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대한민국 최신 이지스 구축함 1번함 ‘정조대왕함’이 지난 4월 30일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한 존 필린(John Phelan) 미국 해군성 장관의 승선으로 다시 한번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필린 장관은 이날 함장으로부터 세계 최정상급 이지스함 정조대왕함의 뛰어난 성능과 첨단 작전 능력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같은 날 오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만나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필린 장관이 승선한 ‘정조대왕함’(함정번호 DDG-995)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이지스구축함이다.
해군에서는 과거부터 현대까지 국민들로부터 영웅으로 추앙받는 역사적 인물이나 국난극복에 크게 기여한 호국인물의 이름을 구축함 함명으로 붙인다. 구체적으로 광개토대왕급(DDH-Ⅰ), 충무공이순신급(DDH-Ⅱ), 세종대왕급(DDG-Ⅰ), 정조대왕급(DDG-Ⅱ)으로 구축함 규모와 성능을 발전시키며 명칭을 부여해오고 있다.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건조한 정조대왕함은 지난 2019년 10월 HD현대중공업과 함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7월 진수식 후 2년여 간의 시험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2024년 11월 27일 해군에 인도됐다. 이어 2024년 12월 2일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취역식이 열렸다. 1년여간의 전력화 훈련을 거쳐 2025년 12월에 실전 배치돼 본격적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신현승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해군 준장)은 당시 인도식에서 “정조대왕함은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와 국내 독자 개발 통합소나체계 및 한국형수직발사체계를 탑재하여 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어 우리 국가안보에 든든한 수호자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정조대왕함은 해군의 첫 8200톤급 이지스구축함(DDG-Ⅱ)이다. 첨단과학기술 기반 해군력 건설의 상징이자 국가전략자산으로서 해군의 전투역량을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하여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와 추적뿐만 아니라 요격 능력까지 보유해 ‘해상기반 기동형 3축 체계’의 핵심전력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정조대왕함은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DDG-Ⅰ)에 비해 전투 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 정조대왕함은 길이 170미터, 폭 21미터, 경하톤수 약 8200톤으로 세종대왕급 이지스구축함에 비해 전체적인 크기가 커졌음에도 적의 공격으로부터 함정을 보호하는 스텔스 성능은 강화됐다. 대공전에 있어서는 최신 이지스 전투체계를 탑재하여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 및 추적 능력이 향상되었다.
정조대왕함은 이지스 전투체계와 더불어 탄도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갖췄고, KVLS-II를 탑재해 국내 개발 유도탄에 대한 확정성을 보유하게 됐다. 함대지탄도유도탄과 장거리함대공유도탄을 탑재할 예정으로 이는 주요 전략목표에 대한 원거리 타격은 물론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능력도 갖추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적외선 탐지·추적장비, 전자광학추적장비 등을 갖춰 탐지·추적 등의 대응 능력은 2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대잠전에 있어서도 국내 기술로 개발한 첨단 통합소나체계를 탑재하여 적 잠수함과 어뢰 등 수중 위협에 대한 탐지 능력이 크게 향상되었다. 장거리대잠어뢰와 경어뢰를 탑재해 적시적인 대잠공격 능력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MH-60R(시호크) 해상작전헬기를 탑재할 수 있어 강력한 대잠작전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정조대왕함 추진체계는 기존 가스터빈 엔진 4대에 추가적으로 보조추진체계 2대를 탑재함으로 일반 항해 시에는 연료를 절감해 경제적 기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조대왕급 구축함은 대한민국 해군이 KDX-III Batch-II 사업을 통해 전력화하는 신형 이지스 시스템 탑재 구축함이다. 해군은 지난 2014년부터 2028년까지 3조 9천억 원을 투자해 총 3척의 정조대왕급 구축함을 확보할 예정이다. 2번 이지스 구축함인 ‘다산정약용함’은 올해 말 진수식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지스 구축함에서 이지스(Aegis)는 그리스 신화에서 군사를 담당하는 여신 아테나가 걸치고 다니는 제우스의 방패 이름이다. 이 이름을 빌린 미 해군의 함대방공시스템이 이지스 시스템이다. 현재 이지스 시스템은 미 해군의 타이콘데로가급 방공순양함과 알레이버크급 방공구축함, 일본의 곤고급과 아타고급, 마야급 방공구축함, 한국 해군의 KDX-III급 구축함, 스페인의 알베로드바잔급, 호주의 호바트급, 노르웨이의 난센급에 탑재되어 있다. 러시아 해군 또한 이와 비슷한 함대방공시스템이 개발/탑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