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최석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미군 기지 및 항공모함 공격 위협과 관련해 군사 충돌을 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나 동맹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경우 대응하겠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각) 언론과의 질의응답에서 “우리는 이미 이란과 대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중동 지역에 해군 전력을 증강 배치한 것과 관련해 “그곳으로 향하는 그룹이 있다”며 “가능하다면 그것을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은 최근 긴장 고조에 대응해 항공모함 타격대를 포함한 해군 전력을 중동 해역에 전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에 협상에 나설 시간이 많지 않다며, 미군이 작전을 수행할 준비와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란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란 군 대변인은 국영 TV를 통해 미국의 개입이 현실화될 경우 대응은 제한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 준장은 미국 항공모함과 걸프 지역의 미군 기지들이 이란의 타격 범위에 들어 있다고 주장하며, “즉각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단기간 내 작전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은 오판이라고 주장했다.
걸프 지역의 한 관계자는 AFP에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이 지역 전체의 불안정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긴장 고조가 중동 경제뿐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적 완화 움직임도 병행되고 있다. 카타르 국왕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는 이란 대통령 마수드 페제슈키안과 전화 통화를 하고 긴장 완화와 지역 안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카타르 국영 통신 QNA가 보도했다. 유엔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도 군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외교적 해법과 대화를 촉구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최근 이란 내 시위 진압과 관련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조치가 인권 침해에 대한 대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군과 정부는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유럽연합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란 당국은 최근의 불안정 상황에 외부 세력이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는 대외 메시지를 강조하는 선전물들이 게시됐다. 일부 대형 포스터에는 미군 항공모함이 파괴되는 장면이 묘사돼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긴장과 맞물려 있다. 서방 국가는 이란의 핵 활동이 군사적 목적과 연관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둘러싼 외교·군사적 압박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