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22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종합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국방부 제공
[시큐리티택트 강철군 기자] 대한민국
장교 양성 체계의 근간을 뒤흔들 파격적인 개편안이 제안되었다. 국방부 장관 직속 자문기구인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이하 합동위)'가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국방부 산하의 단일 종합대학교인 '국군사관대학교'로 통합하는
방안을 국방부에 공식 권고했다.
합동위 산하 사관학교 교육개혁 분과위가 제시한 이번 구상안은 학령인구 감소와 사관학교 입학 성적 하락 등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다. 국방부 산하로 장교 양성 기관을 통합한 특수목적 종합대학교를
설치하여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권고안에 따르면 국군사관대학교 아래에는 교양대학, 육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를 비롯하여 국방첨단과학기술사관학교, 국방의무사관학교, 학군·학사장교교육단, 국방과학기술대학원 등 총 8개 교육 단위가 단과대 개념으로 편제된다.
교육 방식 또한 획기적으로 바뀐다. 국군사관대학교로 입학한 생도들은 1·2학년 때 기초 소양 및 전공 기초 교육을 공통으로 이수하며 타 군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이후 3·4학년이 되면 각 사관학교로 이동해 전공 심화 교육과 군사
훈련을 받는 방식이다. 육군 3사관학교는 육군사관학교로 통합하되, 일반 대학으로부터의 편입 제도를 활용해 초급장교 운영 여건을 보장하도록 했다.
이러한 통합안을 두고 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육군 장성 출신 A 전문가는
"미래전의 핵심은 육·해·공군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합동작전 능력"이라며 "저학년
시기의 통합 교육은 타 군에 대한 이해를 넓혀 진정한 의미의 합동성을 발휘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특히 입학과 졸업 관리를 통합하는 것이 정책적 효율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해군 제독 출신 B 전문가는 신중론을 펼쳤다. 그는 "사관학교의 본질은 각 군의 특수성을 이해하는 엘리트
양성"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이 사관학교를
분리 운영하는 것은 각 군 고유의 정신과 전문성을 보존하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리한 통합보다는 육군 내 교육 기관 통합을 우선 추진하는 등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관학교 개편 외에도 합동위는 4개월간의 활동을 통해 국방 전 분야에
걸친 37개 혁신 과제를 도출했다. 미래전략 분과위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한 '합동작전사령부' 창설을, 헌법가치 정착 분과위는 군 내 인권 보호를 위한 '위법명령 거부권' 법제화를 건의했다.
또한 방첩·보안 재설계 분과위는 기존 방첩사를 해체하고 기능을 분산할
것을, 군 사망사고 대책 분과위는 투명한 병기 관리를 위한 '총기 RFID 시스템' 도입을 각각 주문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22일 열린 종합보고회에서 "합동위는 우리 국방이 처한 위기와 과제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해법을 함께 모색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국방부는 이번 권고안과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연구용역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국민주권 정부의 국방개혁과 국정과제 실천에 반영해 나갈 계획이다.
이제는 국방부의 시간이다. 국군사관대학교 신설은 단순한 기관 통합을 넘어 대한민국 국방의 체질을 바꾸려는 시도다. 하지만 육사 이전 문제와 지역 균형 발전 기조 등 현실적인 난제가 산적해 있다. 국방부가 조급증을 버리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전투력'과 '합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