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단전투지휘검열 수검후에 필자를 포함한 유공자들에게 표창하는 군단장 모습 [사진=김희철]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필자의 대대 책임지역 15개 면사무소에 편성된 예비군 중대의 상근예비역들은 주간 일과가 끝나면 집으로 퇴근한다. 그런데 상근예비역의 사고는 주로 퇴근 후에 발생하지만 그래도 병력을 관리하는 지휘관들에게는 지휘 책임을 묻는다.
사단장에게 사고 분석 및 대책을 직접 보고하도록 한 것은 해당 부대 지휘관에게 지휘책임을 물어 벌을 주는 것과 동시에 타부대에게도 경각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필자에게 사고 및 대책을 보고하면서 울먹인 해당 예비군 중대장처럼 필자도 연대장이 배석한 상태에서 사단장에게 직접 보고할 때에는 창피했고 그동안 쌓아온 노력의 공이 한순간 무너지는 심정을 느꼈다.
필자의 보고를 받은 사단장은 사고가 추가로 발생하지 않도록 병력를 철저하게 관리하라는 지시와 함께 곧 시행될 군단전투지휘검열 수검시에 군단장이 강조한 것처럼 검열단장인 육군본부 감찰감이 대대를 방문하니 준비를 잘하라는 당부를 추가하였다.
사실 그동안 대대원들을 힘들게 만들었던 각종 시범 준비를 통해 이미 대대는 전투지휘검열 수검 준비가 되어있었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우문현답’처럼 군단전투지휘검열 수검의 우려를 현장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군단장, 사단장이 그렇게 관심을 가졌던 육군본부 검열단장은 필자가 수방사 작전장교 시절에 예하 사단 연대장으로 근무하다가 장군으로 진급한 박훤재 육군소장으로 당시부터 이미 알고 있던 상태였다.
대대를 방문한 검열단장은 필자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에 7월 중순의 하절기 30도를 훨씬 넘기는 찜통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비군 교장을 모두 둘러보며 현장을 확인했고, 이후 대대장실에서 준비한 보고를 모두 청취했다.
그는 매우 흡족한 표정이었다. 육본 검열단장이 타지역으로 출발하자 배석한 이병우 연대장과 사단 감찰·동원참모는 물론 전화로 결과 보고를 받은 사단장과 작전참모도 모두 ‘OK’ 였다.
계속 발생했던 상근예비역 사고로 보완 대책을 사단장에게 보고할 당시와 방문객들이 호되게 지적을 하며 “우수부대라는 소문만 요란한 빈 깡통이 아니냐...?”라는 혹평을 들을 때에는 부끄럽고 창피했었다.
하지만 이번 군단전투지휘검열 수검을 통해 그동안 쌓아온 노력의 공이 한순간 무너지는 심정의 좌절감을 약간이나마 회복할 수 있었다.
육군본부 검열단장인 감찰감의 대대 방문으로 그해 후반기에 들면서 최고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며 보람과 성취감을 만끽하는 분위기로 다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역시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었다. (다음편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