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안도남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노르웨이에 다연장로켓(MLRS) ‘천무’ 수출을 확정 지으며 2026년
K-방산의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미국과 유럽의 쟁쟁한 무기체계를 제치고 이뤄낸 이번 성과는
정부의 전략적 ‘방산외교’와 기업의 ‘현지 맞춤형 기술력’이 결합한 ‘원팀(One Team) 세일즈’의 승리로 평가받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국방물자청(NDMA)과 천무 16문, 유도미사일, 종합군수지원
등을 포함하는 총 9억 2200만 달러(약 1조 3천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 노르웨이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전략경제협력
특사),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 정부 고위 관계자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참석했다. 노르웨이 측에서도 마르테 게르하르센 국방차관과 라르스 레르비크 육군 사령관이 자리해 양국 간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시사했다.
이번 수주는 당초 미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와 유럽 KNDS의
‘유로-풀스(EURO-PULS)’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난항이 예상됐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전방위적인 지원 사격이 흐름을 바꿨다.
이재명 대통령의 특사로 파견된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해 10월 노르웨이를
방문해 대통령 친서를 전달하고 고위급 회동을 이어갔다. 뒤이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국방장관 회담과
주노르웨이 대사관의 현지 네트워크 구축 지원 등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렸다.
강 실장은 지난 31일 귀국 후 “이번
계약은 북유럽 시장 진출의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라며 “노르웨이의
선택이 인근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로 확산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이번 수출에서 ‘커스터마이징(현지화)’도 한몫을 했다. 노르웨이에 공급되는 천무는 극저온의 북유럽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도록 개량된 제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노르웨이 명칭 VIDAR)의 노르웨이
수출 당시 쌓았던 운용 신뢰도와 현지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노르웨이군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충족시켰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K9 자주포를 통해 쌓은 신뢰와
정부의 적극적인 방산외교가 결합한 결실”이라며 “향후 천무
도입국 간 부품 수급과 운용 노하우를 공유하는 ‘천무 운용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욱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으로 천무가 K9 자주포에 이어 또 하나의 ‘글로벌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고 보고 있다. 수출 지역이 중동과 폴란드를 넘어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 NATO(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최전선 국가들로 확대되면서 K-방산의 위상은 단순한 ‘가성비’
제품을 넘어 ‘전략적 동반자’ 수준으로 격상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수주를 바탕으로 향후 장기 군수지원 및 현지 산업 협력을 강화해 유럽 MLRS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여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