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5-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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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리 사격장의 200, 250m 거리에 있는 E표적에 사격하는 모습과 전투지휘검열 유공으로 받은 2군사령관 조영길 대장의 표창장[사진=김희철]

 

[시큐리티팩트=김희철 컬럼니스트] 사단 사격대표 최종 선발측정에 따른 창피한 결과만이라도 면한 것에 안심하는 것도 잠시뿐이었다. 갑자기 대대장실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리며 필자를 더욱 당황하게 만드는 소식을 들었다. 


검열수검 준비단장인 사단 감찰참모 권재모 중령의 전화였다. 그는 측정 결과를 놓고 참모들과 토의한 끝에 비록 2등했으나 그동안의 종합전투력측정에서 4회 연속 우수부대로 선정되도록 육성한 필자의 청원대대를 사단이 추천하는 전투지휘검열 사격측정 대표대대로 선발했으니 잘 준비하라는 당부였다.


사실, 필자는 대표로 선발되었다는 사단 감찰참모의 전달에 기쁘기커녕 눈앞이 깜깜해졌다. 사단 대표선발 측정 준비 과정에서 아무리 교육훈련을 시켜도 사격 결과가 늘 제자리였던 고질적인 사격 저조자들 때문에 대대가 아니라 사단을 대표하는 평가에서도 저조한 성적으로 사단 전체를 깍아 내리면 안된다는 걱정과 고민이 앞섰다.


전화를 받고 한참 고심하고 있을 때, 박우희 대대주임원사가 대대장실로 들어와 필자의 표정을 보면서 무슨 문제가 있냐고 물었다. 


박 원사는 고질적인 사격 저조자 중에 3명은 보직을 바꾸어 측정에 임하자는 제안을 했다. 취사병, 운전병까지 대대전원이 사격을 하는데 측정 제외자가 바로 소총중대별로 1명씩 편성된 M60 기관총 사수 3명이었다. 다행히도 기관총 사수들의 소총 사격 실력은 고질적인 저조자들보다 월등하게 좋았다.


필자는 바로 짚차를 타고 사단 부관부로 달려가 고질적인 사격 저조자들 중에 3명의 보직을 M60 기관총 사수로 변경시키도록 협조했다. 


전투지휘검열이 한달도 남지 않았지만 고질적인 사격 저조자 3명의 보직을 조정하였고, 인접 사단 동기생 대대에서 탄피와 교환해 온 충분한 실탄을 보유한 채, 사단의 표준 실거리 사격장을 독식하며 사격 훈련을 하며 점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선승구전(先勝求戰)이었다. 전투지휘검열 2일차인 6월9일 화요일은 날씨도 좋았다. 군사령부 검열관들이 사선에서 감독하며 시행된 대대의 사격 결과에 필자도 놀랐다. 그동안 연습할 때보다도 더 좋은 주간 95%, 방독면 92.2%, 야간사격 100%의 측정 결과는 타 사단의 보병대대는 물론 정예부대인 기동대대보다도 더 월등한 성적이었다.


실제 작전훈련(FTX), 행정 및 예비군 훈련 등의 검열 수검은 관심이 없었다. 검열 결과가 타 사단과 숫자로 명확하게 객관적으로 비교 평가될 수 있는 것이 사격 성적이었기 때문이다. 


검열이 종료되고 강평도 끝난 후에 대대로 복귀하는 필자를 조영호 사단장은 다시 불러 사단장실에서 어깨를 두드려주며 특별하게 격려금까지 주었고, 군사령관 표창도 받았다. 역시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우문현답처럼 검열현장의 사격결과로 필자의 대대는 요란한 빈 깡통이라는 소문과 오명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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