어 정보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후 악성 코드는 감염된 시스템에서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묶음으로 만들고, 'Base64 인코딩(Base64 Encoding)'이라는 방식을 사용하여 암호화한 후 공격자가 제어하는 외부 웹사이트로 전송했다. 데이터 유출 이후, PowerShell 스크립트는 피해자의 컴퓨터 'APPDATA 폴더(Application Data Folder)' 내에 'state.bat'라는 새로운 파일을 생성하고, 시스템이 부팅될 때마다 자동으로 실행되도록 설정하여 공격자가 지속적으로 시스템을 감시하고 제어할 수 있는 '지속성(Persistence)'을 확보하려 시도했다. HTML 첨부 파일과 악성 바로가기 파일의 위협 프루프포인트는 TA406이 초기 피싱 이메일에 HTML 파일을 직접 첨부하는 사례도 관찰했다. 이 HTML 파일에는 클릭할 경우 TA406이 통제하는 서버에서 'ZIP 압축 파일(ZIP Archive File)' 다운로드를 유도하는 링크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ZIP 파일 내부에는 겉보기에는 무해한 PDF 파일과 함께 'Zelenskyy가 Zaluzhnyi.lnk 해고한 이유'라는 악성 '바로가기 파일(LNK)'이 숨겨져 있었다. 사용자가 이 LNK 파일을 실행하면, 숨겨진 'PowerShell(파워셸)' 스크립트를 실행하도록 예약된 작업을 시스템에 설정하는 방식으로 작동했다. 이 스크립트는 공격자가 제어하는 외부 서버에 연결하여 추가적인 명령을 확인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프루프포인트는 분석 당시 최종 '페이로드(Payload)', 즉 악성 행위를 수행하는 실제 코드를 확보하지 못해 이후 어떤 악성 행위가 이어졌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가짜 보안 경고를 이용한 계정 정보 탈취 시도 동일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TA406은 'Proton Mail(프리미엄 암호화 이메일 서비스)' 이메일 계정을 이용하여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가짜 'Microsoft 보안 경고(Microsoft Security Alert)' 이메일을 발송하기도 했다. 이 이메일은 수신자에게 다른 IP 주소에서의 비정상적인 계정 로그인 시도를 경고하며, 링크를 클릭하여 활동을 확인하도록 유도했다. 사용자가 이 지시를 따라 링크를 클릭하면, 결국 공격자가 미리 구축해 놓은 '자격 증명 수집 사이트(Credential Harvesting Site)', 즉 계정 정보를 빼내기 위한 가짜 로그인 페이지로 연결되었다. 북한의 숨겨진 의도, 러시아 지원과 내부 상황 파악 레스네비치 연구원과 프루프포인트의 동료 연구원인 세허 나우만, 마크 켈리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2024년 가을에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군대를 파병했으며, TA406은 북한 지도부가 이미 전장에 배치된 병력에 대한 현재 위험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를 수집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현장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직접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임무를 맡았을 가능성이 있는 러시아 그룹과는 달리, TA406은 일반적으로 보다 전략적이고 정치적인 정보 수집 노력에 중점을 두었다"고 덧붙였다. TA406은 프루프포인트가 지난 몇 년 동안 다른 보안 업체들이 악성 활동을 추적하며 'Kimsuky'라는 포괄적인 이름으로 분류해 온 그룹들의 일부로 추적하는 세 개의 주요 북한 기반 위협 그룹 중 하나이다. 나머지 두 그룹은 TA408 및 TA427로 알려져 있다. 이들 그룹은 'Thallium' 또는 'Konni Group'과 같은 다른 이름으로도 불린다. 레스네비치 연구원은 프루프포인트가 TA408이나 TA427이 우크라이나의 독립적인 주체를 직접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것을 관찰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프루프포인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기 전부터 TA427이 우크라이나 관련 정보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관찰해왔지만, 그러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항상 서방 기업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오랜 기간 지속된 위협.. 다양한 악성 도구 활용 TA406은 최소 2012년부터 활동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멀웨어(Malware)', 즉 악성 소프트웨어와 '자격 증명 수집(Credential Harvesting)' 전술을 모두 사용하여 표적 네트워크에 침투하고 북한 정권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정보를 수집해왔다. 또한, 시스템 내부의 합법적인 도구를 악의적으로 사용하는 'Living Off The Land(LoTL)' 전술을 사용하는 것 외에도 Konni, Sanny, BabyShark 및 Amadey를 비롯한 여러 악성 코드 도구와 연관되어 있다. 가장 최근에는 시큐로닉스 연구원들이 가짜 작업 로그, 암호화된 파일, 보험 문서 등을 미끼로 사용하여 한국 사용자들을 속여 시스템 정보를 탈취하고 PowerShell 스크립트를 실행하는 악성 바로가기 파일을 다운로드하도록 유도하는 사례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을 향한 TA406의 사이버 공격 캠페인은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황을 예의주시하며,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한 정보 수집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인력의 안전과 향후 추가 지원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정보 수집 활동은, 북한이 이번 전쟁을 단순한 국제 분쟁이 아닌 자국의 안보 및 외교 전략과 긴밀하게 연결된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방증이다. 앞으로도 북한의 사이버 활동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더욱 활발하고 은밀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어, 국제 사회의 지속적인 감시와 대비가 요구된다.
[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전 세계가 사이버 해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북한 해킹 조직이 한국과 미국서 활개치고 있다. 사이버 보안 기업 '지니언스'는 12일 북한 해킹 조직 'APT37'이 지난 3월 국내 대북 분야 활동가들을 상대로 한 악성 이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지니언스 시큐리티 센터가 해당 공격을 '작전명. 토이박스 스토리'로 이름 짓고 분석한 결과, 해당 메일은 국가안보전략 싱크탱크 행사, 러시아 파병 북한군에게 보내는 편지 등을 가장해 수신자를 현혹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싱크탱크 행사를 가장한 메일에는 '관련 포스터. zip'이라는 이름의 파일이 담겨 있었다. 이와 관련 지니언스는 “해당 파일에서 특정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링크(LNK)를 실행할 경우 내부에 은닉된 악성코드가 실행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군에 보내는 편지를 가장한 이메일에도 'zip' 형태의 파일 중 악성코드 기능을 유도하는 링크가 담긴 것으로 드러났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해당 사례와 더불어 선거·통신사 해킹 등 사회 이슈와 맞물린 사이버 보안 위협이 증가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북한 사이버 요원들은 미국에서도 미국인의 신원을 도용해 외화벌이를 시도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2일(현지시간) 이러한 북한 해커 조직의 활동은 미국에 정보보안 인력이 부족한 데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포천 500대 기업 중에서도 공격 대상이 된 사례가 많다고도 보도했다. 구글 클라우드 산하 자회사인 맨디언트의 찰스 카머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 "포천 500대 기업의 많은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북한 정보기술(IT) 인력 문제에 대해 내가 이야기를 나눈 거의 모든 이들은 북한 IT 인력을 한 명 이상 고용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으며 10여명, 수십명인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브리핑에서 구글 클라우드의 이안 멀홀랜드 CISO는 "우리 (채용) 파이프라인에서 북한 IT 인력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원자들이 심사 단계에서 적발된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채용까지 됐던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사이버보안업체 센티넬원은 북한 IT 인력 프로그램과 관련된 구직 신청 약 1천건을 받았다고 지난달에 공개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 산하 사이버보안 및 인프라 보안국(CISA) 국장을 지내고 지금은 센티넬원 사이버보안 전략 담당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브랜던 웨일스는 “북한이 무기 프로그램에 쓸 자금을 모으기 위해 전에 본 적이 없는 ‘규모와 속도’로 이런 위장취업 전략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사이버 요원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미국인의 사회보장 기록, 여권 정보, 신분증 정보, 주소 등 개인정보를 도용해 신원을 사칭하고 가짜 링크트인 프로필을 만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짜 '페르소나'는 수천 개에 달한다. 다만, 가짜 페르소나들의 배후에 있는 북한 사이버 요원들의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가짜 신원을 이용해 보수가 후한 원격근무 IT 일자리에 한꺼번에 지원하거나 채용 담당자와 연락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서류심사를 통과해 화상 면접 단계까지 가면, 인공지능(AI)으로 딥페이크를 활용해 사칭 피해자의 외모와 음성을 실시간으로 만들어내 면접을 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사이버 요원은 원격근무 취업에 성공하면 실제로는 미국이 아니라 북한이나 중국 등 다른 지역에서 일하면서 업무용으로 지급받은 노트북은 미국에서 작동되도록 해놓는다. 이 과정에는 돈을 받고 미국 내 주소를 빌려주는 미국인들이 협조하며, 이들은 한 집에 여러 대의 노트북 PC를 설치해놓고 가동하는데 이런 시설은 '랩톱 농장'이라고 불린다. 이런 수법으로 북한 사이버 요원이 한 개 일자리에서 원격근무로 벌어들일 수 있는 돈은 연간 최대 30만 달러(4억2천만원) 수준이다. 미국의 보안 전문가들은 “이렇게 북한 사이버 요원들이 벌어들이는 돈이 무기 프로그램에 직접 사용되거나 김정은 일가에게 전달되며 그 액수가 수백만 달러 내지 수천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는 폴리티코 보도를 인용해 이런 계획에 속아 넘어가 북한 사이버 요원들을 채용하고 이들에게 내부 IT 시스템에 접근 권한을 제공한 미국 기업 중 상당수는 피해 사실을 알고 나서도 신고나 공개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오랜 갈등이 물리적 충돌의 위협과 함께 사이버 공간이라는 새로운 전선에서 격렬하게 펼쳐지고 있다. 지난 4월 22일 파할감 테러 이후, 양국은 상대방 핵심 인프라를 마비시키고 정보를 탈취하며 심리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치열한 사이버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50만 건이 넘는 공격 시도와 성공적인 침투 사례들은, 이미 '보이지 않는 전쟁'이 현실화되었음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파키스탄, 인도를 겨냥한 '150만 번의 칼날' 인도 마하라슈트라 사이버 당국이 발표한 보고서 '신두르의 길'은 파할감 테러 이후 인도 전역의 주요 인프라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감행된 150만 건 이상 사이버 공격 실태를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을 기반으로 하거나 연계된 7개의 지능형 지속 위협(APT) 그룹이 조직적으로 인도 사이버 공간을 공격해왔다. 비록 이 중 150건의 공격만이 성공했지만, 그 규모와 지속성은 인도에 대한 사이버 위협이 일시적인 보복 수준을 넘어선 심각한 안보 문제임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공격에 사용된 다양한 수법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악성코드 유포 캠페인, 분산 서비스 거부(DDoS) 공격, GPS 스푸핑 등의 전통적인 사이버 공격 방식뿐만 아니라, 인도 웹사이트를 훼손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하여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려는 시도까지 포괄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공격의 주체가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 중동,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 걸쳐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특정 국가의 단독적인 행위를 넘어, 인도-파키스탄 갈등을 둘러싼 복잡한 국제적 역학 관계가 사이버 공간에서도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공적인 침투, 흔들리는 인도 핵심 인프라 150만 건 공격 시도 중 150건 성공적인 침투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결과다. 쿨가온 바드라푸르 시의회 웹사이트가 훼손되었고, 공격자들은 뭄바이의 차트라파티 시바지 마하라즈 국제공항(CSMIA)과 통신사 데이터를 탈취했다고 주장하며, 일부 데이터는 다크넷에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한, 잘란다르에 있는 국방 간호대학 웹사이트까지 훼손된 사례는 사이버 공격이 단순한 웹사이트 마비 수준을 넘어, 국가 안보와 관련된 민감한 정보까지 위협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파키스탄 국방 소식통의 주장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전체 '사이버 무기고'의 10%도 사용하지 않고도 인도 IT 산업에 상당한 피해를 입히는 데 성공했다. 공격의 규모는 제한적이었지만, 주요 기반 시설에 대한 타격은 인도 측의 허점을 정확히 꿰뚫었다는 평가다. 보안 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의 사이버 공격 이후 광범위한 혼란이 발생했다고 보고한다. 10개의 SCADA 시스템이 파괴되고, 1744개의 서버가 완전히 삭제되었으며, 13개의 정부 웹사이트가 오프라인 상태가 되었다. 철도 시스템이 마비되고, 전력망이 멈추면서 인도 경제의 심장부인 뭄바이조차 비상 예비 전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는 사이버 공격이 단순한 기술적 피해를 넘어 경제적, 사회적 혼란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파괴적인 잠재력을 보여준다. 파키스탄은 GPS 스푸핑, 신호 방해, 위성 교란, 데이터베이스 해킹 등 다양한 공격 전술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러티브 전쟁'이라는 심리전 전략을 통해 인도 사회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려는 시도까지 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국방 소식통은 이를 단순한 보복이 아닌 '5세대 전쟁'이라고 규정하며, 전통적인 군사적 대응 방식을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전쟁 양상이 펼쳐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휴전.. 하지만 끝나지 않는 '보이지 않는 전쟁' 물리적인 충돌은 일시적인 휴전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사이버 공간에서 공방은 여전히 격렬하게 진행 중이다. DDoS 공격은 양국을 대상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사이버 전쟁이 물리적 충돌과는 별개의 독립적인 전선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인터넷 및 애플리케이션 보안 전문 기업 NSFOCUS 분석에 따르면, 파할감 테러 발생 직전부터 양국을 대상으로 한 디도스(DDoS) 공격이 급증했으며, 교전 기간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DDoS, '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은 웹 사이트의 정상적인 트래픽을 방해하려는 악의적인 시도이다. 비록 국제 사회 개입으로 상황이 다소 완화되어 DDoS 공격 빈도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4월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양국 간의 사이버 긴장이 여전히 높으며,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격 여파로 여러 인도 기관의 웹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마비되었으며, 여기에는 인도 고유식별기관(UIAI)과 국영 통신 사업자 BSNL 등 주요 기관들이 포함되었다. 파키스탄 역시 월드콜 텔레콤(WorldCall Telecom), 비상 서비스 부서, 상무부 등 주요 웹사이트가 일시적으로 접속 불능 상태에 빠지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잠무 시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단순한 웹사이트 마비를 넘어 개인 정보, 세금 정보, 지역 인프라 세부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유출시키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 정보 당국은 이 공격의 목적이 "공공 서비스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대중 사이에 두려움을 퍼뜨리는 것"이라고 분석하며, 이는 국가 지원을 받는 사이버 전쟁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허위 정보와 사이버 공격의 결합 '하이브리드 전쟁' 마하라슈트라 사이버 당국의 보고서는 파키스탄 연계 세력의 '하이브리드 전쟁'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사이버 공격과 함께 광범위한 허위 정보 유포 활동을 병행하여 사회적 혼란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실제로 공격자들은 인도 은행 시스템 해킹, 대규모 정전 발생, 위성 방해 등 확인되지 않은 허위 주장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포하여 사회 불안을 조장하려 시도했다. 마하라슈트라 사이버 당국은 이러한 허위 정보 5000건 이상을 식별하여 삭제했으며, 추가적인 허위 정보 사례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는 사이버 공격이 단순히 기술적인 영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전과 결합된 복합적인 위협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사이버 전쟁은 더 이상 가상 공간 이야기가 아닌, 현실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다. 150만 건이 넘는 공격 시도와 성공적인 정보 유출 사례들은, 사이버 공간이 새로운 형태의 전쟁터로 변모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특히 핵심 인프라를 대상으로 한 공격은 국가 기능 마비라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허위 정보 유포는 사회적 혼란과 불신을 증폭시켜 국가 안보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인공지능(AI)으로 인해 보안 위협이 더욱 정교해지면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인프라 전반에 걸쳐 딥 옵저버빌리티(Deep Observability)에 대한 전 세계적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2024년 글로벌 보안 및 IT 리더 1000명을 대상으로 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보안 설문조사(2024 Hybrid Cloud Security Survey)’에 따르면, 응답자의 84%가 딥 옵저버빌리티가 클라우드 보안의 핵심 요소라고 응답한 바 있다. 딥 옵저버빌리티는 네트워크 수준의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모니터링 도구가 놓치는 사각지대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고급 가시성 기술이다. 단순히 로그나 메트릭만 보는 것이 아니라 패킷과 플로우, 메타데이터 등 네트워크에서 파생된 심층 데이터를 분석해 보안, 성능, 운영 문제를 더 정확하고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 딥 옵저버빌리티는 다음과 같은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 패킷 또는 컴퓨팅 인프라에서 이벤트 메타데이터(Event Metadata)를 추출하여 네트워크/보안/컴퓨팅 트래픽을 분석해야 한다 - 하드웨어 프로브 또는 가상 에이전트 형태로 제공이 가능하다 - 멀티벤더(Multi-Vendor) 환경 지원은 필수다 - 퍼블릭 클라우드, 프라이빗 데이터센터, 코로케이션(Co-location) 환경 모두 지원해야 한다 - 다양한 옵저버빌리티 플랫폼의 데이터 레이크(Data Lake)와 상호 운용 가능해야 한다 딥 옵저빌리티 시장 또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650그룹에 따르면 딥 옵저버빌리티 시장은 2024년에 전년 대비 17% 성장했으며, 조직들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Hybrid Cloud) 인프라를 적극 도입함에 따라 계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시장은 연평균성장률 30%를 기록하며 2029년에는 약 18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650 그룹의 앨런 웩켈(Alan Weckel) 공동 창립자이자 애널리스트는 “2024년에는 기업들이 NetOps, SecOps, CloudOps 간 전통적인 사일로를 허물며 AI 도입의 요구를 충족시킴에 따라, 딥 옵저버빌리티가 상당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AI 통합이 가속화됨에 따라 클라우드 접점 증가 및 네트워크 복잡성이 심화되고, 이는 보안과 성능 측면에서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야기한다. 딥 옵저버빌리티를 통해 기업은 AI 기반 데이터 경로 전반에 대한 완전한 가시성을 확보하게 되어, 보안 강화, 성능 최적화, 자동화 향상이라는 핵심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딥 옵저빌리티 주요 벤더는 아리스타(Arista), 기가몬(Gigamon), 켄틱(Kentik), 키사이트(Keysight) 및 넷스카우드(Netscout) 등이 있다. 이중 기가몬은 시장조사기관 650 그룹 보고서에서 2024년 딥 옵저버빌리티(Deep Observability) 시장 점유율 55%를 기록했다. 650그룹이 지난 2022년부터 관련 보고서를 발표한 이후 계속해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해 왔다고 기가몬은 주장했다. 기가몬의 셰인 버클리(Shane Buckley) 사장 겸 CEO는 “2025년의 보안 위협 은 AI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해 급격히 변화하고 있으며, 이는 조직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인프라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운영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처럼 복잡한 환경 속에서 고객들이 이동 중인 데이터에 대한 심층 가시성을 우선시하고 있어, 글로벌 차원에서 가시성 확대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과거 전쟁은 병사의 수, 총과 포의 화력, 그리고 지휘관의 전략적 판단에 의해 승패가 갈렸다. 하지만 지금, 전장의 풍경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자율 무기 시스템, 고도화된 사이버전, 그리고 알고리즘 기반의 초고속 의사 결정을 통해 현대 전쟁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AI가 국방 네트워크 깊숙이 통합되면서 전투 전략은 물론 세계 안보 질서와 군사 윤리까지 재편되고 있으며, 각국이 군사 AI 개발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음에 따라 전쟁의 미래는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불확실해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각) 애널리틱스 인사이트(Analytics Insight)는 AI는 더 이상 공상과학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며, 전장에 실질적인 행위자로 등장하며 전쟁의 본질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는 '미래 전장'를 분석한 기획 기사를 보도했다. 전쟁의 진화, 그리고 알고리즘의 시대 도래 전통적인 전쟁은 물리적인 힘과 인간의 판단력에 전적으로 의존했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간 디지털 혁명은 드론, GPS 유도 폭탄, 그리고 실시간 감시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전장에 도입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오늘날의 군사 작전은 이제 인공지능 없이는 상상하기 어렵다. AI는 물류 관리, 위험 분석, 표적 식별, 심지어 전술적 의사 결정 과정에 이르기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전장의 효율성과 속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우리는 인간의 판단에 흔히 수반되는 주저함이나 감정적 요소 없이 기계가 정보를 처리하고 대응하는, 말 그대로 '알고리즘 전쟁'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과거의 전쟁이 '인간 대 인간' 또는 '인간이 조종하는 기계 대 인간이 조종하는 기계'의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알고리즘 대 알고리즘'의 대결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자율 무기 시스템, 역량과 논란 사이 '위험한 줄타기' AI가 전장에 가져온 가장 가시적이고 논란이 뜨거운 변화는 바로 '자율 무기 시스템(Autonomous Weapon Systems)'의 등장이다. 이 시스템은 인간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표적을 탐지하고, 선정하며, 공격하도록 설계되었다. 여기에는 공격용 드론, 무인 지상 로봇, 그리고 AI 기반 미사일 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자율 무기 시스템의 지지자들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인간보다 월등히 높은 정확도로 표적을 타격하며, 언제든 배치되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위험 지역에서의 임무 수행 시 인간 병사의 희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큰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자율 무기 시스템은 심각한 윤리적, 법적 문제를 야기하며 국제 사회의 첨예한 논쟁 대상이 되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시스템 오작동으로 인한 무고한 민간인 살상 위험, 타겟팅 소프트웨어에 내재된 편향성 문제, 그리고 인간의 생사를 기계에게 맡기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윤리적 문제를 지적한다. '킬러 로봇'이라고 불리는 완전 자율 살상 기계의 통제 또는 전면적인 금지에 대한 국제적인 논쟁이 유엔 등 여러 국제 기구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효적인 구속력 있는 규제나 국제적인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인간의 개입 없이 기계가 살상을 결정하는 상황에서, 만약 오발 사고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부수적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 소재를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코드를 짠 프로그래머인가, 사용 승인을 한 지휘관인가, 아니면 시스템 자체의 문제인가)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데이터, 감시, 그리고 '예측전'의 도래 방대한 양의 정보를 초고속으로 처리하고 분석하는 능력은 AI가 기존 기술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는 분야이며, 이는 현대 감시 및 정보전의 핵심을 변화시키고 있다. 위성 이미지, 정찰 드론 영상, 통신 감청 등 다양한 출처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무한한 양의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적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패턴을 인식하며, 심지어 위협을 예측하는 '예측전(Predictive Warfare)'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정보 분석 능력의 비대칭성은 군사 작전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적이 공격을 감행하기 전의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여 무력화시키거나, 예상치 못한 경로로 침투하려는 시도를 사전에 탐지하여 차단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는 군사 작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AI 기반 감시 기술의 발전은 동시에 프라이버시 침해, 국가 개입의 확대, 그리고 알고리즘 오류로 인한 오탐지 및 부수적 피해 발생 가능성 등 심각한 윤리적, 사회적 불안감을 야기한다. 끊임없이 수집되고 분석되는 데이터는 개인의 사생활 영역을 침범할 수 있으며, 알고리즘의 잘못된 판단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빅 브라더'와 같은 전체주의적 감시 사회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전의 최전선, AI '공격과 방어' 이중 역할 현대전에서 사이버 공간은 물리적인 전장만큼이나 중요한 전략적 공간이 되었다. 국가 간의 분쟁이 점점 더 빈번하게 사이버 영역으로 확산됨에 따라, AI는 사이버전의 최전선에서 공격과 방어 모두에 활용되는 핵심적인 '전투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공격적인 측면에서, AI 기술은 사이버 작전을 통합하고, 소프트웨어의 숨겨진 취약점을 자동으로 파악하며, 악성코드를 활용하여 목표 시스템에 대한 집중적이고 파괴적인 공격을 수행하는 데 활용된다. AI는 인간 해커가 탐지하기 어려운 복잡하고 다층적인 공격 경로를 생성하고, 방어 시스템의 허점을 실시간으로 파고드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방어적인 측면에서, AI 알고리즘은 네트워크 상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악성 트래픽이나 침입 시도를 즉각적으로 차단하며,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에 대한 패치를 실시간으로 적용하는 등 사이버 방어 능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알고리즘적 개입은 인간 보안 담당자의 개입 없이도 신속한 대응과 방어 시스템 강화를 가능하게 한다. 사이버전에서 AI의 역할 확대는 기존 군사 작전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물리적인 군사적 개입 없이도 사이버 공격을 통해 적국의 핵심 기반 시설(전력망, 통신망, 금융 시스템 등)을 마비시키거나 심각한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사회 기반 시설이 점차 디지털화됨에 따라, 사이버전은 전력 공급, 통신 케이블, 국가 안보 네트워크 등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핵심 시스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 윤리적 딜레마와 글로벌 규제의 부재 AI를 전쟁에 활용하는 것은 끔찍한 윤리적 문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가장 첨예한 논쟁은 'AI가 인간의 생사를 결정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만약 자율 무기 시스템의 오류로 인해 무고한 민간인이 살상될 경우, 그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코드의 문제인가, 지휘관의 판단 착오인가, 아니면 시스템 개발자의 책임인가? 책임 소재를 명확히 가리기 어려운 상황은 군사 윤리와 국제법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유엔과 같은 국제 단체들은 전쟁용 AI 사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규제 마련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구속력을 가지는 시행 정책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강대국들이 군사 AI 기술 개발 경쟁에 몰두하는 상황에서 국제적인 합의 도출은 더욱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국제적인 규제가 부재한 상황에서 전쟁용 AI는 통제 불능의 상태로 발전할 위험이 있으며, 이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고 인류에게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미래 전장의 AI, 조력자인 동시에 '잠재 위협' 미래 전장에서 AI는 조력자인 동시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것이다. 전략적인 관점에서, 군사 AI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기술력을 확보하는 국가들은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다. 전쟁은 더욱 알고리즘화되고, 물리적인 자원 배분 추적만으로는 전력을 가늠하기 어려워지며, 승패가 눈에 보이지 않는 코드와 데이터 속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커진다. 인간과 기계의 협력, 수십, 수백, 수천 대의 로봇이 동시에 임무를 수행하는 군집 로봇 기술, 그리고 양자 컴퓨팅 기반의 초고속 의사 결정 프로세스와 같은 새로운 개념들이 군사 전략가들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개념들은 국방 정책과 전장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할 것이다. 군사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AI 기술 확보 경쟁은 이미 새로운 형태의 군비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과거의 군비 경쟁이 총과 미사일, 핵무기 등 물리적인 무기의 양과 질을 겨루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총알'이 아닌 '코드'와 '알고리즘'으로 움직이는 경쟁이다. 누가 더 빠르고 정확하며 예측 불가능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활용하는가가 미래 전장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기술과 윤리의 교차점, 인류의 시험대 인공지능은 전장의 근간을 완전히 뒤바꾸고 있다. 자율 플랫폼부터 사이버 전쟁 전략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 효율성, 그리고 복잡성을 군사 작전에 도입한다. 알고리즘이 가상 및 실제 전장을 관리함에 따라,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쌓아온 고대의 교전 규칙과 윤리적 기준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전쟁의 미래는 이제 기술 발전의 속도와 인류의 도덕적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고위험의 저글링 행위와 같다. AI가 도입된 전쟁이 역사상 전례 없는 의미에서 더 안전해질지, 아니면 더 위험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컴퓨터와 알고리즘이 주도하는 '컴퓨터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인류는 이 새로운 시대의 도전에 어떻게 현명하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기술 발전의 빛과 그림자 속에서, 인류의 미래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통제하고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