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강태임 기자] 중국이 화학물질 저장탱크 등 고위험 산업 현장에 '벽타기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전 배치했다고 CGTN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무게 90㎏의 이 로봇은 자석식 바퀴 섀시로 수직 금속 벽면을 이동하며, 용접·녹 제거·정기 검사를 수행한다. 두 팔과 15개의 관절 자유도를 갖춰 한 손으로 연삭, 다른 손으로 용접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끝단 공구(엔드 이펙터)를 교체하면 비파괴 검사·코팅·표면 처리까지 용도를 바꿀 수 있다. 유선 전력 방식을 채택해 배터리 충전 없이 24시간 연속 가동이 가능하다. 개발사 측은 10만 시간 이상의 운영 데이터로 학습한 대형 AI 모델을 탑재해 복잡한 환경에서도 스스로 적응·개선한다고 밝혔다. 이 로봇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움직이는 로봇'이어서가 아니다. 기존 벽타기 로봇은 카메라 점검 같은 단일 반복 기능에 묶여 있었다. 이번 시스템은 공구만 바꾸면 용접·검사·코팅을 한 대로 처리하는 복합 작업 플랫폼이다. 산업 현장에서 이 차이는 결정적이다. 화학물질 저장탱크 보수는 작업자가 좁고 높은 비계 위에 올라가야 하는 고위험 작업이다. 산업 재해 사망 사고에서 빠지지 않는 유형이기도 하다. 로봇이 이를 대체하면 인명 피해를 줄이는 동시에 야간·연속 작업도 가능해져 공기(工期)를 단축할 수 있다. 한국과의 연결 고리도 있다. HD현대는 지난달 조선소 용접용 휴머노이드 실증·상용화 협약을 체결했다. 방향은 같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실제 화학 플랜트 현장에 배치를 마쳤다. 조선·정유 시설 유지보수 로봇 시장에서 중국의 선점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국내 관련 산업이 받을 경쟁 압박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시큐리트팩트=강태임 기자] 인공지능(AI)이 이제 직업 선택을 넘어 대학 전공 선택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교육 경로 전체를 재설계하는 변수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대학생 약 38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학생 6명 중 1명, 약 16%가 AI의 영향으로 이미 전공을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나아가 47%는 같은 이유로 전공 변경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공 선택이 더 이상 입학 시 한 번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기술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정되는 전략적 선택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불확실성 회피"… 전공 선택도 '리스크 관리' 이 같은 변화의 핵심에는 직업 전망에 대한 불안이 있다. 학생들은 AI로 인해 특정 직업이 사라지거나 축소될 가능성을 체감하면서, 보다 안정적이거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자동화에 취약한 영역을 피하고, AI와 직접 연결된 분야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로 기술 및 직업 프로그램 학생들은 전공 변경을 고려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해당 그룹의 약 70%가 전공 전환을 고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보건·자연과학 계열은 상대적으로 변화 가능성이 낮았다. 자동화 영향권 밖에 있다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다. AI 관련 전공으로 쏠림…전통 프로그래밍은 감소 전공 이동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전공을 바꾼 학생들은 사회과학(26%), 경영(17%), 기술 관련 분야(13%) 순으로 이동했다. 세부 양상을 들여다보면 흐름이 더 선명해진다. 컴퓨터공학 내부에서 전통적인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은 2020년 14%에서 2026년 10%로 줄었다. 대신 소프트웨어 공학이 CS 분야 관심의 약 22%를 차지하며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인공지능 전문 분야에 대한 관심은 더 가파르게 증가했다. 2023년 1.7%에 불과했던 수치가 2026년 4.7%로 세 배 가까이 뛰었다. 학생들의 이동 방향이 단순히 '기술로 가자'가 아니라, 기술 내에서도 AI·소프트웨어 공학처럼 고성장이 예상되는 세부 분야로 더욱 정밀하게 쏠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인문학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전반적으로 감소세다. 일부 대학이 인문학 과목에 AI와 기술 요소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커리큘럼을 재편하는 것도 이 흐름에 대한 대응이다. 단순한 인기 하락이 아니라, 교육 내용 자체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도 바뀐다…"전공은 고정값 아니다" 이러한 흐름은 대학 교육 시스템에도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 일부 대학들은 AI 융합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전공 간 경계를 완화하고, 기술 중심 교육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이미 대응에 나섰다. 채용 시장도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채용 플랫폼 HireVue에 따르면 2026년 기준 신입 채용의 79%는 여전히 학위를 요구한다. 그러나 약 70%의 고용주가 기술 기반 평가 방식을 병행하고 있으며, 4분의 1 이상의 기업이 학위 요건 완화를 검토 중이다. 학위가 여전히 중요하지만, 고용주가 더 이상 그것만 신뢰하지는 않는다는 신호다. 결국 전공보다 실제 역량이 더 중요해지는 구조로 시장이 이동하고 있다. 교육의 근본이 바뀌고 있다 AI는 단순히 어떤 직업을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교육의 근본 구조를 바꾸고 있다. 전공 선택은 더 이상 입학 시 결정되는 고정값이 아니다. 기술 변화, 산업 수요, 고용 구조에 따라 학생들이 교육 과정 내내 반복적으로 수정하는 동적 의사결정이 되고 있다. AI 시대의 대학은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 변화에 대응하는 전략을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중이다.
[시큐리티팩트=김세호 기자] 차세대 양자컴퓨터가 현실화될 경우 기존 디지털 보안 체계, 특히 암호화폐를 지탱해온 암호 기술이 단시간 내 무력화될 수 있다는 구체적인 분석이 나왔다. 구글 퀀텀 AI 팀은 최근 발표한 백서를 통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보안 기반인 이산로그 문제가 예상보다 훨씬 적은 자원으로도 풀릴 수 있음을 경고했다. 구글이 제시한 보안 전환의 마지노선은 2029년이다. 2029년 분수령 선포... 성벽 허무는 대포 5문이면 충분 구글이 2029년을 강조하는 이유는 양자컴퓨터의 발전 속도 때문이다. 그간 보안 학계에서는 비트코인 암호를 깨기 위해 수천만 개의 물리적 큐비트(양자 연산 단위)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구글 연구진은 양자 알고리즘을 최적화한 결과 약 50만 개 미만의 큐비트만으로도 암호 해독이 가능하다는 수치를 도출했다. 이는 기존 예상치보다 필요한 자원을 20배가량 절감한 수준이다. 쉽게 말해 거대한 성벽을 허물기 위해 대포 100문이 필요할 줄 알았는데 성벽의 구조적 약점만 잘 공략하면 대포 5문으로도 충분히 성문을 부술 수 있다는 사실을 구글이 증명한 셈이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시점이 바로 2029년 전후가 될 전망이다. 비트코인의 방어막 이산로그, 9분 만에 뚫린다 비트코인 보안의 핵심인 이산로그는 '특정한 숫자로 나눈 나머지'를 이용한 고난도 수학 문제다. 정답(개인키)을 역추적하는 것이 현대 슈퍼컴퓨터로도 수만 년이 걸려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이 규칙을 정면으로 파괴한다. 백서에서 경고한 온스펜드(on-spend) 공격이 대표적이다. 비트코인 거래가 네트워크에 전파되어 블록에 기록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통상 10분 내외다. 구글은 고속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경우 단 9분 만에 사용자의 개인키를 추출해 자금을 가로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주소가 노출된 약 230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2029년 이후 '9분의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뜻이다. "2029년이 분수령"... 구글, 블록체인 생태계와 공동 전선 구축 구글은 이번 백서가 단순한 기술 보고서를 넘어 디지털 경제 전반에 대한 경고 신호임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양자컴퓨터 공격에도 안전한 포스트 양자 암호(PQC) 체계로의 신속한 전환을 촉구하며 업계와의 협업을 공식화했다. 구글 퀀텀 AI 팀은 "우리는 2029년을 양자 보안 전환의 결정적 분수령으로 보고 있으며, 코인베이스 및 이더리움 재단 등 주요 블록체인 커뮤니티와 협력해 생태계 전반의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킹의 구체적인 로직은 숨기되 수학적 결과의 진실성만 증명하는 영지식 증명(Zero-Knowledge Proof) 방식을 채택해 악용 가능성도 사전에 차단했다. 한·미 정부 주도 보안 세대교체... 관련 기업 수혜 전망 양자 시대의 도래는 보안 시장의 판도도 통째로 바꿀 전망이다. 이미 미국 NIST(국립표준기술연구소)가 PQC 표준을 확정 짓는 가운데 한국 정부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양자 내성 암호 국가 로드맵'을 수립하고 2035년까지 국가 암호 체계의 완전 전환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자 보안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주로 부상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아이디 퀀티크(IDQ)와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이 앞서나가고 있다. 국내 기업의 움직임은 더욱 구체적이다. 세계 최초 양자난수생성(QRNG) 칩 상용화에 성공한 SK텔레콤과 함께 KT는 양자암호키분배(QKD) 기술을 기반으로 한 양자 보안 네트워크 구축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KT는 최근 지자체 간 전용회선에 양자암호 기술을 적용하며 공공 보안의 표준을 제시 중이다. 삼성SDS 역시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에 PQC를 적용하여 기업 고객들이 별도의 하드웨어 교체 없이도 양자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이 외에도 LG유플러스와 드림시큐리티, 안랩 등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K-양자 보안'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도 대비해야 당장 내일 비트코인이 해킹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 투자자들 역시 2029년이라는 시점을 염두에 둔 대응이 필요하다. 당분간 사용하지 않는 코인은 주소가 공개된 상태로 두지 말고 가급적 새로운 주소를 생성해 옮겨두는 것이 기초적인 방어책이다. 또한 수년째 방치된 구형 지갑 속 코인은 보안 업데이트가 적용된 최신 지갑으로 미리 이전해야 한다. 이용 중인 거래소나 지갑 서비스가 양자 내성 암호 도입 계획을 공지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시점이다.
[시큐리티팩트=최미옥 기자] 미국 인공지능(AI) 정책이 단일한 방향이 아니라 서로 다른 두 축으로 쪼개지고 있다. 세계 4위 경제 규모를 가진 캘리포니아는 규제 강화를 택했고, 연방 정부는 규제 완화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AI를 둘러싼 권한과 규칙을 놓고 사실상의 '디지털 연방전'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30일(현지시각) AI 조달 기준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주 정부와 계약하려는 AI 기업을 대상으로 높은 수준의 안전·책임 기준을 충족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기업들은 ▲불법 콘텐츠 악용·배포 방지 ▲알고리즘 편향 최소화 ▲시민권 및 표현의 자유 침해 방지에 관한 자체 정책을 갖추고 이를 입증해야 한다. AI 생성·조작 콘텐츠에 대한 워터마킹 가이드라인 마련도 포함됐다. 이 행정명령이 나온 배경에는 지난해 9월 뉴섬 주지사가 서명한 SB 53(투명성 법)이 있다. 이 법은 프런티어 AI 기업에 안전 프레임워크 수립, 투명성 보고서 공개, 중대 사고 발생 시 주 정부 신고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고 검찰총장이 민사 제재를 집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행정명령은 SB 53을 기반으로 한 후속 조치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12월 11일 "AI에 관한 국가 정책 프레임워크 확립"을 목표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 주 단위 AI 규제를 연방법으로 선점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법무부 내 'AI 소송 태스크포스' 설치를 지시하고, 연방 정책과 충돌하는 주 규제에 대해 재정 지원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주목할 점이 있다. 트럼프 행정명령은 '주 정부 조달 및 AI 활용' 영역을 연방 선점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했다. 뉴섬이 규제가 아닌 '조달 기준'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법적으로 가장 안전한 영역을 공략한 결과라는 해석이 가능한 이유다. "누가 규칙을 정하느냐"… 기술이 아닌 법의 전쟁 전문가들은 이번 충돌의 본질이 기술 경쟁이 아니라 규칙 설정 권한에 있다고 본다. 환경·총기·낙태 등에서 반복돼 온 연방과 주 간 갈등이 AI로 확장됐다는 분석이다. AI는 경제·안보·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범용 기술이다. 규칙을 누가 설계하느냐에 따라 산업 구조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연방 정부가 혁신 속도를 강조하는 반면, 캘리포니아는 안전과 권리 보호를 전면에 내세우며 서로 다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조달로 시장을 움직이다… "법이 아닌 계약으로" 뉴섬 주지사의 행정명령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조달(계약) 기준' 활용이다.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주 정부와 거래할 수 없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다. 캘리포니아는 2024년 기준 미국 전체 AI 채용 공고의 15.7%를 차지해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텍사스(8.8%)와 뉴욕(5.8%)을 큰 폭으로 앞서는 수치다. 같은 해 전 세계 AI·머신러닝 스타트업에 유입된 벤처캐피털(VC) 자금의 절반 이상이 베이에어리어에 집중됐다. 글로벌 AI 기업 입장에서 캘리포니아는 사실상 '필수 시장'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조치는 규제를 넘어 시장 접근권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작동한다. "법률이 아니라 계약 조건을 통해 기업 행동을 바꾸려는 방식"이라는 해석도 나오는 이유다. 기업들 '두 개의 미국' 직면… 비용·전략 재편 불가피 이 같은 흐름은 기업들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방 차원의 완화된 환경과 캘리포니아의 강화된 기준이 동시에 존재할 경우, 동일한 AI 서비스라도 지역별로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처리 방식, 콘텐츠 필터링, 모델 설계까지 이원화가 필요해지면 비용 증가와 운영 복잡성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행정명령 자체도 기업들에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을 높이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각자의 AI법의 합법성을 놓고 소송으로 맞부딪히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은 가장 엄격한 기준에 전면 맞추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두 개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보다 비용이 낮을 수 있어서다. 속도 vs 통제… 미·중 경쟁 속 전략 충돌 연방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는 글로벌 경쟁, 특히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있다. 규제를 최소화해 혁신 속도를 높여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캘리포니아는 안전장치 없는 기술 확산이 오히려 사회적 비용과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본다. 뉴섬 주지사는 "캘리포니아는 AI를 선도하고 있으며, 기업들이 사람들의 권리를 착취하거나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시각 차이는 결국 '속도 중심 모델'과 '통제 중심 모델'의 충돌로 이어진다. "캘리포니아가 표준이 될 수도"… 글로벌 규칙 경쟁 신호탄 일각에서는 캘리포니아의 이번 조치가 단순한 주 정책을 넘어 글로벌 AI 규제 표준 경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유럽연합(EU)이 'AI법(AI Act)'을 통해 규제 표준을 선도하려는 것과 유사한 흐름이다. 구글, 애플, 엔비디아 등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넘긴 기업 3곳이 모두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두고 있다. 주요 빅테크들이 하나의 기준을 선택해야 한다면, 운영 효율 측면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에 일원화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캘리포니아의 규칙이 사실상 글로벌 기준으로 확산될 수 있다. AI 시대의 질문… "기술보다 규칙이 먼저다" AI를 둘러싼 경쟁은 더 이상 기술 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데이터, 안전, 권리, 시장 접근을 둘러싼 규칙 설계가 산업의 방향을 좌우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연방과 주가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지금, 미국은 단일한 AI 전략이 아니라 복수의 모델이 경쟁하는 구조로 접어들고 있다. 결국 AI 시대의 핵심 질문은 하나로 수렴된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이 기술의 규칙을 쓸 것인가.
[시큐리티팩트=강지현 기자] 스냅은 재판 일주일 전에, 틱톡은 배심원 선발 당일 법정 밖에서 끝냈다. 메타와 구글은 끝까지 싸웠고, 졌다. 이 선택의 차이는 단순한 소송 전략이 아니다. 각 기업이 스스로 얼마나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배심원단은 소셜 미디어 중독 민사 소송에서 메타와 구글 유튜브의 책임을 인정하고 총 600만 달러의 배상을 권고했다. 7주간의 재판, 40시간이 넘는 심의 끝에 나온 결론이었다. 그런데 원래 이 재판에는 피고가 네 곳이었다. 스냅과 틱톡은 이미 없었다. "합의는 자백이 아니다"… 그러나 스냅은 재판 약 일주일 전인 1월 20일(현지시각), 틱톡은 배심원 선발이 예정된 당일인 1월 27일 각각 원고 측과 합의했다. 두 회사 모두 합의금을 공개하지 않았다. 법적으로 합의는 잘못 인정이 아니다. 스냅은 "원만하게 해결하게 돼 기쁘다"는 성명 한 줄을 남겼다. 하지만 타이밍이 말을 건다. 스냅 CEO 에번 스피겔은 이번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 자리를 피한 것이다. 재판 전 합의는 잠재적으로 불리한 내부 문서와 증언이 법정에서 공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미 재판 관련 서류에서는 스냅 내부 직원들이 최소 9년 전부터 10대 정신 건강에 대한 위험을 우려했다는 문건이 드러난 상태였다. 틱톡의 계산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틱톡의 합의는 배심원 선발이 시작되는 당일 이루어졌고, 법정에서의 첫 관문조차 통과하기 전에 끝냈다. 중국 모기업 바이트댄스와 연결된 기업 특성상 내부 알고리즘 설계 문서가 법정 증거로 공개될 경우의 파장은 단순 소송 패배와 차원이 달랐다. 메타와 구글이 싸운 이유 반면 메타와 구글은 끝까지 배심원석 앞에 섰다. 두 회사가 내린 판단은 같았다. '싸울 만하다'는 것. 메타는 KGM의 어려움이 소셜 미디어 이용 이전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고, 구글은 유튜브가 소셜 미디어가 아닌 스트리밍 플랫폼이라는 논리를 폈다. 두 회사 모두 최근 수년간 자녀 보호 기능, 10대 콘텐츠 제한, 보호자 관리 도구를 도입했다는 점을 방어 논거로 삼았다. 그러나 내부 문서가 발목을 잡았다. 재판 중 공개된 메타 내부 문서에는 직원들과 외부 전문가 18명이 '뷰티 필터'의 유해성을 우려했음에도 회사가 이를 허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법정에서 낭독되는 순간, 과실 방어 논리는 흔들렸다. 이 소송은 수백 건의 유사 소송 중 '벨웨더 트라이얼'로 선정된 3개의 시험 사건 중 하나였다. 벨웨더(bellwether)는 원래 양 떼를 이끄는 맨 앞 양이라는 뜻이다. 소송에서는 수천 건의 집단 소송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예측하는 선도 재판을 의미한다. 메타와 구글이 여기서 패하면, 이후 소송에서의 협상 테이블이 완전히 달라진다. 현재 미국 전역에는 소셜 미디어 중독 관련 소송이 2000건 이상 계류 중이다. 항복이 곧 전선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항전의 배경이었을 것이다. 담배 소송 '빅 토바코 모멘트'의 데자뷔 이 재판은 수십 건의 유사 소송이 어떻게 흘러갈지에 영향을 줄 선례라는 점에서 1990년대 담배 기업 소송과 비교되기 시작했다. 유사점은 구체적이다. 담배 소송도 '중독성 설계를 알면서 숨겼다'는 논리로 시작됐다. 초기엔 기업들이 연달아 이겼다. 그러다 내부 문서가 터졌다. 업계 전체의 합의와 규제로 끝났다. 지금 소셜 미디어 소송의 구도는 그 궤적을 닮아가고 있다. 판사 캐롤린 쿨은 이번 소송에서 무한 스크롤, 자동 재생, 알림 설계 같은 기능이 '언론'이 아닌 '제품 설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결정이 핵심이었다. 빅테크가 30년간 법적 방패로 써온 통신품위법 섹션 230 — 플랫폼은 이용자 콘텐츠에 책임이 없다는 조항 — 의 바깥에 '설계 과실'이라는 새로운 구멍이 열린 것이다. 합의한 기업들은 안전한가 스냅과 틱톡이 이번 로스앤젤레스 재판에서 합의했다는 것은 이 특정 재판에서만 빠졌다는 의미다. 전국적인 집단소송과 주별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합의금을 쓰고 법정 위험을 차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벨웨더 판결이 원고 승리로 끝남으로써 수천 건의 후속 소송에서 협상력은 오히려 원고 쪽으로 기울게 됐다. 도망친 것이 결과적으로 더 비쌀 수도 있다. 메타와 구글은 항소를 예고했다. 판사의 최종 확정 판결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이미 말했다. 중독성 있게 설계했다. 알고 있었다.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 이제 숫자를 따질 시간이다.
[시큐리티팩트=강태임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용 구조 변화와 정책 대응 방향을 모색하는 포럼이 오는 27일 국회에서 열린다. 기술 발전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번 논의는 '일자리 감소'와 '새로운 기회 창출'이라는 이중적 흐름을 동시에 짚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뉴스투데이와 더불어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이언주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는 'AI 대전환 시대, 일자리 전망과 대응전략' 포럼은 27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된다. 이번 포럼은 단순한 기술 논의를 넘어, AI가 산업 전반의 고용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 진단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축소 우려와 동시에, AI 기반 신산업에서 새롭게 창출되는 직무 간 '격차' 문제를 균형 있게 조명할 것으로 보인다. 기조연설은 이언주 국회의원이 맡아 'AI 대전환시대 청년 일자리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한다. 청년층이 직면한 취업 환경 변화와 함께, 기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교육·정책 방향이 주요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제 발표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노동시장 변화가 다뤄진다. 서용석 카이스트 교수는 'AI 대전환시대, 줄어드는 일자리와 늘어나는 일자리 그리고 AI 직무전환'을 통해 산업별 고용 변화와 직무 재편 흐름을 분석하고, 노동자의 재교육 및 전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어 이정건 경희대 교수는 'AI+Economy: AI 시대 일자리 전략과 정책 이슈'를 주제로 AI 중심 경제로 전환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책적 과제와 국가 차원의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 특히 생산성 향상과 고용 안정 간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핵심 논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종합토론에서는 정책·연구·산업 현장의 시각이 교차한다. 이태희 뉴스투데이 편집인이 사회를 맡고, 박기영 더불어민주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 과기분과위원장, 김동규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 이혜민 경기도일자리재단 일자리연구센터장, 김준수 잡코리아 경영본부장이 참여해 현실적인 정책 대안을 논의한다. 주최 측은 "AI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일자리의 개념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이번 포럼이 변화의 방향을 진단하고,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적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