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우크라이나 외무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중국 대사를 초치하는 강수를 뒀다. 23일(현지시각) 디펜스포스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은 중국 전투기가 러시아 군대에 합류하여 싸우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이 러시아의 군사 하드웨어 생산을 돕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번 사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앞서 최소 155명의 중국군이 러시아군과 함께 싸우고 있으며, 그중 2명이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포로로 붙잡혔다고 발언한 데 이어 발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중국은 지난주 이러한 무기 제공 의혹을 강력히 부인한 바 있다.
키예프 주재 중국 대사 소환, "러시아 지원 중단" 촉구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지난 22일, 키예프 주재 중국 특사인 마셩쿤 대사를 외무부로 불러 일련의 혐의를 제기하고, 자국이 확보한 관련 '증거'를 중국 측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외무부 성명을 통해 예브헨 페레비니스 외무부 차관은 마셩쿤 대사에게 "침략국(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적대 행위에 중국 시민이 참여하는 것과 러시아 내 군수품 생산에 중국 기업이 관여하는 것은 심각한 우려이며, 이는 우크라이나와 중국 간의 파트너십 정신에 위배된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페레비니스 차관은 또한 "이러한 사실에 대한 증거는 우크라이나 특별 서비스에 의해 중국 측에 전달되었다"고 덧붙이며, 우크라이나가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중국 측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 측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거듭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페레비니스 차관은 "우리나라(우크라이나)는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앞으로 양국 관계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이며,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중국 측은 우크라이나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박하며 강하게 부인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궈지아쿤은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중국 대사 소환 관련 질문에 대해 "중국은 근거 없는 비난과 정치적 조작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우크라이나와 중국 간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양국 관계는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제시한 '증거' 내용과 중국 측 추가 대응에 따라 향후 양국 관계는 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국제적인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지속하거나 확대할 경우, 서방 국가들의 대중국 압박 수위 또한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표방하며 평화 협상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잇따른 의혹 제기와 이에 대한 중국의 강한 부인으로 인해, 양국 간의 신뢰는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우크라이나가 제시할 증거의 설득력과 중국의 해명 노력에 따라 국제 사회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