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엑스(X, 옛 트위터)의 AI 도구 '그록(Grok)'이 생성한 비동의 성적 딥페이크 이미지가 확산하면서 플랫폼 소유주 일론 머스크를 향한 법적 압박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8일(현지 시각) 사이버스쿱이 보도했다. 단순한 윤리적 비난을 넘어 실제적인 민사 소송과 형사 기소 가능성이 거론되는 단계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미 마련된 법적 장치들이 머스크와 X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장치는 에이미 클로부차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 의원이 발의한 '테이크 잇 다운 법(Take It Down Act)'이다. 이 법안은 AI가 생성한 성적 이미지를 공유하는 개인을 형사 처벌하고, 플랫폼이 피해 통보를 받은 후 48시간 이내에 해당 콘텐츠를 삭제하도록 강제한다. 쟁점은 명확하다. 신기술인 AI 생성물에 법이 어느 정도의 집행력을 가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클로부차 의원은 최근 SNS를 통해 AI 생성 자료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강경한 집행을 예고했다. 하지만 현실적 한계는 존재한다. 연방거래위원회(FTC)를 통한 삭제 조항의 본격적인 시행은 올해 5월로 예정되어 있다. 또한 현재의 형사 처벌 규정은 이미지를 생성한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 플랫폼 운영사나 머스크 개인을 직접 처벌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미지의 구체적인 수위도 법적 판단의 변수다. '테이크 잇 다운 법'은 노출 수위에 따라 법적 구제 가능성을 달리 본다. 나체는 친밀한 묘사로 분류되지만, 비키니나 도발적인 의상은 해석의 여지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기술센터(CDT)의 사미르 자인 부사장은 "법적 정의가 현재의 상황에 완벽히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보호해 온 통신품위법 제230조 역시 이번 사태에서는 방패 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제230조는 사용자가 게시한 콘텐츠에 대해 플랫폼의 책임을 면제해주지만, 그록은 X가 직접 개발한 AI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AI가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이미지를 직접 '생성'했다면, 이는 단순한 중개가 아니라 콘텐츠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책임은 X에게 있다.
정치적 환경은 복잡한 변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연방 기관들이 머스크를 상대로 얼마나 강경한 입장을 취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FTC 내 민주당 성향 위원들을 해임하며 백악관의 통제력을 강화했다. 권력 구도가 변했다. 이러한 구도가 실제 법 집행 과정에서 X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주 법무장관들은 강력한 대응을 준비 중이다. 연방 차원 조사가 지연되더라도 각 주의 아동 성착취물(CSAM) 관련 법과 디지털 위조법은 즉시 가동될 수 있다. 스탠퍼드 대학교 인터넷 보안센터의 리아나 페퍼콘 연구원은 다수의 주가 AI 생성 아동 포르노를 겨냥한 독자적인 법안을 보유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여론의 압박을 받는 주 법무장관들에게 이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로펌 로웬스타인 샌들러의 에이미 무샤와르 파트너는 머스크의 행보를 '불장난'에 비유했다. 플랫폼이 특정 집단의 왜곡된 욕구를 충족하는 공간으로 전락할 경우, 이는 인신매매나 아동 안전 위협과 같은 더 큰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은 냉혹하다. 그록 사태는 AI 생성물에 대한 글로벌 규제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