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강철군 기자] 방위사업청장이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당국자들과 만나 유럽의 방위력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3월 19일 EU가 발표한 EU 국방백서 ‘대비태세 2030’에 따라 유럽 역내 국방력 증강 및 방위산업 역량 확충을 계획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과 방산협력 파트너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다.
24일 방사청에 따르면 석종건 방위사업청은 23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EU, NATO 고위 당국자들과 잇달아 회동했다. 방사청장이 EU 본부 고위급 인사와 직접 면담한 것은 개청 이후 처음이다.
석 청장은 먼저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EU 방위·우주담당 집행위원과 만나 EU의 재무장 계획과 국방백서인 '대비태세 2030'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석 청장은 이날 만남에서 “한국의 방위산업 역량”을 설명하고, “유럽의 시급한 방위력 강화를 위해 한국이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주와 AI, 양자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공동 연구개발 추진도 제안했다.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EU와 한국 간 안보방위 파트너십 체결 이후 첫 만남"이라며 "향후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집행위 관계자는 정례브리핑에서 이날 회동에 대해 "지정학적 맥락에서 특히 국방 부문을 비롯한 공통된 글로벌 과제에 직면하고 있어 우리에게는 물론, 카운터파트(한국)에도 매우 의미 있는 회동"이라고 설명했다.
석 청장은 이어 라드밀라 셰케린스카 NATO 사무차장과 면담을 가졌다. 석 청장은 면담에서 “한국과 NATO 간 무기체계·장비의 상호운용성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석 청장은 “방산 공급망 구축을 위한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나토 방산협의체'를 개설하고 연내 첫 회의를 열자”고도 제안했다.
NATO 사무차장 또한 이날 오후 엑스(X)를 통해 "방위산업 협력을 포함해 NATO와 한국 간 오랜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EU 회원국 대부분은 현재 미국이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며 유럽 안보에서 발을 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서둘러 국방비 증액을 추진 중이다.
EU 차원에서는 2030년까지 재무장을 선언하고 재정준칙 규제 완화 등 각국의 국방비 증액을 촉진할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EU는 역내 방위산업 육성을 위해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유럽산 구매) 정책에 주력하면서도 재무장을 가속하기 위해 한국과 같은 유사 입장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최근 NATO 당국자와 가진 면담을 통해 “NATO 당국자는 ‘이미 일본, 한국과 같은 인도·태평양 파트너국들과 NATO 개별 회원국 간 좋은 방산 협력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 당국자는 파트너국과 NATO 회원국 모두 방위산업 생산량을 늘릴 필요가 있고 어떤 (무기의) 표준을 정하고 양쪽 모두에서 활용될 수 있는 장비를 생산하는 방법이 검토될 수 있다"고 전했다.
EU, NATO 방문길에 나선 석 청장은 "한국은 지속적으로 EU, NATO와 상호 보완적인 방산 공급망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K-방산에 위기로 인식된 유럽재무장계획을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유럽 개별국 뿐만 아니라 EU, NATO 등 다자 간 협력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