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강태임 기자] KAI(한국항공우주산업)가 중동에 이어 중남미 방산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올린다. KAI는 25일 페루 리마에서 24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제10회 '국제 국방 및 재난 방지 기술 전시회(SITDEF)'에 참가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이라크 방산전시회(IQDEX 2025)를 소화한 직후 남미로 무대를 옮긴 릴레이 전시다.
남미 지역을 대표하는 통합 방산 전시회인 SITDEF에서 KAI는 KF-21, FA-50, 소형무장헬기(LAH) 등 주력 기종과 함께 무인 전투기(UCAV), 다목적 무인기(AAP),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까지 출품했다. 단순한 항공기 전시를 넘어 유무인 복합체계와 우주 분야까지 아우르는 '풀 라인업' 공략이다.
KAI는 이번 전시회에서 페루 공군사령관 등 현지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통해 구체적인 수출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페루는 KAI에게 단순한 신규 시장이 아니다. 2012년 기본훈련기 KT-1P 20대 수출을 시작으로 10년 넘게 협력 관계를 이어온 핵심 파트너다. 페루는 KT-1P 운용 만족도가 높아 현재 다목적 전투기 FA-50 도입을 검토 중이며, 2년 전부터는 차세대 전투기 도입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KAI는 지난해 7월 FA-50·KF-21 부품 물량 공동생산 MOU를 각각 체결했고, 같은 해 9월에는 KF-21을 페루 전투기 도입 사업의 추가 후보 기종으로 포함시켜 달라고 페루 정부에 공식 제안한 바 있다. 이번 SITDEF 참가는 그 연장선상의 수주 마무리 작업이다.
강구영 KAI 사장은 "페루와는 KT-1P 수출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FA-50, KF-21, 회전익, 위성 등 다양해진 수출 플랫폼을 바탕으로 주력 기종의 수출을 확대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의 중남미 구상은 페루에서 멈추지 않는다. 페루를 교두보 삼아 우루과이, 에콰도르 등 30년 이상 된 노후 항공기 교체 시기가 도래한 주변 국가들로 수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중남미 각국이 낡은 항공 전력 현대화에 나서는 타이밍과 KAI의 확장 전략이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페루행 직전 KAI가 소화한 이라크 IQDEX 2025도 성과가 적지 않았다. 이라크는 2013년 T-50IQ 24대를 KAI로부터 도입한 이후 지난해 12월 1358억 원 규모의 수리온 소방헬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KAI 입장에서는 11년 만의 완제기 수출이다.
이번 IQDEX에서 KAI는 KF-21·FA-50 등 고정익 기종과 함께 이들과 연계 운용되는 UCAV·AAP 등 무인기를 함께 전시해 유무인 복합체계로의 확장성을 집중 부각했다. 특히 수리온(KUH)과 미르온(LAH)에서 비행 중 사출돼 목표물 식별과 폭파가 가능한 공중발사무인기(ALE)를 적용한 유무인 복합체계가 현장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KAI 관계자는 "미래전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유무인 복합체계를 고정익과 회전익 주력 기종에 적용한 차세대 공중전투체계(NACS)가 해외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의 안보 불안 속에 주요국들이 앞다퉈 국방 전력 강화에 나서는 가운데, KAI의 중동·중남미 릴레이 전시는 K-항공 방산의 글로벌 수출 전선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