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5-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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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상황실에서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에 참석한 군청 직원 및 군과 경찰 등 관계관들에게 일장 훈시하는 사단장[사진=김희철]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칼럼니스트]  필자가 무적태풍부대에서 사단 작전보좌관으로 근무할 때 작전참모였던 강수명 장군(육사31기)은 “권위는 본인이 찾는 것이 아니라 부하들이 상급자를 잘 예우하고 주변에도 분위기를 조성하여 만드는 것이 바로 권위이다”라는 가르침을 준 적이 있었다. 


을지 훈련간 군경관이 부여된 상황에 대해 통합작전을 잘하도록 조치하는 것에만 집중해서 준비했는데, 미처 사단장에 대한 의전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 큰 실수였다. 사단장은 군청에서 군에 대한 예우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하는 오해를 하며 그동안 필자에게는 칭찬만 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호되게 꾸짖었다. 


다음부터는 유념해서 군의 명예와 권위가 손상되지 않도록 잘 행동하라는 따끔한 충고를 남기고 사단장은 다음 지도방문 장소로 출발했다.  


짚차로 출발하는 사단장에게 환송 경례를 한 뒤에 필자는 허탈한 심정에 공황이 발생해 멍하니 군청 정문만 바라보았다. 사단장이 취임한 이후 얼마나 노력해서 인정을 받았었는데... 그동안 쌓아놓은 공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무적태풍부대에서 근무할 때 작전참모였던 강수명 장군의 ‘상급자를 잘 예우하고 주변에도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바로 권위!’라는 교훈이 머리를 때렸다. 단지 필자와 군수와의 잘 협조하여 민관군통합작전을 잘 수행하는 것에만 전념하다보니 사단장의 의전을 포함해 군 전체에 대한 명예와 권위를 소홀히 했다는 자책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필자는 그 수렁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했고, ‘우문현답’으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은 역시 현장에 있었다. 다음 날 계획된 오창면사무소에서 주민 300명이 참석하는 ‘민관군통합 화생방 방호훈련’ 그리고 이틀 뒤에는 ‘비행장 방어훈련’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이것이 역전의 기회였다. 


이 훈련들을 더욱 전념해서 준비했고, 연 3일간 계속 사단장을 직접 맞이하며 지역 주민들의 적극 참여와 공군부대원들의 협업을 통해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군청 종합상황실에서의 실책을 간신히 약간이나마 만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사단장의 기습적인 꾸지람으로 공황상태에 빠졌던 상황은 요란한 빈 깡통이라는 소문과 함께 중첩되는 잔영으로 계속 남았다.(다음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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