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국내 방산을 대표하는 K-방산 4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LIG넥스원·KAI)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1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3개월 추정치 평균)는 매출 4조3963억원, 영업이익 4763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8%, 영업이익은 1173% 증가한 수치다.
업계 및 시장에서는 이 회사가 K9, 천무, 레드백의 추가 수출로 인해 앞으로도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1년 12월과 2022년 2월에 호주·이집트와 K9 자주포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해당 계약에 따른 자주포 인도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점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뒤따른다.
회사는 최근 인도와도 K9 자주포 추가 수주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약 3700억원이다. 인도의 중공업 기업인 라센앤토브로와 함께 인도 육군에 자주포를 공급한다. 한화는 2017년 인도와 1차 계약을 맺고 2020년까지 7700억원 규모의 자주포 납품을 완료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동유럽 등 유럽 시장에서 실적을 쌓아온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아시아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래 투자 발표 또한 성장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2조3000억원을 포함한 11조원을 미래 투자에 사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동유럽 천무 유도탄 합작법인(JV), 사우디아라비아 JV, 미국 탄약 스마트팩토리 등에 활용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8일(현지시간)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K9 자주포 운용국 모임인 ‘K9 유저클럽’을 개최하며 K9 운용 노하우 공유와 함께 자주포 시장 성장 견인도 도모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폴란드·노르웨이·핀란드·에스토니아·호주·루마니아·한국 등 7개 운용국과 미국·스웨덴이 참관국으로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현대로템은 매출 1조2771억원에 영업이익 1866억원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175% 늘어난 수치다.
현대로템 역시 폴란드에 K2 전차를 납품하고 있다. 폴란드향 K2 전차 수출 물량이 늘면서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 2022년 1000대 규모의 K2 전차 납품 기본 계약을 체결했고, 180대 실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현대로템은 올해 폴란드에 K2 전차 96대를 인도할 방침이다.
현대로템은 다음달 폴란드와 K2 전차 2차 계약의 최종 확정을 앞두고 있다. 2차 계약 물량은 1차 계약 때와 동일한 180대로 알려졌다. 계약이 체결된다면 현대로템의 전체 수주액은 최대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KAI도 지난해보다 35% 늘어난 영업이익 65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다.
KAI는 최근 이라크 정부와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KUH)’ 수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약 1358억원으로 계약 기간은 2029년 3월31일까지다.
수리온이 타국으로 수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리온은 2006년 방위사업청 의뢰로 국방과학연구소(ADD)와 KAI 등이 오랜 시간 개발해 2012년 육군에 실전 배치된 한국형 기동헬기다.
다만 LIG넥스원은 지난해보다 소폭 줄어든 영업이익 659억원을 전망한다.
한편 미국 방위비 인상 압박이 단기적으로 K-방산 수요를 늘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납기 일정이 정확하고 성능이 뛰어난 방산 수출 국가로 K-방산이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자국 중심 전략에 따라 글로벌 방산 블록화(권역별 방산 생태계 구축)는 단기간에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K-방산 수요 증가 수혜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 주요 국가들의 국방력 강화 움직임과 아시아와 아프리카 주요 국가의 군 현대화 작업 진행이 국내 방산업계에 긍정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