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팩트=김상규 기자] 국내 통신 기업 KT가 양자 보안의 핵심인 암호키 생성 속도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국산 양자 암호 기술의 자립도를 한층 강화했다.
KT는 초당 30만 개(300kbps ∙ 킬로비트 퍼 세컨드)의 암호키를 생성할 수 있는
양자 암호키 분배 장비를 자체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24년 개발한 초당 15만 개 속도의 장비를 약 1년 반 만에 두 배 이상 개선한 수치다.
이번에 개발된 장비는 국내 기술로 제작된 QKD(Quantum Key
Distribution ∙ 양자 암호키 분배) 시스템 중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특히 글로벌 선도 제조사들의 장비와 대등한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통신망에 해당 장비를 도입할 경우 단 1분 만에 7만 대
이상의 암호 장비에 양자 암호키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양자 암호키 분배 장비는 복제가 불가능한 양자의 물리적 특성을 이용해 암호키를 생성한다. 따라서 해커의 중간 도청이나 물리적 회선 침투 시도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차세대 보안 기술이다.
다만 기술적으로 QKD 시스템은 빛의 최소 단위인 단일 광자를 다루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의한 분산이나 산란 등 미세한 외부 간섭에도 양자 상태가 쉽게 붕괴되는 취약점이 있다.
KT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독자적인
'오류저감 필터 및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원하는 시점에 양자 상태를 생성하고 검출하는 정확도를 높여 오류를 최소화함으로써 암호키 생성 속도와 시스템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KT는 기술의 공신력을 얻기 위해 지난해 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등 국가 공인 인증기관으로부터 기술 검증을 마쳤다. 고려대학교
허준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검증을 통해 학술적 완성도도 높였다.
현재 글로벌 양자암호 시장은 국가 안보와 직결된 핵심 자산으로 인식되며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과 유럽은 기존 통신망과의 통합 운용성과 표준화를, 중국은 장거리
전송 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추세다. 국내의 경우 그동안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KT의 고속 장비 국산화는 국내 양자 산업의 생태계
확장과 기술 주권 확보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종식 KT 네트워크부문 네트워크연구소장은 “자체 양자 통신 기술의 지속적인 개발과 기술 이전을 통해 국내 양자 산업 시장 활성화에 앞장서겠다”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양자 인터넷(Quantum Internet ∙ 양자 상태를 직접 전송하는 차세대 통신망) 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